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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낙청연은 안쪽에 있는 모든 종이 쪼가리를 꺼내 보았다. 위에 적힌 것은 전부 같은 내용이었는데 그녀가 쓴 글이 아니라 누군가 그녀의 필체를 모방한 것이었다.

게다가 필체가 아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리저리 조각을 맞추어 종이 위에 적힌 내용을 간단히 분석해 보았다.

그러나 그렇게 얻은 결과에 낙청연은 등허리가 서늘해졌다.

“제 일은 거의 다 끝나갑니다. 내일 벽령촌에 만나러 가겠습니다.”

벽령촌?

낙청연은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섰다. 그 사람은 낙청연인 척 부진환을 만나러 벽령촌에 갈 셈이었다!

부진환이 위험하다!

낙청연은 곧바로 물건들을 제자리에 놓고는 몸을 돌려 밀실에서 나갔다.

서안 위에 재를 묻히는데 설천풍이 들어왔다. 다급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밀실 안에서 무엇을 본 것이오?”

낙청연은 곧장 밖으로 향했다.

“잠시 계양을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조심하세요.”

설천풍은 미간을 구겼다.

“그 밀실은 대체 무엇이오? 내가 안으로 들어가 봐도 되겠소?”

낙청연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됩니다. 들어가면 죽습니다.”

그 사람은 아마 낮에 벽령촌으로 갔을 것이다. 낙청연은 밤새 벽령촌으로 향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늦는다.

부진환의 몸에 부적이 있다지만 그는 검은 망토를 두른 여국 사람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곳을 떠난 후 낙청연은 말 한 마리를 빌려 밤새 벽령촌으로 향했다.

설천풍은 입구에 서서 빈번히 고개를 돌려 밀실 입구를 바라보았다. 안에 대체 무엇이 숨겨진 걸까, 호기심이 강하게 들었다.

잠시 주저하던 끝에 그는 문을 닫고 방을 나섰다.

낙청연은 말을 채찍질해 성에서 벗어났고 지도를 확인해 벽령촌의 위치를 파악했다.

그렇게 이튿날 저녁이 되어서야 낙청연은 벽령촌의 산 밖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벽령촌은 산속에 있어 말을 타고 갈 수 없었다. 반드시 걸어서 가야 했다.

말에서 내린 낙청연은 곧장 산속으로 향했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길이 워낙 험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했다. 심지어 그녀는 먹지도,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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