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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낙청연은 빠른 걸음으로 창문을 향해 다가갔다. 뒤쪽은 캄캄한 숲속이라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낙정, 낙정이었다니!

낙정이 언제 천궐국에 온 것일까?

낙청연은 복잡한 심경을 안고 침상으로 향했다. 무표정한 얼굴의 부진환을 본 그녀는 저도 모르게 비수를 꾹 쥐었다.

낙정의 말이 맞았다. 부진환을 죽이지 않는다면 부진환이 그녀를 죽이려 할 것이다! 낙정이 쇄심고로 그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정이 부진환에게 낙청연을 죽이라고 한다면 부진환은 전혀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낙청연은 잠시 침대맡에 서 있었다.

갑자기 밖에서 은방울 소리와 함께 소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낙청연의 미간이 떨렸다. 마을 사람들이...

불길한 예감을 느낀 낙청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침대 위의 부진환을 부축해 그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

방문을 나서자 정원 문밖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다들 흉악한 얼굴에 경직된 몸을 하고 있었다.

낙청연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재빨리 부진환을 데리고 벽을 넘었다. 그러나 밖에도 마을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들의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은 마을 사람들은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낙청연은 부진환을 데리고 다급히 달렸다.

등 뒤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잇따라 들렸고 추격하는 소리에 당장이라도 따라잡힐 것 같았다. 낙청연은 초조한 마음을 안고 부진환을 데리고 도망쳤다.

담을 넘어 저택 밖으로 나올 때 낙청연은 사람이 얼마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공지에 사람들이 가득한 것을 봤을 때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품속에 넣어두었던 나침반이 격렬히 떨리기 시작했다. 그 떨림을 보니 마을 사람들이 곳곳에 널린 듯했다.

그들은 곧 낙청연을 발견하고는 고함을 지르며 사정없이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낙청연은 비수를 든 손으로 길을 텄고 다른 한 손으로는 부진환을 잡고 다급히 달렸다.

마을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온몸에서 코를 찌르는 듯한 약 냄새가 나는 걸 보니 이미 약인(藥人) 괴물이 되어 방울 소리에 조종당하고 있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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