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죽을힘을 다해 몸을 일으켰다. 고 신의도 따라 일어났다.바로 이때, 낙청연은 힘껏 고 신의를 걷어찼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고 신의는 한쪽 손을 놓았다. 낙청연은 또 고 신의의 발등을 힘껏 밟았다.그리고 단번에 만월 비수를 뺏어와, 있는 힘껏 고 신의의 목구멍을 베어버렸다.만월 비수의 날카로움과 낙청연의 힘이 합쳐져, 고 신의의 머리는 하마터면 떨어져 나갈 뻔했다.순간 선혈이 솟구쳐, 낙청연의 온 얼굴에 가득 튀었다.쓰러진 시체와 함께, 낙청연 손에 든 만월 비수도 땅에 떨어졌다. 힘이 빠진 낙청연은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앉아서, 고개를 돌려보니, 부운주가 피바다에 쓰러져 있었다.그 창백한 얼굴은, 이미 죽은 사람과 다름없었다.낙청연은 다급히 기어갔다.“부운주! 부운주!”콧숨을 확인하니, 아직 미약하게 숨이 붙어있었다.낙청연은 부운주를 돌려 눕히고, 등 뒤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만월 비수가 보통 비수와 달라 깊이 찔리지 않아, 급소는 피했다.하지만 몇 개의 큰 상처는 매우 섬뜩했다. 꿰매야 할 것 같았다.낙청연은 바로 달려 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누구 없느냐? 누구 없느냐?”그러나 아무도 없었다.행궁은 너무 큰 데다, 이곳은 비교적 구석진 곳이었다. 원래 행궁에 있던 사람들은 아마 고 신의가 사전에 모두 해결했을 것이다. 때문에 이곳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누구도 모를 것이다.다른 사람을 찾아갈 겨를이 없었다!낙청연은 다시 방으로 돌아가 간단하게 부운주의 상처를 싸매 일단 지혈부터 했다.이어서 그의 팔을 잡아당겨 부운주를 업고 힘겹게 방을 나왔다.분명 남자이지만 이 몸은 생각보다 가벼웠다.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낙청연은 똑같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부운주를 끌고, 한걸음, 한걸음 이곳을 나갔다.갑자기 부운주가 깨어나더니,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내려놓아라!”“너도 다쳤다.”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이 정도 상처로 죽지 않습니다. 좀만 버티세요!”부운주는 이
”앗!” 낙월영은 온 얼굴에 피가 가득한 사람을 보더니 깜짝 놀라, 부진환의 품속으로 기어들어갔다.“왕야……”낙월영은 마치 놀란 토끼 같았다.하지만 부진환은 한눈에 낙청연을 알아보았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더없이 초라한 낙청연의 모습을 본, 그의 안색은 당황하기 그지없었다.그는 바로 낙월영을 밀쳐내고,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낙청연이 등에 업고 있는 부운주를 받으려고 했다.하지만 낙청연은 경계하며 두 걸음 뒤로 물러나, 그를 피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더니, 더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당신과 무슨 상관입니까?”낙청연의 차가운 눈빛은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공허했으며, 부진환이란 사람도 없었다.마음은 그저 끝없는 실망과 회한뿐이었다.왜 하필 부진환에게 서신을 남겼을까? 진천리에게 남겼어도 됐을걸.왜 그때 맨 처음으로 생각난 사람이 부진환이었을까?자신이 고 신의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부진환이 곧 자신을 구하러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낙월영과 화전월하 놀고 있었다.마음속 모든 기대는 이 순간 모두 사라져버렸다.낙청연은 부운주를 업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더는 부진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부운주의 등 뒤에 난 상처를 보았다.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부운주도 저렇게 심한 상처를 입었으니, 낙청연은 아마 목숨을 건 전투를 치렀을 것이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두말없이 부운주를 받아 없고, 냉랭하게 물었다: “엄내심을 때린 후, 어디로 갔던 것이냐?”부진환은 단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고 싶었을 뿐이다.그러나 낙청연은 자신에게 엄내심을 때린 일을 질문하는 것처럼 들렸다.“엄내심은 제가 때렸습니다. 저에게 죄를 물으려고 그러십니까? 마음대로 하십시오.” 낙청연의 표정은 덤덤했고, 차가웠으며 아무런 온도를 느낄 수 없었다.부진환은 그녀의 이런 태도에 어안이 벙벙하여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더는 말
낙청연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마음속의 분노와 불만, 그리고 씁쓸한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태의는 아주 빠르게 준비한 물건을 보내왔다. 낙청연은 가위로 부운주 등 뒤의 옷을 잘랐다. 상처가 드러나자, 조심스럽게 씻어주고 닦아주었다.부진환은 한쪽에서 보고 있었다. 그녀의 세심한 동작을 보니, 눈에 거슬리기만 했다.그는 화가 나 돌아서 나가버렸다.낙청연은 깔끔하게 상처를 봉합하여 약을 바르고 싸매 주었다.태의는 옆에서 거들면서, 단숨에 해내는 그녀의 솜씨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태의보다 더 숙련됐으며, 보통이 아니었다.바로 뒤에 낙청연은 약을 짓고 달여서 직접 부운주에게 먹였다.부운주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낙청연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방안에서 밤새도록 지켰다.날이 밝자, 행궁은 이미 예전대로 돌아왔다.낙청연은 밤새 한숨도 못 잤다. 부운주이 맥을 짚어보니, 여전히 언제든지 숨이 끊길 것처럼 허약했다. 그녀는 더욱 한 발짝도 떠날 수 없었다.그러나 엄내심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고 신의의 사건도 아직 처리하지 못했다.아니나 다를까,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엄내심이 찾아왔다.등 뒤에는 한 무리의 시위들이 따라왔다.얼굴을 다쳐서인지, 엄내심은 오늘 면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오만한 기세는 여전히 사람을 압도했다.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낙청연의 모습을 보고, 엄내심의 두 눈은 반짝이더니 냉소했다: “낙청연, 드디어 너는 죽을 때가 됐구나.”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 “감히 네 발로 나를 찾아와, 보아하니 어제 덜 맞은 모양이구나!”엄내심은 냉소하며 말했다: “입만 살아서, 좀 있으면 무릎 꿇고 살려 달라 애원할 것이다!”“여봐라, 낙청연이 5황자를 모해했으니, 어서 잡아라!”엄내심이 명령하자, 시위들은 일제히 앞으로 다가와, 낙청연을 잡으려고 했다.낙청연은 안색이 바뀌었다. 5황자를 모해했다고? 전술을 바꾸어 이 죄명을
황상의 영패!황상은 왜 그녀가 5황자를 모해했다고 생각할까? 부진환이 이 일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게다가 황상은 줄곧 부진환의 말을 잘 들어왔다. 그러니 이건 설마 부진환도 동의한 일인가?한순간, 낙청연의 마음은 착잡했다.바로 뒤에, 시위가 다시 달려들어 낙청연을 붙잡으려고 했다. 낙청연은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반격했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낙청연 한 사람을 에워쌌지만, 그녀를 잡지 못하자, 보고 있던 엄내심은 초조해 났다.시위들이 낙청연을 둘러싸고 있는 틈을 이용해, 엄내심은 침상 옆으로 달려가, 비수로 부운주의 목을 겨누었다.“낙청연!”그녀는 호통쳤다.낙청연은 순간 동작을 멈췄다.낙청연은 침상 옆의 그 광경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엄내심, 네가 감히!”엄내심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나는 진백리의 눈까지 도려낼 수 있는데, 존재감 없는 5황자 하나 못 건드릴 것 같으냐?”“하물며,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어쩌면 네가 이미 그를 죽였을 수도 있겠구나!”엄내심은 득의야양해서 웃었다. 그녀가 설사 지금 부운주를 죽였다고 해도, 부운주의 죽음은 낙청연이 책임져야 하니, 그녀는 두려울 게 없었다.낙청연은 주먹을 꼭 쥐고, 이를 악물었다. 엄내심은 충분히 이런 짓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5황자를 다치게하지 마!”엄내심은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더니 말했다: “그래 5황자는 다치지 않게 하겠다.. 대신 네가 너에게 다치라고 하지 않았느냐?”“꼼짝하지 말고 항복하면, 그를 놓아줄게!”“이런 쓸모없는 황자와 나는 아무런 원한이 없으니, 그의 목숨 따위는 관심 없다.”낙청연은 혼미해 있는 부운주를 보며 몹시 걱정했다. 부운주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은 뻔했다. 그런 그를 그녀는 더는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없다.“내가 너를 따라갈게.” 낙청연의 어투가 무거워지더니,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시위가 앞으로 다가와, 즉시 낙청연의 팔을 잡고 그녀를 죄인처럼 방안
엄내심은 천천히 낙청연의 앞에 서더니 그녀의 턱을 콱 잡고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감히 나랑 맞서려고 하다니, 이것이 바로 그 결과다!”낙청연의 고개가 무기력하게 처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엄내심은 채찍을 던지고는 쉬러 갈 생각이었다.밖으로 나가려는데 계집종이 물 한 통을 가져왔다.그것도 소금물이었다.“큰아가씨, 이걸 쓴다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러울 것입니다.”그 말에 엄내심은 소금물을 힐끔 보더니 미간을 구겼다.“그건 필요 없다. 그러다가 죽는다.”그런데 계집종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죽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큰아가씨의 막무가내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막무가내인 모습을 보여줘야 황후가 되지 않을 수 있지요. 그래야만 큰아가씨께서 원하시는 분과 함께 떠날 수 있을 것입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엄내심이 황후의 자리를 바라지 않는다고?그것도 일부러 막무가내인 모습을 보여서 황후가 되는 대신 자신의 마음에 둔 사람과 함께 할 생각이었다니.그러나 낙청연은 분명 엄내심의 눈빛에서 야망을 보았다.엄내심은 그 말을 듣더니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 그래,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나가보거라!”“네.”계집종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더니 우쭐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낙청연은 그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방문이 닫히자 엄내심은 바닥에 놓인 소금물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낙청연이 허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넌 이용당했어.”엄내심은 깜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려 낙청연을 보았다.“깬 것이냐? 전부 다 들었느냐?”계집종이 엄내심을 선동하는 모습은 낙월영이 낙청연에게 자기 대신 시집가라고 하던 모습과 똑같았다.“넌 이용당했다. 황후가 되고 싶지 않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 내가 도와줄 수 있다. 만약 사람을 죽이게 된다면 황후가 되지 못하겠지만 너도 똑같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엄씨 가문의 세력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의 기탄을 받고
엄내심은 갑자기 멈췄다.그녀는 무언가 떠올렸는지 눈을 반짝였다.엄내심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천천히 손을 내리며 말했다.“갑자기 더 재밌는 것이 떠올랐다. 네가 얼마나 못생겼는지 궁금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지. 그렇다면 다들 함께 보는 것이 더 좋겠구나. 이 비밀스러운 가면을 벗는 모습을 함께 보는 것이 더욱 재밌겠지. 그렇지 않으냐?”엄내심의 의기양양한 어조에서 낙청연은 그녀의 무자비함을 느꼈다.엄내심은 나뭇간에서 나갔다.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온통 검은색인 옷을 가져와 낙청연에게 갈아입혔다.그런 뒤 낙청연에게 모자를 씌우더니 웃으며 얘기했다.“넌 5황자를 살해하려는 엄청난 중죄를 저질렀다. 내가 살 기회를 주마. 네가 살아 돌아오기만 한다면 널 용서하고 네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엄내심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몰랐지만 절대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잠시 뒤 엄내심은 특별한 냄새가 나는 물 한 그릇을 가져왔다.사람들은 손을 뻗어 낙청연의 어깨를 내리눌렀고 엄내심은 우쭐한 얼굴로 그릇 안의 물을 낙청연의 가면에 부었다.그리고 엄내심은 만족스럽게 웃어 보였다.“운이 따르길 바란다.”-저녁이 되고 황제 등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많은 수확을 거두고 사냥에서 돌아왔다.사람들은 연신 축하 인사를 건넸고 황제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전각 안의 연회는 이미 준비가 끝난 상태였고 그중 많은 것들이 사냥해서 잡아 온 것이었다. 전각 안을 가득 채운 맛있는 냄새에 사람들은 군침이 돌았다.자리에 앉은 뒤 맛 좋은 술과 음식이 있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웃음소리가 끊기질 않았다.바로 그때, 엄내심이 천천히 전각 안으로 들어왔다.“오늘 다들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그렇다면 제가 여러분의 흥을 돋우겠습니다! 오늘 폐하께서 사냥으로 많은 수확을 거두신 것을 감축드립니다!”그 모습에 황제는 미간을 구겼다. 엄내심이 또 무슨 짓을 꾸몄는지 알 수 없었다.“어떻게 흥을 돋울 셈이냐?”황제는 술을 한 잔 마시고는 덤덤히 물었다.엄내심은
철창 가까이에 있던 낙청연은 철창을 사이 두고 채찍을 맞았다.낙청연은 두 눈이 벌겠고 눈동자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그녀는 다시 한번 늑대의 공격을 피했다.엄내심의 모든 행위는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낙청연은 우리 안에서 늑대의 위협과 직면해야 했고 엄내심의 채찍까지 감당해야 했다.낙청연이 철창과 가까워지면 엄내심은 가차 없이 채찍을 휘둘렀다.늑대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채찍 소리가 조용한 전각 안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사람들은 머리털이 쭈뼛 섰다.“뭘 피하는 것이냐! 얼른 가서 싸우거라! 넌 실력이 대단하지 않으냐?”엄내심이 다시 한번 힘껏 채찍을 휘둘렀다.낙청연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늑대와 정면에서 싸울 수 없었다. 기껏해야 늑대의 체력을 소모해 반격할 기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우리는 그리 크지 않았고 엄내심은 우리 밖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기에 낙청연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협소해졌다.전각 안에 앉아있는 낙월영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띤 채로 즐겁게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우리 안의 사람은 낙청연이었다.낙청연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참으로 고소했다!왕야가 이 장면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부진환과 부경리는 심각한 얼굴로 부운주의 방안에서 걸어 나왔다.“정말 이상합니다. 형수님께서 무죄라는 증거는 전혀 찾아낼 수 없는 것입니까? 싸운 흔적이 이렇게 선명한데, 5황자는 무공을 전혀 못 하니 형수님과 저렇게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부진환은 미간을 구기며 사색에 잠겼다.“그날 밤 방 안에 다른 이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듯하다. 보초를 섰던 호위는 의심스러운 사람이 드나드는 걸 전혀 보지 못한 것이냐?”부경리는 고개를 저었다.“온종일 물었는데 의심스러운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답니다.”“참 이상한 일이구나.”“셋째 형님, 형수님께 묻는 건 어떻겠습니까? 지금 있는 증거만으로는 형수님의 무죄를 증명할
우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긴장했다.사나운 맹수의 울음소리가 낙청연의 귓가에서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고 공포심 또한 깊어졌다.온몸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에 낙청연은 무력함을 느꼈지만 이를 악문 채로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여기서 죽을 수는 없었다!그것도 이렇게 치욕적인 곳에서 죽을 수는 없었다!엄내심!낙청연의 눈동자에는 원한이 가득했다. 낙청연은 자신을 향해 덤벼들며 물려는 늑대를 막는 동시에 돌연 다리를 들어 올려 세차게 늑대의 복부를 걷어차서 밀어냈다.늑대는 아프지도 않은지 다시 한번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낙청연은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더니 공중회전을 하며 늑대의 공격을 피했고 동시에 힘껏 늑대의 머리를 걷어찼다.늑대는 그녀에게 머리를 맞아 철창에 부딪혔다.강력한 충격 아래 낙청연은 철창의 연결 부분이 느슨해진 흔적을 발견했다.“정말 위험했소!”“실력이 대단하군!”전각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 장면에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으나 다들 낙청연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그들은 긴장되면서도 심장이 쫄깃했다.자리에 앉은 부진환은 우리 속의 사람을 확인했을 때 곤혹스러운 얼굴로 미간을 구겼다.“저자는 누구냐?”옆에 있던 낙월영이 대답했다.“엄내심 낭자가 데려온 죄인입니다. 늑대를 이긴다면 모든 죄를 사면해준다고 약조했지요. 엄내심 낭자가 봄 사냥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인듯합니다.”부진환은 그 말을 그냥 흘려들었다.엄내심은 철창 앞에 서서 채찍을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부진환의 시야를 가로막았다.부진환은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지만 엄내심은 이러한 상황에서 진짜 누군가 죽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황후가 될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낙청연과 늑대는 이미 몇 차례나 싸웠고 낙청연은 일부러 그 늑대를 철창 쪽으로 인도했다. 늑대는 비록 상처를 입은 상태였지만 냄새의 자극을 받아 아주 사나웠다.늑대가 몇 번 더 철창으로 달려들자 철창이 더욱더 느슨해졌다.하지만 낙청연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기에 더없이 사나운 늑대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