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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부경리는 덤덤히 말했다.

“장난치지 마십시오. 그대는 왕비입니다. 셋째 형님께서 그대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이 정도 일도 결정할 수 없습니까?”

낙청연이 대답했다.

“어찌 됐든 저랑 얘기해도 소용없습니다.”

부운주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일곱째야,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거라. 그녀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왕부에서 잘 지내지 못한단다.”

부경리는 살짝 놀랐다. 예전에 셋째 형님이 왕비를 좋아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었고 밖에서도 왕비가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소문이 돌았으며 주제도 모르고 왕야를 넘본다는 얘기도 나왔었다.

그는 다급히 말했다.

“그것은 예전입니다! 지금은 다르지요!”

“저랑은 상관없습니다. 전 이미 제 물건을 정리하라고 사람을 보냈습니다. 오늘 밤 바로 옮길 것입니다.”

낙청연은 잠시 고민했다. 부경리는 어쩌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이곳으로 옮겨오려 하는 걸지도 모른다. 부진환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경리는 오늘 태후의 눈 밖에 났고 그의 외조부님이 남기신 많은 자산은 태후로 하여금 위협을 느끼게 할지도 몰랐다.

부경리도 어쩌면 위험해질 수 있으니 섭정왕부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부운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남각에서 지내는 건 어떻겠느냐?”

“형님께서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으니 당분간은 너에게 지낼 곳을 마련해주기 어려울 것 같구나. 그러니 먼저 남각에서 지내거라. 그곳에 빈방이 많다.”

그 말에 부경리는 미간을 좁혔다.

“섭정왕부가 이렇게 큰데 굳이 남각으로 가서 형님과 같이 지낼 이유는 없지요. 셋째 형님도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고작 정원 하나 내달라는 것뿐인데.”

“됐습니다. 저 스스로 알아보겠습니다.”

부경리는 좋은 것만 먹고 쓰다 보니 처소에 대한 요구도 까다로웠다.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낙청연은 곧장 몸을 일으켜 그를 따라가려 했다.

부운주는 식탁 위에 남은 음식과 빈자리를 보더니 천천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정적 속에서 누군가 서서히 그의 등 뒤로 걸어갔다.

“오늘 밤 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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