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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낙청연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그녀는 조용히 따라갔다.

낙월영은 저택을 나간 뒤 작은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고 이리저리 골목을 누볐다.

깊은 밤, 골목길 안의 발걸음 소리는 아주 작았고 낙청연은 낙월영이 발견하지 못하게 소리 없이 조용히 뒤따랐다.

이런 야심한 시각에 골목길을 거닐 정도로 낙월영이 담력이 큰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낙청연은 어쩌면 처음으로 이 길을 걷는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이 길이 너무 익숙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국 낙월영은 한 집안의 후문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고 곧 문이 열리면서 낙월영이 안으로 들어갔다.

낙청연의 서 있는 각도에서는 문을 여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벽을 타고 넘었다.

벽 구석 쪽에는 화분대가 가득했기에 낙청연은 화분대 뒤에 몸을 숨긴 채로 몰래 엿보았다. 낙월영은 한 사내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심지어 상대의 품에 안기면서 훌쩍거리며 말했다.

“진짜 새로운 사람을 마음에 둔 듯합니다. 이젠 저를 경계하기까지 하는데 어떡해야 합니까?”

엄평소는 낙월영이 훌쩍거리는 모습을 극도로 싫어했지만 성질을 참고 그녀를 위로했다.

“조급해하지 말거라. 오늘 섭정왕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 뭔가 전해 들은 얘기는 없느냐? 섭정왕은 아직도 그 일을 조사하고 있더냐?”

낙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속 조사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제게 서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더군요. 제가 엿들을까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엄평소는 그녀를 위로했다.

“그렇다면 더더욱 물러서서는 안 되지. 그가 뭔가 조사해낸다면 당장 나에게 알리거라. 걱정하지도 않아도 된다. 부진환은 너를 아주 좋아하지 않느냐? 낙청연을 협박해서 네 아버지를 구하게 할 정도이니 그는 널 무척이나 소중히 여기는 게 분명하다.”

그 말에 낙월영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몸을 돌렸다.

“낙청연이요? 섭정왕은 저한테 낙청연을 찾아가지 말라고 하더군요. 제가 낙청연에게 무슨 짓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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