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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낙청연은 등불을 밝히려 했으나 손이 덜덜 떨리면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부조가 그런 그녀를 도와줬다.

“제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 공자.”

낙청연이 감격하며 말했다.

그녀는 곧 방의 구석 쪽으로 향하더니 서랍을 열어 급히 상자를 꺼내고는 열쇠로 그것을 열었다.

부조는 그 모습을 힐끔거리다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낙청연은 상자를 열었고 안에 물건이 들어있는 걸 확인하고는 무겁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부조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부조는 잠시 당황하더니 얼른 몸을 뒤로 돌리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보여줄 수 없는 것이라면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기려는데 낙청연이 그를 불러세웠다.

“부 공자.”

부조가 멈췄다.

“보여줄 수 없는 건 없습니다. 오늘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부 공자께 또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부조가 묻자 낙청연이 대답했다.

“오늘 밤 부 공자께서 이 방에서 저를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부조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원래 부설을 구한 뒤 그녀의 땅문서가 어디 있는지 알아볼 셈이었다.

그런데 부설이 그에게 오늘 밤 남아있어달라고 할 정도로 그를 믿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건 저희 부설루에 아주 중요한 물건입니다. 지금 부설루 안에 도둑이 있는 것 같은데 누군지도 모르겠고 아무도 믿지 못하겠습니다. 만약 오늘 그 도둑이 온다면 저는 무력하게 당할 것입니다. 그러니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부 공자?”

그 말에 부조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 그러나 그는 이내 성실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오늘 밤 밤새워 지키고 있을 터이니 낭자는 이만 돌아가서 쉬십시오.”

부조는 점잖게 부설에게서 등을 돌리며 의자 위에 앉았고 그런 행위에 마음이 놓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낙청연은 물건을 다시 제자리에 놓고서는 몸을 일으켜 침상 앞으로 갔고 발을 내렸다.

잠시 뒤, 침상에서 코 고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부조는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이 취향(醉香)은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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