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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낙청연은 그녀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라졌다니?”

“사라졌습니다!”

진 어멈은 굉장히 조급해 보였다.

“왜 사라졌다는 말이오? 설마 어젯밤 도둑이 든 것이오?”

낙청연이 물었고 진 어멈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둑은 도망쳤고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깨어나다니, 그래도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운당(雲棠)이 초조한 얼굴로 급히 걸어왔다.

“큰일 났습니다! 초향각의 금고가 왔습니다.”

“왔으면 왔지, 뭘 그리 당황해하는 것이냐?”

낙청연은 느긋하게 신발을 신었다.

“낭자, 낭자께서 나가보시지요.”

운당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

부설루 안의 손님들은 전부 내쫓겼고 금고는 여도와 초향각의 여인들을 데리고 왔다. 그중에는 최근 부설루로 일자리를 옮긴 자들도 있었다.

“초향각처럼 큰 청루가 이렇게 무례할 줄은 몰랐군요. 얼른 돌아가시지요. 그렇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행우가 호통을 쳤다.

여도는 앞으로 두 걸음 나서더니 손을 들어 행우의 뺨을 내리쳤다.

짝-

엄청난 소리와 함께 행우는 뺨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고개를 든 그녀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주인을 배신한 노비 주제에 감히 금고 앞에서 큰소리를 쳐? 네까짓 게 뭔데!”

여도는 기세등등해 콧방귀를 끼었다.

행우는 화가 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더니 손을 들어 여도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

그런데 예상밖으로 여도가 행우의 머리카락을 덥석 잡더니 행우의 머리를 탁자 위에 누르면서 뺨을 두 번 때렸다.

“천한 것! 우리를 배신해서 부설루로 오면 내가 널 혼쭐내지 못할 것 같았느냐? 부설루는 이제 우리 금고의 것이다. 그러니 너는 여전히 내 노비이다! 무릎 꿇고 머리를 두 번 조아리면 용서해주마! 그렇지 않으면 네 옷을 쫄딱 벗겨 내쫓은 뒤 거지에게 널 보낼 것이다.”

행우의 얼굴에 붉은 흔적이 잔뜩 생겼고 피가 흘러 무척이나 비참해 보였다.

주위 사람들은 그 모습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으나 감히 앞으로 나서서 여도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초향각의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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