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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돈은 나도 많다. 내가 용서해주길 바라느냐? 그럼 매신계라도 가져와서 성의를 보여야지.”

여인들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면서 서로를 바라봤다.

부설이 어떻게 그들이 매신계를 손에 넣은 걸 안 것일까?

그들은 잠시 주저하다가 잇따라 품에서 매신계를 꺼내 건넸고 행우가 그것을 받았다.

2층에 있던 부경리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난간에 기대어 물었다.

“이 매신계는 초향각에 있어야 하지 않소?”

진 어멈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예전에 큰돈을 들여 저 여인들을 데려왔을 때 그들은 이미 매신계를 손에 넣어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저는 낭자가 그들을 이곳에 남기지 않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낭자는 그들에게 살길을 마련해주시는군요.”

초향각이 망한 뒤 수도에서 가장 잘나가는 청루는 부설루였다. 저 여인들은 부설루에 남지 않는 이상 다른 곳에 가기 어려웠다.

바로 그때, 낙청연은 매신계를 보면서 여유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너희가 부설루에 남을 수 있게 해주겠다. 하지만 예전 같은 대우는 없을 것이다. 부설루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면 공을 세워야 한다. 초향각에서 오래 지냈으니 초향각의 비밀도 많이 알고 있겠지. 진 어멈을 몰래 찾아가서 비밀을 말하거라. 너희가 말한 것은 나와 진 어멈만 알고 있을 것이니 너희한테 위협이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돈도 매신계도 전부 바친 상태였으니 일전 한 푼 없었다.

첩자 노릇을 했으니 부설루에서도 편히 지내지는 못할 것이고 돈을 받고 싶다면 비밀을 얘기해야 했다.

낙청연은 금고의 모든 가산을 빼앗을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진 어멈이 그들을 데려갔고 부설루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부설루에 있던 사람들은 여전히 경악한 얼굴이었다. 오늘의 이 위기가 이렇게 해결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부설루의 주인은 바뀌지 않았다.

그들은 오늘 부설 낭자가 부설루의 실세라는 걸 알게 됐다.

부설루의 대문이 열리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잇따라 부설루 안으로 들어갔고 부진환도 그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부경리가 그에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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