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현상을 타고났다는 것과 불길한 징조라는 것 모두 누군가 섭정왕을 해치려고 일부러 꾸민 일입니다.”그녀의 결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금빛의 가면이 너무 화려한 탓인지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강렬한 위엄과 기세를 느꼈다.그녀의 말에 놀란 듯한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고 현장에 있던 백관들은 모두 난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방 대인은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섭정왕비는 이곳에 와 본 적이 없으니 이 용봉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것 같군요. 이것은 종묘 황실 선조가 계시를 준 겁니다. 섭정왕비께서는 섭정왕을 감싸기 위해 헛소리를 하는 것입니까?”그의 말에 낙청연은 냉소를 흘렸다.“제가 헛소리를 한다고요? 헛소리를 하는 건 방 대인 아니십니까? 이렇게 급히 제 말에 반박하려고 하다니, 설마 방 대인께서 이것을 만드셨습니까?”낙청연은 그 나무 인형을 방 대인 쪽으로 들며 말했고 방 대인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대답했다.“그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낙청연은 나무 인형을 들고 계속해 말을 이어갔다.“조금 전의 이상 현상은 전부 이 나무 인형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선조께서 계시를 주었다는 것은 전부 헛소리지요. 나무 인형을 이곳에 놓은 사람은 이 일을 이용해 섭정왕을 해하려 했습니다. 뭇 대신들이 폐하께 압력을 가해 폐하께서 당장 섭정왕을 처단하도록 핍박하려고 한 것이지요. 이런 계략을 세우다니, 참으로 악랄한 자입니다.”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에서는 아주 강한 기세가 느껴졌고 심지어 살기까지 느껴졌다. 그로 인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낙해평은 화를 내며 말했다.“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했는지 알고 있느냐? 얼른 내려와 잘못을 인정하거라! 폐하와 태후 마마께서 이 자리에 계시는데 참으로 오만불손하구나!”낙청연은 이미 섭정왕에게 시집갔으나 어찌 됐든 승상부의 딸이었고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가족이었다.낙청연의 행동으로 인해 승상부까지 피해를 보면 큰일이었다.낙청연은 안색 하나 바꾸
“오늘 제사에서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으니 절대 가벼이 여겨서는 아니 됩니다. 당연히 진실이 무엇인지 조사해야지요. 섭정왕과 섭정왕비도 모두 면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래야 두 분의 무고함을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엄 태사가 걸어 나오는 순간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었다.천궐국의 권세 쟁탈은 상황이 무척 복잡했고 그녀의 아버지가 승상이라고는 하나 엄 태사의 앞에서는 전혀 기세를 떨칠 수 없었다.그리고 엄 태사의 눈에 승상의 딸인 그녀는 언제든지 쉽게 죽일 수 있는 벌레와도 같을 것이다.유일하게 엄 태사와 대항할 수 있는 부진환은 그녀를 보호해주지 않을지도 몰랐다.황제마저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분명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나 다시 삼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결국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태후는 황제가 말이 없자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섭정왕과 왕비를…”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돌연 위엄 넘치는 호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감히 그들을 건드리려 하는 것이냐!”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궁인 몇 명이 의자를 들고 있었는데 그 위에 중년 남성이 앉아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태상황이었다.“태상황!”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고 부진환과 낙청연 역시 곧바로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췄다.“태상황,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이곳은 바람이 셉니다. 탈 나지 않게 조심하셔야지요.”태후는 급히 앞으로 나서며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부황(父皇).”부경한도 곧장 앞으로 나서면서 허리를 숙이며 태상황 무릎에 덮인 얇은 이불을 정돈해주었다.그러나 태상황은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내가 오지 않았으면 나 몰래 진환이를 죽였을 것 아니냐? 내 허락이 없는데 누가 감히 진환이를 건드리냐는 말이다!”태상황은 격분했는지 화가 난 목소리로 일갈하더니 곧 격렬히 기침하기 시작했다.태후는 태상황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그를 죽이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늘 제사를 지내는 데 큰 변고가
“나무 인형이 의심스러우니 궁에 남아 조사를 받도록.”궁에 남아 조사를 받다니? 그녀를 조사하겠다는 말인가?낙청연은 미간을 구겼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부진환 또한 놀랐다.모두 몸을 일으켰고 태후는 궁인을 파견해 낙청연을 데려가려 했다.부진환은 미간을 팍 구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사는 얼마나 오래 진행될 것이며 언제쯤 그녀를 출궁시킬 겁니까?”태후는 담담히 웃으며 대꾸했다.“섭정왕, 혹시 태상황의 명령을 어기려는 것은 아니겠지? 진실을 조사해낸다면 당연히 그녀를 놓아줄 것이다. 빠르면 하루, 이틀 정도 걸리겠지.”부진환은 미간을 구길 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낙청연이 그들에게 끌려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왕비 마마, 가시지요!”환관이 손짓하며 말했고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정말 이렇게 그녀가 끌려가는 걸 보고 있을 생각인가…부진환은 입을 열지 않았고 낙청연은 실망했다. 자신이 한 선택이었으니 그 결과 또한 감내해야 했다.그녀는 싸늘해진 눈빛으로 환관을 따라나섰다.가면 아래 삽시에 단호해진 그녀의 눈빛에 부진환은 마음에 가시가 잔뜩 돋친 것처럼 괴로웠다.낙청연이 끌려가고 나서 제사는 계속됐다.다들 태상황이 이곳에 오리라 생각지 못했다. 태상황은 크게 앓고 있었고 조정의 정무에 관여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으니 그가 갑자기 나타나 섭정왕을 보호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태상황이 섭정왕을 건드리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으니 그들도 어쩔 수 없었다.부진환의 일이 마무리되었다지만 그도 바로 떠날 수는 없었다. 이상 현상을 일으켰다고 했으니 지금 간다면 그가 떠나서 이상 현상이 사라졌다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반드시 제사가 끝날 때까지 그곳에 남아서 황실 선조의 노여움을 샀다는 건 누군가 그를 해치기 위해 꾸민 짓임을 증명해야 했다.번거롭고 긴 의식으로 인해 부진환은 상념에 잠겼다.—낙청연은 어딘지 모를 곳으로 끌려갔다.
“제 것이 아닙니다.”낙청연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방 대인은 냉소를 흘렸다.“낙청연, 섭정왕이 당신을 구하러 올 거라는 헛된 희망은 품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태상황께서 직접 내리신 명령이니 반드시 일의 진상을 밝혀내야 합니다. 당신의 죄증 또한 반드시 밝혀낼 것입니다! 솔직히 털어놓는다면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간담이 서늘해지는 협박이었다.부진환은 그녀를 찾지 않을 것이고 그녀가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그녀를 구하러 올 사람은 없었다.그러나 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전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오늘 한 말은 전부 다 사실입니다. 그런데 죄증이라니요? 가벼운 처벌이라니요? 차라리 제가 어떤 죄증을 밝혔으면 좋을지 그냥 얘기해주시지요.”그녀는 여기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예감했다.방 대인은 차가운 어조로 느긋하게 얘기했다.“다들 오늘 일을 똑똑히 보았지요. 그 불길한 징조는 분명 섭정왕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냥 솔직히 얘기하시지요. 그 나무 인형이 당신 것이 맞는지 아닌지만 얘기해주면 출궁할 수 있습니다.”그 말은 낙청연에게 크나큰 유혹이었다.그들은 아직 부진환을 모함하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만약 낙청연이 그 나무 인형은 본인 것이고 그저 부진환을 감싸기 위해 거짓말한 거라고 한다면 부진환이 황실 선조들의 노여움을 샀다는 확증이 된다.그녀는 경멸이 담긴 얼굴로 코웃음을 쳤다.“방 대인, 잘 들으십시오. 그 나무 인형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 그런 물건은 없습니다.”그녀는 방 대인 세 글자를 또박또박 발음했고 그에 방 대인은 깜짝 놀라면서 크나큰 위협을 느꼈다.그는 돌연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알겠습니다. 좋게 말로 해결하려고 했더니 안 되겠군요. 그렇다면 앞으로 당신과 얘기를 나눌 사람은 제가 아닐 것입니다!”방 대인은 버럭 화를 내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났다.방 대인이 떠나고 난 뒤 사람 두 명이 방 안으로 들어왔고 나무 몽둥이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등허리가 서늘해지는 소리였다.바로 다음
방 대인은 만족스럽게 웃어 보였다. 역시나 여인이라 그런지 형벌을 참지 못했다.그렇다면 오늘 밤 그녀의 증언을 들고 가서 보고를 올리면 되었다.“일찍 얘기했으면 얼마나 좋았습니까? 굳이 이런 고통을 느끼실 필요도 없었을 터인데.”방 대인은 의자 위에 앉아 붓을 들고 그녀의 증언을 적으려 했다.“말씀하십시오.”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싸늘하게 말했다.“그 나무 인형은 제 것이 아닙니다.”글을 쓰려던 방 대인의 손이 멈칫했다. 그는 갑자기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버럭 화를 내면서 붓을 내려놓았다. 그는 호통을 치며 말했다.“계속하거라!”형벌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다. 사지로 뻗어나가는 극심한 통증에 낙청연은 핏줄이 튀어나오고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렀다.만약 그 나무 인형이 자신의 것이라 얘기한다면 부진환이 화를 입는 것은 물론 그녀도 절대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 없었다.부진환은 반드시 그녀를 죽이려 할 것이다.반대로 죽어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기껏해야 형을 가할 뿐 그녀를 진짜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보고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얼마나 지났을까, 어마어마한 고통에 시달리던 낙청연은 결국 정신을 잃었다.“대인, 기절했습니다. 계속 형을 가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방 대인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오늘은 이만하자꾸나. 내일 다시 오겠다.”낙청연은 비몽사몽 하면서 깨어났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나니 다시 방 안은 고요해졌다. 공기 중에서 나는 피비린내와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고통만이 그녀의 곁을 지켰다.밤이 깊어지고 한기가 느껴졌다. 그녀는 무력하게 몸을 말았고 추위와 고통 때문에 전혀 잠을 잘 수가 없었다.섭정왕부의 서방에 있던 부진환 역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는 서방 입구를 바라보며 왕비 마마가 돌아왔다는 소유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그렇게 날이 밝고 부진환은 곧바로 입궁해서 옥에 가봤다.“왕야! 이게 무슨…”“본왕은 낙청연을 만나러 왔다.”부진
방 안에 있던 태감(太監)과 궁녀들이 물러났고 탁자 앞에 앉아있던 황제 부경한은 살짝 놀라며 얼른 몸을 일으켰다.“형님.”“낙청연은 어디 있는 것입니까?”부진환은 미간을 구기며 물었고 부경한은 깜짝 놀라서 대답했다.“아직 돌아가지 않은 것입니까?”“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에 부경한은 미간을 구겼다.“짐 또한 그녀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혹시 옥에 갇힌 건 아닙니까?”부진환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조금 전 옥에도, 수희궁에도 가봤지만 전부 없었습니다. 그들이 낙청연을 가두어 놓은 걸 보니 아마도 형을 가해 가짜 증언을 만들어낼 심산인 듯합니다. 그들이 그걸 손에 넣는다면 기를 쓰고 저를 죽이려 하겠지요.”부진환의 미간에 살기가 감돌았다.부경한은 미간을 구기더니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오늘 아침 잠리가 흠천감 방자기(方子驥)를 만났다고 하던데 궁인에게 물어보니 북녕궁(北寧宮)에서 오던 길이라고 하더군요. 설마 낙청연이 그곳에…”그 말에 부진환은 곧바로 몸을 돌려 급히 근정전을 나섰다.“형님! 기다리세요!”부경한도 다급한 발걸음으로 그를 따랐다.부경한은 시종들을 물리고 부진환과 함께 둘이서 북녕궁으로 향했다.가던 길에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하세요. 부황께서 명령을 내리실 때 도대체 뭐라고 하신 겁니까? 진짜 낙청연더러 조사에 협조하라고 했습니까?”그는 어제 그 말을 정말로 믿었었다. 그래서 낙청연이 불려가서 일의 경과를 조사하고 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그런데 낙청연은 하루가 다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오늘 그가 궁에 왔을 때 그녀는 옥에도, 수희궁에도 있지 않았다.조사에 협조하는 것뿐인데 이렇게 숨기고 감출 필요가 있을까?부경한은 주저하며 말했다.“말씀하십시오!”부진환은 다소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고 부경한은 유감스럽다는 얼굴로 대답했다.“부황께서는 섭정왕비가 공을 세웠으니 상을 내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그의 대답에 부진환은 화가 치밀어올랐다.“뭐라고요?
바로 상대방이 힘을 쓰는 순간, 낙청연은 이를 악물었다.극심한 고통이 엄습해오는 그 순간, 밖에서 갑자기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뒤이어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소리가 한바탕 들리더니, 방 대인 등 모든 사람은 무릎을 꿇었으며, 긴장하여 황상을 불렀다.갑자기 살기등등한 한 사람이 시선에 들어왔다.그 사람은 한 발로 손톱을 뽑아내려던 태감을 힘껏 걷어차버렸다.손이 풀려나는 순간, 낙청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기절해버렸다.부진환은 낙청연의 두 손을 보더니, 순간 혈안이 되어, 분노하여 소리 질렀다: “방자기! 누가 시킨 것이냐?”방 대인은 무릎을 꿇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태상황의 명령입니다. 왕비더러 조사에 협조하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왕비는 거부하였기에 제가……”이 광경을 본 부경한은 몹시 화가 났다. 감히 사형(私刑)을 동원하고, 부황까지 끌어들여!이건 애초부터 부황의 뜻이 아니다!“협조하지 않는다고 궁에서 함부로 사형을 동원하느냐? 황당하구나!” 부경한은 화가 나서 질책했다.방자기는 계속 변명했다: “하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은 결과가 필요합니다. 섭정왕과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조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필경 이건 태상황의 명령입니다!”부진환은 방자기의 변명을 듣더니, 몹시 화났다. 그는 발로 방자기의 가슴을 호되게 걷어찼다.방자기는 발에 차여 날려갔다.부진환은 살의에 가득한 어투로 말했다: “부황은 이 일을 철저하게 조사해라고 했지만, 사형을 동원하라고는 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방자기 네가 제멋대로 형을 집행한 것 같구나! 여봐라, 감옥에 가두고, 처분을 기다리라!”방자기는 듣더니 깜짝 놀라서 말했다: “섭정왕, 이것은 태상황의 명령입니다!”부경한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데려가거라!”이때, 부진환은 조심스럽게 땅에 쓰러진 낙청연을 안았다.그 순간, 그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가벼운 것이야?그의 두 눈에는 의문의 눈빛이 스
섭정왕부로 돌아오니, 지초와 등 어멈이 다급히 그녀를 맞이했다. 그녀의 상처를 보더니, 모두 놀라서 실색하더니 급히 그녀를 정원으로 부축해가려고 했다.이때 등 뒤에서 부진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휴서는 없다. 하지만 본왕은 너에게 충분한 자유를 주겠다.”낙청연은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초와 등 어멈의 부축하에 정원으로 돌아왔다.지초는 맑은 물을 떠 와, 그녀의 핏자국을 닦아주며, 한편으로는 눈물을 흘렸다. 마치 자신이 상처를 입은 것처럼 아파했다.“왕비, 어찌 이렇게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까?”등 어멈도 보더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궁에서 이미 태의를 보내왔다.태의는 정성껏 낙청연을 치료하고, 약을 처방하더니, 신신당부하였다.서방에서, 부진환은 초조해서 서성거리고 있었다.태의가 다가오자, 그는 다급히 물었다: “상처는 어떠한가?”태의는 대답했다: “왕비는 많이 다치셨군요! 완쾌하시려면 진귀한 약도 필요한데, 아마 이 경도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군요.”부진환은 듣더니, 즉시 대답했다: “필요한 약재들을 적어보거라, 본왕이 찾아올 테다! 전부 제일 좋은 걸로!”태의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태의가 약 처방을 내린 뒤, 부진환은 처방을 소유에게 주고, 자신은 바로 입궁했다.--낙청연은 침대에 기대어, 쫑즈(粽子)처럼 감싼 두 손을 쭉 뻗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지초는 그녀에게 약을 먹이고, 이불자락을 여며주더니 말했다: “왕비, 주무십시오!”“잠이 안 오는구나! 먼저 물러가거라.” 낙청연은 눕지 않았다.“그럼 왕비께서 일이 있으시면 저를 부르십시오. 저는 문밖에 있겠습니다.”지초는 방문을 닫았다.낙청연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고 있었다.부진환은 휴서를 주려고 하지 않지만, 충분한 자유는 준다고 했다.그러니 저낙의 신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쪽으로 뛰어다녀야 하고, 앞뒤로 위장해야 했기에, 좀 번거로웠다.이번에 비록 그녀는 살아서 돌아왔지만, 태후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