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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오늘 제사에서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으니 절대 가벼이 여겨서는 아니 됩니다. 당연히 진실이 무엇인지 조사해야지요. 섭정왕과 섭정왕비도 모두 면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래야 두 분의 무고함을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엄 태사가 걸어 나오는 순간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었다.

천궐국의 권세 쟁탈은 상황이 무척 복잡했고 그녀의 아버지가 승상이라고는 하나 엄 태사의 앞에서는 전혀 기세를 떨칠 수 없었다.

그리고 엄 태사의 눈에 승상의 딸인 그녀는 언제든지 쉽게 죽일 수 있는 벌레와도 같을 것이다.

유일하게 엄 태사와 대항할 수 있는 부진환은 그녀를 보호해주지 않을지도 몰랐다.

황제마저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분명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나 다시 삼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고 결국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태후는 황제가 말이 없자 명령을 내렸다.

“여봐라! 섭정왕과 왕비를…”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돌연 위엄 넘치는 호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감히 그들을 건드리려 하는 것이냐!”

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궁인 몇 명이 의자를 들고 있었는데 그 위에 중년 남성이 앉아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태상황이었다.

“태상황!”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고 부진환과 낙청연 역시 곧바로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췄다.

“태상황,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이곳은 바람이 셉니다. 탈 나지 않게 조심하셔야지요.”

태후는 급히 앞으로 나서며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부황(父皇).”

부경한도 곧장 앞으로 나서면서 허리를 숙이며 태상황 무릎에 덮인 얇은 이불을 정돈해주었다.

그러나 태상황은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

“내가 오지 않았으면 나 몰래 진환이를 죽였을 것 아니냐? 내 허락이 없는데 누가 감히 진환이를 건드리냐는 말이다!”

태상황은 격분했는지 화가 난 목소리로 일갈하더니 곧 격렬히 기침하기 시작했다.

태후는 태상황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를 죽이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늘 제사를 지내는 데 큰 변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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