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반격하지 않고 수비만 하면서 학생들의 권법 실력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알아봤다.학생들의 실력을 파악한 후 조를 나누었는데, 심면과 강소풍 두 사람이 갑조, 소우청과 임계천 두 사람 외에 다른 네 명의 학생이 을조였다.그다음 심시몽처럼 아무런 무술도 하지 못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힘든 아이들은 모두 병조에 넣어놨다.실력대로 나눈 게 분명하기에 모두 의의가 없었으나 소우청은 이런 분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게 무슨 뜻입니까? 제가 왜 임계천과 한 조가 되어야 합니까? 제 실력이 심면과 강소풍보다 못하다는 뜻입니까?”소우청은 불만스러워서 당당하게 물었다.소우청의 불만에도 부진환은 표정이 바뀌지 않고 침착하게 설명했다.“실력은 괜찮지만 실력이 욕심을 못 따라가고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네가 쓴 술식에는 빈틈이 많다. 총체적인 능력은 확실히 심면과 강소풍에 비하면 떨어지지.”이 말을 들은 소우청은 안색이 더욱 새파랗게 질렸다.여태껏 누구도 그의 술식에 빈틈이 많다고 한 적도, 그의 실력을 부인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아니, 난 못 받아들이겠어! 당신이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해!”“당신은 단지 여군의 총애를 받는 사람에 불과하잖아. 작년의 원소절에 여군의 침실에서 며칠 동안 묵었던 남자가 당신인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여군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당신이 우리의 무학을 가르칠 수 있을 거라고 여기냐는 말이야.”“내게 무공을 가르쳤던 사람들은 모두 군에서 손꼽히는 장군들이야. 당신이 그분들과 비길 수 있어? 당신이 뭐가 돼서 내 실력이 심면과 강소풍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거야?”부진환은 오기 전부터 소우청이 오만하고 안하무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이런 말들을 하다니 말이다.그러나 소우청의 말에 그는 별로 타격을 받지 않았다. 여군의 총애를 받는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다른 사람이 그와 여군의 사이
이 말을 끝내고 부진환은 돌아서더니 다른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중에 현학서원에서 수업하기 싫은 사람이 있다면 지금 함께 가도 좋다.”사람들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럼, 조별로 다르게 무학 수업을 진행할 테니 의견이 없다면 지금 바로 시작한다.”사람들은 일제히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의견 없습니다.”한쪽에 있던 소우청은 부진환이 정말 그를 현학서원에서 내쫓으려고 하자, 한참 멍하니 서 있더니, 정신을 차리고 약간 당황스러워하며 분노하여 말했다. “저희 아버지는 소진오입니다! 무슨 자격으로 저를 내쫓는 겁니까?”하지만 부진환은 그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눈길도 주지 않았다.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으며 마치 그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것 같았다.소우청은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란을 피웠다.소우청은 참다못해 주먹을 불끈 쥐고 핏대를 세우고 부진환의 등을 향해 아주 세게 공격했다.누군가 발견하고 대경실색하며 곧바로 부진환에게 알려주려는 순간, 부진환은 이미 몸을 돌려 반격했다.소우청은 부진혼을 기습하는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오리려 부진환의 일장에 날려가 아주 호되게 땅에 내팽개쳐졌다.부진환은 뒷짐을 쥐고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자네는 스스로 무공이 뛰어나다고 자신하지만 내 손에서는 한 수도 못 넘기는군.”“젊은 사람이 경망스러운 건 좋지만, 자네가 그만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여봐라!”명령이 떨어지나, 수십 명 시위가 우르르 달려왔다.“저자를 궁에서 내보내거라.”곧이어 시위들은 소우청의 몸부림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연행했다.사람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또한 새로 온 원감에게 존경스러운 마음이 더 생겼다.현학서원에 드디어 소우청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예전에 운서공주도 소우청을 어찔할 방도가 없었고 오히려 소우청에게 화가 나서 가버렸다.지금, 이 원감은 역시 실력과 저력이 있다.하지만 다들 여전히 부진환을 은근히 걱정했다.강소풍은 흥미진진해하며 몹시 격앙되어 말했다.
”소 장군은 소우청 때문에 오신 거요?” 낙요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소진오는 살짝 멍해있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소!”“못난 자식이 좀 짓궂어서 부 태사의 노여움을 사서 부 태사께서 사람을 보내 아들을 돌려보냈소.”“내가 이미 혼냈소. 앞으로 열심히 수업을 잘 듣고 태사님의 말씀 잘 들을 거요! 군주께서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시오!”낙요는 그들이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다.“소 장군, 현학서원은 이미 원감이 있소. 그럼, 현학서원의 이런 일은 모두 부 태사가 관리할 것이오.”“게다가 어제 일에 대해 상세하게 모르오. 하지만 이건 태사의 섣부른 결정이 아닐 것이니 장군께서 태사를 찾아가서 의논하시는 게 좋겠소.”이 말을 들은 서진오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군주님께 사정해도 소용없다니…“알겠소! 그럼, 신은 부 태사께 상의하러 가보겠소. 그럼, 이만 물러가겠소!”소진오는 소우청을 데리고 부진환을 만나러 갔다.하지만 부진환은 현학서원에서 수업 중이라면서 만나 주지 않았다.소진오는 소우청을 데리고 현학서원에서 한 시간을 기다려 마침내 부 태사를 만났다.한바탕 사정하였지만 부진환은 여전히 소우청이 현학서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소우청은 현학서원에 수업은 들으러 올 수 있지만 정식 학생으로 인정하지는 않겠소.”“소 장군께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소우청은 아무 때나 와도 되오.”“하지만 학생들의 시험에는 참여할 수 없고 서원의 선생님들도 그에게 학문을 전수하고 의문을 풀어주지 않을 것이오.”이 말이 나오자 소우청은 놀라서 말했다. “이건 저더러 구경하라는 것 아닙니까? 그럼 제가 왜 가겠습니까?”소진오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그를 째려보자, 소우청은 다급히 고개를 떨구었다.곧이어 소진오는 또 사정하려고 시도했다. “부 태사, 앞으로 말을 잘 들을 테니 초범인 걸 봐서라도 좀 너그럽게 봐주시면 안 되겠소?”하지만 부진환의 태도는 단호했다. “이렇게 쉽게 다시 돌아오면 다른 사람들은 장난이라 생각할 것이오. 그럼, 현학서원의
심지어 어떤 분들은 부진환이 악한 마음을 품고 여국의 다음 군주를 망가뜨리려 한다고 이날 진언한 대신들이 막 떠나자, 낙요는 머리가 아파 월규더러 눌러달라고 했다.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 있던 사람이 바뀐 거 같았다.“저자들이 또 내 일 때문에 너를 귀찮게 하느냐?” 부진환의 어투는 나직했고 목소리는 부드러웠다.그의 목소리를 듣자, 낙요의 답답한 마음도 훨씬 가벼워졌다.“그래요. 하나같이 말할수록 더 엄중해져요. 당신이 천궐국에서 보낸 첩자라는 말만 남았네요.”부진환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저자들이 이렇게 너를 귀찮게 할 줄 알았더라면 소우청을 봐줬을 거 그랬다.”낙요가 다급히 말했다. “아닙니다.”“원칙대로 하는 게 맞습니다. 이 현학서원은 중요한 곳인데 어찌 규칙이 없을 수 있습니까?”“요즘 진언한 사람들은 소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소씨 가문의 체면을 구겼다고 당신을 미워할 겁니다.”“당신도 적대를 무서워하지 않는데 이 정도는 저에게 아무것도 아닙니다.”부진환의 입가에 한줄기 미소가 번지더니 그는 또 낙요의 어깨를 주물러주었다.부진환이 자주 입궁하고 자주 조영궁에 나타나자 모두 부진환과 낙요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하지만 서씨 일당은 이런 이유로 전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낙요에게 충고했다.“군주님 미색에 현혹되지 마시오. 이는 군주의 금기입니다.”“부 태사님이 천궐국에서 데려온 병사들이 좀 많습니다. 모두 도성에 있는데 그분이 만일 다른 생각을 품으면 군주께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의 병사들을 각주에 파견하는 게 좋겠습니다.”“맞는 말입니다. 여국에 온 이상 여국에 충성해야 합니다. 그의 부하들도 여국의 군주가 장관 해야 합니다”“태사가 무슨 병사가 필요합니까?”“차라리 그의 병사를 소 장군의 금군에 편입하여 소 장군이 통솔하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이 말이 나오자, 대신들은 살짝 놀라서 서로 마주 볼 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어쩐지 일이 기교했다.역시
현학서원도 안정되었다.몇 개월 뒤의 무학 시험에서 다들 실력이 약간 향상되었다.그중 심면의 발전이 가장 크며 몇 개 항목의 시험에서 모두 일등을 차지하였다.어느덧 추석이 되었다.어화원에서는 작은 연회를 열었고 제사일족의 몇 명 제자들과 현학서원의 몇 명 학생들이 참석했다.“오늘은 가족 연회라고 생각하고 모두 격식 차릴 필요 없소.”하지만 다들 이런 장소에서 구속을 안 받을 리가 없었고 모두 매우 조용했다.심면이 먼저 일어나 말했다. “추석 달맞이 제가 군주께 검무를 추어 흥을 돋우겠습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곧이어 심면이 일어나 검무를 추었다.낙요는 매우 기뻐했고 그에게 작은 물건을 하사했다.강소풍은 혼자 술을 마시며 싫은 티를 내며 중얼거렸다. “저렇게 나서기를 좋아하다니, 좀 겸손해질 수는 없는거요.”임계천은 그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식불언.”강소풍은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는데 먹을 수는 더 없었다.그는 화원 쪽을 자꾸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이렇게 몇 사람밖에 참석하지 못했소. 시몽도 연회에 올 자격이 없다니, 분명 실망했을 거요.”임계천이 귀띔했다. “이게 어떤 연회인데 아무나 다 올 수 있겠소.”“제사일족 그 많은 제자와 현학서원의 그 많은 학생이 다 온다면 어원원에 앉을 곳도 없을 것이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시오.”말은 이렇게 했지만, 강소풍은 여전히 심시몽을 걱정했다.그녀는 섬세하고 예민한데 분명 많이 괴로워할 것이다.심면의 주동적인 행동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재주를 선보였다.이번 연회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표현하기에 좋은 기회여서 다들 매우 소중히 여겼다.분위기는 점점 시끌벅적해졌다.유생은 심지어 심면과 활쏘기까지 겨루었다.두 사람의 사격술은 막상막하였다.이에 유생은 매우 탄복했고 심면을 연신 칭찬했다.연회가 끝날 무렵 낙요는 모두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필묵지연, 창과 검 등 모두 평범한 물건들이었다.강소풍은 긴 창을 들고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심시몽은 과분한 총애에 놀랬다. “아...괜찮을까요?”강여는 통쾌하게 대답했다. “그럼, 괜찮지, 어서 가자꾸나!”말하며 강여는 곧바로 심시몽을 잡아당겼다.강여는 대부분 시간을 궁에서 보내고 오히려 공주부는 거의 가지 않는다.운몽전에서, 강여는 간직하고 있던 벽설냥을 가져오라고 했다.술을 올리며 정교한 안주와 떡도 따라 올라왔다.심시몽은 자리에 앉아 약간 서먹서먹했다. “공주의 침궁이 이렇게 넓을 줄 몰랐습니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두 눈에 부러움이 가득했다.강여는 술 두 잔을 따랐다. “후궁이 많지 않으니 비어 있는 궁전이 많아서 내가 내 마음대로 고른 것이다.”“벽설냥을 한 번 맛보거라. 오늘 밤 연회의 술보다 훨씬 낫다.”“이 한 단지 밖에 남지 않았구나. 이건 내가 돌아다닐 때 술꾼과 내기를 했는데 내가 이겨서 그에게서 받은 거다.”“이렇게 좋은 물건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구나.”심시몽은 조심스럽게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더니 순간 눈을 번쩍 떴다. “맵지 않고 약간 달콤합니다.”“그래, 하지만 이 술은 뒤끝이 세다.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적당히 마시거라. 나중에 취해서 추태를 부리면 부 태사께서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많이 마셨다.강여는 술을 마시며 몇 마디 달랬다. “너는 현학서원에서 잘하고 있으니 다음 연회는 꼭 참석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심시몽은 술에 취한 듯 얼굴을 붉히며 어리숙하게 웃고 있었다.“사실 저는 정말 공주님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제 언니요.”“당신들은 높이 솟은 태양처럼 눈이 부십니다. 어디서든 사람들은 당신들을 한눈에 알아차립니다.”“그러고 저는 아무리 애를 써도 다른 사람의 눈길을 받을 수 없습니다.”“저는 열심히 언니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언니와 저는 점점 더 멀어지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어쩌면 어려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만이 항상 자유롭고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는 거
강여는 거의 잊혀가는 과거를 평온하게 말했다.이런 이야기를 들은 심시몽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공주에게 이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강여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눈앞의 고난은 다 지나갈 것이다.”“지금 현학서원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보다 뛰어난 것이다.”“다른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태어날 때부터 잘난 사람은 없으니, 그 뒤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최선을 다하고, 너 자신이 되면 된다.”강여는 심시몽을 위로했지만, 심시몽은 이미 취한 상태로 헛소리를 하더니 탁자에 쓰러졌다.강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술을 주지 말 걸 그랬구나, 세 네 잔에 취해 쓰러지다니.”하마터면 서신을 쓰는 걸 잊을 뻔했다.강여는 급히 붓을 들고 서신을 한 통 써서 이한도로 보내라고 분부했다.오늘 류생이 검술을 가르쳐달라고 왔는데, 강여는 이한도의 상사검술이 류생에게 어울리는 것 같았다.그러나 이건 차강남의 검술이라 함부로 가르쳐 줄 수 없어 서신으로 물어보려고 하는 것이었다.괜찮다면 이 검술을 류생에게 가르쳐 주게 말이다.강여는 이번에 들어온 제자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각자 장점이 달라 앞으로 사부님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기를 바랐다.서신을 보낸 후, 강여는 심시몽을 부축해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그러고는 곧바로 방을 나섰다.한참 후, 아무런 소리가 없자 심시몽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텅 비었지만 웅장한 침궁을 보자, 심시몽은 왠지 모르게 서글펐다.심시몽은 편안한 베개를 베고 아쉬워서 한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렇게 심시몽은 공주의 침궁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오전에서야 현학 서원에 돌아갔다.많은 학생들이 심면 일행을 에워싸고 그들이 받은 보상을 토론하며 부러운 기색을 보였다.강소풍은 창을 들고 자랑하다가 고개를 돌려 심시몽을 보자 곧바로 창을 거두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어찌 이리 늦게 서원에 온 것이오?”심시몽은 웃으며 말했다.“엊저녁 공주와 함께
강소풍은 깜짝 놀라며 부러운 어투로 말했다.“정말? 무슨 맛인지 궁금하구먼.”심시몽은 웃으며 말했다.“공주께서 딱 하나라 아껴둔 것이라고 했소.”말을 마친 후, 심시몽은 앞으로 걸어갔다.강소풍은 한길 따라갔다. 원래 목소리가 커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원의 모두가 심시몽이 어제 공주의 침궁에서 잠을 자고, 공주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모두가 매우 궁금해했고, 많은 사람들이 심시몽을 둘러쌌다.강소풍은 계속 물었다.“참, 공주와 언제 그리 가까워진 거요?”“별거 아니오.”심시몽은 아무렇지 않은 척 책상을 정리했다.그러면서 연꽃 옥 장식을 빼어내고 조심스럽게 비단함에 넣은 다음 책상 위에 놓았다.옆에 있던 사람들도 궁금한 듯 물었다.“그러니까, 심시몽. 평소에는 얌전하더니, 언제 공주랑 사이가 그렇게 좋아진 거야?”“공주는 성격도 좋으시네, 너와 친하게 지내다니.”누군가의 의문에 심시몽의 안색이 변했다.“그게 어때서? 공주가 어릴 때 있었던 안 좋은 일도 얘기해 주셨는데.”“나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셨지.”이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정말?”“존귀하신 공주님께서 무슨 불우한 이야기가 있겠어?”심시몽은 말하기 싫었지만, 처음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아 주위 사람들의 추궁 끝에 공주의 과거를 이야기했다.하지만 너무 상세하게 이야기하진 않았다.그러나 이 말이 나오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공주의 불우한 어린 시절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들었어? 공주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께 팔릴 뻔했대. 그러다가 거지 신세가 되었다고 하더라.”“야, 들었어? 공주가 어린 시절에 가족들한테 청루에 팔려갔었대.”“정말? 그럼 어떻게 공주가 된 거래?”“운이 좋아서지. 청루에서 도망친 후 사방을 떠돌다 군주를 만난 거래.”“낙현책을 보면 알지, 공주도 군주께서 데려온 고아일 거야.”…낙요는 어화원을 지나면서 우연히 궁녀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듣고 의아했다.하여 월규를 불러 물어보았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