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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3화

부진환이 공식적으로 여국에 왔기에 두 사람은 조정에서 매우 엄숙한 자세로 만났다.

부진환은 그녀에게 매우 공손하게 인사했다.

“천궐국의 백성 부진환, 군주님을 뵙습니다.”

그의 말에 조정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낙요가 물었다.

“천궐국의 섭정왕이 아니오?”

“섭정왕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아무 관직도 없는 평범한 백성이지요. 전 재산을 가지고 여국에 온 것은 군주님께 의탁하기 위해서입니다. 받아주십시오.”

부진환의 입꼬리가 곱게 말려 올랐다. 그는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부진환의 발언에 조정의 대신들이 깜짝 놀라 서로의 눈치만 봤다.

그들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천궐국의 섭정왕이 더는 섭정왕이 아니라며 가산을 들고 자신의 군주에게 투항하러 온 것이기 때문이다.

자리에 있던 몇몇 나이 많은 대신들은 오래전의 일을 알고 있었다.

오직 여자를 위해 남자가 자신의 모든 지위를 버리고 왔다는 걸 그들은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여인이 자신의 군주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부진환은 책자를 건네주며 말했다.

“제 전 재산입니다. 필요하신다면 모두 여국에 기부할 생각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그가 가리키는 게 어떤 재산인지 깨닫지 못했다.

옆에 서 있던 시위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운정 비단 이백 필, 운상 옷 예순 벌, 금붙이 사백 개, 모두 칠백 근입니다. 병기 단조도 삼백 장, 진귀한 꽃모종 팔백 종, 향신료 구백 종...”

시위가 긴 책자를 오랫동안 읽었다.

궁전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모두 충격받은 눈치였다.

전부 돈이었고 많은 물건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진귀했다.

부진환은 자신의 모든 재산을 들고 온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읽고 나서야 책자의 모든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막대한 재력을 여국에 기부하는 그의 의도를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자, 낙요가 입을 열었다.

“뭄무와 지략을 겸비한 각하께서 여국에 오신 것은 여국의 행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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