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우유가 그 사람들을 소집하러 갔다.침서는 팔짱을 끼고 덤덤하게 말했다. “나는 참석하지 않겠다. 근처에 가서 좀 돌아보겠다.”낙요가 침서를 불렀다. “양행주 소식이 있으면… ““걱정하지 말거라, 제일 먼저 너에게 알려주마.”이 말을 끝내고 침서는 느긋한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잠깐 후 우유가 돌아왔다.따라온 사람들 속에는 박씨 집안 봉시, 천궁도의 부소 및 그의 아버지 부원뢰, 그리고 반귀성과 귀도의 사람들이 있었다.강여, 주락, 계진도 모두 돌아왔다.어렵게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이었다.낙요는 몹시 감격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모두 달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부원뢰가 웃으며 말했다. “별말씀이오. 당연한 일이오.”봉시도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런 큰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오.”“가져올 수 있는 기관은 모두 가져와서 산에 매복해 두었소.”우유가 다급히 손짓했다. “어서 오세요. 방 안으로 들어가서 천천히 이야기합시다.”사람들은 방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양행주를 잡을 계획을 의논했다.낙요도 그동안 양행주는 나타났지만, 부진환은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보아하니 양행주도 일단 그들의 속내를 살피어 대진 위치를 파악한 후에 착수할 생각인 것 같다.비록 그들은 천라지망을 펼쳤 놓았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낙요는 생각하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양행주는 너무 많은 금술을 익혔습니다. 그는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걸었으니, 그를 상대하려면 한 수 남겨 두어야 합니다.”우유는 살짝 놀랐다. “너의 뜻은?”낙요는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악귀는 반드시 소멸해야 한다.”낙요는 지도에서 중심 진안 위치를 짚으며 말했다. “대진은 이곳에 설치한다!”“만약 양행주가 정말 동초를 부활했다면, 절대 그들을 이 산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이 말을 들은 강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놀라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부님, 사부님 목숨으로… “낙요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전에 우리도 동초 대제사장과
몇 사람은 박혼진 쪽으로 달려갔다.하지만 이때, 하늘에서 아신이 날아갔다.하지만 그는 공중에서 맴돌 뿐 내려오지 않았다.낙요는 살짝 멍해졌다.그녀는 실눈을 뜨고 그윽한 눈빛으로 전방 사람들을 슬쩍 쳐다보았다.사람들은 황급히 박혼진 쪽으로 달려가 주위를 경계했다.그들은 그 흑기를 보았다.“저쪽입니다!” 누군가 소리치자,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누군가 말했다. “그를 유인해 왔으니, 그를 이 진법에 가둘 수 있습니다!”이것은 그들의 원래 계획이 맞았다.하지만 낙요는 생각을 바꾸었다.그녀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더니, 갑자기 그 상처를 입은 제자를 진법 속으로 밀쳐버렸다.삽 시에 금광이 떠오르며 진법이 나타났다.뭇사람은 깜짝 놀랐다.믿을 수 없다는 듯 낙요를 쳐다보며 그녀의 이 행동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진법 속 그 상처를 입은 제자도 망연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대제사장, 왜 저를 밀쳐버린 겁니까?”낙요는 날카로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누굴 속이려고? 양행주!”진법 속 제자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눈빛은 점차 어두워지더니, 원래의 목소리를 회복했다. “언제 알아차렸소?”역시 양행주였다!조금 전 아신이 공중에서 맴돌고 다시 이 상처를 입은 사람을 보니, 걸음걸이가 안정적이었다.역시 다친 척 연기였다.“당신은 언제 우리 제사일족 제자로 가장한 거요?”낙요는 양행주는 예전에 약로의 신분으로 제사일족에 있었으니, 제사일족 제자들에 대해 익숙하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일찍이 제사일족 제자로 가장할 생각을 했는데, 요 며칠 마침 그 제자의 위치를 찾고 있는 틈을 타 그들 내부로 들어온 것 같다.양행주는 가면을 확 찢었다.갑자기 낙요 등 뒤를 향해 소리쳤다. “침서! 움직여!”낙요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과연 침서가 경공으로 날아오고 있었다.하지만 침서는 천천히 착지만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양행주의 안색은 어두워졌다.그는 호통쳤다. “침서! 네가 감히 나를 배신해?”침서는 냉랭하게 입을 열었
낙요는 미간이 흔들렸다. 비록 우기는 아니었지만 강물의 흐름이 거셌다.양행주의 작은 배로는 세 사람을 견딜 수 없을지도 몰랐다.그러나 눈 뜨고 부진환을 데려가는 모습을 가만히 볼 수는 없었다. 양행주가 이 길을 택했으니, 곧바로 동굴에 가는 게 분명했다.여기까지 생각한 낙요는 검을 뽑아 들어 배 위의 양행주를 향해 겨눴다.양행주는 곧바로 검을 들고 막으며 낙요와 교전하기 시작했다.낙요는 그제야 양행주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감도는 걸 발견했다. 사악한 영혼의 기운도 가득했다.정말 미친 짓이었다. 사악한 영혼까지 삼켜 자신의 힘을 키우다니.동초 대제사장을 위해서 그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었다.그러니 감히 박혼진을 풀고, 중상을 입어도 낙요와 교전할 수 있는 것이었다.그러나 양행주는 낙요의 상대가 아니었다.양행주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하마터면 낙요의 검에 찔려 강물에 빠질 뻔했다.그러나 뒤로 넘어질 때, 양행주는 손으로 배를 잡고 다시 올라와 부진환을 앞세웠다.“낙요, 뒤를 보시오!”양행주는 웃으며 입가의 피를 닦았다.강물이 워낙 세차 양행주가 뛰어들지 않을 거라 생각한 낙요는 뒤를 돌아보았다.그러자 강회현에 검은 기운이 감도는 게 보였다.낙요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지금까지 난 세상을 돌아다니며 십여 년을 거쳐 수백 마리의 사악한 영혼을 수복했소.그것들이 모두 모이면, 천재지변이 일어날 것이오.”“제사 일족의 제자들을 강회현에 보내 진을 세워 음기의 확산을 막아 백성을 지키라고 했다는 걸 알고 있소.”“하지만 당신의 진은, 사악한 영혼을 막을 수 없소.”“반 시진만 있으면 강회현의 진법을 파괴해 확산할 것이오.”“그렇게 되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소.”“점점 확산하면 여국, 심지어 이 천하가 무너질 것이오!”양행주는 득의양양한 어투로 서서히 말을 이어갔다.낙요도 그 막강한 힘이 느껴졌다. 집혼산의 악귀보다도 수백 배는 강했다.역시나 양행주는 준비를 하고 온 것이었다.그의 말이 맞았다. 그 사악한 영혼의
낙요의 선택을 본 부진환은 원망은커녕 오히려 자신이 짐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양행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세상 사람들은 모두 매정하오.”“당신이 연모하는 여인도 마음속에는 그저 천하와 책임을 담고 있을 뿐이오.”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양행주를 바라보았다.입을 열려는 부진환을 보자, 양행주는 곧 혈 자리를 풀어주었다.“유언이라도 남기시오.”부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대는?”“동초를 부활시키기 위해 수십 년간 집착해 왔는데도 매정한 사람이란 말이오?”양행주는 침묵하며 노를 젓기 시작했다.“동초 대제사장은 당신의 사부님이오. 생전에 가장 지키고 싶었던 건 당신뿐만 아니라 여국 백성들도 있을 것이오.”“오늘, 동초 대제사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소?”이 말을 들은 양행주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개를 돌리겠지.”“하지만 난 원망하지 않소.”“내 죽음으로 대제사장이 잘 살아만 있는다면, 기꺼이 죽겠소.”양행주는 덤덤한 어투로 말을 이어갔지만, 속으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부진환은 배에 앉아 낙요가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자신의 죽음으로 낙요가 잘 살아갈 수 있다면, 충분하다.-멀지 않은 숲속에서, 낙요는 강회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나침반은 우유 손에 있으니, 낙요는 우유가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양행주는 이번 계획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으니, 혼자는 양행주를 막을 수 없다.양행주는 또 다른 계획이 있는 게 분명했다.낙요는 그저 숲속에서 몰래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박혼진은 이미 파괴되었으니, 두 번째 진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낙요는 몰래 따라가며 강 위의 배를 지켜보았다.양행주는 산 아래에 도착해 부진환을 데리고 산으로 올랐다.낙요는 멀리서 따라가며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동굴에 들어가기 전, 낙요는 신호탄을 점화했다.우유에게 이곳의 진법을 여는 게 마지막 계획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동굴 안은 매우 어두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대제사장을 한단 말이오?”낙요는 부진환의 손을 꽉 잡고 검을 쥔 채 입을 열었다.“당신이 내 자격을 논할 처치는 아니오!”양행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침서를 보며 말했다.“침서, 막으시오! 부진환이 도망치면 당신도 살아남지 못하오!”침서는 장검을 꽉 잡고 자신을 억제했지만, 손을 떨고 있었다.그 익숙한 반응을 보자, 낙요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침서에게 물었다.“양행주가 유일하게 쓴 사상환이 당신이었단 밀입니까?”침서의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니, 그는 양행주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게 분명했다.일찍이 생각했어야 했는데!낙요가 이미 눈치채자, 침서는 분사검을 뽑고 살기 가득한 기세로 말했다.“여기는 나한테 맡기시오!”양행주는 그제야 한시름 놓고 돌아갔다.제사 진법을 이미 완성했으니, 이제 봉인을 풀고 부진환을 진법에 넣으면 동초를 풀어주는 동시에 부진환의 몸을 차지하게 할 수 있었다.그렇게 완전히 부활하는 것이다!낙요는 부진환의 팔목을 잡아보니 내력을 모두 잃은 게 보였다.하여 낙요는 부진환을 뒤로 물러 세우고 침서를 경계했다.둘은 아무 말도 없었지만, 시선이 마주친 순간 살기가 흘러넘쳤다.검을 들고 치열하게 교전했지만, 두 사람은 아무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저 시간을 조금 끌었을 뿐이다.순간, 침서는 검을 들고 부진환을 향해 겨눴다.낙요는 막으려고 했지만, 침서의 분사검은 역시나 부진환의 팔을 베였다.칼날의 피를 본 후, 침서는 거리를 두었다.낙요는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부진환을 죽일 기회가 있었으나, 손을 베였을 뿐이었다.“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침서는 뒤를 돌아보았다.낙요도 뒤를 돌아보았고, 양행주는 이미 진법을 풀고 있었다.대량의 음기가 돌 문에서 흘러나오고, 곧 봉인이 풀리려 했다.양행주는 동초를 부활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금술을 행했다.동초를 부활시킨다고 해도, 양행주는 살아서 동굴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침서는 고개를 돌리고 낙요를 보더니 미소
낙요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이런 결과일 줄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부활한 동초는 생전 동초가 아니었다.지금의 그녀는 원념과 증오로 가득했다.그녀는 손에 장검을 꽉 움켜쥐고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쳐다보았다.“어서 가세요! 지금 떠나면 늦지 않습니다!”동굴 밖의 우유는 이미 봉인이 파괴된 것을 느꼈고 동초가 풀려났다는 것을 느꼈다.어쩔 수 없이 나침반을 꺼냈고, 눈시울을 붉히며 최종 진법을 열었다.낙요도 진법이 열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나는 안 간다. 가려면 함께 가자!” 부진환은 그녀의 손을 잡고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조급해 난 낙요는 그를 뒤로 밀었다.“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어서 나가세요!”“저에게 동초를 상대할 방법이 있습니다.”하지만 부진환은 믿지 않았다. “너의 방법은 바로 그녀와 함께 죽는 것이냐?”그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처한 환경으로 볼 때, 쉽게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낙요는 동굴에 따라 들어갈 것이다.그럼, 그녀는 진작에 계획을 세웠을 거다.그녀는 절대로 동초가 부활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게 두지 않을 것이다.낙요는 살짝 놀랐다.부진환은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부진환은 오히려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청연, 나는 주술 같은 건 잘 모른다. 그래서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내가 할 수 있는 건, 너와 함께하는 것뿐이다.”“생사를 불문이다.”낙요는 흠칫 놀랐다.부진환의 단호한 눈빛을 보며 낙요는 눈시울을 붉혔다.“좋습니다. 생사를 함께합시다.”진법은 열렸고 금광이 지면에서 피어올라 대량의 음산한 기운을 격퇴했다.침서 주변의 흑기도 많이 사라졌다.하지만 흑기가 흩어지자, 여인의 얼굴이 나타났다.바로 동초였다.그녀는 이미 완전히 이 몸을 차지했다.그녀의 눈빛은 잠시 맑았다.그녀는 자신의 몸과 이곳 진법을 내려다보았다.눈빛은 멀지 않은 곳의 낙요를 쳐다보았다.“낙요 대제사장, 우리 또 보는군요!”“나와 함께 죽고 싶은 거요?”“그럼, 나는 당신을 먼저
부진환은 고개를 숙이고 자기 팔의 피를 쳐다보았다.그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고래를 숙여 낙요에게 물었다. “혹시 내 피로 그녀를 억제할 수 있을까?”낙요는 양행주가 특별히 동초와 혈연관계가 있는 후손들을 찾아 제사를 지낸 것은 아마도 최초의 봉인이 동초의 혈통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아마 가능할 겁니다.”답안을 얻은 부진환은 즉시 비수를 뽑아 서슴없이 손목을 그어 피가 진법 속으로 흘러들게 했다.“당신!” 낙요는 깜짝 놀랐다.부진환의 피가 진법 속으로 흘러들자, 그의 팔에 금색 무늬가 생겼다.부진환은 마음속으로 몹시 기뻤다.“보아하니 소용 있다!”부진환은 이런 것에 대해 잘 모른다.그러나 낙요는 진법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하지만 불에 타는 고통을 느낀 동초는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울부짖으며 달려들었다.전방에 검은 기운이 덮쳐와 낙요와 부진환을 포위했다.낙요는 장검을 휘두르며 즉시 부진환 앞을 가로막으며 동초를 행해 소리쳤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당신 외손자입니다!”“여철의 아들입니다!”낙요는 동초를 깨우려고 시도했다.동초는 흑기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리고 그녀는 진법 속에 있던 분사검을 들고 있었다.낙요의 말을 들은 동초는 순간 깜짝 놀랐다.하지만 곧 그녀 온몸의 살기는 더욱 강렬해졌다.“그럼, 더욱 죽어야 마땅하다!”“천궁제의 더러운 혈통은 이 세상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낙요는 깜짝 놀랐다.동초의 원념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다.아마도 희망이 없는 것 같다.동초와 함께 죽는 방법뿐이다.낙요는 검을 들고 동초와 싸우기 시작했다.하지만 동초는 지금 침서의 분사검을 들고 자유자재로 휘둘렀다.낙요는 온몸에 상처투성이였지만, 동초를 조금도 건드릴 수 없었다.부진환은 낙요 앞으로 달려왔다.그는 분심검의 칼날을 꽉 잡았다. 순간 선혈이 검을 물들였다.동초가 다시 공격해 오자, 낙요는 검을 들고 막았다.생각밖에 동초는 놀라서 뒤로 약간 후퇴했다.낙요
부진환의 입가에 한줄기 미소가 번졌다.그는 낙요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 “너와 함께 죽을 수 있어서 내 평생 행운이다.”낙요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를 꽉 끌어안았다.“당신 몸에 용의 기운이 있습니다. 당신은 원래 황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왜 하필 나와 함께 여기서 죽으려고 합니까? 동초의 부활을 막는 건 대제사장인 나의 책임입니다. 당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일입니다.”부진환은 마음 아파하며 그녀의 눈물을 털어냈다. “너는 내 처고 부부일체요. 어찌 나와 무관할 수 있겠느냐?”“게다가 나는 동초의 외손자로서 모르는 체할 수 없다.”“오히려 하늘이 고맙구나. 마지막 길을 너와 함께 갈 수 있어서.”낙요는 부진환의 품속에 기대었는데 갑자기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몸에 무엇입니까? 왜 이리 딱딱합니까?”부진환은 살짝 놀라더니 곧바로 겉옷을 풀어 헤치고 허리에 묶은 화약을 떼어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 “이것은… “부진환이 대답했다. “양행주는 의심이 많아. 만약 이번에 사람을 많이 데리고 오면 양행주는 알아차릴 거야. 나 또한 무고한 사람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어.”“그래서 이 물건을 준비했다. 만약 동초가 내 몸을 빌려 부활한다면 이 화약을 써먹을 수 있으니까!”“그녀를 폭사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녀가 필요한 육신을 없앨 수는 있으니, 악인을 돕지 않은 셈이잖느냐?”하지만 이 물건이 쓸모가 없게 되었다.하지만 생각밖에 침서가 진법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부진환도 원래는 침서를 진법 안으로 밀 생각이었다.“침서가 그의 사명을 완성했다고 했는데 무슨 뜻이냐?”부진환은 의아했다.낙요도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저도 모릅니다.”“그는 저에게 많은 일을 속이는 것 같습니다.”낙요도 침서가 진법 안으로 달려들어 동초가 그의 몸에 들어가게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리고 그녀도 분사검을 통제할 수 있었다.어쩐지 오래전에 침서를 포위 공격했을 때, 침서가 분심검을 통제하면서 일부러 그녀에게 암시
“대체 뭘 하려는 거냐!”초경이 매섭게 물었다.“나는 살고 싶다. 나를 풀어주면 안전한 곳에 가서 이 여자를 풀어주마.”그 말을 듣고 초경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너를 풀어주면 천초를 놓아줄 것이라 믿지 않는다.”묵계가 담담하게 웃었다.“비록 웅황주가 나를 몰아냈지만, 이미 이 여인의 몸에 혼을 한 가닥 남겼다. 지금 두 가닥의 혼이 몸에 들어있으니, 7일 후 혼을 잃고 나의 몸이 될 것이다.”“이 몸은 이제 내 것이다.”“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얘기할 자격도 없다. 내 말대로 해야 이 여자는 살 기회가 있다!”“나를 놓아주거라!”묵계의 위협에 초경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를 억눌렀다.“가거라.”“3일 후, 반드시 천초를 만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널 찾아 죽일 것이다.”묵계가 입꼬리를 올렸다.“좋다!”말을 마치고 묵계는 약사의 몸을 끌고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낙현책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정말 이렇게 풀어주는 것입니까? 천초 고모를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초경은 묵계가 떠난 방향을 빤히 보며 말했다.“괜찮다.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낙현책은 살짝 놀랐다.이내 다들 그녀를 따라갔다.그들은 바닷가 암초에서 묵계를 따라잡았고 그녀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유생은 그녀가 중독된 것을 알아차렸다. 발목을 보니, 어느새 뱀에게 물려 있었다.유생이 고개를 돌려 초경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초경이 한 일인 것 같았다.초경은 놀라지 않고 마음 아픈 표정으로 송천초를 안았다.“천초를 데리고 먼저 돌아갈 테니 너희들은 부 태사를 돕거라.”“예!”이내 초경은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다들 부 태사를 도우러 갔다.부진환은 병사를 이끌고 동하국을 공격했다. 비록 동하국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방어에 강한 성벽과 무기가 없었고 선박뿐이었다.여국 병사들이 끊임없이 섬에 오르고 있으니, 동하국이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초경은 송천초를 안고 청주로 돌아와 묵계의 혼을 어떻게든 몰아내려고 했지만, 줄곧 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금색 진법이 나타나 묵계를 진법 안으로 가두었다. 귀를 뚫을 듯한 그 노랫소리는 진법 속에 가로막혔다.흰옷을 입은 제사장족 제자 수십 명이 하늘에서 나타났다.그들은 복숭아나무 위에 가볍게 서서 열 손가락으로 진법을 그렸고 손끝에는 금빛 부문이 흐르고 있었다.묵계는 깜짝 놀란 후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깜짝 놀라 송천초를 바라보았다.“너구나!”송천초가 차갑게 웃었다.“설마 내가 혼자 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묵계는 굳은 표정으로 분노에 찬 듯 말했다.“괘씸하구나! 너에게 속다니!”그때, 밖에서도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송천초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가 사람을 데리고 동하국을 공격했으니, 당신은 도망가지 못할 것입니다.”“차라리 순순히 잡히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그녀는 어젯밤 묵계를 만난 후 막사로 돌아가 바로 이 일을 부진환에게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부진환은 그 여자가 동하국 약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초경도 분명 그 여자의 손에 있을 테니 그에 따른 계획을 세웠다.그녀가 혼자 묵계를 만나러 간 것도 다른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기관선을 이용해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묵계가 뱀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송천초는 웅황을 가득 챙겨 몸을 지키려 했다.묵계는 진법 속에서 절망하여 초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너와 나도 동족이라 할 수 있다. 나한테 한 짓을 다시 너한테도 할 것이다! 사람은 절대 믿어선 안 된다!”“정말 저 사람들을 도우려는 것이냐?”“초경. 난 너를 죽이려 한 적 없다!”초경은 한숨을 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의 처지가 안쓰럽지만, 우린 동족이 아니다.”“우린 다르니, 같다고 하지 말거라.”“너의 딱한 처지를 보아, 솔직히 말하마. 동하국은 곧 멸망할 것이니, 너도 원수를 갚은 셈이다. 마음 놓고 떠나거라.”그 말을 듣고 묵계는 넋을 잃고 그들을 싸늘하게 훑어보았다.“죽으려면 함께 죽겠다!”묵계는 하늘을 향해 소
“그는 감금되었다. 우리는 그를 구할 수 없다. 그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너의 몸과 나의 힘을 합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기회가 있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는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입니까?”묵계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느냐? 그를 구할 수도 있고 그와 같은 수명을 가질 수도 있다.”“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하지만 대가로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할 수 있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색에 잠겨 대답하지 않았다.묵계가 말을 이었다.“이곳은 동하국이다. 그들이 설치한 함정에 나는 들어갈 수 없고 평범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들어가도 그를 구할 수 있겠느냐?”“우리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 잠시 힘을 합쳐 그를 구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 떨어지는 것이 어떠냐?”묵계가 한참 말을 한 뒤에야 송천초는 그녀의 말을 허락했다.“좋습니다. 허락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 묵계는 기쁠 따름이었다. 송천초가 이렇게 쉽게 넘어올 줄은 몰랐다.만약 이 몸을 빼앗는다면 초경에게 청신요를 쓰지 않아도 된다.“좋다. 바로 자리를 옮겨서 시작하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고 묵계를 따라 복숭아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갔다.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복숭아나무였고 다른 것은 없었다.송천초는 묵계의 말에 따라 다리를 꼬고 앉았다.묵계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와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었다.“시작할 것이다. 조금 불편할 테니 참거라.”묵계는 말을 마치자마자 시작했다.송천초는 괴로워하며 눈살을 찌푸렸고 온몸의 기운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던 복숭아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밀실에서 독을 없애려 애쓰고 있던 초경은 순간 송천초의 존재를 느꼈다.그는 번뜩 눈을 뜨고 송천초가 주위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초경은 마음이 초조했다. 그는 송천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독을 없애기도 전에 다급히 밀실 문을 부수고 뛰쳐나갔다.묵계의 혼이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그 여자는 분명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송천초를 향해 걸어오는 도중 옷과 머리카락이 말랐다.송천초는 위험을 감지하고 바로 사람을 부르려 했다.그녀가 있던 곳에 마침 암초가 있어 그 여자의 모습을 막았다. 옆에 바로 청주군의 막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대담하게 이곳으로 오다니!송천초가 사람을 부르려는 그때, 여자가 입을 열고 그녀를 저지했다.“나는 적의가 없다. 그저 너를 찾으러 왔다.”“저요?”송천초는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송천초라 하느냐?”묵계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본 기억 속의 그 여자와 똑같이 생겼다.“어떻게 아는 것입니까?”묵계가 웃으며 말했다.“나는 묵계라고 한다. 초경이 위험에 처해 있어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졸이며 저도 몰래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갔다.“무슨 일입니까?”“당신은 대체 무슨 사람입니까? 어찌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묵계 뒤에서 뱀 꼬리가 나타났다.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나는 그와 동족이다. 그가 너를 찾아오라 한 것이다.”“만약 그를 구하고 싶다면 오늘 밤 홀로 이곳에 오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너를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가겠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물었다.“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동하국입니까?”“그곳 말고 더 있느냐?”“오직 너만이 그를 구할 수 있다.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거라. 초경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내가 시킨 대로 하거라.”말을 마치고 묵계는 경계하며 막사를 힐긋 보고 몸을 돌려 바다로 사라졌다.송천초가 추궁하기도 전에 묵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무슨 사람인지 말한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종일 불안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경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병사가 상황을 보러 왔다.“방금 이쪽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보러 왔습니다. 무슨 일 없는 것입니까?”송천초는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게 들리는 그 노랫소리는 그의 의식을 흐릿하게 했다. 그는 애써 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자꾸 귀를 파고들었다.초경은 한참 몸부림치다가 결국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쓰러졌다.묵계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제야 그에게 다가갔다.“너를 상대하기가 참 어렵구나. 하지만 나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인어족의 청신요는 죽어가던 사람도 깨울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현혹해 행동을 조종할 수도 있다. 쉬이 사용하지 않던 방법인데 이렇게 너에게 쓰게 됐구나.”묵계는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초경의 얼굴을 스쳤다.“청신요로 너의 기억을 바꾸면 오늘부터 나의 명을 따르며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거부하지 말거라. 자칫 잘못하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묵계는 웃으며 말을 마치고 손을 초경의 머리 위에 얹은 후 청신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맑은 소리가 주문처럼 초경의 귓가에 맴돌면서 바늘처럼 그의 머리를 파고들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묵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먹였다.그녀는 의지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을 본 적 없었다.묵계는 싸늘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지 봐야겠구나!”그녀의 손끝이 초경의 미간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그의 기억 속에는 온통 다른 여자뿐이다.그것도 평범한 여자였다.청신요의 통제를 받지 않고 기억을 지우지도 못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니.묵계는 내키지 않았다. 그 여자가 자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원인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고작 수십 년의 수명만 갖고 있어 결국 늙어 죽기에 그들과는 다르다.감정이라는 것을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육체가 다치지 않았다면 청신요를 쓰는 것도 애먹을 리 없었을 것이다.보아하니 이 방법으로는 그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그럼...묵계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묵계는 초경을 업고 돌아가 밀실에 가두었다.묵계는 그녀가 자리를 비웠을
묵계는 이 남자를 죽이기 아까웠다. 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수명을 갖고 있어 함께 수련할 수 있었다.이런 사람을 또 찾기 어려울 것이다.초경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의아했다.“그럼, 너는 진정한 약사가 아니냐?”묵계가 콧방귀를 뀌었다.“물론이다.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 나의 몸을 망가트렸으니, 그녀가 바다로 들어간 기회를 틈타 그녀를 죽이고 몸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뱀의 기운은 무슨 수를 써도 사라지지 않았다.”“그동안 약사의 신분으로 동하국에서 지내며 바다에서 보물을 발견하여 일반인과 다른 힘을 얻었다고 그들을 속이고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찾게 했다.”“이로써 그들의 내전을 일으켜 영원히 평화로이 지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나의 한을 풀었다!”초경은 그제야 이유를 깨달았다.“여국 바다에 있는 진도 네가 깬 것 같구나.”초경은 부진환에게서 여국과 동하국의 전쟁에 관해 많은 얘기를 전해 들었다.다들 대진이 깨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하국 사람은 여국 땅으로 침입할 수 없다.하지만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눈앞에 있는 이 괴물은 할 수 있었다.역시나 묵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나다.”“내가 아니었다면 동하국 사람은 평생 여국 땅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초경이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복수를 하고 싶지만, 동하국 사람을 모두 죽이지 않았다. 살생을 저질러 화를 입고 싶지 않은 것이구나.”“그래서 대진을 파괴하고, 동하국 내전을 일으키고 그들을 선동하여 여국을 공격한 것이냐? 그들이 전쟁으로 죽게 만들려는 것이냐?”“아주 완벽한 계획이구나. 하지만 전쟁을 일으켰으니, 결국 운명의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묵계가 만족스럽게 웃기 시작했다.“나의 계획을 알아차리다니 정말 똑똑하구나.”“그들이 싸우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대진이 사라졌다 해도 여국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나와 상관없다.”“내가 화를 입는다 해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그는 이내 약사를 찾으러 갔다.그러나 도림을 벗어나기도 전에 초경은 앞에 길이 없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자리에 멈춰 서서 사방을 관찰하다 이곳이 미로라는 깨달았다. 그는 손바닥을 들었지만,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자세히 맡아보니, 바람 속에 복숭아 꽃향기와 옅은 약재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독이 있다!뒤에서 여유로운 발소리와 묵계의 웃음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왜 앞으로 가지 않습니까?”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의 묵계는 무서운 표정이 조금도 없었고 오히려 득의양양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초경은 가슴이 떨려왔고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네가 바로 약사냐?”묵계가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먼 곳에서 나를 찾아왔는데, 약사라는 이름만 알고 계십니까? 제 이름도 모르는 것입니까?”“다들 저를 자릉약사라 부릅니다.”“이곳에 온 순간부터 알아차렸습니다. 비록 신분을 모르지만, 홀로 이곳에 온다는 건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겠지요. 그래서 도림에 손을 조금 썼습니다.”“도림에 들어선 후부터 이미 중독되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을수록 독은 더욱 세질 것입니다.”“그리고 이 독은 사족을 겨냥한 독입니다.”묵계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초경을 바라보았다.초경은 슬쩍 내공을 써봤지만, 사지가 무기력했다. 무언가가 갑자기 그의 경맥을 막은 것처럼 내공이 안정을 잃고 통제하기 어려웠다.그는 손을 움켜쥐고 불편함을 참으며 내색하지 않았다.“사족? 나를 무서워하지 않은 것이냐? 넌 대체 누구냐?”초경은 의아했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이상할 것 없이 평범한 사람 같았다.묵계가 가볍게 웃자, 뒤에 환영이 나타났고 그녀의 꼬리가 보였다.하지만 재빨리 사라져 버려서 초경은 뱀 꼬리인지 아닌지를 똑똑히 보지 못했다.“공자, 우린 같습니다.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주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묵계는 흥미진진하게 초경을 훑어보았고 눈빛에는 탐욕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초경의 강한 수위를 탐내
정확한 위치를 얻고 초경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동하국 사람들은 무서울 것 없으니, 먼저 약사를 해결해야 한다!바람이 불어오자마자 초경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바로 도림으로 도착했다.그가 도림에 나타나자, 불어온 바람이 꽃잎을 떨어뜨렸다.초경은 걸음을 옮겨 앞에 있는 정원을 향해 걸어갔다.그는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뱀의 기운이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정원을 살펴본 후 손을 들어 장풍으로 정원 문을 부쉈다.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초경은 걸음을 옮기며 정원을 관찰하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떠나려 했다.그 순간, 그의 시선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으로 향했다.뱀의 기운이다!그는 앞으로 걸어가 그림을 젖혔고 역시나 문 하나가 나타났다.그는 문을 열고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갔다.구불구불한 형태의 아래로 향해 있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암도였다.아래로 걸어가니 밀실이 보였다.그곳에는 뱀의 기운이 가득했다.구석진 곳에 바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가 뱀을 잡아 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장풍으로 밀실 문을 열고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상대를 죽이려 했다.하지만 상대에게 가까이 가자, 밧줄에 묶인 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보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제때 공격을 멈추었다.그가 내뿜은 살기가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직였다.그녀는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초경이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너는 누구냐? 약사는 어디 있느냐?”그녀는 일반 백성 차림에 묶여 있었다. 그녀의 옷은 더러웠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있어 이곳에 갇힌 듯했다.“전... 묵계라 합니다.”여자는 무서워하는 듯 말을 더듬었다.“너한테 관심 없다. 약사는 어디에 있느냐?”“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약사는 보통 이 시진에 바다에 있습니다.”묵계가 얌전히 답했다.답을 들은 초경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묵계는 깜짝 놀랐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