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낙요의 말도 맞았다. 그녀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싸움을 벌인다면 사상자가 나올 게 분명했다.부원뢰가 망설이던 그때.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 뭐 하는 거요!”이 모습을 본 부소는 곧바로 외쳤다.“어머니!”부원뢰는 안색이 확 바뀌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부인이 성큼성큼 다가와 부원뢰의 머리를 손으로 퍽하고 쳤다.“또 뭐 하는 짓이요? 왜 우리 아들을 붙잡는 거요!”“모두 이 손 놓아라!”부원뢰는 어두운 안색으로 낮게 호통쳤다.“사람이 많은데 체면이라도 좀 세워주시오!”“체면을 세워줬더니 성가신 일만 늘어나고 있소!”냉예는 매서운 눈빛으로 부원뢰를 노려보았다.“하산해서 상황을 알아보라 했더니 지금 뭐 하는 거요?”“황족이 병사를 파견해 공격하고 있소! 모르는 것이오?”부원뢰는 급히 설명했다.“부인, 우리 아들이 산에 데리고 온 여인이 바로 대제사장이오!”“이 여인이 아들을 선동해 내 서신을 훔친 거란 말이오!”이 말을 들은 냉예는 살짝 놀라더니 경계하는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낙요를 훑어보았다.냉예는 매우 엄숙한 얼굴이었다.“당신이 바로 대제사장인가? 부소에게 그 서신들을 훔쳐 오라고 시킨 자?”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예.”이 말을 들은 냉예는 곧바로 웃으며 다정하게 낙요의 손을 잡았다.“그렇다면 제대로 감사 인사를 해야지!”“밥은 먹었냐? 배는 고프지 않으냐?”말을 마친 냉예는 곧바로 분부했다.“여봐라, 어서 아침 식사를 준비해라!”이 모습을 본 부원뢰는 깜짝 놀라 안색이 변했다.그러면서 급히 냉예를 보며 호통쳤다.“부인, 제발 정신 좀 차리시오! 지금 그런 사사로운 원한을 따질 때가 아니오!”“황족이 우릴 친 건, 대제사장의 원인도 분명히 있을 것이오! 이 여인 때문에 천궁도의 존망을 걸 순 없소!”이 말을 들은 냉예는 되려 호통쳤다.“조용히 하시오!”“우리 아들의 친구이니, 음흉한 자는 아닐 것이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면 될 것을, 어찌 손부터 댄단 말이오?”“몇 년
말을 마치자, 부원뢰와 냉예는 모두 깜짝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낙요는 곧바로 설명했다.“제가 서신을 들고 가 황후의 실체를 밝히자, 황상께서 크게 노하셨습니다.”“황후는 고묘묘를 지키기 위해 천궁도의 위치를 황상께 밝혔습니다.”“이번에 저는 부소에게 이 일을 알리고자 온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냉예는 차갑게 고개를 돌리고 부원뢰를 보며 비꼬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아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해 천궁도가 위태로워질까 봐 걱정했다더니, 결국 군대가 여기까지 찾아온 건 모두 당신 덕분이구먼.”부원뢰는 어두운 안색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그 여인이란 말이냐?!”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고묘묘가 그들의 손에 있으니 하산하라는 것도 다 거짓말입니다.”“고묘묘는 이미 침서의 손에 죽었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소는 살짝 놀라더니 감탄하는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보았다.역시나 이 말을 들은 부원뢰는 긴장하기 시작했다.“뭐? 침서의 손에 죽었다고?”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사실 고묘묘는 침서와 일찍이 혼인했습니다. 하지만 침서는 저를 연모했고, 고묘묘는 저인 척 대신 혼인하여 침서를 속였습니다.”“그렇게 침서에게 시집을 갔다가 하루도 편히 있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하다가 죽었습니다.”“고묘묘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찾아온 것도, 다 황상의 계략입니다.”“그들은 고묘묘를 이용해 천궁도를 일망타진하려는 겁니다.”이 말을 들은 부원뢰는 그제야 깨달았다.“그래서 고묘묘가 그들 손에 있다는 서신을 두 통이나 받은 거구나.”부원뢰가 이 말을 믿자, 그제야 낙요는 마음이 놓였다.황후와 고묘묘를 해결하고, 부소 집안의 삶을 파괴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부소와의 약속을 지킨 셈이었다.비록 고묘묘는 지금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의 손에서 살고 있지만, 고묘묘가 천궁도를 위협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고묘묘도 그에게는 가치가 없을 것이다.그러니 고묘묘의 목숨도 앗아갈 것이다.“됐소, 이제 앉아서 이야기를 나
부원뢰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 여인, 크게 다친 상태로 발견되어 천궁도의 제자가 구해줬으나, 되려 제자인 것처럼 신분을 숨기고 산으로 잠입했지.”“실력은 꽤 좋았지만, 못된 마음을 먹어 비법을 훔치고 내 방에 잠입해 서신까지 훔쳐보았어.”낙요는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렇군요.”“당신들이 쫓아낸 겁니까?”부원뢰는 서늘한 어투로 답했다.“내 방에 잠입하다가 발각되어 도망쳤어. 하지만 쭉 찾지 못했지.”말을 마친 부원뢰는 또다시 시험하는 듯 낙요를 바라보았다.“사매이니 낙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정녕 천궁도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성의를 표시할 겸 낙정부터 데려오는 게 어떠냐?”이 말을 들은 낙요는 웃음을 터뜨렸다.“마침 잘됐군요. 낙정은 제 손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갇혀 있지요.”이 말을 들은 부원뢰는 깜짝 놀랐다.낙요와 낙정은 정말 원한 관계란 말인가?낙요는 말을 이어갔다.“그해 낙정은 도성으로 돌아온 후, 곧바로 황후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쭉 황후를 위해 일을 했지요.”“설마 황후께서 알리지 않았습니까?”이 말을 들은 부원뢰는 멈칫하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서신에서, 그는 낙정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며 황후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잃어버린 비법은 찾아야 하니 말이다.그러나 황후는 그저 승낙만 했을 뿐, 결국 낙정의 행방은 알려주지 않았다.부원뢰는 매우 언짢은 안색이었다.냉예는 묵묵히 들으며 비꼬는 듯 웃었다.“간이고 쓸개고 다 빼줬지만 어리석게도 이용당했네.”부원뢰는 어두운 안색이었다.낙요는 둘이 또 싸울까 봐 입을 열었다.“황후는 야망이 매우 큽니다. 그 자리까지 올랐으니 절대 떠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저와 동문이지만 저를 죽이려고 하니, 옛정 따위를 생각하겠습니까.”“진익도 친아들이지만 독을 먹였고, 황후 앞에서는 노예처럼 살고 있습니다.”“이런 여자는 독사에 불과합니다.”“종주도 이런 여인 때문에 안타까워하고 화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실체를 알아내고 성가신 일이 사라졌으니 좋은
곧바로 부소는 낙요를 데리고 떠났다.둘은 산책을 했고, 낙요는 부소에게 물었다.“아버지께서 나를 또 잡으려고 하는 거 아니오?”부소는 웃으며 말했다.“그럴 일은 없소.”“아버지는 그래도 어머니의 말을 잘 듣소.”“우리 어머니가 당신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소.”낙요는 웃으며 답했다.“어떤 여자라도 당신 어머니와 같은 처치에서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할 수밖에 없소.”필경 낙요는 부소 어머니의 가장 큰 걱정거리를 해결해 주었다.“그 말이 맞소.”낙요가 물었다.“이번에 산에 데려온 건,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소? 그렇다면 지금 얘기해 주시오.”부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서각으로 데려갔다.책장에는 서적이 정연하게 놓여 있으며, 무려 3층이나 되었다.낙요는 손이 가는 대로 한 권을 꺼냈다.부소는 옆에서 입을 열었다.“이곳의 책은 제사 일족이 배우는 것과 비슷하오.”“위층은 무공 비법이고, 가장 높은 곳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오.”이 말을 들은 낙요는 3층에 관심이 갔다.“그렇다면 나는 들어가 볼 수 있소?”부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3층으로 데려갔다.3층에 도착하자, 기관으로 이뤄진 대문이 보였다. 기관을 푼 후, 두 사람은 방에 들어섰다.“안에는 금술들이오.”“당신들이 생각하는 사악한 술법 말이오.”“하지만 이런 사악한 술법도 다른 술법에서 생겨난 것이오.”“정의냐 악의냐는 사용하는 사람에 달렸소.”“천궁도는 설립부터 지금까지 몇십 년 밖에 안되지만, 많은 풍사대사들을 받아들였소. 그중 꿍꿍이를 품은 자도 적지 않았소.”“많은 사람들은 이런 술법을 배운 후, 기회나 돈 때문에 그릇된 길에 들어섰소.”“하지만 우리 천궁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건 아니오.”“하여 어떤 술법들은 점점 3층에 수납되어 금술이 된 것이오.”“필경 우리는 제사 일족처럼 몇백 년 동안 존재하며 규율로 엄격하게 통제하는 게 아니잖소.”“그래서 제사 일족은 문제가 없는 거고.”“우리도 부족함을 알아가며 점점 나아가는 중이요.”
“우리 아버지도 알려주지 않았소.”“하지만 절대 나쁜 일을 하지 않았고, 황족이 배은망덕하여 함정을 꾸민 것이라고 했소.”이 말에 낙요는 더욱 궁금해졌다.그러면서 반드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황족이 대체 어떻게 배은망덕했다는 말인가?생각하며, 낙요는 궁금한 듯 부소를 바라보았다.“아니면… 아버지가 안 계시는 틈을 타 할아버지를 뵈러 가는 게 어떻소?”부소는 살짝 놀랐지만, 잠시 생각한 후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갑시다.”곧바로 부소는 낙요를 데라고 어르신을 만나러 갔다.어르신은 뒷산의 정원에 살고 있었다. 조용하고 풍경도 수려한 것이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어르신은 고양이와 놀고 있었으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할아버지!”부소가 외쳤다.할아버지는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원뇌가 왔구나.”“원뇌가 아니라 부소, 할아버지 손자예요!”어르신은 한참 동안 훑어보더니 웃으며 답했다.“부소구나. 눈이 침침해 잘 보이지 않아서 말이야.”말을 마친 어르신은 부소와 함께 앉았다.그러면서 웃으며 답했다.“원뇌는 어찌 또 아버지를 보러 온 것이냐?”“냉예에게 사과는 했느냐? 냉예는 아이를 가진 몸이다, 싸우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우리 손주가 없어지면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부소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그 손자예요! 아들 원뇌가 아니라!”어르신은 멋대로 고개를 끄떡였다.“그래, 부소구나.”어르신의 상태를 보니 무언가를 물어볼 수는 없을 것 같았다.부소는 어르신에게 낙요를 가리키며 말했다.“할아버지, 제 친구예요.”“할아버지를 아주 존경해요. 그러니 젊었을 때 얘기를 해줄 수 있어요?”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낙요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낙요를 본 순간, 어르신은 안색이 바뀌더니 공포에 찬 눈빛으로 부소 뒤에 숨었다.“오지 마, 나를 찾아오지 말라고!”“널 해친 건 내가 아니야!”“나도 속은 거야!”“원한 갚을 사람을 찾아가야지, 날 찾아오지 마!”매우 흥분
이 말을 듣자, 낙요는 깜짝 놀라며 곧바로 귀를 쫑긋 세웠다.하지만 어르신은 여기까지 말하고 고개를 긁적이며 답했다.“그러고는… 생각이 나지 않는구나…”“아주 무서웠다!”어르신은 말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말하면 안 된다, 너희들이 무서워할 거다.”“아이들은 이런 걸 들으면 안 된다.”이 모습을 본 부소는 고개를 돌리고 낙요를 바라보았다.낙요도 어르신을 더 자극할까 봐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그렇다면 듣지 않겠습니다. 대신 맥을 짚어드릴까요? 할아버지 몸이 어떤지 봅시다.”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몸은 아주 좋지.”그러고는 옷소매를 거두고 손목을 내밀었다.낙요는 어르신의 맥을 짚었다. 몸은 좋지만 기억을 잃는 증세를 보니 마음의 병인 것 같았다.“어떠냐? 아주 건강하지?”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예, 할아버지는 아주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사실 겁니다.”두 사람은 할아버지와 한참 이야기를 나눴고, 어르신이 이제 자야 한다고 하자 곧바로 떠났다.돌아가는 길에, 낙요는 할아버지의 상황을 물어보았다.부소는 설명했다.“천궁도가 안정된 후부터 이런 증상이 생겼소.”“사람을 못 알아보지만, 좋아질 때도 있고… 불규칙적이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꿈을 꾼다는 건 무슨 말이오?”부소가 답했다.“젊었을 때 일을 꿈에서 보는 것 같소.”“이야기처럼 들려주곤 하오.”“금일 말한 생매장당한 여인도 전에 들어보았소. 하지만 매번 그 한마디만 하며, 우리가 놀랄까 봐 더는 말할 수 없다고 했소.”“하여 그 여인이 누군지 아직도 모르오.”낙요는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였다.“악몽인 게 분명하오.”“말을 하면서 매우 공포스러운 눈빛이었소.”“어쩌면 마음에 응어리가 맺혀 정신이 저렇게 된 걸지도 모르오.”이 말을 듣자, 부소가 물었다.“치료할 수 있소?”낙요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장담할 수 없소.”“하지만 정신이 안정되는 약을 처방할 순 있소. 악몽을 꾸지 않고 잠을 푹 자게 말이오.”이
도저히 숲을 벗어날 수 없었다.끝이 보이지 않았다.-진익의 숙영지에서 갑자기 격렬한 싸움 소리가 터져 나왔다.그러나 곧 싸우는 소리가 멈추었다.그림자가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서진한이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당장 찾아라!"많은 사람이 흩어져 적의 흔적을 찾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그들 바로 앞에서 부원뢰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법진이 잘 배치되어 계획이 성공한 것 같았다.즉시 이곳을 철수해야 했다.숲을 지날 때 다른 사람들과 모여 인원수를 점검한 후 부원뢰가 명령했다. "산으로 돌아가라!"그들은 즉시 대피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숲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여자를 발견했다.고묘묘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고묘묘가 달려왔다.몸이 허약해진 탓에 비틀거리며 뛰어오다가 바닥에 넘어졌다.부원뢰는 미간을 찌푸린 채 몸을 쪼그려 앉았다.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근처는 인적이 드문 황량한 곳이다.고묘묘가 부원뢰의 옷깃을 부여잡고 소리쳤다. "난 이 나라의 공주다! 제발 살려줘! 누군가 날 쫓아오고 있어. 날 죽이려고 해!" "날 살려주면 원하는 건 모두 들어줄 것이다. 난 이 나라의 공주다!"고묘묘는 황후가 폐위된 지도 모른 채, 자기가 황제의 친딸이 아닌 것도 모른 채 외쳤다.그녀의 말에 부원뢰의 안색이 변했다."그대가 고묘묘이오?"고묘묘가 감격스러운 듯 말했다. "내가 바로 고묘묘이오! 날 아는 것이오?"부원뢰는 오히려 경계하며 눈썹을 찌푸렸다.고묘묘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온몸은 온통 상처투성이었다.고묘묘가 나타난 곳은 사람이 많은 영지 부근이다.대제사장의 말처럼 고묘묘의 이름으로 그를 속이려 한다고 여겼다.위협을 쓸 필요가 없었다.고묘묘로 위장한 사람이 그에게 도움 요청을 한다고 여겼다.산에 데리고 갔다간 천궁도가 끝난다.결국 부원뢰가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신경 쓰지 말고 계속 가자!"고묘묘의 안색이 확
다음날.낙요는 아침밥을 먹으러 일찍 불려 갔다.식탁에 도착해서야 부원뢰가 이미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찬예가 물었다. "산 아래 상황은 어떻습니까?"부원뢰가 자신만만해서 답했다. "나 때문에 산 가는 길을 찾지 못할 거다.""그들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며칠 뒤 철수할 것이다."찬예가 신신당부했다. "방심하지 마세요. 우리의 위치가 노출되었어요.""걱정 마."부원뢰가 낙요에게 말했다. "대제사장님께 감사드려야겠소."낙요가 살짝 놀랐다. "내게?"부원뢰가 말했다. "미리 소식을 알려줘서 고맙소.""대제사장 말처럼 고묘묘를 이용해 날 해치려 했어. 어젯밤 숲에서 고묘묘를 만나게 될 줄 몰랐소.""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살려달라고 하더군."여기까지 들은 낙요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밥을 먹던 부소의 손이 살짝 떨렸다.부원뢰가 계속해서 말했다. "한눈에 진익이 판 함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소!""진익의 야영지에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데, 허약한 고묘묘가 탈출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더군. 누가 봐도 날 위해 파놓은 함정 같았소.""그래서 그녀를 무시했소."여기까지 듣고서야 겨우 안심되었다.낙요와 부소의 시선이 맞닿았다.부원뢰가 고묘묘를 만난 것은 진짜일지도 모른다.고묘묘가 정체불명의 사람에게서 도망친 것 같았다.정체불명의 사람이 일부러 고묘묘를 놓쳐 부원뢰를 함정에 빠트리려는 수작일 수도 있었다.다행히 그녀가 미리 거짓말을 했다.만약 부원뢰가 정말 고묘묘를 구했다면 천궁도에 대혼란이 찾아왔을 것이다."이성을 유지하셔서 다행입니다." 찬예가 한숨을 돌렸다.밥을 먹은 낙요는 부소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낙요가 물었다. "고묘묘가 죽지 않았다니, 걱정이군.""신원 불명인 사람 정체도 파악하지 못했으니 산에서 내려가야 할 것 같소."부소가 물었다. "고묘묘를 찾으러 갈 것이오?"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놓이지 않아 산을 내려가 봐야겠소.""나도 같이 가겠소.""아니요, 같이 가면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게요. 고묘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