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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5화

낙요가 분부했다.

“설진재의 시신을 처리하거라.”

“그리고 명심하거라. 나와 오라버니는 성주부에서 나간 적이 없다. 알겠느냐?”

낙요는 반귀성의 호위에게 당부했고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낙요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뒤편에 있는 마당으로 향했다.

기옥은 홀로 마당에 앉아있었고 주락은 마당 밖에서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키고 서 있었다.

낙요가 온 걸 보자 주락이 황급히 다가왔다.

“대제사장님.”

낙요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당 안의 그녀를 바라봤다. 홀로 고독히 계단에 앉아있는 모습은 아주 쓸쓸해 보였다.

기옥은 먼저 부모님을 잃었고 그다음에는 구십칠을 잃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가족이라고 여겼던 허서화가 그녀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였다.

지금 기옥은 모든 걸 잃었다.

그런 기옥이 자결하지는 않을지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부모님의 복수를 했다고 그릇된 생각을 할까 두려웠다.

하지만 낙요는 알고 있었다. 기옥은 단지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뿐이었다.

많은 일을 겪은 기옥은 더 이상 예전의 기옥이 아니었다.

낙요가 밖에 서 있는 걸 눈치챈 기옥이 고개를 들었다.

“언니.”

낙요는 천천히 걸어가서 그녀의 곁에 앉았다.

“복수했느냐?”

기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했습니다.”

“앞으로는 어찌할 생각이냐?”

낙요가 물었다.

“나와 함께 도성으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반귀성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느냐?”

그 말에 기옥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아무런 계획도 없습니다. 그냥 도주성에 조금 더 있으면 생각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낙요는 사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지.”

갑자기 기옥은 뭔가 떠오른 건지 황급히 입을 열었다.

“언니, 저희 성주 어르신을 뵈러 갑시다.”

“그의 병을 치료하고 싶습니다.”

“이제 허서화는 없지만 성주부가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낙요가 대답했다.

“나도 그럴 생각이었다.”

“성주부에 이렇게 큰일이 생겼으니 성주 어르신께 말씀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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