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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3화

“그래, 그래. 그러면 괜찮을 것이다. 도주영에 가서 그녀가 있는지 찾아보거라. 내가 사람을 시켜 성안을 찾아보게 할 것이다.”

기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면 도주영에 가보겠습니다.”

기옥은 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미풍과 함께 익숙한 향기가 났다.

기옥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몸을 홱 돌려 허서화를 바라봤다.

허서화는 아직 그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허서화를 바라봤다.

“왜 그러느냐?”

기옥은 목구멍이 꽉 막힌 기분으로 다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는 허서화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고모, 낙청연은 제 얼마 없는 친우 중 한 명입니다. 꼭 절 도와 그녀를 찾아주세요.”

허서화는 결연한 어조로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거라. 고모가 꼭 찾아주마.”

가까운 거리에 기옥은 다시 냄새를 맡아 보았다. 그 냄새는 허서화의 몸에서 나는 것이 확실했다.

아주 옅은 향기였지만 기옥은 맡을 수 있었다.

그날 밤새 향낭을 만들며 약재들의 냄새를 똑똑히 기억했기 때문이다.

기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애썼다.

하지만 그녀는 낙청연을 찾느라 걱정되고 또 초조한 상태였기에 허서화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기옥은 몸을 돌려 대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는 성주부를 떠나지 않고, 한 바퀴 에둘러 성주부에서 가장 외진 마당의 벽 밖에 섰다.

그것은 분명 낙청연의 향낭에서 느껴지는 향이 맞았다.

허서화는 분명 낙요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왜 본 적 없다고 그녀를⁷ 속인 것일가?

낙청연은 아마 성주부에 있을 것이다.

기옥은 벽을 넘어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공기 속에 퍼진 옅은 향기를 따라서 아무도 없는 마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가 마당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고모가 한 정자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곧이어 그 정자에 설진재가 나타났다.

기옥은 몰래 숨어 그들을 지켜봤다.

설진재는 앉아있는 허서화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그 정중한 태도와 모습에 기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설진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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