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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8화

낙요는 턱을 쳐들고 시선을 피했다.

승낙하지 않을 것이고 협박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손을 쓰려거든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 분명했다.

봉시는 분통이 터졌지만 경거망동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여인을 죽이고 황궁으로 쳐들어갑시다. 제사 일족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중 한 명을 위협해 우리의 금혼부를 풀게 하면 되지요!”

낙요는 차갑게 코웃음 칠 뿐 말을 하지 않았다.

봉시는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

“금혼부는 일반적인 주술이 아니라 쉽게 풀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제사 일족의 다른 이들은 그럴만한 능력이 없을지도 모르오.”

지금 제사 일족에 인재라고는 없었다.

예전의 대제사장 낙요가 어렵사리 돌아왔고 그녀는 확실히 금혼부를 풀 수 있었다.

그리고 제사 일족의 다른 이들이 금혼부를 풀 수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었다.

낙요가 정말 죽는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의 금혼부를 어찌한단 말인가?

봉시는 도박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들고 있던 인두를 내려놓고 분부했다.

“다들 먼저 나가시오.”

그렇게 사람들은 방 안에서 나갔고 오직 두 사람이 낙요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었다.

봉시는 방문을 닫은 뒤 낙요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들이 당신을 얼마나 증오하는지는 보았겠지. 만약 그들의 금혼부를 풀어준다면 당신의 목숨을 살려줄 수도 있소.”

낙요는 그를 바라봤다.

“그러면 당신은? 시완은 구하지 않을 생각이오?”

그 말에 봉시의 두 눈에 살기가 흘러넘쳤다.

그는 호통을 치며 일갈했다.

“내 앞에서 시완의 얘기는 꺼내지 마시오!”

“당신들이 아니면 시완이 봉변을 당했겠소?”

“난 반드시 노예곡을 평지로 만들어 버리겠소!”

“그리고 당신들 전부 시완과 함께 땅에 묻혀야 할 것이오!”

봉시는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시완이 죽었겠다고 생각했다.

낙요는 미간을 팍 구겼다.

“난 그들이 이곳에서 그런 짓을 하는 줄은 몰랐소.”

“날 이용해 그들을 위협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오. 나 역시 그들이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니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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