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는 비틀거렸고 그들은 떠났다.낙요는 심경이 복잡했다. 그녀는 그동안 노예곡 사람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몰랐다.정말 극악무도한 자들이라면 몰라도 조금 전 사람들은 분명 무고한 자들이었다.낙요는 이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반드시 찾아낼 생각이었다.잠시 뒤 봉시가 음식을 들고 찾아왔다.낙요는 매우 허약한 척하며 초췌한 얼굴로 가슴을 움켜쥐고 침상에 앉아있었다.그녀는 봉시가 가져온 음식을 보며 싫은 기색을 내비쳤다.“겨우 이것뿐이오?”봉시는 탁자 위에 음식을 내려놓으며 차갑게 코웃음 쳤다.“이것들이면 좋은 줄 아시오.”“우리는 먹을 것이 얼마 없소.”낙요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당신들이 곳간을 차지한 일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오?”“취혼부를 풀기 위해서는 대량의 정력과 원기를 소모해야 하오.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해야 하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하오.”그녀의 안색을 본 봉시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낙요는 시선을 들어 매서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주지 않아도 괜찮소. 그러면 나 또한 취혼부를 풀지 않을 것이오.”낙요의 강경한 태도에 봉시는 취혼부를 푸는 것이 소모가 크겠다고 생각했다.“알겠소. 기다리시오.”봉시는 음식들을 가져가고 잠시 뒤 더욱 풍성한 음식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고기국을 가져왔다.낙요는 음식에 독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먹었다.그녀는 침상에 누워 쉬었지만 잠이 오질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그런데 새벽에 갑자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노예들아, 잘 들어라. 우리 대제사장님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밖에서 곧 조급한 발소리가 들렸다.낙요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창문 쪽으로 향했고 노예곡 사람들이 경계하기 시작하는 걸 보았다.위에서 석칠의 외침이 지속적으로 들려왔다.“지금 무기를 바치고 투항한다면 살려줄 것이다!”“이것이 유일한 기회다!”“대제사장님을 풀어주고 그녀를 무사히 위로 올려보내거라. 그러면 살려주겠다!”“열을 셀 때까지 대답이 들리지 않는다면 공격하겠다!
“오늘 상황은 당신도 보았겠지. 이런 일은 당신이 오기 전에 매일 같이 일어나서 다들 습관이 되었소. 그러니 그들이 당신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버리시오.”낙요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그들은 날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날 죽이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오?”“이렇게 가다가 언젠가는 막지 못할지도 모르오.”“우리가 협력한다면 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오.”그러나 봉시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난 당신의 말을 쉽사리 믿지 않을 것이오.”“수작 부릴 생각은 마시오.”말을 마친 뒤 봉시는 낙요를 향해 책자를 던졌다.“오늘 열 명을 얼른 고르시오.”곧이어 봉시는 떠났고 방문이 닫혔다.낙요는 미간을 구겼다.봉시는 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강풍산 같은 신물이 있다는 건 들어보았지만 강호에서 봉시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설마 본명이 아닌 걸까?정신을 차린 낙요는 책자를 뒤져 또 열 명을 골랐다.잠시 뒤 봉시가 열 명을 데려왔고 낙요는 그들의 금혼부를 순서대로 풀어주었다.그러나 마지막에 두 사내가 들어오자 낙요는 잠깐 머뭇거렸다.그중 한 사람은 몸집이 우람하고 건장했고 다른 한 명은 비록 야위고 작아 보였지만 아주 능숙했다.야윈 사내가 말했다.“내가 먼저 하겠소!”말을 마친 뒤 그는 자리에 앉아 상의를 벗고 낙요가 금혼부를 풀어주기를 기다렸다.그러나 낙요는 그의 등에 오래된, 심각한 채찍의 흔적이 가득한 걸 보았다.보통 사람은 아니었다.옆에 서 있던 사내는 얼굴에 살기가 가득한 것이 감출 수 없었다.두 사람은 두 손에 피를 가득 묻혔고 심지어 눈에서도 살기가 느껴졌다.절대 그녀가 책자에서 고른 자들이 아니었다.“이름이 무엇이오?”낙요가 물었다.야윈 사내가 차갑게 대꾸했다.“쓸데없는 말을 하는군.”서 있던 뚱뚱한 사내가 말했다.“이오(李五)라고 하오.”야윈 사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러면 난 장대(張大)라고 하오.”낙요는 태연했다. 두 사람은 위장한 사람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낙요는 그자의
오늘 한 차례 대전을 치른 뒤 사람들은 전부 숨어서 쉬고 있었다.오직 은폐된 곳에만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낙요는 무거운 마음으로 침상 위에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그녀는 봉시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찾아야 했다. 봉시를 해결해야 이곳을 떠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바로 그때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고 방문 앞에서 멈췄다.곧이어 방문이 확 열렸다.들어온 자들은 다름 아닌 키가 큰 사내 한 명과 키가 작은 사내 한 명이었다.낙요는 침상에서 일어나 앉아 매서운 눈빛으로 그들을 보았다.한 명이 방문을 닫고 자물쇠까지 잠갔다.낙요는 그 사내의 손목에 검은색 도안이 있는 걸 발견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비수였다.낙요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어 두 사내를 훑어봤다.“도궁비견(圖窮匕見)이라...”야윈 사내는 냉소를 흘렸다.“역시 대제사장답군. 우리 두 형제의 이름을 아는 자는 드문데 말이오.”낙요는 내심 놀랐다.도궁비견 두 형제는 과거에 유명한 도적이었다. 상인들만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적들도 그들의 이름을 들으면 두려움에 떨었다.그들은 실력이 뛰어나고 악질적이며 수단 또한 악랄했다.아주 극악무도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었다.낙요는 두 사람을 차갑게 바라봤다.“봉시 몰래 온 것이겠지?”두 사람이 야심한 시각에 이곳에 온 걸 보면 목적이 불순했다. 만약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위협이 된다면 봉시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었다.그러니 봉시가 그들을 보냈을 리는 없었다.야윈 사내는 침상을 딛고 낙요를 거만하게 내려다봤다.“똑똑한 대제사장이니 우리 두 형제가 이곳에 온 목적을 알고 있겠지.”낙요는 모르는 척했다.“모르겠는데.”야윈 사내는 차갑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모른다고?”“그래, 모른다면 우리가 알려주겠소.”야윈 사내는 비수를 하나 꺼내 흔들거리며 낙요를 위협했다.“우리의 금혼부를 풀어주시오.”“그러면 시체만은 온전히 남겨주지.”“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상상조차 못 할 방법으로 죽여주겠소.”낙요는 차갑게 대답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기 불편했다.잠시 걸은 뒤 두 사람은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 간수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몸을 숨겼다.“이제 어떻게 가야 하지?”부진환이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구십칠은 노예곡의 살아있는 지도라고 할 수 있었다.구십칠은 잠시 관찰했다. 비록 노예곡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총체적인 지세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그들은 아마 고문용 방에 사람을 가뒀을 것이오. 그곳은 모든 이들에게 치욕이니 말이오. 대제사장을 잡았으니 절대 그녀가 편히 지내게 하지는 않을 것이오.”“우리는 이쪽으로 가지.”두 사람은 재빨리 암석 뒤로 돌아가서 간수들을 피해 신속히 앞으로 나아갔다....“빌어먹을,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보군. 내 수단을 꼭 맛볼 생각인가 보군!”야윈 사내 비견은 낙요의 목을 틀어쥐고 그녀를 침상 위로 눌렀고, 건장한 도궁은 곧바로 낙요의 두 발을 잡았다.비견이 낙요를 향해 덮쳐들었을 때, 낙요는 눈빛이 차가워지면서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 비견의 복부를 힘껏 공격했다.비견은 안색이 변하며 신속히 몸을 피했지만 한 발 늦는 바람에 비수에 허리가 찔렸다.그는 몸을 홱 피했다.낙요는 벌떡 일어난 뒤 비수를 들고 도궁에게 덤벼들었고 도궁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발목을 놓아주었다.허리를 움켜쥔 비견은 손에 묻은 피를 보자 눈빛에 살기가 감돌았다.“제기랄, 죽으려고!”“오늘 우리 두 형제가 따끔한 맛을 보여주겠다!”말을 마친 뒤 두 사람은 일제히 비수를 들고 낙요를 공격했다.방이 넓지 않은 탓에 낙요가 피할 공간이 많지 않았고 무언가로 막을 수도 없었다.낙요는 바짝 긴장한 채로 두 사람을 상대했다. 두 사람의 공격은 살기등등하고 매서웠다.도궁은 힘이 장사라 한 번 잡히면 벗어나기 힘들었다.낙요는 최선을 다해 그를 피하려 했지만 결국 도궁에게 어깨를 잡혔고 도궁은 그녀의 팔을 단단히 쥔 채로 그녀를 침상 위로 쓰러뜨렸다.낙요는 팔이 아팠다.비견이 곧바로 다가왔다.낙요는 이를 악물더니 다른 손으로 비수를 잡고 휘둘렀고 도궁
피가 확 솟구쳤다.비견은 입안이 아파 입을 틀어막은 뒤 혀에서 침을 뽑았다.그는 낙요를 손가락질하며 화를 내려 했지만 부진환이 그의 얼굴을 걷어찼고 그는 그대로 멀리 날아갔다.“동생아!”도궁은 깜짝 놀라 다급히 그에게로 달려가려 했고 구십칠은 그 틈을 타서 그를 기절시켰다.부진환이 검을 뽑으려 했다.“왜 죽이지 않는 겁니까?”낙요가 손을 들어 그를 만류했다.“그들이 죽는다면 그들의 혼백을 즉시 취혼산으로 데려가야 하오.”“하지만 취혼산은 손해가 막중하여 그들이 산에 오른다면 분명 극악무도한 귀신이 될 것이오. 어쩌면 곧 산의 우두머리가 될지도 모르지.”“내 수중에 아직 이들을 통제할 자는 없소. 그러니 그들이 취혼산으로 가게 할 수는 없소.”청면료아와 홍의 여인은 혼백이 부족하고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이때 취혼산에 악귀가 더 많아지면 안 되었다.만약 누군가 취혼산의 진법을 망치려고 마음먹었다면 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그렇군요.”“그러면 저희는 얼른 돌아갑시다.”부진환은 곧바로 낙요의 손을 잡고 문밖으로 나가려 했다.같은 시각, 많은 이들이 봉시 쪽으로 향했다. 싸움이 일어난 듯했다.그들이 도망치기엔 딱 좋았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보았다.“누가 그들의 주의를 끈 것이오?”침서였다.하지만 부진환은 대답하지 않고 낙요의 손을 잡고 신속히 앞으로 달렸다.“상관하지 마십시오. 지금은 그대가 이곳에서 나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도망치는 와중에 간수가 그들을 발견했고 구십칠이 곧바로 앞으로 나서며 그들을 막았다.“먼저 가시오! 나는 신경 쓰지 마시오!”낙요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지만 부진환은 그녀를 잡고 쉬지 않고 앞으로 달렸다. “구십칠은 예전에 노예곡의 사람이었습니다. 도망칠 방법이 있을 겁니다.”그들은 곧 벼랑까지 달렸다.“얼른 줄사다리를 잡고 올라가세요. 제가 밑에서 잡고 있겠습니다.”밤이고 또 벼랑이라 바람이 센 탓에 줄사다리가 끊임없이 흔들렸다.부진환은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길
그 순간, 낙요 역시 부진환을 죽어라 끌어안고 손을 놓지 않았다.“대제사장님!”부진환은 그녀의 등 뒤에서 하늘을 뒤덮을 듯한 기세로 쏟아지는 화살들을 보았다.그는 몸을 돌려 화살을 막아줄 생각이었지만 낙요가 그를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움직이지 마시오!”’부진환은 온몸이 굳었다. 그 순간, 그는 낙요의 팔에서 억센 힘을 느꼈다.두 사람은 몸을 바짝 붙이고 있었고 부진환은 그녀의 심장 박동마저 느낄 수 있었다.아주 긴장되었다.수많은 화살이 낙요의 등 뒤로 쏟아지려 할 때 강풍산이 불쑥 나타나 회전하며 낙요의 위로 날아올라 화살들을 막아냈다.그 바람에 매서운 소리가 났다.봉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당신이 그녀가 마음에 둔 자인가?”부진환과 낙요는 동시에 굳어졌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봉시는 부진환의 목에 차가운 검을 겨누었다.“대제사장은 당신을 위해 일부러 자기 몸으로 화살을 막으려 했소. 내가 다 보았소.”“날 속일 생각은 마시오.”“데려가거라!”낙요와 부진환은 따로 갇혔고 두 사람은 헤어질 때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봉시는 그윽한 눈빛으로 벼랑 위를 바라보았다. 이제 활을 쏘는 사람은 없었다.그들은 하필 대제사장이 올라갈 때 때마침 활을 쏘았다.미리 위에서 매복하고 있던 것이 틀림없었다. 그들은 낙요가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니 낙요의 말은 사실이었다. 위의 사람들은 오히려 낙요가 죽기를 원했다.낙요는 방 안에 갇혔지만 전에 있던 그 방이 아니었다. 그녀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고 구십칠도 잡혀가는 걸 보았다.그는 부진환과 같은 방에 갇힌 듯했다.잠시 뒤 봉시가 돌아왔다.그는 낙요의 앞에 앉았다.“당신 말이 맞는 듯하군. 위의 사람들은 당신이 죽길 바라는 것 같소.”그렇지 않으면 낙요는 오늘 아마 도망쳤을 것이다.그런데 결국 그러지 못했다.낙요는 코웃음 쳤다.“내 말은 믿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소?”봉시의 안색이 흐려졌다.“대제사장, 이곳이 제사 일족이 있는 곳인 줄
순간 봉시의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낙요를 노려보았다. “지금 나를 이용한 것이오?”낙요의 총명함은 확실히 부인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그를 무척 화나게 했다!특히 낙요의 열심히 질문하는 그 모습은, 그에게 강렬한 도발과 조소 같았다.바로 이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보고했다. “보고합니다! 대제사장의 정랑이라고 자칭하는 사내가 중요한 일이 있다고 대장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이 말이 나오자, 방안의 두 사람은 살짝 멍해졌다.낙요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봉시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낙요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대제사장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누구는 인정하는구먼!”봉시는 드디어 마음이 그나마 통쾌해졌다. 그는 소리쳤다. “데려오너라!”곧, 그들은 부진환을 데려왔다.부진환은 걸상에 앉았다.낙요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봉시가 웃으며 물었다. “당신이 바로 대제사장의 정랑이요?”“어쩐지, 역시 풍채가 출중하고 용모가 뛰어나구먼. 대제사장이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소.”“당신도 성실한 사람이요.”이 말을 하더니, 낙요를 힐끔 쳐다보며 또 말했다. “어떤 사람처럼, 곧 옥살이할 신세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고집만 세 가지고.”“말해보시오. 무슨 일이오?”“당신이 만약 대제사장을 설득하여 여기 사람들의 금혼부를 풀어줄 수 있다면, 당신들을 놓아주겠소!”봉시는 통쾌하게 약조했다.그러나 부진환의 다음 말에, 봉시는 온몸이 굳어 버렸다.“당신이 찾고 있는 완 낭자는 아직 살아있소.”이 말을 들은 봉시는 손바닥을 불끈 움켜쥐고, 놀라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낙요도 깜짝 놀랐다.부진환은 이어서 말했다. “완 낭자는 지금 무사히 잘 지내고 있소. 우리의 또 다른 친구가 이미 진영에서 그녀를 데리고 나갔소.”이 말을 들은 봉시는 몹시 격분했다.하지만 여전히 최대한 차분함을 유지하며, 냉랭하게 말했다. “일부러 나를 속여, 당신들을 풀어달라는 속셈이요?”
“시완은 순결을 빼앗기지 않았고, 자결도 하지 않았소.”“다만 스스로 기회를 찾아 도망갔소.”“그러나 아래 사람들은 처벌받을까 두려워, 이 일을 감히 보고하지 못하고, 시완이 괴롭힘을 당해 죽었다고 보고했소.”“우리 쪽 친구가 이미 주위의 길을 따라 찾으러 갔소. 시완은 아마 멀리 도망가지 못했을 거요. 분명 근처에 숨어 있을 거고, 무사할 거요.”이 말을 들은 봉시는 망설이더니, 그 약재를 건네받아 꽉 움켜쥐었다.“시완이 아직 살아있다고… “봉시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낙요 역시 놀라웠다. 보아하니 부진환은 어제 협상이 끝난 즉시 진영으로 가서 이 일을 조사한 모양이다.그리고 시완의 행방까지 알아냈다.낙요는 기회를 놓칠세라 봉시와 협상했다. “이제 당신은 우리와 협력하는 수밖에 없소.”“석칠은 나뿐만이 아니라, 당신들도 죽이려고 하오.”“내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준다고 약조했으니, 이 약속은 꼭 지키겠소!”“하지만 지금은 급히 금혼부를 깰 시기가 아니오. 당장 급한 일은 이곳을 떠나는 것이오.”“이번에 내가 이곳에 오게 된 건, 누군가 기필코 나를 죽이려는 마음을 품어서인 것 같소. 그래서 석칠은 노예곡 전체를 갈아엎어서라도 나를 죽이려고 할 거요.”“그는 곧 공격해 올 거요.”봉시는 미간을 찌푸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곧 말했다. “그럼, 무슨 계획이라도 있소?”낙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이 말은 즉 협력한다는 뜻이오?”봉시는 침묵했으며, 부인하지 않았다.낙요는 이어서 말했다. “내일 석칠을 찾아, 나를 내주겠다고 협상하시오.”“하지만 당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나에게 잠시 내력을 잃는 약을 먹이시오.”“석칠과 협상을 진행하는 기회를 빌려, 일단 일부 사람들을 노예곡에서 내보내시오.”“그리고 즉시 북쪽 절벽을 점령하시오. 그쪽은 어지러운 돌들이 많고, 산길이 험난하여, 산길을 폭파하면 그들은 건너오지 못할 것이오.”“이렇게 하면, 아래 사람들도 모두 올라갈 수 있소.”봉시는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