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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대제사장의 관직이 더 높고 역 장군도 대제사장의 말에 따라야 했으니 옥졸은 하는 수 없이 서소난을 풀어줬다.

서소난은 밧줄이 풀리는 순간 무기력하게 바닥으로 쓰러졌다. 머리는 잔뜩 헝클어진 것이 아주 비참해 보였다.

낙요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켰고 팔뚝을 건드리자 아픈 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서소난은 영혼이 빠지기라도 한 듯 제정신이 아니었고 흐리멍텅했다.

눈빛도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혼탁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면서 밖으로 향했고 낙요는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가슴이 저렸다.

서소난에게 있어서 충격이 가장 큰 것은 형벌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가 형벌을 받고 참수당하게 하려고 직접 그녀를 그곳으로 끌고 갔다는 점이다.

관청 대문을 나서자 찬 바람이 휙휙 불어 서소난을 쓰러뜨렸다.

낙요는 앞으로 나서며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서소난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녀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경련하는 몸에서 심장이 쪼개지는 듯한 비통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소리 없이 울다가 서소난은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계진아.”

계진은 서소난을 안아서 마차에 앉힌 뒤 곧바로 서소난을 데리고 대제사장 저택으로 돌아갔다.

서소난은 방안으로 옮겨졌고 낙요는 그녀의 상처를 처리한 뒤 사람을 시켜 약을 달이게 하고 죽을 만들게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서소난은 이미 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무척이나 초췌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대제사장님. 또 절 구하셨군요.”

낙요는 탄식했다.

“어젯밤 결과를 알려줬는데도 결국엔 돌아갔군.”

“당신을 마음에 두지 않은 사내인데 왜 그렇게 집착하는 것이오? 결국 괴로운 것은 그대가 아니오?”

서소난은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흐느끼며 말했다.

“받아들일 수 없었소...”

“20여년이오. 난 단 한 번도 그를 마음에 두지 않은 적이 없소.”

“그래도 부부로 꽤 오래 지냈으니 정이라도 있을 줄 알았소.”

말하면서 서소난은 절망으로 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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