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사장님.”낙요는 두말하지 않고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끌어내어 50대 때리거라!”원 주방장은 겁을 먹고 안색이 창백해졌고 부진환은 고개를 들어 놀란 표정으로 낙요를 바라봤다.낙요는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말하지 않겠다면 50대를 더하겠소.”유단청 등 사람들은 문밖에서 몰래 관찰하며 손에 땀을 쥐었다.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귀원단(歸元丹)입니다.”그 말에 낙요는 의아했다.“귀원단?”낙요는 원 주방장을 바라봤다.“두 사람이 몰래 얘기하던 게 귀원단이란 말이냐?”원 주방장은 고개를 숙였다.“맞습니다, 대제사장님.”“귀원단이 독약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한 것이지?”바로 이때, 유단청 등 사람들은 곧바로 나서며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대제사장님, 저들을 탓하지 마십시오. 귀원단 일은 저희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낙요는 그 말에 더더욱 놀랐다.“말하거라,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유단청이 대답했다.“사실은 이렇습니다. 저희 모두 노예영 출신이라 다들 벌을 받은 적이 있어 내상이 있습니다.”“부진환은 그 사실을 일찍이 눈치채고 상처를 치료하라고 저희에게 귀원단을 주었습니다.”“아주 진귀한 약은 아니었지만 저희 형편으로는 사기 어려운 약이었습니다.”“그래서...”거기까지 들은 낙요는 미간을 구기며 부진환을 바라봤다.“그랬던 것이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낙요는 더욱더 화를 내며 탁자를 쳤다.“겨우 이깟 일을 내게 숨기다니?”“상처가 있으면서 내게 상처를 치료할 약을 달라고 하지 않고 부진환을 찾았단 말이냐?”백서 또한 놀랐다.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유단청이 더 설명하려 하자 낙요가 차갑게 말했다.“다들 떠나고 부진환만 남거라!”그들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떴다.낙요는 몸을 살짝 기울이더니 고개를 숙이고 부진환을 바라봤다.“이렇게 내 사람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급급하단 말이오?”“뭘 하려는 것이오?”어젯밤 일을 떠올린 낙요는 점점 더 부진환이 수상쩍다고 생각했다.“단 한 번만 기회를
낙요는 순간 마음이 소란스러워졌다.부진환은 대체 뭘 알고 있는 걸까?하지만 그의 말을 쉽사리 믿을 수도 없었다.먼저 침서를 떠봐서 부진환에게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인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볼 셈이었다.“알겠소. 오늘은 일단 살려주지. 감히 날 속인다면 침서가 손을 쓰기 전에 내가 먼저 당신을 죽일 것이오!”-부진환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계진이 돌아왔다.“대제사장님, 객잔에 있던 사람들은 다 조사했습니다.”“세 사람은 낙청연과 아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중 한 명은 10대 악인 중 한 명으로 도적의 신이라 불리는 구십칠이었습니다. 하지만 낙청연에게 굴복한 뒤로 그는 단 한 번도 도적질한 적이 없습니다.”“그리고 한 명은 지금 명검 만방검을 얻은 검객 주락입니다. 다른 한 명은 낙청연이 취혼산에서 시련을 겪을 때 받았던 제자였고요.”계진은 그들의 내력을 세세하게 설명했다.낙요는 재밌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낙청연이라는 자, 들어보니 대단한 자인 것 같군.”“곁에 있는 자들이 다들 보통 사람이 아닌 걸 보니 말이다.”“최근 부진환을 잘 살펴보거라. 혹시라도 이상한 점이 보인다면 제때 보고하거라.”계진이 정중하게 대답했다.“네!”낙요는 그에게 물러나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뭔가 떠올라서 계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부진환이 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계진은 몸을 흠칫 떨었다.“대제사장님...”“예전에 네가 침서와 무슨 사이였든 상관없이 지금은 내 쪽에 있으니 넌 내 사람이다.”“부진환이 벙어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절대 침서에게 얘기하지 말거라!”낙요가 차갑게 위협했다.그 말에 계진은 당황했다.낙요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설마 이미 침서에게 얘기한 것이냐?”“침서 쪽이 소식이 그렇게 빠르던 이유가, 네가 보고 해서였느냐?”계진은 두려워하며 황급히 부인했다.“아닙니다!”“전 침서 장군에게 하지 말아야 할 얘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대제사장 저택의 상황을 침서 장군에게 얘기한 적도
"부진환이 그들을 구했고 그들을 천궐국으로 보냈습니다."그 말에 낙요는 놀라지 않았다. 그것은 침서가 할 듯한 일이었으니 말이다.그는 절대적인 충심과 복종을 원했기에 그의 호위들은 대부분 연고가 없는 자들이었다.연고가 있다고 해도 연고가 없게 만들었다.하지만 부진환이 그의 부모님을 구해줬다는 일에 낙요는 살짝 놀랐다."네 부모님이 안전하다고 확신하는 것이냐?""네가 직접 그들을 천궐국으로 모신 것이냐?"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들은 지금도 제게 서신을 써줍니다. 가짜일 리가 없습니다!"낙요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고민했다."언제 있었던 일이야?"계진이 대답했다."이미 몇 달 된 일입니다. 그때 그는 진익 황자의 곁에 있었습니다.""그리고 제가 알기론 그가 도와준 사람은 저뿐만이 아닙니다."그 말을 듣고 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재밌구나.""그러니까 부진환은 낙청연이 죽기 전부터 침서를 지켜봤다는 것이구나. 그리고 방법을 생각해 침서 저택의 사람들에게 접근했고.""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구나."계진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살짝 달라지더니 다급히 애원했다."대제사장님, 이 일은 감히 대제사장님께만 아뢰는 것입니다.""부디 비밀을 지켜주세요. 만약 침서 장군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그는 목숨을 잃을 것이다.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걱정하지 말거라. 네게 충성심만 있다면 난 당연히 널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오늘 일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으마.""침서도 포함해서 말이다."계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사합니다, 대제사장님!""가보거라.""네.""참, 한 가지 일을 더 해줘야겠다."낙요가 느긋하게 말했다."기회를 찾아 서소청을 시험해 보거라. 그녀가 무공을 할 줄 아는지 말이다."계진은 이내 의욕이 넘쳐 자신 있게 대답했다."네!"말을 마친 뒤 그는 떠났다.-늦은 밤, 계진은 아직 소식을 가지고 오지 않았고 대신 부진환이 찾아왔다. 그는 대야를 들고 왔다.
부진환은 몸이 경직되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낙요를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당기며 웃어 보였다.“대제사장님께서는 저를 어떻게 지킬 생각입니까?”낙요는 코웃음 쳤다.“그게 어렵소?”“난 대제사장이오. 내가 내 사람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그냥 쓸모없는 자가 아니오? 대제사장을 어떻게 하오? “그 말을 듣는 순간 부진환은 마음이 따뜻해졌다.하지만 동시에 그의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는 쓸모없는 자였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물에 발을 담그고 난 뒤 낙요는 잠이 왔다.그러나 발을 닦은 뒤 의자에서 침상까지 가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부진환 또한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렸다.“대제사장님, 싫지 않으시다면...”낙요는 살짝 당황하며 미간을 찌푸린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낙요가 대답하기도 전에 부진환이 그녀를 안아 들어 침상 위에 내려놓았다.낙요가 불만스러운 듯 입을 열려는데 부진환은 옆에 놓였던 이불을 잡아당겨 그녀에게 덮어주면서 공손하게 말했다.“저는 부하이니 대제사장님의 시중을 드는 것은 제 본분입니다.”낙요는 할 말이 없었다.틀린 말은 아닌 듯했기 때문이다.“대제사장님, 만약 다른 분부가 없으시다면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좋은 꿈 꾸시기를 바랍니다.”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방에서 나갔다.낙요는 침상 위에 누운 뒤 이내 편하게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그녀가 잠에서 깨어난 뒤에야 계진은 어젯밤 일을 보고하러 왔다.“시험해 보았느냐?”계진은 눈살을 찌푸렸다.“네. 저에게 맞아서 다쳤습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서소청이 정말 무공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이냐?”계진 역시 곤혹스러운 듯 대답했다.“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 확실히 저에게 맞았습니다. 반응이 굼뜬 것을 보니 무공을 할 줄 아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약 일부러 못하는 척한 것이라면 분명 고수일 것입니다. 저의 공격을 신속히 알아채고 바로 반응하여 손을 쓰지 않게 자신을 통제한 것이지요.”낙요가 물었
대제사장의 관직이 더 높고 역 장군도 대제사장의 말에 따라야 했으니 옥졸은 하는 수 없이 서소난을 풀어줬다.서소난은 밧줄이 풀리는 순간 무기력하게 바닥으로 쓰러졌다. 머리는 잔뜩 헝클어진 것이 아주 비참해 보였다.낙요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켰고 팔뚝을 건드리자 아픈 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서소난은 영혼이 빠지기라도 한 듯 제정신이 아니었고 흐리멍텅했다.눈빛도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혼탁하기 그지없었다.그녀는 비틀거리면서 밖으로 향했고 낙요는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가슴이 저렸다.서소난에게 있어서 충격이 가장 큰 것은 형벌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가 형벌을 받고 참수당하게 하려고 직접 그녀를 그곳으로 끌고 갔다는 점이다.관청 대문을 나서자 찬 바람이 휙휙 불어 서소난을 쓰러뜨렸다.낙요는 앞으로 나서며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서소난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녀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경련하는 몸에서 심장이 쪼개지는 듯한 비통함이 느껴졌다.그렇게 소리 없이 울다가 서소난은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계진아.”계진은 서소난을 안아서 마차에 앉힌 뒤 곧바로 서소난을 데리고 대제사장 저택으로 돌아갔다.서소난은 방안으로 옮겨졌고 낙요는 그녀의 상처를 처리한 뒤 사람을 시켜 약을 달이게 하고 죽을 만들게 했다.정신을 차렸을 때 서소난은 이미 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무척이나 초췌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고맙습니다, 대제사장님. 또 절 구하셨군요.”낙요는 탄식했다.“어젯밤 결과를 알려줬는데도 결국엔 돌아갔군.”“당신을 마음에 두지 않은 사내인데 왜 그렇게 집착하는 것이오? 결국 괴로운 것은 그대가 아니오?”서소난은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흐느끼며 말했다.“받아들일 수 없었소...”“20여년이오. 난 단 한 번도 그를 마음에 두지 않은 적이 없소.”“그래도 부부로 꽤 오래 지냈으니 정이라도 있을 줄 알았소.”말하면서 서소난은 절망으로 물든
그것은 한 통의 휴서였다.서소난은 휴서를 다 쓴 뒤 그것을 낙요에게 건넸다.“부디 대제사장께서 사람을 보내 나 대신 이것을 역소천에게 전달해 주시오.”낙요는 휴서를 건네받았다.“내가 그리할 것이오.”“이걸 깨달았다는 건 고난에서 벗어난 것이오. 앞으로는 분명 더 잘 살 것이오.”서소난은 창백하게 웃어 보였다.“고맙소, 대제사장.”곧이어 낙요는 계진을 시켜 휴서를 보냈다.곧 계진이 돌아왔다.낙요가 물었다.“직접 역소천에게 전달한 것이냐?”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역소천은 휴서를 보고 무슨 반응을 보였느냐?”“휴서를 본 역 장군은 매우 놀라워하며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습니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서소난이 그동안 많은 걸 희생하였으니 그것이 습관이 되었겠지. 서소난이 언제나 자신의 곁에 있을 거라고, 죽어도 손을 놓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서소난이 휴서를 써서 자신을 버릴 줄은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말하면서 낙요는 서소난을 바라봤다.“역씨 저택에 그대의 물건이 뭐가 있소? 내가 사람을 시켜 가져오라고 하겠소.”서소난은 정신을 차리고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혼수가 꽤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역소천이 지금 쓰고 있는 그 검입니다.”“저희 할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것이지요. 역소천은 매번 전장에 나갈 때마다 그 검을 들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역소천과 혼인한 뒤 전 그 검을 그에게 주었습니다.”“이름이 참천(斬天)입니다.”그 말을 듣자 낙요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그대의 혼수를 다 적으시오. 상세할수록 좋소. 절대 빠진 것이 없어야 하오.”“이것들과 돈까지 내가 전부 돌려받겠소.”서소난은 난색을 보였다.“하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소. 대부분은 찾지 못할 수도 있고 일부는 이미 써서 없을 수도 있소.”“이미 쓴 것은 돈으로 받아주지. 제대로 계산해 보시오!”“지금은 그대가 역소천에게 휴서를 보냈소. 그대의 혼수와 모든 돈은 서소청이 가지게 될 것이오.”그 말에 서소난은
낙요는 서소청을 서늘하게 바라봤다.“무릎을 꿇으려면 서소난에게 꿇어야지. 누구에게나 이런 수작이 먹힐 것 같소?”서소청의 안색이 창백해졌다.역소천은 다급히 서소청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말하지 말거라. 이미 결정한 일이니 나 또한 번복하지 않을 것이다!”“참천검을 돌려받을 생각이라니 주면 되지!”말을 마친 뒤 역소천은 참천검을 낙요에게 건넸다.낙요는 그 검을 받는 순간 아주 날카로운 살기를 느꼈다.그 검은 과거 주인을 따라 수도 없이 전장을 누비며 사람을 무수히 죽였기에 본연의 살기 또한 아주 강했다.보통 사람은 그 기세를 억누를 수 없었다.하지만 낙요에게는 손쉬운 일이었다.서소청은 울면서 말했다.“참천검은 당신과 오랫동안 함께 했었는데 절 위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있습니까?”역소천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서소청의 손을 잡았다.“그럼.”낙요는 싫은 기색을 내비치며 두 사람을 보더니 짜증스레 말했다.“난 바쁘니 역 장군께서는 얼른 물건을 정리하시오.”역소천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잠시만 기다리시오.”곧이어 그는 방에서 나간 뒤 사람을 시켜 종이에 적힌 물건을 정리하게 했고 계진이 그걸 하나하나 대조했다.낙요는 의자에 앉았다.서소청은 눈물을 닦고 낙요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그녀는 다소 억울함이 느껴지는 어조로 말했다.“이번에는 대제사장께 실례를 끼쳤소.”“우리 언니가 대제사장께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언니가 말한 것이 꼭 진실은 아닐 거라고 생각되오.”“역소천 오라버니는 성격이 매우 좋고 참을성도 많은 사람이오. 오라버니는 언니를 계속 참아주었는데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한 건 언니에게도 미룰 수 없는 책임이 있는 것이오...”낙요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차갑게 흘겨봤다.“난 당신의 역소천 오라버니가 아니오. 날 멍청이라고 여기지는 마시오.”“내게도 눈은 있소.”“나이도 적지 않으면서 내 앞에서 훌쩍거리지 마시오. 역겨우니까.”낙요의 매서운 어조에서 강렬한 혐오가 느껴졌다.서소청은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고
낙요는 느긋하게 자리에 앉으며 차를 따랐다.“그자가 초조해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소? 어차피 이 검은 그대가 돌려받아야 할 물건이었소.”“그대의 혼수를 전부 옮기니 역씨 저택이 단번에 텅 비더군.”“이 돈들로 새로운 저택을 하나 사면 평생 편히 지낼 수 있을 것이오.”서소난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예전에는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소. 난 내가 평생 그 고리를 끊지 못할 줄 알았소.”“그런데 지금 이렇게 해보니 한결 가벼워진 것 같소.”낙요는 소리 없이 탄식했다.“그대가 스스로 족쇄를 채운 것이었지.”“사람은 살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살 수 있소. 굳이 한 남자에게 목맬 이유가 없지.”서소난은 고개를 끄덕였다.“대제사장 말이 맞소.”그녀는 창밖을 바라봤고 마침 태양이 안으로 비춰 들어왔다.“갑자기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드오.”“참, 그대는 서소청의 언니인데 그녀의 실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소? 그녀의 무공은 어떠하오? 어떤 초식을 쓰오?”낙요는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춘앵은 죽었고 응계천도 입막음 때문에 죽었다. 그러니 반드시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해야 했다.범인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했다.지금 상황에서는 서소청의 혐의가 가장 컸다.서소난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내가 아는 바로는 우리 집에는 그녀에게 무공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소.”“그래서 나도 아주 오래전 서소청을 의심해 본 적은 없소.”“하지만 십여 년이 지났고 서소청은 계속해 역소천에게 들러붙었소. 갖가지 일을 경험하니 나 또한 서소청이 무공을 할 줄 아는 게 아닐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소.”“내가 생각하기엔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 것 같소.”“구체적인 건 나도 알지 못하오.”“이 일에 있어서 내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소.”그 말을 들은 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겠소.”-낙정은 자신을 며칠 동안 방 안에 가두었다.우유는 참지 못하고 몰래 낙정의 방문 밖에 도착했다. 그녀는 낙정이 며칠 동안 외출하지 않고 무슨 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