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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너무 편안해서 눈을 감고 자고 싶은 정도였다.

대야에 담아두었던 물이 식자 부진환이 귀띔했다.

“대제사장님, 이만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이 이미 찹니다.”

“알겠소.”

부진환은 수건으로 낙요의 발을 닦은 뒤 침상에 놓았고 이불을 잡아당겨 덮어주었다.

“대제사장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이 객잔은 조용하니 대제사장님께서 시끄러워 깨실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대야를 들고 나가려 했고 낙요가 그를 불렀다.

“잠깐.”

부진환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대제사장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왜 이렇게 적극적인 것이지?”

낙요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내가 당신 친우에게 불리하게 굴 것 같아서 그러오?”

이런 일을 했으면서 아무런 부탁도 하지 않고 가려고 하다니.

부진환은 살짝 놀라며 곧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대제사장님을 위해서 한 일은 전부 제가 원한 일입니다.”

낙요는 가슴이 철렁했다.

곧이어 부진환이 떠났다.

낙요는 미간을 찌푸린 채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아 아예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

발을 잠깐 물에 담근 덕분인지 몸이 편안한 것이 피로가 완전히 풀렸다.

차가운 침대 위에 눕자 이불 안도 이내 따뜻해졌고 손발도 차갑지 않았다.

그녀는 이내 잠이 들었다.

그렇게 낙요는 이튿날 정오쯤에야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햇빛이 방안을 비췄고 낙요는 편안하게 기지개를 켠 뒤 일어나서 창가로 향했다.

그러다 문득 놀랐다. 어젯밤 창문을 닫지 않았는가?

그러나 오늘 햇빛이 너무도 편안한 탓에 낙요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오므리고 눈을 감고 즐겼다.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며 부진환이 안으로 들어왔다.

“대제사장님, 깨셨습니까?”

“객잔에서 점심을 만들어서 제가 가져왔습니다.”

낙요는 눈도 뜨지 않고 덤덤히 물었다.

“창문은 당신이 열었소?”

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햇빛이 좋아서 대제사장님께서 좋아하실 듯하여 창문을 열었습니다.”

낙요는 눈을 뜨더니 살짝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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