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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구십칠은 걱정돼서 곧바로 말에 오른 뒤 약재를 구할 방법을 생각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낙청연은 마차 위에 있었다.

입궁하는 마차였다.

마차 안에는 그녀 혼자뿐이었다.

가슴께가 여전히 아파 낙청연은 힘겹게 몸을 지탱해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발을 걷고 차부에게 물었다.

“누가 분부한 것이지?”

“침서 장군입니다.”

낙청연은 차부에게 멈추라고 하고 싶었으나 이내 입궁하여 미처 그러지 못했다.

잠깐 자리에 앉아 기운을 고르고서야 통증이 조금 가셨다.

정신을 잃은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낙청연은 알지 못했다.

침서는 왜 그녀를 입궁시킨 걸까?

제사 일족의 거처는 궁 안에 있었지만 위치가 편벽하고 범위가 아주 넓기에 일반적인 상황에서 궁 안의 사람들은 그곳에 가지 않았다.

차부는 낙청연을 궁까지 데려다주었고 그녀는 마차에서 내린 뒤 긴 길을 걸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푹 쉬고 싶었는데 정원 문을 연 순간 낙청연은 눈앞의 광경에 화들짝 놀랐다.

방문이 열려 있었고 그녀의 물건은 마당에 마구 내동댕이쳐져서 엉망진창이었다.

그날 이곳을 처소로 정한 뒤 낙청연은 출궁했다. 겨우 며칠 사이에 이 꼴이 되다니.

그런데 바로 그때 등 뒤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낙청연이 몸을 홱 돌리자 큰 그물이 그녀를 덮쳐서 옭아맸다.

그녀가 저항하기 전에 그물이 팽팽히 당겨졌고 낙청연은 마당 밖으로 끌려 나갔다.

낙청연은 그물 안에 갇힌 채로 신속히 마당을 벗어났고 곧이어 귓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하하...”

“이렇게 연약하다니? 전 대제사장의 처소에서 지낸다고 해서 아주 강할 줄 알았건만.”

낙청연은 바닥에 널브러져 일어날 수 없었다. 그물이 그녀를 꽁꽁 싸맨 탓이었다. 남녀 한 무리가 그녀를 에워싸고 있었다. 전부 제사 일족이었다.

그들은 거만하게 낙청연을 내려다보며 그녀를 훑어봤다.

“너 따위가 감히 대제사장의 처소에서 지내? 별것 아닌 것이!”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제대로 혼쭐 내야겠어!”

“때리거라!”

사람들은 저마다 몽둥이를 꺼내 낙청연을 때렸다.

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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