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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1화

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볼품없는 모습이었지만 눈빛만큼은 맹수처럼 흉악했다.

사람들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고 두려움마저 들었다.

탁장동은 그녀를 쏘아봤다.

“어디 한 번 날 죽여보지 그래? 네가 감히 이곳에서 사람을 죽일 수 있겠느냐?”

“시험해 보고 싶으냐?”

낙청연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탁장동은 숨이 쉬어지지 않아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낙청연은 온몸의 힘을 쥐어짜 내고 있었다. 몸이 너무 허약해서 그냥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 낙청연을 때리라고 명령했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낙청연, 네가 이례적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특권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거라.”

“감히 그녀를 다치게 한다면 널 잔인하게 죽일 것이다.”

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그자를 바라보더니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난 당연히 특권이 있다. 너처럼 쓸모없는 녀석보다는 특권이 훨씬 많지.”

경멸에 찬 낙청연의 미소와 눈빛에 하령(夏翎)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는 화가 난 얼굴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뭐라고 했느냐?”

낙청연은 두려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유유히 웃었다.

“스물여덟이나 먹었으면서 부제사장도 하지 못한 놈이 쓸모없는 놈이 아니면 뭐지?”

그 말에 주위 사람들은 바짝 긴장해서 침을 삼켰다.

이런 말을 하다니.

나이는 제사 일족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릴 때 제사 일족의 선택을 받아 교육받았다. 그러나 그중 대제사장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일정한 나이가 된다면 실력이 출중한 이들은 도성에 남아 관직을 얻게 된다.

보통 스물다섯 이상의 나이에 변변찮은 관직 하나 없이 제사 일족에 남아 그저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은 쓸모없는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치욕이었다.

다들 대놓고 말하지도, 몰래 뒤에서 의논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연약하면서도 볼품없는 여인은 하령의 앞에서 거침없이 그를 조롱했다.

그런데 그녀가 어떻게 하령의 나이를 알고 있는 걸까?

하령은 화가 난 표정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낙청연은 도발하듯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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