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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난 하고 싶던 일을, 이루지 못한 적이 없다!”

반드시 부진환과 한배를 타고 말 테다!

엄내심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떠났다.

낙월영은 즉시 계집종의 옷을 갈아입고 슬그머니 정원을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시기를 찾아 약병에 든 약을 왕야가 저녁에 마실 술에 부었다.

-

날이 어두워졌다.

방에는 이미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에 아무도 없자 낙월영은 살금살금 방에 들어가 푸짐한 반찬을 보며 오늘 밤의 행복을 상상한 채 기다렸다.

“왕야.” 문밖에서 계집종이 인사를 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왕야께서 돌아오셨다!

낙월영은 즉시 침대 밑으로 숨어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혹시 모르니 왕야께서 술을 마신 다음에 나와야 했다.

그러나 밖의 사람은 문 앞까지 왔지만 잠깐 서 있더니 몸을 돌리고 떠났다.

낙월영은 실망했다.

-

부진환은 걸음을 옮겨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의 하인들을 물러가게 하고 부진환은 혼자 주방에서 바삐 움직였다.

그러고는 수병(酥餅) 한 접시를 들고나왔다.

지나가던 소유는 주방에서 나오는 왕야를 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왕야, 이건…”

“별거 아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좀 가져왔을 뿐이다.” 부진환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며 수병 한 조각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소유는 흠칫했다.

음식을 가지러 갔는데 왜 얼굴에 솥바닥의 먼지가 묻어 있는 걸까?

소유가 부진환에게 얼굴에 묻은 먼지를 닦으라고 알려주려던 찰나, 부진환이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반찬을 왕비 정원에 보내거라. 오늘 저녁은 왕비와 함께 먹어야겠구나.”

소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

침대 밑에 숨에 잠에 들 뻔하던 낙월영의 귀에 마침내 발걸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계집종들이 들어와 모든 반찬을 가져가고 말았다.

낙월영은 너무 급해 하마터면 뛰쳐나갈 뻔했다.

하지만 절대 폭로하면 안 된다!

사람이 다 떠난 후에야 낙월영은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왔다.

생각에 잠긴 낙월영은 어차피 왕야께서 저녁에 오실 테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생각했다.

낙월영은 약병을 꺼내더니 남은 약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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