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부인, 알아야 할 건 다 알게 되었으니 당신을 그저 보내줄 수도 있소. 대신 당신에게 성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봐야겠소.”주 부인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낙청연과 송천초와 함께 후원으로 돌아왔다.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 주 부인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사람들 앞에서 그는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아들도 딸도 낳지 못했지만 그는 저를 내쫓지 않았고 첩을 들이지도 않았지요.”“하지만 그가 오래전부터 외도했다는 건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그 상대는 제 친동생입니다.”“그들은 아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딸까지 있습니다.”“그가 집에 가져오는 건 봉록뿐이지만 제 여동생에게는 훨씬 더 많은 돈을 가져다줍니다. 그런데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그리고 한참 뒤에야 그에게 그곳이 진짜 집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저는 그저 외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한 아내일 뿐입니다. 그가 그전에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 건 사실이지만 그 말을 제게 한 건 아니었습니다.”“전 그가 의심스러워 몰래 그를 미행했고 그러다가 우연히 그가 십여 년 동안 제게 숨긴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는 집안사람들과 함께 경도에서 도망치겠다고 했고 우선 돈부터 빼돌릴 것이라고 했습니다.”“경도 쪽은 주부가 있고, 저 주 부인이 있으니 아무도 그가 도망갔다는 걸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요.”“사람들 앞에서 보여준 은애하는 모습은 그저 연기에 불과했습니다. 절 방패막이로 쓰기 위해서였지요!”“제가 지금까지 아이를 갖지 못한 것도 그가 오랫동안 제게 약을 먹여서입니다!”“대체 왜!”“전 이 집안을 오랫동안 꾸려왔고 세심히 살폈습니다. 단 한 번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으니 공로가 없다고 했고 그동안 고생한 것은 사실입니다.”“그런데 왜 사건이 터지니 맨 처음 대신 칼을 맞는 사람이 제가 되어야 합니까!”주 부인은 분개하여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습니다. 그들이 편히 경도를 떠나는 모습을 제가 어떻게 지켜보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단서를 조금 알아냈습니다. 저와 황 부인 단둘이 얘기하게 해주세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인 뒤 사람을 데리고 마당을 나갔다.낙청연은 자리에 앉은 뒤 흐느끼는 황 부인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황 부인, 당신의 상황은 이미 조사했소.”“당신은 그저 내게 누가 능산 툐지묘에 소원을 빌면 영험하다는 걸 알려줬는지만 얘기해주면 되오.”그 말에 황 부인의 안색이 돌변했다.그 말은 곧 낙청연이 그녀가 부군을 살해했다는 걸 알고 있다는 걸 의미했기 때문이다.“걱정하지 마시오. 난 주 부인을 봐주었소. 그리고 당신도 봐줄 것이오. 대신 내게 진실을 얘기하시오.”황 부인은 고개를 숙이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류씨 집안의 첩인 류영아(柳瑩兒)가 알려준 것입니다.”낙청연의 안색이 달라졌다.송천초가 물었다.“한 사람씩 말을 전하다가 소문이 퍼진 것은 아닐까요?”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계속 조사해야겠다.”두 사람은 마당을 나섰고 부진환은 무척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벌써 끝났느냐? 무슨 얘기를 하더냐?”낙청연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그에게 알려주었고 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기면서 사색에 잠겼다.“우연은 아닐 것이다.”“우리가 조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전부 실종되었다.”낙청연의 마음이 무거워졌다.천명 나침반에 근거하면 엄씨 가문은 아직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많은 증거들의 단서가 끊겼다.이번에 엄씨 가문을 뒤엎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았다.“다음은 류씨 집안의 첩 류영아입니다. 그녀가 엄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까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함께 가보자꾸나.”류씨 집안도 마찬가지로 시체를 찾지 못했고 류씨 집안의 첩도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직접 물으러 갔고 류영아는 그제야 사실을 얘기했다.그렇게 낙청연과 부진환은 하루 사이 대여섯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물었다.-밤이 되고 낙청연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왕부
엄내심!“그녀였다니! 전에 그녀는 엄 태사의 영패를 훔쳐서 네가 병력을 이동할 수 있게 했지.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엄씨 가문을 돕다니,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알 수가 없구나!”부진환은 난처했다.낙청연은 고개를 저으며 사색에 잠겼다.“만만치 않은 여인인 듯하니 경계해야겠습니다.”“제가 가서 물어보겠습니다.”몸을 돌리는데 부진환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았다.낙청연은 살짝 놀라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조심하거라.”“걱정하지 마십시오.”낙청연은 그곳을 떠난 뒤 우선 엄내심의 처지를 알아보았고 그녀에게 연락할 방법을 궁리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엄내심이 낙청연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녀는 여전히 검은색의 너른 망토를 걸치고 얼굴을 반쯤 덮고 있었다.“꽤 일찍 왔군.”엄내심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와 섭정왕이 날 조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오래전부터 널 찾아가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다.”“잘됐구나. 오늘 날 데리고 섭정왕을 만나러 가줬으면 좋겠다.”낙청연은 살짝 당황했다.“부진환을 만나겠다고? 나와는 얘기할 수 없는 일이냐?”엄내심은 턱을 쳐들면서 망토 아래 감추어진 얼굴을 드러내며 가볍게 웃었다.“뭘 무서워하는 것이냐?”“그를 만나려는 건 협력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서다.”“이번은 너희에게 아주 좋은 기회다. 하지만 내 도움이 필요할 거다.”자신감이 넘치는 엄내심의 말에 낙청연은 살짝 흔들렸다.결국 낙청연은 엄내심을 데리고 후문으로 들어가 섭정왕부에 도착했다. 낙청연은 그녀를 데리고 부진환의 서방에 들어갔다.방문이 닫히자 엄내심은 망토를 벗었고 부진환은 그녀를 보자 살짝 놀랐다.하지만 그들이 묻기 전에 엄내심이 먼저 자발적으로 해명했다.“사실 저희 아버지께서 낙청연이 무진에 갔다는 걸 알게 된 뒤로 그는 이미 만족과 연락했었던 사람들을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기 때문이지요.”“그러니 능산의 토지묘를 이용해 입막음하려던 건 제 생각이 맞습니다.”“그래서 당신들이
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구겼다.“저렇게 자신 있는 모습을 보니 왕야가 자신을 찾아 협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합니다.”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고민했다.“야망도 있고 독기도 있는 사람이다. 친아버지도 팔아넘길 수 있는 사람이니 분명 바라는 것이 엄청날 거다. 그자와 협력하는 것은 성가신 일을 자초하는 것이지.”낙청연은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엄씨 가문을 쓰러뜨릴 수 없습니다.”“태상황의 병은 하루아침에 나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후가 독을 썼다는 증거도 없을 것입니다.”부진환은 그녀의 걱정 가득한 모습에 서서히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다가가 위로했다.“엄씨 가문을 쓰러뜨리지는 못해도 그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낙청연은 놀라며 의아한 얼굴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방법이 있는 것입니까?”부진환은 뒷짐을 지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그 사람들이 죽어 그들의 자백을 얻지 못하게 됐다.”“하지만 전부 죽었으니 더욱 의심스러운 일이지.”“엄씨 일당은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다. 엄씨 가문을 위해 일한 자들이니 그들의 목숨은 더 이상 그들의 것이 아니다.”“본왕은 이번 기회를 빌려 그 사람들이 엄씨 가문에 등을 돌리게 설득할 것이다.”“엄씨 가문의 세력이 예전만 못하다면 증거가 없어도 언젠가는 그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낙청연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보아하니 그녀가 걱정할 필요는 없는 듯했다.-그날, 엄 태사는 엄수심을 조정으로 끌고 갔다.조사해보니 자신의 영패를 훔친 사람이 바로 엄수심이라면서 말이다.한바탕 가슴 아픈 얼굴로 딸 교육을 잘못했다면서 연기했고 자발적으로 한 달 동안 엄수심에게 금족령을 내렸으며 직접 엄수심을 옥까지 보내 자신의 혐의를 완전히 없애버렸다.그런데 하필 옥에서 심문받을 때가 되니 엄수심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고 이튿날 옥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낙청연은 그 얘기를 들은 뒤 마음이 착잡했다.그건 분명 엄내심이 꾸민 짓일 거다
“네가 부진환을 위해 한 모든 일은 무엇을 위해서냐?”“모든 건 마음에 따른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뿐이지. 결과나 대가 같은 건 중요치 않다.”“우리 모두 마찬가지다.”초경은 말하면서 잔을 들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그렇긴 하군. 많은 일들은 옳고 그름과 결과를 가늠할 수 없는 법이지.”초경이 갑자기 물었다.“이번에 누군가 날 이용했다고 하던데.”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네가 아니었어도 그들은 사람들을 죽였을 것이다. 다만 널 이용한다면 입막음을 좀 더 완벽히 할 수 있는 것뿐이지.”초경은 사색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큰 파란을 일으킨 것과 그들에게 이용당한 것에는 내 책임도 있다.”“능산 토지묘에는 다시 가지 않을 생각이다.”낙청연은 약병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네 수련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주화입마에 빠지는 걸 막아줄 수 있다.”“난 먼저 가보겠다.”-이날 오전, 갑자기 궁에서 사람이 와서 부진환에게 입궁하라고 했다.낙청연은 우연히 상대방이 수희궁의 궁인인 걸 발견했다. 아마 태후가 부진환을 찾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녀는 새로 만든 약을 들고 낙월영을 찾아갈 생각이었다.하지만 한 바퀴 찾아봤지만 낙월영이 보이지 않아 소유에게 물었다.“낙월영은 어디에 갇힌 것이냐?”소유는 그녀의 말에 안색이 살짝 달라지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그만 미적거리고 말하거라.”소유는 허탈한 얼굴로 대답했다.“낙월영은 오래전에 잡혀갔습니다.”낙청연은 놀랐다.“누구한테 잡혀갔단 말이냐? 왜 지금껏 아무도 내게 얘기해주지 않은 것이냐?”소유가 대답했다.“왕야께서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낙월영이 잡혀간 것은 부진환을 위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어쩌다가 잡혀간 것이냐? 섭정왕부가 낙월영 하나 지켜보지 못한다는 말이냐?”소유는 자책하며 말했다.“왕부는 경비가 삼엄합니다.
“낙청연이 죽지 않는다면 낙월영을 데려갈 생각은 말거라!”“낙월영은 이곳에 오래 있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낙청연이 죽는 게 싫다면 낙월영이 죽는 걸 지켜보거라!”태후는 분노했고 그로 인해 낙월영의 비명이 더욱 처참해졌다. 가슴이 찢어질 듯이 괴로운 비명이었다.“왕야! 왕야, 구해주십시오!”“왕야... 왕야의 마음에 있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까? 왜 낙청연을 죽이는 것을 이렇게 망설이십니까...”“낙청연이 도울 수 있는 건 저도 도울 수 있습니다! 왕야, 구해주세요!”낙월영은 처절했다.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낙월영이 어디에 갇혀있는지 볼 생각이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대신에 부진환이 살짝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고통을 참는 것 같았다.그의 인내력이라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낙청연은 걱정되었다.태후는 부진환이 낙월영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들은 부진환이 여국 성수와 사상환에 조종당해 이토록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는 걸 아직 몰랐다.“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부진환이 걸음을 옮기려 하는데 갑자기 호위 여럿이 튀어나와 그의 길을 막았다.태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내게 네 선택을 기다릴 여유 따위는 없다!”부진환은 괴로움 때문에 결국 승낙했다.“알겠습니다. 낙청연으로 낙월영을 바꾸겠습니다.”태후는 그 말을 듣더니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어 보였다.“그러면 네가 낙청연의 머리를 들고 날 찾아오는 걸 기다리겠다.”곧이어 태후는 손을 내저었고 호위가 물러섰다.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수희궁을 나왔고 억지로 버티며 먼 길을 걸었다.낙청연은 조용히 그를 뒤따랐고 부진환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곧바로 다가가며 그를 부축했다.“왕야!”부진환은 그녀를 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그녀의 위로 쓰러졌다.옆에 궁인이 지나가자 그
낙청연은 흠칫 놀라면서 멍한 얼굴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그의 빨개진 눈동자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부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수고했다.”낙청연은 그의 증상과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했을 것이다.낙청연은 손을 뻗어 그의 손을 꼭 쥐며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제가 꼭 해결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조금만 더 기다리세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낙청연의 입꼬리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그녀는 부진환이 이번에 자신을 내쫓지 않았다는 것에 기뻤다.“이젠 저를 쫓지 않을 생각이십니까?”부진환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내가 쫓으면 떠날 것이냐?”“앞으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네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하거라.”낙청연은 눈썹을 까딱였다.“약속 지키셔야 합니다.”마차가 갑자기 멈췄고 두 사람은 심하게 흔들렸다.“어떻게 된 일이냐?”낙청연은 발을 들고 밖을 내다보았고 마차 앞을 막고 서 있는 검은 망토를 두른 사람을 보았다.반만 보이는 얼굴이 익숙했다.엄내심.떠들썩한 장터에 모습을 드러내다니, 엄내심은 간이 컸다.낙청연은 엄내심을 마차에 태웠다.“어떠냐? 나와 협력할 것이냐?”엄내심이 웃으며 물었고 낙청연은 미간을 구기며 그녀를 훑어봤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엄내심이 웃으며 말했다.“낙월영이 태후 마마의 손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그녀는 부진환을 보며 말했다.“사랑하는 여인을 구하려면 방법은 하나뿐입니다!”“엄씨 가문의 여식과 혼인하시지요.”그 말에 부진환과 낙청연의 안색이 돌변했다.낙청연은 그 순간 엄내심의 목적을 깨달았다.“섭정왕부에 시집올 생각이구나!”“왕비가 되고 싶어서는 아니겠지.”“미래 황후의 자리가 목적이구나!”낙청연은 그제야 엄내심의 야망을 알았다.엄내심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왕비는 참 똑똑한 사람이군. 내 목적을 알아맞힌 사람은 네가 처음이다.”“나와 오랫동안 싸웠던 엄수심은 본인이 내 생각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바로 그때, 마차가 섭정왕부의 문 앞에 도착해 멈춰 섰다.“사람을 잘못 찾았군.”부진환은 낙청연의 손을 잡고 일어난 뒤 마차에서 내렸다.두 사람은 함께 섭정왕부로 돌아갔다.엄내심은 답답한 심정으로 마차 안에 앉아있었다.부진환이 황제가 되는 걸 원치 않을 리가 없었다!낙청연은 부진환에게 이끌려 왕부로 돌아갔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내심이 진짜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그녀와 협력하지 않을 생각이다.”부진환은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게다가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낙청연은 돌아가 조금 더 연구해볼 생각이었는데 부진환이 남각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낙청연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부진환은 무엇을 할 생각일까?낙청연은 곧바로 그를 따라갔다.역시나, 부진환은 소서에게 부운주를 잡으라고 한 뒤 그를 포승으로 결박했다.낙청연은 곧바로 그를 말렸다.“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태후가 부운주의 생사를 신경 쓴다면 제 목숨을 조건으로 내걸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부진환은 날카로운 눈매로 말했다.“그건 부운주가 참혹하게 당한 모습을 보지 못해서다.”“친아들인데 어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냐!”부진환이 소서에게 분부했다.“데려가거라!”낙청연은 곧바로 소서를 말렸다.“안 됩니다! 다른 방법이 있을 겁니다. 죄 없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없습니다.”인질인 부운주는 이미 충분히 불쌍했다. 그런데 그를 가지고 낙월영을 맞바꾸려 하다니, 낙월영은 자격이 없었다.부진환은 낙청연의 초조한 모습을 보더니 그녀의 손을 덥석 잡고 마당으로 끌고 나왔다.“왜 그러느냐? 마음이 아프냐?”부진환은 가슴 아픈 듯, 또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부진환은 낙청연과 부운주의 일이라면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낙청연은 팔을 뻗어 그의 목에 감더니 발꿈치를 들면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그 순간, 부진환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낙청연은 천천히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