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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궁궐이었다!

천궐국처럼 금빛 찬란한 궁궐이 아니라 여국의 고요하고 청아한 느낌의 궁전이었다.

사부님이 살았던 곳이랑, 완전히 똑같았다!

심지어 궁전의 장식, 걸려 있는 서화와 놓여있는 소장품까지도 완전히 똑같았다.

이곳에 들어오니 오랜만에 익숙한 느낌이 몰려와 낙청연의 마음에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복잡한 기분이었다.

“오래전에 지어진 곳 같습니다.”

만왕은 뒷짐을 짊어지고 웃으며 말했다 “여긴 내가 그녀를 위해 지은 곳이지. 여국의 집과 똑같다고 하더군.”

“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해줬지. 집이 그리울까 봐 똑같이 지어줬네.”

“이곳의 장식, 심지어는 상과 의자까지 모두 내가 직접 만들었지.”

낙청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만왕께서 만든 것이란 말입니까?”

“대체 무슨 사이였습니까?”

“설마 두 분…”

만왕은 침울한 눈빛으로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 연모가 아니라면 어떻게 서로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겠는가.”

“하지만 난 그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었네.”

“다 내 잘못이네.”

“하지만 내 동생에게 시집갈 줄은 생각도 못 했네.”

말을 마친 만왕은 마음이 아파 눈시울을 붉혔다.

“낙영의 모든 비밀은 이곳에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게.”

그렇게 만왕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만왕의 발걸음은 유난히 무겁고 허약해 보였다.

만왕이 떠나고 나서야 낙청연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정말 예전에 살았던 곳과 똑같았다.

낙청연은 앞으로 걸으며 침궁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창가의 상에는 진달래가 놓여 있었다.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화분을 움직였다. 그러자 벽에서 기계의 움직임이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역시나 밀실도 똑같게 만들었다.

사부님은 이곳에 오랫동안 살았던 게 확실했다.

낙청연은 불안한 마음으로 밀실에 들어섰다.

밀실은 크지 않았지만 벽 가까이 서가가 있었고 흑단 태사의가 놓여 있었다.

태사의를 만지니 눈앞에 사부님이 위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곳은 구석마다 사부님의 기운이 넘쳤다.

사부님이 이곳에 살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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