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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낙청연이 랑목을 도와주려 하는데 갑자기 독수리가 다시 낙청연의 팔 위에 내려앉아 그녀의 옷자락을 물었다.

낙청연은 독수리를 물리치며 말했다.

“이놈, 도와주지는 못해도 방해는 하면 안 되지.”

낙청연은 몸을 날려 전투에 임했고 장검은 검은 하늘 아래 한기를 번뜩이며 하늘에 피를 뿌렸다.

낙청연에게 맞아 날아간 응익신은 공중에서 맴돌며 울어댔다.

그 날카로운 소리는 고막을 찢을 듯이 위력이 엄청났다.

곧이어 또 한 번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늑대 무리가 물러나고 있었다!

낙청연과 랑목은 두 손을 꼭 쥐고 있었다. 그들은 온몸이 피범벅이었고 너무 긴장되어 손이 떨렸다.

늑대 무리가 갑자기 흩어지자 두 사람은 넋이 나갔다.

피비린내 나는 혈투일 줄 알았는데 너무 갑작스레 끝나버렸다.

“응익신이었군.”

랑목은 고개를 들어 공중에서 맴돌고 있는 독수리를 바라보았다. 피범벅인 그의 얼굴에 비소가 떠올랐다.

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미간을 구겼다.

“정말 그렇게 신통한가...”

그 독수리는 다시 돌아와 낙청연의 팔 위에 앉았다.

낙청연은 어쩐지 독수리가 턱을 쳐들며 칭찬을 바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의 날카로운 눈빛에서 오만함이 보였다.

“늑대 무리에게 다른 사냥감이 생겨 물러났나 보다.”

“오늘 밤 우리 운이 괜찮은 듯하구나.”

독수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불만스러운 듯 낙청연을 쪼았다.

랑목은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았다.

“누이, 응익신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것 같소.”

낙청연은 마뜩잖은 얼굴로 어깨 위에 앉은 검은 독수리를 힐끗 보았다.

“난 믿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가 목적지에 순조롭게 도착하지 않는다면 믿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은 잠깐 쉰 뒤 다시 길에 올랐다.

그들은 지도에 그려진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응익신은 허공을 맴돌며 맹수가 가까워지는 것 같을 때마다 경고하듯 날카롭게 울었다.

그로 인해 낙청연 일행은 아주 순조롭게 나아갔다.

낙청연은 내심 놀랐다. 응익신은 만족인들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산의 모든 동물을 다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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