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은 하얗게 질린 입술을 떨었다.“언제 적 일이죠?”남자가 말했다.“꽤 오래됐습니다. 정 대표님은 저희에게 가능한 한 빨리 완공하라고 하셔서 제 밑의 직원들은 모두 밤낮없이 일을 했습니다.”하영은 문득 유준에게 불만을 늘어놓은 그날을 떠올렸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사 오길래 밤낮으로 쉬지 않고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거죠?”“이 별장의 주인은 틀림없이 무슨 괴벽이 있을 거예요. 노동자들을 착취하여 밤낮 가리지 않고 돌아치게 하다니.”‘그때 유준 씨의 표정은 어땠지?’‘난 왜 잘 관찰하지 않았을까?’바람이 스치자, 하영의 눈가에 고인 눈물이 떨어졌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숨을 깊이 들이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남은 비용을 지불할 테니, 열쇠를 나에게 줘요.”남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아가씨!”“감사할 필요 없어요.”하영은 진석을 바라보았다.“내 핸드폰 돌려줘요.”진석은 고개를 돌려 경호원을 바라보았고, 경호원은 즉시 휴대전화를 하영에게 돌려주었다.하영은 잔금을 지불한 다음, 남자의 열쇠를 받았다.남자가 떠난 후, 하영은 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들어가서 한 번 보고 싶은데, 시간 좀 줘요.”진석이 대답했다.“응.”하영은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입구에 도착하자, 하영은 문에 달린 자물쇠를 바라보았다.하영은 손을 내밀어 망설임 없이 자신의 생일을 입력했고, ‘틱’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하영은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꾹 참고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아늑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1층은 모든 방이 뚫려 커다란 거실로 되었고, 거실 구석에는 세희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과 딱 맞는 소파와 장식품이 놓여 있었다.하영의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세희가 기뻐해 하며 세준과 희민의 손을 잡고 거실에서 놀고 있는 화면이 떠올랐다.그리고 그녀는 유준과 소파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을 보고 있었다.아름답던 이 모든 것은 지금 모두 허사가 되었다.심장에서 강렬하고 따끔한
잠시 바라보다 하영의 시선은 거즈로 감싼 앨리의 왼손에 떨어졌다.심지어 피까지 나고 있었다.잠시 후, 하영은 시선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하영아.”이때 진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영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차갑게 진석을 바라보며 그가 계속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앞으로 난 앨리를 이 별장에 남겨둘 거야. 그리고 가정부를 찾아 네 일상을 돌보게 할 것이고.”하영은 차갑게 웃으며 진석을 바라보았다.“날 언제까지 가둘 예정이죠?”“널 가둘 생각 없어.”진석이 말했다.“나가고 싶다면 앨리랑 같이 나가.”“날 감시하는 거예요?” 하영은 코웃음을 쳤다.“당신에게 있어 내가 범인과 별 차이가 없을 줄은 몰랐네요.”“아니야, 난 단지 네 안전을 고려하고 있을 뿐이야.”“날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는 사람은 이 말을 할 자격이 없어요!”말을 마치자, 하영은 몸을 돌려 계단을 올라갔다.방으로 돌아온 하영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그것은 오직 유준에게서 나는 특별한 향기였다.옷방에 들어가니, 유준의 옷은 여전히 가득 걸려 있었다.하영은 유준의 옷을 가볍게 만지며 천천히 스쳤다.‘유준 씨는 꼭 돌아올 수 있을 거야!’잠시 후, 하영은 침실을 나섰다.그리고 맞은편의 방을 보며 하영의 눈 밑에는 슬픔이 묻어났다.캐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배웅하지 못했다. 내일, 하영은 산소에 가서 캐리를 보고 싶었다.생각하던 중, 하영은 문을 밀고 들어가려 했는데, 계단에서 두 사람이 낮은 소리로 대화하는 것이 들려왔다.“선생님, 이미 수속을 다 밟았으니, 내일이면 주민 아가씨가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경호원의 말에 하영은 순식간에 몸이 굳어졌다.‘내가 잘못 듣지 않았다면, 방금 경호원은 분명 주민이라고 했어!’‘부진석은 지금 주민을 꺼낼 작정인가? 왜?!’‘인나는 부진석을 다치게 한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지금 인나까지 괴롭히려는 건가?!’하영은 참지 못하고 화가 난 채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러나 계단을
하영이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진석은 별장을 나가려던 참이었다.“잠깐만요.” 하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진석은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진석의 부드럽고 잘생긴 얼굴이 하영의 눈에 들어왔다.순간, 하영은 멍해졌다.마치 두 사람이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때의 그들은 비밀이 없는 절친이었다.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일은 이미 돌이킬 수가 없었다.하영은 손을 꼭 쥐었다.“왜 주민을 구하려는 거죠?”진석은 몸을 돌려 하영을 마주했다.“하영아, 나도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주민은 인나로 하여금 에이즈에 걸리게 한 범인이에요! 왜 굳이 인나에게 고통을 주려는 거죠?!”“하영아.” 진석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는 사람들의 감정을 일일이 신경 쓸 순 없어. 난 단지 나에게 유리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것만 알 뿐이야.”하영은 차갑게 비꼬았다.“그럼 당신이 내 목숨을 살려준 것은, 내가 당신에게 아직 쓸모가 있단 말인가요?”진석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사실 이 문제에 대해 그도 잘 몰랐다.그렇게 진석은 하영에게 대답하지 않고 돌아서서 별장을 떠났다.방으로 돌아온 하영은 현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하영의 문자를 보자, 현욱은 화병으로 죽을 뻔했다.그는 바로 하영에게 전화하려고 했지만 기범은 얼른 말렸다.“너 미쳤어? 하영 씨에게 전화를 하다니?” 기범이 다급하게 말렸다.현욱은 눈빛에서 분노가 묻어났다.“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물어봐야지! 주민 나오면 안 돼! 절대로 안 돼!”“네가 못 나오게 한다고 주민이 못 나오는 거야?”기범은 계속했다.“부진석은 경찰서 쪽에 사람이 있을 거야. 그래서 이렇게 쉽게 주민을 꺼낼 수 있는 거라고! 만약 정말 주민을 나오게 하고 싶지 않다면, 전에 유준이 시킨 대로 해!”현욱은 멈칫하더니 기범을 바라보았다.“우리 부모님을 찾아가라고?”기범은 고개를 끄덕였다.“주민이 아직 나오지 못한 틈을 타서 빨리 네 아버지
배정일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헛소리가 아니에요!” 현욱은 진지하게 말했다.“저 때문이 아니었다면 인나 씨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한다면, 저는 인나 씨를 버릴 수 없어요!”배정일은 엄숙하게 현욱을 쳐다보았다.“계속 고집을 부리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잘 알고 있는 거야?”“만약 몰랐다면 오늘 아버지를 찾아와 이런 말씀을 드리지 않았겠죠!”현욱이 말했다.배정일은 실망한 표정으로 현욱을 바라보았다.“여자 하나 때문에 건강한 사람에서 에이즈 환자로 되겠다는 거야?”“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동고동락할 수 있는 법이죠!”현욱이 정중하게 말했다.“넌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아인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여기까지 말하자 현욱은 침묵했다.이를 본 배정일은 차갑게 웃었다.“그 아인 너보단 낫군!”“그럼 나도 매정하게 굴면 안 되잖아요!”현욱이 말했다.“저와 다시 만날지는 인나 씨가 결정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 결코 인나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그래서, 그 아이로 하여금 평생 죄책감을 느끼게 할 작정이야?”이 말을 듣고 옆에 앉아 있던 기범이 멍해졌다.이 말을 반박할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그리고 확실히 그런 것 같기도 했다!기범은 표정이 굳어진 현욱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이제 끝났어...’배정일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현욱아, 그 아인 떠난 지 꽤 됐지?”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정일은 계속해서 말했다.“그 아이의 용기와 결심에 탄복하는군. 설사 너 때문에 주민이 자신에게 그런 일을 했다 하더라도, 그 아인 종래로 널 끌어들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너도 그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어?”현욱은 주먹을 꽉 쥐며 화제를 돌렸다.“오늘은 단지 주민의 일로 찾아왔을 뿐이에요!”“주씨 가문과 맞서고 싶은 거야?” 배정일이 물었다. “주씨 가문이 김제에서의 지위를 알기나 하고?”“잘
“주씨 가문이 만약 부진석을 도와주려 한다면, 난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야!”현욱은 노발대발했다.“넌 확실히 끼어들 수 없어.” 기범은 한숨을 쉬었다.“그게 무슨 뜻이야?”“넌 어떻게 할 건데?” 기범은 현욱에게 되물었다.“그들이 만약 부진석과 손을 잡는다면, 난 주씨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키겠어!”현욱이 말했다.“그거 잊지 마. 난 아직 주민이 한 그 더러운 짓을 공개하지 않았잖아!”“안심해, 주씨 가문은 틀림없이 그 영향을 받지 않을 거야.”“왜?” 현욱은 안달이 났다.“주민은 그 집안의 손녀잖아!”“너 벌써 깜박한 거야? 주민은 잡혀가기 전에 주씨 가문과 관계를 끊겠다고 했잖아. 네가 이 사실을 내놓으면, 주씨 가문이 정말 영향을 받을 것 같아?”“그럼 부진석은 또 어떻게 주씨 가문을 이용하려는 거지??”기범의 표정은 무거워졌다.“사람 속을 모르니까.”“주씨 가문이 설령 주민과 선을 그었다 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주민을 봐서 부진석을 도와줄 수 있다, 이거야?”“맞아!” 기범은 고개를 끄덕였다.“주민은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이잖아!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지! 그들은 부진석에게 잘해주면 부진석이 주민에게 잘해줄 수 있다는 이치를 모르진 않을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기범과 현욱은 갑자기 눈을 마주쳤다.“헐!!”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부진석 지금 주민과 결혼하려는 거야!!”기범은 몸을 떨었다.“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현욱아, 주민은 부진석의 손을 빌려 너한테 복수를 할지도 몰라!!”“난 아직 분풀이를 다 하지 못했는데, 주민이 무슨 면목으로 날 찾아와?!”현욱은 화가 나서 눈을 부라렸다.“왜 면목이 없겠어?” 기범이 말했다.“넌 주민을 그렇게 매정하게 대했으니, 주민은 그 때문에 원한을 품을 수도 있잖아?”현욱은 순간 말문이 막혔고 더 이상 숨을 쉬지 못할 것만 같았다.“인나 씨에게 말할지는 네가 결정해.” 기범은 쯧쯧 소리를 냈다.“먼저 주민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부터 생각하자
현욱이 말했다.“알았어. 인나 씨랑 상의해 볼게.”“음.”아파트로 돌아온 현욱은 한참 고민한 후에야 인나에게 문자를 보냈다.[바빠요?]잠시 후, 인나가 답장했다.[아니요. 무슨 일 있어요?][응, 부진석이 곧 주민을 감옥에서 꺼낼 거예요.]이 문자를 본 인나는 멍해졌다.씁쓸함과 분노가 마음속에 뒤엉켰고, 더 이상 문자를 보낼 마음이 없는 인나는 직접 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욱은 바로 받았다.인나는 엄숙하게 물었다.“이 일을 어떻게 안 거예요?”“하영 씨가 말해줬어요. 인나 씨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해요?”“만약에!” 인나는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만약에 부진석이 정말 주민을 석방했다면, 난 절대로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현욱은 잠시 침묵한 뒤, 기범이 한 말을 인나에게 말했다.“인나 씨, 난 당신을 보호할 수 있지만, 의외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요. 지금은 오직 여론만이 인나 씨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고요.”“그럼 자폭해요!”인나가 말했다.“어차피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난 남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관없어요! 주민이 대가를 치르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부진석도!”현욱은 눈동자를 굴렸다.“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신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어서.”“아니요, 현욱 씨가 주민을 감옥에 잡아넣은 사람이니까요.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거 나도 알아요.”“그리고 이 일도 나 자신이 조심스럽지 못한 탓이에요.”현욱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만약 부진석이 주민과 결혼을 한다면, 부진석은 절대로 인나 씨가 주민을 상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거예요.”“그렇다고 날 죽이겠어요?!”인나가 말했다.“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데, 김제에서 자리를 잡고 싶으면 부진석은 섣불리 행동하지 않을 거예요!”“그럼 돌아오기로 결정한 거예요?”“나는 돌아갈 거지만 아직은 아니에요. 주민에게 복수하려면 계획을 짜야 하는데, 지금은 그 계기를 찾아야 해요. 특히 복수를 하려면 침착하게 움직여야 하죠.”현
하영은 멈칫했다.‘그래, 캐리는 외국인이었으니 또 어떻게 여기에 매장될 수 있겠어.’캐리를 찾아갈 수가 없자, 하영은 씁쓸하게 말했다.“그럼 제사상 차릴 수 있게 물건 좀 준비해 줘.”앨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동안 그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옆에 있던 아주머니는 이를 알아듣고 얼른 설명했다.“이건 우리나라의 풍속이에요.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 편하게 저승으로 갔으면 해서 이렇게 제사를 지내는 거죠.”“이런 무의미한 짓을 하다니, 정말 지루하군!”앨리는 독일어로 투덜댔다.하영은 비록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앨리의 말투에서 그녀가 이런 일을 아주 거들떠보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한 가지 더.”하영이 입을 열었다.“한 번에 다 말하면 안 돼요?” 앨리는 짜증이 났다.“부진석에게 전해. 나 회사에 돌아가고 싶으니 내 핸드폰 돌려달라고.”앨리는 하영을 잠시 쳐다본 후, 다시 진석에게 보고했다.다만 앨리가 전화를 걸자마자, 정원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진석의 차인 것을 보고, 앨리는 전화를 끊고 마중하러 나갔다.곧 두 사람은 별장에 들어왔다.하영은 이미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진석은 하영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 부드럽게 물었다.“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벌써 회사에 가려고?”하영은 진석을 보지도 않고 어두운 텔레비전을 쳐다보며 대답했다.“음.”“며칠 더 쉬지 그래.”하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회사 부사장은 이미 죽었고, 사장인 난 또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이 책임질 거예요?”하영의 차가운 옆모습을 보며 진석이 입을 열었다.“너에게 더 좋은 파트너를 찾아줄 수 있어.”“필요 없어요!”하영은 진석의 말을 끊으며 그를 바라보았다.“내 회사의 그 어떤 일도 간섭할 생각하지 마요!”“굳이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이상, 나도 너무 간섭하지 않을게.”진석이 말했다.“하지만 이틀만 더 쉬고 있어. 그리고 앨리 데리고
[회사 쪽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 모두 원래의 계획대로 일을 잘 하고 있고, 분기 보고서는 직접 회사에 오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부사장님이 이렇게 떠나서 정말 안타깝지만, 사장님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소정은 또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그것은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캐리의 사무실에 흰 국화를 놓은 사진이었다.이 사진을 보자, 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눈물이 휴대전화에 떨어지자, 하영은 가볍게 닦은 후, 소정에게 답장했다.[떠나지 않고 기다려 줘서 고마워. 나 내일 회사로 나올 거야.]하영은 이 문자를 회사의 단톡방에도 보냈다.순간, 직원들은 난리도 아니었다.[사장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실검 보고 깜짝 놀랐어요!][사장님, 무사히 돌아오셔서 정말 기쁩니다!][사장님, 이번 달 매출량이 또 최고점을 찍었어요! 지금 사장님과 함께 축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그들이 관심이 담긴 문자를 보면서 하영은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그들은 마치 미리 상의한 것처럼 그 누구도 하영의 슬픔을 들추어내지 않았다.단톡방에서 나온 하영은 계속 가른 문자를 확인했다.인나의 문자가 나타났다.문자는 많지만 모두 며칠 전에 보낸 것이었다.인나는 거의 몇 시간에 한 번 씩 문자를 보냈는데, 하영의 기분과 몸 상태에 대해 물어보았다.하영은 지금 바로 인나에게 답장하고 싶었지만, 이 휴대폰에는 틀림없이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일을 대비해서 하영은 답장을 하지 않았다.계속 아래로 뒤져보자, 하영은 자신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세 글자를 발견했다- 유준 씨.하영은 숨이 멎은 채 유준이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유준의 문자는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온갖 감정과 하영을 향한 죄책감을 포함하고 있었다.[하영아, 약혼식에 나타날 수 없어서 미안. 돌아가면 꼭 보상해 줄게.][너 지금 화가 많이 난 데다 나 때문에 엄청난 실망을 느꼈다는 거 다 알아. 기분 좀 좋아지면 바로 나에게 답장해줘.][예준이 그러던데, 너 입원했다며? 괜히 자신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