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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배정일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헛소리가 아니에요!”

현욱은 진지하게 말했다.

“저 때문이 아니었다면 인나 씨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한다면, 저는 인나 씨를 버릴 수 없어요!”

배정일은 엄숙하게 현욱을 쳐다보았다.

“계속 고집을 부리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잘 알고 있는 거야?”

“만약 몰랐다면 오늘 아버지를 찾아와 이런 말씀을 드리지 않았겠죠!”

현욱이 말했다.

배정일은 실망한 표정으로 현욱을 바라보았다.

“여자 하나 때문에 건강한 사람에서 에이즈 환자로 되겠다는 거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동고동락할 수 있는 법이죠!”

현욱이 정중하게 말했다.

“넌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아인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여기까지 말하자 현욱은 침묵했다.

이를 본 배정일은 차갑게 웃었다.

“그 아인 너보단 낫군!”

“그럼 나도 매정하게 굴면 안 되잖아요!”

현욱이 말했다.

“저와 다시 만날지는 인나 씨가 결정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 결코 인나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그 아이로 하여금 평생 죄책감을 느끼게 할 작정이야?”

이 말을 듣고 옆에 앉아 있던 기범이 멍해졌다.

이 말을 반박할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기범은 표정이 굳어진 현욱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이제 끝났어...’

배정일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

“현욱아, 그 아인 떠난 지 꽤 됐지?”

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정일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 아이의 용기와 결심에 탄복하는군. 설사 너 때문에 주민이 자신에게 그런 일을 했다 하더라도, 그 아인 종래로 널 끌어들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너도 그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어?”

현욱은 주먹을 꽉 쥐며 화제를 돌렸다.

“오늘은 단지 주민의 일로 찾아왔을 뿐이에요!”

“주씨 가문과 맞서고 싶은 거야?”

배정일이 물었다.

“주씨 가문이 김제에서의 지위를 알기나 하고?”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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