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은 즉시 시체를 강가로 보내 소진호와 소희원이 확인하게끔 했다.시체를 본 순간, 소진호와 소희원은 제자리에 분분히 굳어졌다.시신은 물에 잠겨서 이미 심하게 부풀어 올랐고, 얼굴 전체는 마치 공기가 찬 풍선처럼 보였다.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금색의 머리였다.소희원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위에서 밀려오는 강한 메스꺼움에 헛구역질을 멈출 수 없었다.소희원은 입을 가리며 믿을 수 없단 듯이 앞에 조용히 누워 있는 캐리를 바라보았다.순간, 그녀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이때, 경찰이 다가와서 물었다.“혹시 이 사망자를 아십니까?”소진호의 눈빛에는 고통이 드러났다. 그는 눈을 감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우리 예준이의 친구예요.”“이름이 뭐죠?”소진호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그가 외국에서 왔다는 것밖에 몰라요. 이름은... 캐리라고.”경찰은 한숨을 내쉬었다.“수사팀은 아직 소예준 씨의 시신을 인양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강물이 비교적 세차서 수색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짧은 시간 내에 아마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먼저들 돌아가서 기다리시죠.”“짧은 시간 내로 못 찾다뇨?”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옆에서 울렸다.모두들 먼 곳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시죠?”“주희라고 해요.” 주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실례지만, 짧은 시간 안으로 찾을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죠?? 당신들은 수사팀과 인양 인원을 더 파견할 수 없나요?! 지금 차를 찾았고, 캐리까지 찾았는데, 왜 소예준을 찾을 수 없는 거죠?”“저희는 이미 전 시의 수사팀을 파견하여 수색하고 있습니다...”“그럼 다른 도시의 수사팀도 찾아와요!!”주희는 노발대발했다.“당신들이 신청하고 싶지 않으면, 내가 직접 신청할 수도 있어요!”경찰은 의혹을 느끼며 주희를 훑어보았다.“당신은 도대체 누구시죠?”주희가 대답했다.“Y시 주충문 장군의 손녀,
시원은 엄숙하게 호진의 말을 끊었다.“대표님은 틀림없이 무사하실 거야!”“네 말이 맞아. 내가 말실수를 했군.”회사를 나온 후, 두 사람은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현장에 도착하자, 시원은 바로 수사팀을 찾아갔다.“안녕하세요, 이 헬리콥터에서 무슨 시신이라도 발견했습니까?”“이 헬리콥터에 탑승한 사람과 아는 사이입니까?”호진은 얼른 대답했다.“제 가족이에요.”“그렇군요. 저희 팀은 지금 운 좋게 블랙박스를 찾았으니 가서 한 번 확인해 보세요.”시원과 호진은 눈을 마주치더니 얼른 달려갔다.수사팀 대장을 찾은 후, 시원은 즉시 인사를 했다.“저희는 이 추락한 헬리콥터에 탑승한 사람의 가족인데, 블랙박스는 온전한가요?”“지금 서에 돌아가서 확인하려던 참이었는데, 가족분인 이상, 따라오시죠.”30분 후, 대장은 시원과 호진을 데리고 경찰서로 돌아왔다.대장이 블랙박스를 기술부에 넘기자, 기술부는 신속하게 열어 확인하기 시작했다.기술부는 두 시간 만에 그 당시의 녹음을 복원했다.시원은 이어폰을 끼자마자 바로 유준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 순간, 시원은 머리가 윙윙거렸고 강렬한 분노가 치밀어 몰랐다.‘대표님...’시원이 줄곧 말을 하지 않자, 호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목소리 같은 거 들었어? 무슨 상황인데? 대표님 맞냐고?”시원은 묵묵히 이어폰을 빼더니 호진에게 건네주었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혼자 들어 봐.”호진은 급히 이어폰을 꼈고, 유준의 소리를 들은 순간 다리가 나른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뒤로 헛걸음질을 했다.“대, 대표님 맞아...”호진의 입술은 멈추지 않고 부들부들 떨렸다.시원은 얼굴을 굳힌 채 옆에 서 있는 수사팀 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체는요? 비행기가 폭발해도 시체를 찾을 수 있잖아요!!”대장은 시원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블랙박스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행운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도 계속 시체를 수색할 테니 연락처를 남기시죠. 찾는 대로 즉시
세희는 작은 두 손으로 하영의 팔을 꼭 껴안으며 울부짖었다.“엄마... 흑흑흑, 엄마...”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오직 엄마란 말밖에 나오지 못했다.하영은 코끝이 찡해지더니 눈물이 흘러내렸다.“세희야, 울지 마, 엄마 지금 멀쩡하잖아?”이 말이 나오자, 세희는 더 심하게 울었다.하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에 서 있는 송유라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송유라는 그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송유라는 두 눈이 빨갛게 부어 더 이상 예전의 우아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눈 밑의 다크서클과 창백한 얼굴은 모두 그녀의 피곤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하영은 작은 소리로 송유라를 불렀다.“숙모?”송유라는 반응하지 않았다.하영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불렀다. “숙모?”이번에 송유라는 들었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바라보더니 눈가의 눈물을 지우며 얼른 앞으로 나아갔다.“그래 하영아, 숙모 여기 있어. 어디 아픈 거야? 내가 의사 불러올게.”하영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숙모,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던데. 무슨 일 생긴 거예요?”송유라는 입을 오므리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의 표정을 본 하영은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우리 오빠는요? 캐리는요? 삼촌은?”하영이 예준과 캐리를 언급하자, 송유라의 눈물은 더욱 사납게 떨어졌다.세 아이의 얼굴에도 비통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영은 마음이 덜컹 내려앉더니 말투가 점차 흥분되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모두들 침묵에 잠겼다.하영은 가슴의 통증을 참으며 일어나서 계속 물어보려 했다.송유라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서 하영을 부축했다.“하영아, 내가 다 말할 테니까 어서 누워!”하영은 호흡이 가빠졌고, 눈 밑에 뜬금없이 두려움이 스쳤다.“도대체 무슨 일 일어난 거예요??”송유라는 눈물을 닦고 입을 열려 했지만, 병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병실 문으로 돌렸고, 진석이 정교하게 포장된
하영은 고개를 들었고, 아픔을 참느라 붉게 물든 두 눈은 진석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부진석 씨,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예요?!”진석은 손을 내밀더니 하영을 다시 눕히려 했다.그러나 하영은 진석의 손을 뿌리치며 그의 호의를 거절했다.진석은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무슨 일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면 잘 누워 있어.”하영은 이를 악물었다.“나 혼자 누울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도 이 일들을 분명하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네요!”“그래.” 진석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하영이 침대에 누운 후에야 진석은 입을 열었다.“지금 소예준과 캐리의 상황을 알고 싶은 거야?”“맞아요!” 하영은 단호하게 말했다.“난 아직 현장에 가보진 않았지만, 그들은 아마 죽었을 거야.”이 말을 듣자, 하영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녀는 믿을 수 없단 듯이 진석을 바라보았고, 눈빛은 점차 촉촉해졌다.“지...” 하영은 목이 쉬었다. “지금 뭐라고요?”진석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그들은 아마 죽었을 거라고.”“죽었다니요?!”하영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부진석 씨,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진정해, 하영아.” 진석은 하영의 가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이 상처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하영은 손가락을 꽉 쥐었다.“이 일은 또 어떻게 알았죠?!”진석은 입술을 구부리더니 가볍게 웃었다.“내가 양다인더러 너에게 총을 쏘라고 시켰거든.”순간, 하영의 머릿속에는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차가운 호수에 빠진 것 같다고 느꼈다.“하영아.” 진석은 천천히 말했다.“사실 너 그때 귀국하지만 않았어도 난 너에게 손을 대지 않았을 텐데. 네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는 정유준은 이미 큰 고통을 겪고 있었으니, 난 천천히 그 남자를 무너뜨리면 되거든. 그러나 넌 다시 돌아왔고, 심지어 또 한 번 정유준을 선택했기 때문에, 나도 너한테 모질게 마음을 먹을 수밖에 없었어.”
‘유준 씨가 탄 헬리콥터가 사고를 당했다고?’‘그래서 유준 씨가 죽었다니?’‘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닐 거야!’하영은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날 속이지 마요. 난 당신의 말을 믿지 않을 테니까. 지금 날 무너뜨려서 유준 씨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은 거잖아요! 우리 오빠도 무사하고, 캐리도 무사할 거예요! 이건 전부 당신이 꾸며낸 거짓말이니까!”진석은 하영이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천천히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하영의 휴대전화를 들었다.“내가 말한 모든 거, 전화로 한 번 확인해 봐.”진석은 태연자약하게 말했다.핸드폰을 보자, 하영은 얼른 손을 뻗었다.‘허 비서에게 전화를 해야 해!’‘이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야! 틀림없어!’하영은 주소록을 뒤졌고, 분명히 시원의 전화를 저장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조급해서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눈물은 하영의 눈가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렸다.그렇게 감정이 무너지며 인내심이 닳은 순간, 하영은 시원의 전화를 찾았다.떨리는 두 손은 하영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몇 초 후, 시원은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시원의 무거운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울렸다.시원의 목소리에 하영은 더욱 불안해졌다.“허, 허 비서, 유준 씨는?!”전화기 너머에 있는 시원은 침묵했다.하영도 자신의 감정을 극력 억제하며 시원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그러나 한참을 기다렸지만 시원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하영은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그녀는 핸드폰을 꽉 잡으며 이를 악물고 다시 한번 물었다.“유준 씨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묻잖아!!”“죄송합니다, 아가씨.” 시원은 정중하게 사과했다. “대표님은... 사고를 당하셨습니다...”이 말을 듣고 하영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무슨 사고?! 똑똑히 말해 봐!!”시원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대표님은 원해 헬리콥터를 타고 귀국하시려고 했는데, 그 조종사가 하필이면 대표님을 죽이려는 사람이었습니다...”시원은 블랙박스
진석은 화끈거리는 뺨을 어루만지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하영아, 날 때리면 안 되는데.”이 순간, 하영의 가슴에 난 상처가 찢어져 피는 끊임없이 그녀의 옷을 적셨다.그러나 하영은 마치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처럼 피가 이렇게 흘러내리도록 내버려두었다.“뭐가 안 되는데?” 하영은 울면서도 미친 듯이 웃었고 눈시울은 새빨개지더니 이를 갈며 소리쳤다.“난 당장이라도 당신을 죽이고 싶은데!!”진석의 시선은 하영의 피로 물든 옷에 떨어졌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하영아, 너에게 만약 그럴 능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날 죽일 수 있어.” 진석이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휴식을 좀 취해야 하지 않겠니?”“내 이름 부르지 마요!! 구역질 나니까!!”하영은 구역질을 참으며 가슴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부진석, 난 당신과 8년 동안이나 알고 지냈는데!! 당신이 이런 짐승일 줄은 정말 몰랐네요! 퉤!! 우리 엄마가 뭘 잘못했는데요?! 도우미 아주머니는요?! 캐리와 우리 오빠도요! 그리고 유준 씨는 무슨 잘못을 했죠! 난 또 무슨 잘못을 했냐고요?! 왜... 대체 왜? 왜!!!”하영의 안색이 붉어졌다가 다시 파랗게 변하는 것을 보고, 진석은 웃음을 점차 거두었다.“이건 나중에 내가 천천히 말해주지.”말하면서 진석은 일어섰다.“오늘부터 넌 이 병실에서 치료 받아.”하영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뭐 할 건데요?! 날 가두려는 거예요?! 부진석 씨, 지금 무슨 자격으로 그런 짓을 하는 거죠?!”진석이 발걸음을 멈추자, 하영은 그가 설명하려는 줄 알았다.그러나 그는 몇 초 밖에 멈추지 않았고,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병실을 떠났다.하영은 바로 이불을 젖히며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려 했다.문을 여는 순간,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하영의 앞을 가로막았다.하영은 그들을 힘껏 밀어내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나 나가게 해줘! 부진석 씨! 날 내보내라고!!”복도에는 점점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와 하영의 메아리소리
생각하며 희민의 시선은 침대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는 세희에게 떨어졌다.그녀의 작은 얼굴은 아무런 감정도 없을 정도로 차가웠고 눈빛도 예전처럼 빛나지 않았다.마음이 아픈 희민은 세희의 곁으로 걸어가며 작은 손을 내밀어 세희를 품에 안았다.“세희야, 참을 필요 없어. 울고 싶으면 울어, 오빠가 있잖아.”세희의 이마는 희민의 가슴에 닿았고, 앳된 목소리는 점차 잠기더니 나지막이 울부짖었다.“희민 오빠.”“응, 오빠 여기 있어.”“아빠도 죽은 거야?” 세희의 목소리는 희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차가웠다.“미안.” 희민의 눈시울을 붉혔다.“나도 잘 모르겠어...”세희는 머리를 움직이더니 목소리는 더욱 괴로웠다.“엄마 말 들었지? 삼촌, 캐리 아저씨, 아빠는 모두 죽었어. 이 모든 것은 다 부진석 아저씨가 한 거야.”희민은 세희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소리 없이 그녀를 위로했다.평소에 세희는 그들 중 가장 감성적인 아이라서 무슨 일 있으면 가장 떠들썩했다.그러나 지금, 세희는 눈물조차 흘리지 않아 희민은 왠지 모르게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는 세희에게 문제라도 생길까 봐 매우 두려웠다.세희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더니 눈을 감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희민은 고개를 숙여 세희를 바라보았는데, 그녀가 숨을 고르게 쉬며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은 더욱 복잡해졌다.그러나 지금, 어떻게 위로를 해도 전부 허사였다.눈을 감은 세희는 어느새 꿈나라에 빠졌다.꿈속에서.세희는 또다시 선녀 언니와 하얀 강아지를 보았다.다만 이번에 선녀 언니와 하얀 강아지는 세희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그녀가 가까이 가고 싶어도 그들은 여전히 세희와 거리를 두었다.세희는 따라잡을 수 없어 조급하게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선녀 언니, 흰둥이!!”말이 떨어지자, 앞의 두 그림자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어서 나타난 사람은 온몸이 축축한 캐리였다.세희는 눈을 부릅떴다.그녀는 흠칫 놀라며 서둘러 쫓아갔다. “캐리 아저씨!!”세희의 목소리에 캐리
세희는 알아듣지 못했다. 캐리가 몸을 돌리자, 그녀도 따라서 앞으로 걸어갔다.“캐리 아저씨...”캐리는 세희를 등진 채, 주먹을 꽉 쥐었고 이를 악물었다.‘세희야, 이젠 정말 안녕이야. 넌 꼭 엄마 말 잘 듣고 건강하게 자라야 해.”“가지 마요!” 세희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캐리는 못 들은 것처럼 그렇게 떠났다.세희는 끊임없이 캐리의 뒤를 쫓아갔다.하지만 캐리가 떠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세희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그렇게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세희는 털썩하고 땅에 넘어졌다.세희는 바닥에 엎드려 큰 소리로 울었다.“아저씨... 세희 아파요. 돌아와서 세희 안아줘요. 제발 세희를 안아주세요... 세희 앞으로 다신 아저씨 비웃지 않을게요. 세희를 강아지처럼 데리고 산책 나가도 돼요. 그리고 세희도 아저씨에게 맛있는 거 해 줄게요... 흑흑흑, 캐리 아저씨... 돌아와요...”병실 안.가위에 눌린 듯한 세희의 울음소리가 모두의 귀에 들려왔다.송유라는 세희를 계속 깨웠지만, 세희는 도통 눈을 뜨지 못했다.세준과 희민 두 사람은 조급한 목소리로 세희의 이름을 불렀고, 역시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캐리 아저씨... 캐리 아저씨.”세희는 캐리의 이름을 울부짖었다.송유라와 두 아이는 저마다 멍해졌다.세희의 멈추지 않는 눈물과 고통으로 가득한 작은 얼굴을 보면서 세준은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세준은 세희의 손을 놓아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깨울 필요 없어요.”희민과 송유라는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은 시선을 거두었다.“캐리 아저씨는 틀림없이 세희의 꿈속에 있을 거예요. 그들더러 마지막으로 만나라고 해요.”희민과 송유라는 침묵에 빠졌다.현장에서.수사대는 많은 사람들을 파견했지만, 한바탕의 수색 끝에 그들은 여전히 예준을 찾지 못했다.주희는 제자리에 서 있으며 몇 시간이나 움직이지 않았다.소희원은 참지 못하고 주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오빠랑 무슨 관계죠?”주희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예준 오빠는 내가 가장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