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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가만두지 않을 거야

작가: 라나리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정 어르신이라고?’

귓가에 들리던 양다인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졌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강하영은 자신의 셋방 침실에 있었다.

공기 중에 짙게 풍기는 피비린내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바로 몸을 일으켰다.

침대에서 내려오려는데 손에 딱딱한 것이 느껴져 고개를 숙이니 피에 물든 비수가 손에 쥐어져 있었다.

강하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바로 비수를 내던졌고, 이와 동시에 자신의 몸에 대량의 혈흔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그녀는 온몸을 떨며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을 향해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

그러자 바닥에 두 눈을 부릅뜬 채 피투성이가 된 남자를 발견하고는 순간 다리가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어 총을 든 형사들이 방안으로 뛰어들었고, 형사를 보는 순간 강하영은 깨달았다.

이 모든 건 바로 양다인이 짠 판이었다.

형사들은 이내 강하영을 제압해 경찰서로 데려갔다.

같은 시각, 난원.

임씨 아주머니는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허시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다급히 물었다.

“허 비서님, 혹시 사장님과 함께 계십니까?”

“대표님은 아직 바쁘시니 이따가 다시 연락할게요.”

허시원은 전화를 끊고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정유준을 바라보았다.

“대표님, 임씨 아주머니 전화입니다.”

“조용히 해!”

정유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허시원 쪽을 쳐다보며 고함을 치자 허시원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끝나자마자 소 노인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정유준은 침대에서 조용히 잠든 여자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린 뒤 방에서 나와 전화를 받았다.

“정유준! 네놈이 키우던 여자가 내 손녀를 죽일 뻔했어!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줄 알아!”

소 노인은 전화기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자기 할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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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준은 턱이 뻐근해질 정도로 고개를 젖히고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강하영이 한 짓이라고 생각해?”“대표님, 강하영 씨는 그럴 사람이 아니지만 지금으로선…….”허시원은 말을 하다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지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경찰서로 가자.”정유준은 그 말을 남기고 몸을 일으켰다.경찰서.강하영은 몇 시간 동안 쉴 틈도 없이 심문을 받았는데, 형사가 던진 질문에는 하나도 대답할 수 없었다.강하영도 자신이 도대체 어떻게 카페에서 유림 아파트까지 와서 임해진을 죽이고, 양다인까지 찔렀는지 알고 싶었다.그저 정신을 잃기 전에 양다인이 그녀에게 했던 말만 기억날 뿐이었다.양다인이 주범이라는 것을 알아도 증거가 없었다. 모든 증거와 물증이 그녀가 범인이라고 가리키고 있으니 지금은 그저 정유준이 자신을 구해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유치장 문이 열리며 여경이 입구에 서서 말했다.“강하영 씨, 나오세요.”강하영의 머릿속에 정유준의 모습이 떠오르며 바로 여경을 따라 나서자, 여경은 그녀를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갔다.문을 여는 순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강하영이 방에 들어서자 문이 닫혔고, 이어 그를 맞이한 것은 남자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강하영은 그의 앞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내가 한 짓이 아니야.”강하영의 피곤한 기색과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몸을 보며 정유준의 심장 한 구석이 옥죄어오기 시작했다.하지만 강하영이 임신했다는 사실에 마음 속의 연민은 분노로 완전히 뒤덮이고 말았다.“그걸 어떻게 믿어?”남자의 화난 어조에 강하영은 주먹을 꽉 쥔 채 미간을 찌푸렸다.“증거는 없지만, 어제 양다인이 먼저 연락이 와서 카페로 나를 불러낸 거야. 내 신분에 대해 얘기해 준다면서…….”강하영은 어제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유준에게 들려줬다.“이렇게 된 거야.”“그래서 복수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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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말씀이죠?”정유준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우리 아들이 해외에 있는데 7개월 전에 어떤 사람이 연락이 와서는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더군요. 아들의 전화도 통하지 않아 바로 해외로 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몸에 지닌 모든 물건을 빼앗기고 말았어요. 뭐, 좋은 일도 아닌데 얘기해서 뭐 하겠습니까? 저는 왜 찾으신 거죠?”정유준은 순간 경계심이 일기 시작했다. 7개월 전이라면 바로 그가 원장을 찾아 확인 하려했던 시기였다.하필이면 그 시기에 원장이 사기꾼에게 속아 해외로 떠나다니, 우연치고는 너무 이상했다.심지어 원장의 행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정유준은 자신의 의심을 억누르며 강하영의 어릴 때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혹시 이 아이를 기억하고 계십니까?”고 원장은 사진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한참 뒤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기억나네요! 이 아이가 당시 저희 보육원에서 고생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일부 아이들이 항상 이 아이를 괴롭히며 때렸거든요. 우리도 복지기관으로서 다른 아이들을 쫓아낼 방법이 없기에 그저 그 아이한테 좀 더 관심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제일 인상 깊었던 일은 그때가 아마 겨울이었을 겁니다. 그 아이가 온몸이 흠뻑 젖어서는 저한테 달려와 물에 빠진 남자아이를 구했다고 얘기했죠. 보육원에서 멀지 않은 버려진 창고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달려가 그 남자아이를 병원에 보냈어요. 돌아와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려 했는데,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보고 병원에 보내려던 참에 한 여자가 나타나 이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왜 하필 몸도 좋지 않은 아이를 입양하려 했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원장의 말에 정유준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고, 목소리마저 떨려오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그녀가 확실합니까?”“확실해요! 아이 귓불에 빨간 점이 있었어요. 맞죠?”“당시 보육원에 귓불에 점이 있는 아이가 또 있었습니까?”“없었어요, 제가 비록 이렇게 나이가 들었어도 그건 확실합니다. 보육원에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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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준! 당신은 정말 뼛속까지 쓰레기네! 강하영 가진 세쌍둥이는 당신 아이였어. 당신 아이란 말이야!! 미친 양다인이 강하영과 당신의 세 아이를 해쳤어!”우인나의 말은 마치 비수처럼 정유준의 가슴을 한 번 또 한 번 찌르는 것 같았다.그는 핏기가 전혀 없는 입술을 깨물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정유준은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시신을 직접 보지 못했기에 그녀가 이렇게 떠났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내가 너 찾지 못하게 단념시키려고 다들 거짓말을 하는 거지? 그렇지?’‘강하영은 죽지 않았으니까, 반드시 찾아낼 거야!’……5년 후-회의실 문이 열리고 정유준이 나오자마자 허시원이 남자를 맞이했다.“대표님, G가 우리 회사와의 계약을 거절했습니다.”정유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허시원을 보았다.“아직 그에 대해 알아낸 건 없어?”“그저 존슨 선생님의 유일한 제자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나머지 자료는 얻을 수 없었습니다.”정유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3년 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 존슨이 은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가 패션계에서 물러나기 전에 그의 애제자인 G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했다.모든 사람은 G는 그저 존슨의 명성을 등에 업고 돈을 긁어모으러 나왔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가 디자인한 의상이 세계 패션계의 난다긴다하는 인재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옷은 평범해 보이지만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전해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이 옷을 보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옷이 출시되고 낮은 가격은 전 세계가 미친 듯이 강탈하는 사태에 빠지기도 했고, 그 열기는 반년 동안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지속됐다.이것이 바로 정유준이 그를 발굴하고 싶은 원인이지만, 아쉽게도 G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그저 연락할 수 있는 메일 주소만 있는데 IP주소도 찾을 수 없었다!“계속 연락해 봐!”말을 마친 정유준은 성큼성큼 사무실로 들어갔다.사흘 뒤.판타지아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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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영도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니야, 나도 금방 도착했어. 오빠, 거기 서 있지 말고 이쪽으로 와서 앉아.”소예준이 세희를 안고 자리에 앉아, 선물 중 하나를 세준이에게 건네줬다.“세준아 네가 갖고 싶다던 주문 제작한 CPU야.세준은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삼촌, 감사합니다.”그리고 자신의 작은 가방을 열더니 컴퓨터와 공구를 꺼내 조립하기 시작했다.아이의 뒷모습을 보니, 강하영의 가슴이 시큰거렸다.그녀는 세쌍둥이를 임신했었는데 출산할 때 난산에 처했었다.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의사가 그녀에게 세 번째 아이는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다고 얘기했다.만약 그 아이도 지금 살아있다면, 틀림없이 세희와 세준이처럼 활발하고 건강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하영은 비통한 감정을 억누르고 소예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오빠, 임씨 아주머니 티켓도 샀지?”“모레 아침 비행기야.”소예준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하자 강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위의 선글라스를 챙겼다.“화장실 다녀올게.”작고 예쁜 얼굴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는 모습을 보는 순간 소예준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당시 그가 강하영이 바로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일찍 증명할 수 있었더라면 양다인의 모함에 감옥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날 밤, 난산에 처한 하영이를 위해 그는 거금을 들여 교도소 사람들을 매수해 대외적으로 강하영은 난산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그는 우인나에게 부탁해 그날 밤 시신을 화장하러 보낸 뒤, 강하영을 데리고 떠났다.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강하영은 진작에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룸에서 나온 강하영은 화장실로 향하던 중 모퉁이에서 실수로 누군가와 부딪쳤다.그 충격에 강하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섰고, 미처 고개를 들기도 전에 날카로운 욕설이 들려왔다.“똑바로 보고 다녀요. 앞에 사람이 있는 게 안 보여요?”익숙한 목소리에 강하영의 몸이 굳어졌다.재가 되어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에 강하영은 고개를 들고 선글라스를 통해 6년 동안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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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예준이 고개를 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혼자서 괜찮겠어?”“항상 오빠가 나 따라다닐 수 없잖아. 그리고 사립 유치원에도 가보고 싶어서 그래. 세희와 세준이도 이제 유치원에 가야지.”귀국하기 전에 그녀는 인터넷에서 학교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면서 한 곳을 정하고 바로 가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학교에 가서 살펴보는 게 시름이 놓일 것 같았다.“그래, 그럼 나는 함께 가지 않을게. 보는 눈도 많으니까.”소예준의 어쩔 수 없다는 얘기에 강하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갈 준비를 한 뒤 두 아이와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문이 닫히는 순간, 강세준은 세희와 함께 소꿉놀이하느라 바쁜 소예준을 살핀 뒤 뽀얗고 앙증맞은 손으로 재빨리 키포드를 두드렸다.게임 페이지에서 바로 소프트웨어 로그인 화면으로 전환되더니 해커 조직의 플랫폼이 컴퓨터에 나타났다.빠르게 팝업창으로 메시지가 떴는데, 보낸 사람의 닉넴임은 Ang였다.Ang:“돈은 얼마든지 상관없으니 도와주세요.”간단명료한 말이었다.강세준은 작은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무슨 도움이 필요하시죠?”Ang:“어머니를 찾아주세요.”강세준:“어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죠?”Ang:“몰라요.”강세준:“나이는 어떻게 되나요?”Ang:“몰라요.”강세준:“어떻게 생겼죠? 혹시 사진은 있나요?”Ang:“모르겠습니다.”강세준의 입가가 실룩댔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지금 공기를 찾으란 말인가?그는 작은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죄송하지만, 이런 의뢰는 받을 수 없습니다.”문자를 보내자마자 상대편에서 메시지를 보내왔다.“천만 원 드릴게요.”순간 강세준의 커다란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콜!”천만 원짜리 의뢰라니,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라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자동차 대리점.강하영은 돈을 지불하고 그녀가 예약했던 벤츠 G클래스를 인수 받은 뒤, 차를 몰고 에이스 국제 유치원으로 향했다.유치원에 도착한 강하영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리 연락을 주고받았던 선생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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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소리와 함께 강하영은 낮은 신음을을 뱉었다.강하영의 품에 안겨 있던 정희민도 뻣뻣하게 몸을 굳혔다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번쩍 들었다.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눈으로 강하영을 쳐다봤고, 강하영은 한 손으로는 정희민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닥에 부딪쳐 아픔이 밀려오는 등을 문질렀다.강하영은 벌떡 일어나 가장 먼저 정희민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봤다.“꼬마야, 괜찮아?”정희민은 머리로는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지만, 몸은 정지된 것처럼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강하영에게서만 풍기는 독특하고 옅은 향기를 맡으며 마음속에 오랫동안 쌓여있던 불안감이 점차 평온을 되찾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희민은 다른 사람들과 신체접촉을 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는데 이 사람은 왠지 싫지 않았고, 게다가 강하영도 함께 넘어졌으면서도 자신한테 괜찮냐고 묻는다…….강하영은 의아한 듯 다시 한번 그에게 물었다.“꼬마야,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어?”순간 정희민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황급히 강하영 몸에서 일어나 입술을 오므린 채 고개를 숙이고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한마디 뱉은 뒤 몸을 돌려 떠났다.강하영도 눈살을 찌푸리며 계단에서 일어섰다.‘저 아이…… 성격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은데?’강하영이 생각에 잠겨있을 무렵 아래층에서 익숙한 고함이 들려왔다.“도련님, 사장님께서 이곳의 환경이 마음에 드시는지 물어보라고 하셨어요.”그 목소리에 강하영은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계단 손잡이로 몸을 살짝 내미니 허시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이어 시선에 들어온 사람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잘생긴 얼굴에 미간엔 타고난 고귀함을 지닌 남자였다.그는 반듯하고 꼿꼿한 몸매로 강의실 입구에 들어섰는데, 침착하고 힘찬 발걸음에는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이 배어 있었다.그 남자를 보는 순간 강하영의 심장이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강하영은 황급히 몸을 뒤로 빼고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5년 만이네…….’하영은 정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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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려, 지금 당장 갈게!”“우인나!”우인나의 말에 강하영이 다급하게 외쳤다.“그 사람 주변인들한테 들키지 마!”우인나는 전화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정유준의 그렇게 참을성이 많은 인간인지 몰랐네! 네 무덤에 자란 잡초를 벌써 5년이나 뽑았는데, 어떻게 아직도 집착을 버리지 않는 거야?”“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너도 참, 그냥 해본 소리야. 어차피 정유준도 우리가 연락하는 것도 알아낼 수 없잖아.”우인나의 말에 강하영도 웃으며 대답했다.“위치 보내줄게, 만나서 얘기하자.”“좋아.”전화를 끊고 문을 열자마자 강세희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강하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거실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강세희를 보며 입을 열었다.“세희야, 엄마 왔어.”강세희가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려 강하영을 발견하자 바로 손에 든 인형을 버리고 달려왔다.그리고 앙증맞은 두 팔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엄마, 어서 와요! 제가 다닐 유치원은 정해졌어요? 저도 오빠랑 같은 유치원에 다닐 수 있어요?”강하영은 몸을 웅크려 강세희를 안아 올렸다.“정해졌지! 세희야, 예전에 엄마가 너희한테 해준 얘기 기억해?”강세희는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유치원에 가서 낯선 사람에게 엄마 얘기 꺼내지 않는 거요. 저는 기억하지만 오빠가 기억할지 모르겠네요.”갑자기 디스 당한 강세준은 고분고분 노트북에서 시선을 옮겨 강세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럼 괜히 너한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치원에 가지 않을게.”눈이 휘둥그레진 강세희는 몸을 돌려 강하영의 목을 껴안았다.“엄마, 방금 한 얘기는 농담이었어요.”강하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정말 두 보물단지를 낳았다니까.’강하영이 소파 옆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자, 소예준도 옆에 앉으며 물었다.“어때? 일은 순조로워?”강하영은 강세희의 작은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가서 놀라고 하니, 강세희가 다른 곳으로 뛰어갔고,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빠, 나 그 남자를 만났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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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알았어, 알았어. 공주님 제발 살려주세요!!”세희는 그제야 흐뭇하게 손을 거두었다.“참, 지난번에 말한 그 사건 말이에요, 언제 해결하러 갈 거예요?”“시간이 좀 더 지나면.” 시현이 말했다. “네 몸은 아직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으니까, 지금 계속 바쁘게 움직이면 안 돼. 만약에 저쪽에도 이런 악독한 귀신이 있다면, 너 또 상처를 입을지 몰라. 난 이미 죄책감 때문에 너와 결혼을 해서 평생 챙겨주고 싶으니까,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 정말 방법이 없어.”세희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언제 시현 오빠와 결혼한다고 했어요?”“쳇.” 시현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가 어때서? 나도 어깨가 넓고 근육이 있는 미남이라고!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세희는 말문이 막혔다.‘정말 뻔뻔하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칭찬하다니.’세희는 숨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시현 오빠.”“응?”“내가 지금 귀신을 잡는 일을 종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난 사실 아주 좋은 신붓감은 아니에요. 눈치 없는 귀신들이 가끔 날 찾아와서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난 인우와 반대로, 팔자에 음기가 가득 찼거든요.”“그러면 어떻게 되는데?”“7월 중순이 되면 많은 귀신들이 날 찾아올 거예요. 그럼 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심지어 다칠 수도 있거든요.”“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만약 우리가 함께 한다면, 그 귀신들은 심지어 시현 오빠를 귀찮게 할 거예요.”“그래서, 이것 때문에 네가 최고의 신붓감이 아니란 거야?” 시현은 말을 마치고 웃으며 말했다. “이까짓 일로 내가 물러설 수 있을 것 같아? 세희야, 너도 날 너무 얕본 것 같아.”“그때 가면 나 때문에 모든 일이 잘 안 풀릴 텐데, 그게 두렵지도 않아요?” 세희는 시현에게 물었다.시현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넌 우빈이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우빈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하나도 두렵지 않은 거야? 세희야, 넌 날 뭘로 보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난 두렵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8화 소고기

    시현과 인우는 비록 귀신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 검은 연기가 자신의 앞에서 천천히 흩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인우는 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나, 지금 어떻게 된 일이에요?”세희는 몸을 돌려 말했다.“그 귀신은 환생하고 싶지 않아서 이미 죽었어.”“귀신이 죽었다고?” 시현이 물었다.“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뜻이야?”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방을 바라보았다.“캐리 아저씨, 이제 그 여섯 명의 귀신을 좀 잡아주세요.”캐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불과 몇 분 만에 겁에 질린 그 귀신들을 세희의 앞으로 데려왔다.세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들은 그 처녀귀신과 같은 선택을 할 건가요? 아니면 나와 같이 서낭당에 갈 건가요?”“서낭당에 갈래요!”“우리는 그 여자의 협박을 받아서 여기에 갇힌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벌써 떠났을 텐데!”“죽어도 우리를 괴롭히려 하다니!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이 귀신들은 그 처녀귀신이 사라진 후, 불평하기 시작했다.세희는 그들의 원망을 듣고, 마음속에 분노가 치솟았다.“지금 그 처녀귀신을 비난할 면목이 있는 거예요?!”세희는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당신들을 죽인 것은 그 여자의 잘못일지라도. 당신들은 자신에게 그 어떤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만약 당신들이 그 여자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귀신으로 되어 이곳에 갇히지 않았겠죠!”“풉.” 한 여자 귀신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요? 그 여자는 늘 자신의 성적을 가지고 남을 비웃었어요.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세희는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남의 성적이 우수해서, 당신들은 또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그걸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정말 불쌍하네요! 이 세상에 당신들 같은 질투심이 강한 쓰레기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심해요, 당신들은 다음 생에도 이번 생에 지은 죗값을 치러야 하니까!”귀신들은 세희가 한 말에 화가 났지만, 캐리와 인우 때문에 화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7화 그 소원 들어줘요

    “말이 쉽지!” 처녀귀신은 화가 나서 말했다.“날 죽인 그 사람들은 비록 귀신이 되었지만, 나도 그들이 환생하지 못하게 붙잡아둬야 한단 말이에요!”세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그 여섯 명의 학생들이 당신을 죽인 사람이었어요?”“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그들을 죽였을 것 같아요??”“그 사람들 찾아 복수를 한 이상, 이제 그만 그들을 놓아줘요. 이렇게 자신을 괴롭혀가며 그들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더 있을까요?”“그럴 순 없어요! 이렇게 쉽게 환생을 하라고 하는 건 너무 말이 안 되니까!!”처녀귀신이 노발대발했다.세희는 웃었다.“당신은 집념이 너무 커서 줄곧 이곳에 갇혀 있는 거예요. 영원히 자신의 고통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잖아요. 만약 내려가서 벌을 받고 환생하여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이것 또한 자신의 과거를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어요?”“이렇게까지 날 가르칠 필요 없어요!”처녀귀신이 말했다.“오늘 당신들이 죽든지, 아니면 내가 죽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하자고요!”말을 마치자, 처녀귀신은 세희를 향해 공격하려 했다.세희는 바로 인우를 부르려고 했고, 이때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빠른 속도로 달려온 캐리는 즉시 그 처녀귀신을 먼 곳으로 밀어냈다.“좋은 말로 타일러도 듣지 않고, 심지어 세희에게 손을 대려고 하다니. 오늘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캐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붉은 옷을 입은 처녀귀신에게 말했다.“그게 뭐가 무섭다고.” 처녀귀신이 소리를 질렀다. “나도 이젠 지긋지긋해요! 이 더없이 더러운 세상! 내 부모님은 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의 돈을 받고 바로 이 일이 없던 걸로 하자고 했어요. 내 오빠는 심지어 그들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그들을 친구로 여겼고요! 환생할 게 뭐가 더 있겠어요? 환생해도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마주해야 하니까, 차라리 날 죽여요. 더 이상 이 징그러운 세상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처녀귀신의 말을 듣고, 캐리는 바로 손을 써서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6화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

    세희가 이렇게 말하자, 세준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저녁 무렵, 인우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세희가 이미 집에 있는 것을 보았고, 무척 흥분해하며 달려갔다.“누나, 돌아왔어요?” 인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어때요, 다 나은 거예요?”세희는 의미심장하게 인우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인우야, 오늘 저녁에 나 좀 도와줘.”“그래요.” 인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학교에 가는 거 맞죠?”세희는 의아하게 인우를 바라보았다.“뭐야? 너 이제 무섭지도 않는 거야?”인우는 미소를 천천히 거두었다.“누나, 귀신은 무섭지만, 난 누나가 더 이상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때 누나가 그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난 그날 정말 학교로 달려가서 그 귀신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그러나 시현 형이 누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가지 않았던 거예요.”세희는 뿌듯해하며 인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우리 인우 다 컸네. 누나를 걱정할 줄 다 알고.”인우는 세희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누나, 난 줄곧 누나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다음에 이런 위험한 일을 하러 간다면, 꼭 나 데리고 가면 안 돼요? 난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그래! 저녁에 우리 가족들 함께 밥을 먹은 후에 바로 출발하자!”“좋아요!”저녁에 하영과 유준 그리고 희민이 돌아왔다. 세희가 이미 퇴원한 것을 보고, 세 사람은 기뻐해하며 그녀를 에워싸고 수다를 떨었다.저녁을 먹은 다음, 하영은 세희를 데리고 위층에 가서 간단하게 몸을 씻어주고서야 세희를 보냈다.문을 나서자마자, 세희는 시현이 그의 포르쉐와 함께 집 앞 정원에 있는 것을 보았다.세희와 인우는 의아함을 느끼며 시현을 쳐다보았다.세희가 먼저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시현은 별장을 바라보았다.“세준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나한테 연락했지 뭐. 네 기사 되어 달라고.”“우리 집에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면 시현 오빠가 너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5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니까

    “그래, 우빈아, 넌 15년 동안 세희를 좋아했고, 또 세희를 위해 많은 것을 바쳤지. 하지만 그거 알아? 세희는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야. 세희가 만약 무슨 일을 알고 싶다면, 바로 감정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호흡이 흐트러진 우빈은 시현을 바라보며 다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알아요.” 우빈이 대답했다.“세희는 그 누구보다도 감성적이고 또 이성적이죠.”“그럼 만약 세희가 정말 날 선택한다면, 넌 어쩔 계획이야?”“그런 건 없어요.”우빈은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난 세희의 모든 선택을 존중할 거라고. 마찬가지로 다른 걱정 할 필요 없어요. 세희에게 거절을 당했다고 복수를 할 정도는 아니니까요.”시현은 계속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세희와 함께 하더라도 넌 세희와 계속 친구를 하겠다는 말이야?”우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나와 세희는 줄곧 친구였어요. 우리 두 사람이 사귀지 않아도, 앞으로 여전히 사이가 좋은 친구예요. 고 과장님, 세희를 좋아해도 되지만, 내가 세희와 계속 친구로 되는 것을 막을 순 없어요.”시현은 갑자기 웃었다.“그럼 됐어!”우빈은 시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시현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난 내가 세희와 사귀면, 넌 불편해서 세희와 연락 끊을 줄 알았거든.”우빈은 말문이 막혔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이제 세희를 포기하자고. 넌 정말 세희가 필요한 것 같으니까...”말을 하다 시현은 우빈을 힐끗 바라보았다.“네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하지 않겠어. 아무튼 후에 생각해 봤는데, 만약 널 향한 내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세희를 포기한다면, 그건 널 무시하는 것과 같잖아.”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현은 안으로 들어갔고 우빈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서자, 우빈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그 결정은 틀리지 않았어요. 난 확실히 가족을 모두 잃었지만, 그래도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이런 상황이 아니잖아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4화 나에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시현은 말을 이어받으며 오른손을 들었다.“그때 내 오른손에 피가 가득 묻은 거 있지? 심지어 의사가 네 등의 썩은 살을 모두 베어낸 것을 직접 봤는데, 며칠째 잠을 못 잤어.”“에이, 그건 간단하죠!” 세희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수면제 처방받으면 편안하게 잘 수 있지 않겠어요?”시현은 웃으며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세희야, 날 원망하고 싶지 않아?”“원망이요?” 세희는 시현의 뜻을 잘 몰랐다.“내가 왜요?”시현은 콧등을 긁적였다.“내가 널 데리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너도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거야.”세희는 눈을 부라리며 시현을 바라보았다.“그건 시현 오빠 탓이 아니에요. 그 귀신들이 겁도 없이 나한테 덤빈 것뿐이니까요. 다 회복되면 그 귀신들 전부 잡아버릴 거예요!”“또 그곳에 가려고?” 시현은 경악하며 물었다.“그럼요!” 세희는 손을 내밀었다.“일곱 명의 귀신을 전부 다 데려갈 수 있다면, 염라대왕님은 좋다고 박수를 치실지도 몰라요.”시현은 세희의 얼굴에 나타난 즐거운 미소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난 오히려 네가 날 욕하면서 분풀이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홀가분한 말투로 말하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그럼 너무 재미없죠! 난 시현 오빠 돈 뜯어먹는 게 더 좋은 거 같은데? 내가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으면, 날 데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오케이!” 시현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세준 오빠가 그러던데, 미정 할머니를 찾아갔다면서요?”시현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응, 가서 어떻게 해야 널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봤어.”“하하하.” 세희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날 보호한다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시현 오빠는 귀신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귀신과 싸우려는 거예요? 정의감과 용기로 귀신을 제압하려고요?”“내가 만약 내 정의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엔 귀신이 없을 거야?”세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냥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3화 많이 놀랐죠?

    시현은 세준 그들에게 돌아가서 쉬라고 한 다음, 혼자 의자에 앉아 멀리서 세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아주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숨을 고르게 쉬고 있었다.이때 간호사가 걸어왔다. 시현은 그녀를 보며 얼른 일어나 물었다.“선생님.”간호사는 그를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시죠?”“세희는 언제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는 거죠?”“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요 며칠 더 관찰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가씨는 제가 본 여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엄중한 상처를 입으신 환자라서요. 잘못하면 흉터가 남을 텐데... 어휴...”말이 끝나자, 간호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시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번 생은 철저히 세희에게 빚진 셈이네.’사흘 후, 세희는 중환자실에서 나왔고, 이 일을 알게 된 하영과 유준도 얼른 병원에 찾아왔다.세희가 침대에 엎드려 멍을 때리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은 가슴이 아팠다.하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세희야, 미안해. 네 오빠들이 아침에 금방 이 일을 알려줘서, 엄마와 아빠도 이제야 달려온 거야.”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엄마. 이거 봐요, 나 아직 멀쩡하잖아요?”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걱정 마. 무슨 방법을 써서더라도 네 등의 흉터를 치료할 테니까.”“사실 난 이런 거 신경 안 써요. 등일 뿐이니, 평소에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 자신도 볼 수 없으니까,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없어요.”“네가 꾸미길 좋아한다는 거, 여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 세준은 벽에 기대며 말했다.세희는 고개를 돌려 세준을 보려 했지만, 상처가 땅기는 바람에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세준은 마음이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좀 움직이지 마. 나도 안 비웃을게.”유준은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아, 너희들은 외국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좋은 성형과 의사를 찾아. 세희의 등에 절대로 흉터 남지 않게.”세준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2화 곁에 잘 있어줘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자, 시현은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눈을 뜨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난 세희가 하는 일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데. 그럼 세희를 보호하려면 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지?’생각하다 시현은 핸드폰을 꺼내 세준에게 톡을 보냈다.[그 할머니 지금 어느 호텔에 계시는 거지?]얼마 지나지 않아, 세준은 시현에게 나미정이 지내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번호를 보냈다.[고마워, 세준아.]세준은 이 문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세희의 일, 난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날 때리고 싶든, 죽이고 싶든 네 마음대로 해. 다 내 잘못이니 나도 변명할 말이 없어.]이 문자를 보낸 후, 더 이상 답장이 들어오지 않았다.시현도 더 이상 아무것도 보내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호텔로 갔다.30분 후, 시현은 나미정이 있는 룸 앞에 도착했는데, 잠시 심사숙고한 다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나미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기다려.”문을 열자, 시현이 문밖에 서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약간 의아해했다.“네가 바로 병원에 있었던 그 총각인가?”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 저와 잠깐 얘기를 좀 나누시면 안 될까요?”“그래.” 나미정은 몸을 비키며 말했다. “들어와서 말하자꾸나.”시현은 들어가서 소파에 앉았고, 나미정은 그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무슨 일로 날 찾는 거지?”시현은 긴장이 돼서 두 손을 비볐다.“할머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대체 어떻게 해야 세희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평범한 사람이라...”나미정은 웃기 시작했다.“왜, 네가 보기에 우리와 같은 무당은 평범하지 않은 건가?”시현은 멈칫하더니 얼른 설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무튼 저희보다 강하고 특수한 능력이 있으시잖아요.”“그것도 다 하늘이 내려준 신기일 뿐이지.”나미정이 말했다.“그러나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야. 밥을 먹어야 하고, 또 때가 되면 죽는 법이니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1화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

    세희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부적은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렬한 양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세희는 숨을 들이마신 다음 천천히 일어섰다. 그 순간, 옆에서 놀던 그 귀신들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모두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들의 시선을 알아챈 세희도 눈을 돌려 귀신들을 보았다.‘또 이런 느낌이야! 이곳을 못 나가게 하는 그런 느낌!’세희는 밀려오는 공포를 참으며 용기를 내어 문 앞으로 걸어갔다.문과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음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심지어 세희는 자신의 영혼이 억압된 느낌을 받았다.“누나, 무서워하지 마요!!”“세희야! 용기를 내서 그곳에서 나와! 그 귀신들은 널 건드리지도, 널 다치게 하지도 못할 거야!”“누나! 나랑 형들이랑 그리고 고 과장님이 여기서 누나를 기다리고 있어요!”인우와 나미정의 목소리를 듣고, 세희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가깝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수 없는 문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세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부적이 그려진 손을 들어 다시 시도했다.이번에 그 귀신들은 섬뜩하게 웃기 시작했다. 세희가 문손잡이에 손을 얹으려 하자,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돌진했다.이때, 매몰찬 음기가 덮쳐왔고, 세희는 부적이 있는 그 손을 들고 돌아섰다.그 귀신들은 하마터면 세희의 영혼과 닿을 뻔했다. 그러나 세희의 손에서 나는 강렬한 양기가 서려 있는 부적을 감지한 그들은 표정이 돌변했다.세희는 뒤로 물러섰고, 등이 문에 닿는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연 후, 그녀는 즉시 뛰쳐나갔다.이때, 줄곧 병상에 누워있던 세희는 눈을 번쩍 뜨더니 숨을 들이마셨다.세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인우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누나!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그러나 세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눈을 천천히 감았다.인우는 완전히 멍해지더니 당황해진 표정으로 나미정을 바라보았다.나미정은 아주 침착하게 대답했다.“별일 아니야, 피곤해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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