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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전 여사의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내가 자기를 위해 무슨 일까지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해!”

전 여사가 자신이 기대하던 반응을 보이자 유현진은 안쓰러운 얼굴을 하고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유현진은 그 틈을 타 손에 묻은 케이크를 전 여사의 드레스에 문질렀다.

“본인 처지도 좀 생각하세요. 따님도 세 분이나 계시는데.”

그리곤 다시 접시를 들고 케이크를 가지러 갔다.

자신이 던진 작은 돌멩이에 괴로워하는 전 여사는 내버려 둔 채.

이렇게 하지 않고 전 여사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자신을 괴롭힐 것이 분명했다.

전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들린 사진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손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진태평이 순리롭게 승진할 수 있었던 건, 전 여사의 내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더러운 일이든 전부 그녀가 직접 나서서 그를 도왔다.

그녀는 늘 자신은 정략결혼을 한 다른 사모님들과는 다르다고 여겼었다. 그녀와 남편인 전태평은 연애결혼이었고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부부로 지낸 긴 시간 동안 그들은 처음과 같이 변함이 없었고 진태평은 기념일마다 그녀에게 직접 고른 선물을 건네주어 사모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오랜 결혼 생활 중에도 한결같은 남편을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의 결혼 생활 중 유일한 오점은 최지영이었다.

전 여사가 이 일을 알게 된 건 8년 전 일이었다. 당시 진태평은 자기가 함정에 빠진 것이라며 끊임없이 사과하며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녀가 최지영을 떼어낼 것을 제안하자 전태평도 망설임 없이 알겠다며 대답했다.

그녀는 최지영을 떼어내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신미정에게 사정을 설명해 가며 돈을 빌렸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 혼자만 모두에게 속고 있었다.

신미정은 그녀보다 더 오래전부터 이미 전태평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때 신미정이 자신을 위로하던 말들을 떠올린 전 여사는 순간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어 토하고 싶어졌다.

신미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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