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0화

전 여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욕을 지껄였다.

“너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유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전 여사님, 전 의원님께서 굳이 여사님더러 용호를 저에게 빌려주라고 했던 일, 기억하시죠?”

전 여사의 얼굴이 어두워진 걸 보니 기억이 난 모양이었다.

당시 유현진이 용호를 빌리려 하자 전 여사는 신미정의 말대로 용호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유현진을 거절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남편이 갑자기 용호의 대여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가 어떻게 유현진의 부탁을 거절하고 돌려보냈는지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잘했다는 칭찬할 줄 알았던 남편은 오히려 그녀를 나무랐다.

전 의원을 그녀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른다며 욕했고 그녀에게 신미정과 유현진의 고부갈등에 끼어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강씨 가문은 언젠가 강한서의 것이 될 테고 유현진에게 미움을 사는 건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여사는 그 말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이도 낳지 못하는 유현진이 강씨 가문의 손주며느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전 의원은 버럭 화를 내며 어떤 이유든 무조건 용호를 유현진에게 빌려주라고 강조했다.

전 여사의 인품이야 어떻든 그녀는 전 의원에게만큼은 마음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전태평이 화를 내자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결혼 이삼십 년 동안 얼굴을 붉히며 싸운 일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전태평의 입장은 확고했기에 전 여사는 어쩔 수 없이 용호를 유현진에게 빌려 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론 빌려주기도 전에 유현진의 집안에 일이 생기면서 강한서와 이혼하는 바람에 생일 연회를 준비하는 일은 그녀의 손을 떠나게 되었다.

실은 전 여사도 전태평이 예전에는 늘 신미정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라고 당부하더니, 왜 갑자기 이번 일에 끼어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유현진은 어떻게 전태평이 자기에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