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차에 싣고 송민준은 두 사람을 태우고 이삿짐센터의 트럭과 함께 클라우드 아파트로 향했다. 한주시의 최고급 아파트답게 클라우드 아파트는 환경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 분수대의 수질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어 예전의 아파트들과는 다르게 맑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었다. 건물 간격 또한 넓어서 1층이라고 할지라도 햇빛을 보지 못할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층마다 오픈 테라스가 있어 여름에는 친구들과 함께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었다. 유현진은 송민준이 말한 집이 조금 구석진 곳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면 1층이나 도로와 가까이에 있는 위치 말이다. 하지만 송민준이 임대한 집은 클라우드 아파트의 센터에 위치한 집이었다. 클라우드 아파트는 총 15층이었는데 그녀의 집은 9층에 위치했다.창문은 통유리창으로 되어있었고 커튼을 젖히면 아파트 단지 중앙에 있는 분수대의 모형이 한눈에 들어와 전망이 좋았다. 제일 대박인 건 이 집은 90평이나 된다는 것이다. 흥분한 차미주가 이방 저방을 뛰어다니며 구경했다. 하지만 유현진은 조금 망설여졌다. “민준 오빠, 이런 집은 월세가 얼마예요?”송민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일 년 치 월세를 다 지불했어요. 이제 와 물어도 어쩔 수 없어요. 현진 씨는 그저 편안하게 마음먹고 어떻게 돈을 벌어야 내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 그 생각만 해요. 그리고 전 이 집이 별로 큰 것 같지 않아요. 바빠지기 시작하면 브랜드의 협찬품인 옷이나 액세사리들을 진열해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드레스룸은 좀 작은 것 같아요.”유현진: ...송민준과 유현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송민준이 문을 열고 방을 나서며 말했다. “기다려요.”30대에 가까운 남자 한 명과 평범하게 생긴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 그는 평범한 옷차림에 외모 또한 별것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얼굴 전체 이미지를 변화시켰다. “현진 씨, 이리 와요. 제
유현진은 조금 충격에 휩싸였다. 숙소를 마련해 준 것으로 이미 충분했는데 매니저 역시 엘리트로 보내줬다. ‘민준 오빠가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냐?’좀... 지나치게 잘해주는 것 같았다. 유현진이 데굴 머리를 굴렸다. 그녀에겐 아무리 생각해도 송민준이 탐낼만한 것이 없었다. 송민준의 모습은 그녀를 마음에 둔 사람 같지도 않았다. 그럼 설마... 송민준이 유현진에게 여배우가 될 자질이 있는 것 같아 그녀를 전적으로 밀어주려는 걸까?유현진이 자조적으로 생각했다. ‘됐어. 이미 계약서에 사인도 했고 이사도 했으니 하나씩 해결하자.’이때 유현진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확인하니 강한서 그 미친놈이 그녀에 계좌이체를 한 것이었다. 그녀는 힐끗 그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너가 걔한테 안기기까지 했잖아. 난 그때 화도 내지 않았어.」처음에는 큰 변화없던 유현진은 문자를 읽고 입술을 움찔거렸다. ‘또 옛 일을 들먹이다니!’「너도 그냥 아주 조금만 화내면 안 돼?」그녀는 문자 내용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이를 악물고 2000만 원을 입금했다. 「아니!」강한서가 이내 2000만 원을 다시 입급했다. 「언제까지 화 낼꺼야?」유현진이 대답을 하지 않자 강한서가 또 2억을 보내왔다. 「훈이 곧 수능이야. 아까 전화 와서 시험 장소까지 데려다주면 안 되냐고 해서 알겠다고 했어. 넌 올 거야?」유현진: ...이훈이 아직 그녀에게는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강한서와는 만나기까지 했다고? '어떻게 강한서랑 연락하고 있었던 거지?'그녀는 강한서가 자신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는 생각에 답장을 하지 않았고 이훈에게 연락을 넣었다.다른 한편 구암동 고아원에선 민경하가 이훈을 도와 짐을 풀고 있었다. “이것뿐이예요?”민경하가 물었다. 이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머릿속에 다 있어요.”민경하가 웃으며 말했다. “타세요.”힐끗 쳐다본 민경하가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 “사실대로 얘기해요.”이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화를 받
강한서 이 개자식!‘이훈을 데려가면 내가 뭐 거기에 낚여서 갈 줄 알고? 안 가!’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노원장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현진아, 매번 신세가 많아. 훈이 시험장이 고아원이랑 너무 멀어서 말이야. 나랑 손 선생님은 경험 부족이라 시험장 나온 후 호텔을 예약하려니까 이미 방이 없더라고. 시험 전에 훈이가 제대로 쉬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는데,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수능 시즌에는 시험장 부근의 호텔은 늘 만실이었다. 심지어 가격도 평소보다 몇 배는 비싸져 환경도 안 좋고 방음도 전혀 되지 않는 객실이 1박에 60만 원이 넘었다. 좋은 객실은 100만 원 이상이었지만, 그것마저 전부 예약이 나간 상태였다. 노원장은 원래 캠핑카를 빌려 운전기사를 고용해 이훈을 데려다줄 생각이었다. 캠핑카에서는 쉴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하지만 이훈이 캠핑카 대여 가격을 듣더니 바로 노원장을 만류했다. 이훈은 저녁 9시부터 잠을 자면 다음 날 아침 5시에는 일어날 수 있다며 그 정도면 늦지 않게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이훈이 그렇게 말하며 노원장을 안심시켰지만 노원장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바로 그때, 유현진이 마침 사람을 보내 이훈을 데려가 노원장의 걱정을 단번에 해결했다. 노원장의 말을 들은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한서 이 자식이 내가 데려간 것처럼 얘기해 놓다니!’노원장이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유현진이 오히려 어쩔 줄 몰라 했다. “저도 지금 마침 한가하던 참이라, 전혀 번거롭지 않아요, 하하.”“현진아, 그리고 한 가지 더 할 얘기가 있어.”“네, 말씀하세요.”“고아원 쪽에는 이제 더 이상 돈을 보내지 않아도 돼. 지난주에 기부 기관을 통해 기부금이 들어왔는데 고아원의 1년 지출에 가까운 돈을 받았어. 그리고 그분이 기부 기관을 통해 앞으로 우리 고아원의 장기 후원자가 되겠다고 하시더라고. 네가 유상수와 소송 중인 거 알아. 너도 지금 돈이 필요할 텐데, 돈은 네가 꼭 필요한 곳에
유현진의 말처럼 강한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여 년은 넘었다. 그런데 강의를?하지만 곧 이훈은 강한서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한서가 가르쳐주는 것은 일반적인 계산법이 아니었다. 그는 이훈에게 문제를 푸는 방법을 가르쳤다. 예를 들어 선택 문제 같은 경우, 강한서는 대부분 문제를 계산을 거치지 않고 주어진 선택항을 이용해 역으로 답안을 유추해 냈다. 혹은 문제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여 틀린 선택항을 배제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었다. 이런 방법은 사실 선생님도 가르친 적이 있다. 하지만 강한서처럼 핵심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이훈은 빠른 속도로 빠져들었다. 시험지 두 장을 강의한 강한서는 아직 풀어보지 못한 문제집을 가져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훈은 기초가 탄탄하고 뭐든지 빨리 배우는 편이라 두 시간 만에 선택 문제를 완성하는 속도가 예전보다 10여 분이 빨라졌고 정확도는 70% 이상이었다. 이훈은 특훈의 결과에 아주 만족했다. 전에는 선택 문제를 푸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정확도는 제일 높아야 80%였다. 하지만 강한서는 이훈이 푼 문제집을 들여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 기초가 조금 약하네.”이훈: … 강한서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가 민경하임을 확인한 강한서가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지금 클라우드 아파트 7동 901호에서 지내신다고 합니다.”강한서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구 집이에요?”“송 대표님 명의로 되어있습니다.”잠시 머뭇거리던 민경하가 말했다. “8, 9, 10층 전부 송 대표님 명의의 자택입니다.”‘그러니까 제 말은, 사모님과 이웃사촌으로 지내시긴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이죠.’이웃은커녕, 아래 윗집 사는 같은 동네 주민도 할 수가 없었다.송민준의 이 방법은 정말이지 묘책이었다. 누구를 막기 위한 것인지 목적이 너무나도 분명했다. 그는 심지어 강한서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고 있었다. 강한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기며 말했다. “송민준
증거는 없었지만 그는 여전히 이 일이 절대 단순한 실수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선영은 병원에서 샘플이 섞이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했다. 누가 한 짓인지 알아내기 어렵다는 건, 상대방의 일 처리가 깔끔하다는 뜻이었다. 당시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기를 관리하던 간호사랑 연락이 닿았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 그때의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아무리 조사를 해도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먼저 사람을 붙여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감시하도록 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유현진 자료 속의 사진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현진이 자신의 어머니와 많이 닮았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평생토록 여동생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낼 뻔했다. 송민준이 한참 생각에 잠겨있는데, 문이 갑자기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잠시 움찔하던 송민준은 들어오는 사람이 송가람임을 확인하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가람아, 너 너무 네 멋대로 내 사무실에 들어오는 거 아니야? 노크도 없이.”“오빠가 문을 제대로 안 닫은 거잖아.”송가람이 걸어 들어오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오빠가 여자친구랑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뭐 방해하는 것도 아니잖아.”“그래도 매너는 지켜야지.”“알겠어. 다음에는 노크할게.”책상 위의 자료를 힐끔 쳐다보던 송가람이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오빠는 현진 언니를 꽤 좋게 봤나 봐. 들었는데 이준 씨를 매니저로 붙여줬다며?”송민준은 이준을 스카우트 하는데 많은 돈과 노력을 들였다. 원래는 송민준에게 이준을 데려와 회사에 있는 탑급 연예인에게 붙여주라고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송민준이 갑자기 이준을 유현진에게 보낸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심지어 이준을 유현진의 전속 매니저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송민준의 이런 특별 대우는 송가람 이외에 아무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유현진 씨에게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브랜드 뉴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연예인이 될수도 있어.”유현진이 친동생이기에 무
송가람의 말에 흠칫한 송민준의 얼굴이 차게 식었다. “송민영이랑 계약했어?”굳어진 송민준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한 송가람은 자랑스럽게 말을 이었다. “바이브 엔터테인먼트랑 계약 끝났어. 내가 킹 엔터에서 오빠를 위해 뺏어온 거야. 계약금은 16억, 괜찮지?”송민준은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이미 지장이 찍힌 계약서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이 더욱 어둡게 굳어졌다. 송가람은 옆에서 여전히 조잘댔다. “이번에는 오빠가 정말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거야. 큰 거 바라는 건 아니고, 날 데리고…”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민준이 호통쳤다. “누가 네 마음대로 계약하래?”송가람은 그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송민준은 한 번도 송가람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지금처럼 큰 소리로 꾸짖는 경우도 아주 적었다. 그녀는 순간 상황 판단이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오빠, 난 그냥 오빠를 도우려던 것뿐이야. 송민영은 이미 바이브 엔터테인먼트랑 계약도 끝났고. 얼마나 많은 회사가 송민영이랑 계약을 맺으려고 했는데. 계약금을 제일 많이 부른 회사는 60억이었어. 난 16억에 계약을 맺었고. 이게 잘못된 거야?”“60억짜리 계약을 놔두고 왜 고작 16억짜리 계약을 너랑 맺었을 것 같아?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 지금 송민영에게 돌고 있는 루머들은 둘째치더라도, 송민영 작품들, 어느 것 하나 좋은 평가가 없잖아. 내가 그런 쓰레기나 받아줘야겠어?”송민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지금 당장 송민영 찾아가서 계약 해지해.”송가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미 끝난 계약을 내가 어떻게?”“그러게 왜 계약 전에 나한테 한 마디 상의도 안 했어?”송민준이 여전히 미간을 팍 찌푸린 채 말했다. “송민영 정도면, 계약하기 전에 나한테 먼저 얘기를 했어야지. 너 지금 이게 나를 돕는 거야? 이건 날 방해하는 것밖에 안 돼!”송민준은 안색이 안 좋아진 송가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툴툴거렸다. “평소에 좋아하는 연예인을
심지어 그중 두번 모두 송민준과 함께 있을 때였다. 그러니 송병천도 자연히 그가 송가람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가람이한테 화를 내다니. 가람이 몸 안 좋은 거 몰라? 좋게 좋게 말하면 되잖아. 연예인이랑 계약 하나 한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계약하고 싶다면 하게 놔둬. 성공하든 못하든, 어차피 큰돈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야?”송민준이 입술을 짓이기며 대답하지 않았다. 서해금이 물을 떠 오더니 송병천을 말렸다. “됐어요. 가람이도 괜찮잖아요. 가람이 일이라면 그저 혈안이 되어서는. 민준이도 회사를 생각해서 그러는 거죠. 얘가 얼마나 가람이를 아끼는지 아직도 몰라요? 별것도 아닌 일로, 애들 감정 상하게 하지 말아요.”송가람도 아래층의 소란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가 내려오며 말했다. “아빠, 저 괜찮다니까요. 오빠는 왜 또 부르셨어요?”“괜찮으니까 이 정도만 하는 거지, 진짜 무슨 일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아주 패버렸을 거야!”송병천이 송민준을 째려보았다. “이 일은 이제 신경 쓰지 마. 계약했으면 한 거지, 그 정도도 내가 감당 못할까 봐?”송민준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아버지,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에요.”“팍—”송병천이 팍 소리가 나게 손에 들린 컵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호통쳤다. “할 말이 더 남았어?”“민준아, 그만해.”서해금이 나서서 두 사람을 만류했다. “너희 아버지 혈압 높으시잖아. 화내시면 안 돼. 이번 일은 그냥 아버지 뜻대로 해. 가람이가 계약한 연예인에게 정말 문제가 있다면, 정말 논란을 일으켰을 때, 그때 가서 계약 해지하면 되잖아. 이런 일로 아버지 마음 상하게 하지 말고.”주먹을 꽉 움켜쥔 송민준은 한참 후에야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송병천에게는 자신보다 송가람이 더 아픈 손가락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송병천은 딸바보였다. 그때 딸을 지키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면 그는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몇 년을 거쳐
얼마 전 송민영의 팬들은 송민영이 중전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봄의 연인”의 제작사와 싸운 적이 있었다. ‘금방 옮긴 회사에서 이것을 리트윗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경고라도 하려는 걸까?’그리고 곧 「계약 해지」라는 해시태그가 실검에 올랐다. 팬들은 송민영을 대신해 입을 열었고 브랜드 뉴 엔터테인먼트에 불평을 터뜨렸다. 브랜드 뉴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성사되어 기쁨을 만끽하던 송민영은 실검을 보자마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얼른 연락을 돌려 실검을 내리도록 했다. “이 멍청한 것들, 미친 거야?”송민영은 분노가 차올랐다. “내가 어떻게 따온 계약인데, 이런 난리를 쳐. 진짜 자기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고, 이래라 저래라야. 내가 누구랑 계약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고!”임효우가 목소리를 잔뜩 낮추고는 말했다. “언니, 목소리 좀 낮춰요. 밖에서 그런 얘기 마음대로 하면 안 돼요. 팬들 덕분에 먹고 사는 건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욕하면 안 되죠.”“덕분에 먹고 살기는 무슨. 지난주 잡지는 겨우 2억 원의 매출밖에 못 올려줬어. 이청하 매출은 얼마나 되는 줄 알아? 내 두 배가 넘는다고! 좋아한다고 말만 하면 뭐하냐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거 아니야! 사고를 치는 것도 다 걔들이잖아!”임효우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팬들이 스트리밍을 돌릴 때는 “우리 아기들”하면서 좋아하더니, 말썽을 일으킬 때는 멍청한 것들이라며 욕을 해댔다.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는 팬들이 이런 그녀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일까? 아름드리 펜션.하루 사이에 이훈이 선택 문제를 푸는 속도가 확연히 빨라졌다. 강한서는 또 다른 문제들을 가져와 이훈에게 가르쳤다. 그를 바라보는 이훈의 눈빛은 어느샌가 의심에서 존경으로 변해있었다. “매형, 대학교 때 전공이 뭐였어요?”“기계공학과랑 물리전자공학. 복수전공했어.”이훈: ...두 전공 모두 하나만 하기에도 벅찰 것 같은 것들인데, 심지어 두 개를 같이 복수전공을했다니.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