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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아니야. 당신은 현우나 잘 보살펴. 선생님이 현우가 20 이내의 덧셈도 다 틀린다고 하더라고. 집에서 공부나 시켜. 곧 초등학교 2학년인데 그래서 되겠어?"

백혜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튜터 찾으면 될 거 아니에요?"

"튜터는 당신이 정 안 될 때 고용해. 고작 초등학생인데 뭣 하러 돈 낭비하며 튜터를 써? 당신이 직접 가르치면서 감정이라도 키워. 현우 두 살 때 조기 교육반에 보내서 애가 당신을 엄마라고 부르기도 싫어하는 건 알지? 현진이 어렸을 땐 걔 엄마가 하나하나 가르쳤었어."

백혜주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말을 다 내뱉고서야 말실수를 알아차린 유상수는 헛기침을 두어 번하고 말했다.

"아무튼 애한테 신경 좀 써. 회사 일은 내가 알아서 해. 당신과 애들 굶는 일은 없을 거야."

백혜주는 화가 가득 찼다.

'날 하현주 같은 미련 곰탱이로 생각해?

몇 마디 말로 날 전업주부로 만들려고?'

유상수가 백혜주에게 수작을 부릴 때가 바로 하현주가 수유로 회사 일에 잠시 손을 뗐을 때다.

'난 똑같이 당하지 않아!'

백혜주는 눈을 깔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혼자 힘들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유상수는 표정이 풀렸다.

"회사에 일이 생기면 바로 알려줄 테니까 먼저 현우부터 신경 써."

"그래요."

유상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백혜주는 얼굴이 굳어졌다.

"양 기사님. 어제 퇴근하고 유 대표님 바로 집으로 모셨어요?"

양 기사는 멈칫하더니 즉시 답했다.

"네."

백혜주는 담담하게 웃었다.

"네비게이션에는 신수로가 찍혀져 있던데요? 한참 그쪽에 머물렀던데."

양 기사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해서 운전대를 꽉 잡으며 나지막한 소리로 답했다.

"퇴근길에 최 비서님을 만났는데 택시를 잡지 못해 대표님께서 태워드렸어요."

백혜주는 안색이 확 굳었다.

'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야!'

양 기사는 백혜주의 표정에 속이 덜컹했다.

회사 사람은 유상수보다 백혜주가 더 독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양 기사는 잘리기라도 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말했다.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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