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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문이 열리자 강한서는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유현진은 강한서의 눈빛에서 가소로움을 느꼈다.

'이혼 전에는 왜 표정 연기가 저렇게 잘 되는 줄 몰랐지?'

엘리베이터가 울리고 사람이 나왔다. 그들은 문 앞에 앉아있는 강한서와 문고리를 잡고있는 유현진을 곁눈질했다.

유현진은 하는 수 없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들어와!"

강한서는 몸을 일으켰지만 너무 오래 웅크리고 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려서 비틀거렸다.

유현진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었다가 문을 잡고 바로 선 강한서를 보며 후회했다.

강한서도 후회했다.

'문 잡지 말걸.'

유현진은 뒤돌아 집으로 들어갔다.

강한서는 문을 닫고 총총걸음으로 따라 들어갔다. 유현진이 머리를 돌려 보니 강한서는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슬리퍼로 갈아신어!"

강한서는 현관으로 돌아가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찾아보았지만 남성용 슬리퍼는 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 강한서는 이내 신발을 벗고 양말 차림으로 들어왔다.

차미주의 월셋집은 원룸으로 싱글 침대만 있었다. 유현진은 소파에서 잠을 잤다.

다행히 차미주의 소파는 접이형이라 낮에는 소파로 사용하고 밤에는 침대로 사용할 수 있다. 유현진은 침구를 모두 소파 끝에 쌓아 놓았다.

거실과 주방은 연결되어 있었으며 총 10평 정도로 강한서 집의 화장실보다 더 작았다.

'손님방에도 욕조가 없다고 투덜대던 사람이 여기서는 어떻게 지낸대?'

유현진은 작은 걸상을 밟고 올라서 사물함에서 약상자를 꺼내려고 했다.

팔을 위로 뻗는 순간 티셔츠도 같이 올라가 하얀 허리가 드러났다.

강한서는 멈칫했다.

유현진이 아무리 팔을 뻗어도 전혀 닿을 수 없었다.

'차미주는 유현진보다도 키가 작은데 어떻게 올려놓았지?'

그녀는 까치발을 들어서야 겨우 약상자의 모서리에 손이 닿았다. 이때 갑자기 걸상 다리가 삐걱거리더니 그녀는 몸을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갔다. 위급한 순간에 강한서는 재빨리 뛰어와 그녀의 허리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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