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수는 흠칫하더니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그럼."모두의 눈길은 어르신에게로 향했다. 어르신은 평온한 눈길로 유상수를 향해 말했다. "카드 돌려드려."신미정이 다급히 말했다. "이 일에 대한 보상이에요."둘째 작은어머니도 다급히 말했다. "저 집안 딸이 아니면 이렇게 다치지도 않으셨을 테니 받아 마땅한 돈이에요. 병원비도 내야 하고요."어르신은 둘째 작은어머니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내가 넘어져 다친 것도 아니고 보상받을 이유가 없어. 받으면 잘못된 거야!" 어르신은 또다시 유상수에게 말했다. "당장 돌려드려."보는 이도 많고 어르신도 견결하니 유상수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카드를 돌려주었다.신미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것 필요하시면 말씀하셔도 좋아요."어르신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사과도 받았으니 다들 돌아가시게."유상수는 신미정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나지막한 목소리로 어르신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사부인 금방 도착하셨어요."어르신은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앉을 곳도 없고 다들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숨쉬기도 힘들어. 이건 뭐 숨 막혀 죽겠네."유상수는 어쩔 바를 몰라 했다.신미정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직접 사과드리러 왔건만 어르신은 그들을 반가워하지 않았을뿐더러 체면도 봐주지 않았다.신미정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이만 갈게요. 민서야, 가자."강민서는 경호원의 손을 뿌리치고 신미정을 따라나섰다.유상수는 다급히 뒤를 쫓아가 말했다. "사부인, 제가 바래다 드리지요."둘째 작은어머니도 아무도 자기를 못 봤으니 슬그머니 뒤쫓아갔다.병실의 사람들이 하나둘 나가고 강한서와 유현진만 남게 되었다.어르신은 유현진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현진아, 나 배고파. 내려가서 만두나 사 와."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끗 보고는 이내 알아차렸다. 어르신은 강한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유현진은 입을 오므리며 말했다. "무슨 만두 드실 거예요?"어르신은 늘 그렇듯이 미소를
유현진은 흠칫하더니 벌떡 몸을 돌리며 말했다. "뭐라고?"강민서는 그런 그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유씨 집안은 정말 흡혈귀 같은 존재야. 그러니까 한 가족이겠지. 둘째 작은어머니라는 사람이 너나 네 증조할아버지보다 훨씬 솔직하더라고."말을 끝낸 강민서는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갔다. "저녁에 어디서 만난다고? 또 노을이야? 알았어. 이따 봐…"유현진은 멀어져가는 강민서의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머리를 숙였다.강한서는 특별히 간호인을 고용해 어르신을 돌보았다.유현진은 병실에 있다가 촬영장에 볼일이 있다면서 먼저 자리를 떠났다.강한서는 병상 옆에 앉아 어르신에게 귤을 발라 드렸다.어르신은 식욕이 없는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 돌아가. 현진이 오늘 기분 안 좋아 보이던데 일찍 가서 같이 있어 줘."유현진이 자기를 바라보던 눈빛을 떠올리니 강한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이것만 드시면 갈게요."어르신은 이내 강한서가 발라 준 귤을 입에 넣으며 강한서에게 얼른 가라고 손을 저었다. "어서 가, 어서 가. 나 잘 거야."강한서는 간호인에게 연락처를 남기고 병원을 나섰다.차에서 대기하던 민경하가 강한서를 보자마자 물었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법역' 촬영장."민경하는 이내 차를 돌려 출발했다.촬영장으로 가는 길에서 강한서는 주머니에서 통장을 꺼냈다. 바로 어르신이 준 것이다.어르신은 유현진에게 주는 예단이라고 했다.어르신은 유현진이 많이 가지고 들어가야 시댁에서 만만하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같이 있은 지 며칠도 안 되는 사이에 어르신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강한서는 감시카메라에 찍힌 강민서의 말이 떠올라 통장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강민서의 신용카드를 포함한 모든 카드 정지시켜요. 그리고 회사 재무팀에 정기 배당을 제외하고 두 사람에게 일전 한 푼 주지 말라고 알리세요."민경하는 깜짝 놀랐다.두 사람이란 강민서와 신미정이었다.두 사람은 처음에 회사
몇몇 사람이 차에 올라타 문을 닫더니 이내 차가 출발했다.송민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송가람에게 말했다. "나 여기 급한 일 생겼으니 이따가 전화할게. 먼저 끊는다."전화를 끊고 송민준은 다급히 박해서에게 말했다. "앞에 차 따라가. 눈치 못 채게 너무 바싹 따라붙지 말고."박해서는 시동을 걸고 검은색 밴을 따라갔다.검은색 밴은 아주 조심성 있게 CCTV를 피해서 작은 길로 들어갔다.박해서는 이 길에 대해 아주 익숙했는지라 다른 길로 에돌아 작은 길의 길 어구로 바로 갔다.하지만 길 어구에서 한참 기다렸지만 하얀색 밴만 지나갔을 뿐 검은색 밴은 보이지 않았다.박해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이 길은 1킬로미터도 안 되고 중간에 빠져나갈 길도 없어서 이렇게 오래 걸릴 리가 없어요."송민준은 흠칫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를 따돌린 거네.""어떻게…" 박해서도 흠칫했다. "설마 아까 하얀색 밴 말씀하시는 거예요?"이 길은 고작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너비다. 그런데 하얀색 밴만 나왔다면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이 중간에서 차를 바꾼 것이 틀림없다.박해서는 놀라웠다. "눈치 못 채게 거리 유지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요?"송민준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뭔가 알아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조심스러웠던 것일 수도 있어. 꽤 총명하네.""대표님, 어떻게 할까요?"하얀색 밴은 이미 떠난 지 오래라 지금 따라가기에는 늦었다.송민준은 의자를 툭툭 치더니 입을 열었다. "CCTV가 없는 길이 어느 쪽이지?""서쪽 길에 CCTV 없어요.""그럼 그쪽으로 가."같은 시각, 혼미 상태의 강민서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눈앞은 무언가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었으며 손발은 꽁꽁 묶여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강민서는 점점 더 커지는 두려움에 온 힘을 다해 바둥거렸지만 입도 가려져 있어서 거친 숨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유현진은 무표정으로 그녀 앞에 서서
그녀는 눈을 찌푸리고 손으로 불빛을 가렸다.차는 이내 전조등을 껐다. 벤틀리 한 대가 그녀의 앞에 차를 세우더니 차창을 내렸다. 차 안에서 송민준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현진 씨. 여기서 보네요."유현진은 멈칫하더니 경계심을 드러내며 입술을 오므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 대표님."송민준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 시간에 혼자 여기서 걷고 있었어요?""차가 고장 나서 택시 기다리고 있었어요." 유현진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여기 택시 없는데. 타세요, 태워다 드릴게요.""사양할게요. 저 콜택시 불렀어요."송민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한서한테 연락해서 데리러 오라고 할까요? 이 시간에 여자 혼자는 위험해요. 봤는데 모르는 척하기도 그렇고."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한서는 야근 중이에요." 유현진은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 "그럼 송 대표님이 저 좀 태워주세요."차에 탄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얼굴색이 창백했으며 손가락에는 핏줄이 생생하게 보였다.밖은 추웠고 그녀는 다소 얇은 옷을 입고 있었다.송민준이 말했다. "해서야, 히터 틀어."유현진은 머리를 돌려 고맙다고 인사했다.송민준은 조용히 그녀를 훑어보다가 시선을 그녀의 귀에 있는 점에서 멈추었다.유현진은 송민준의 눈길을 느꼈는지 뒤돌아보았다.송민준은 이내 물 한 병을 넘겨주며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현진 씨, 물 마실래요?"송민준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착각했다고 생각했다.유현진은 물을 받지 않고 말했다. "괜찮아요, 고마워요."송민준은 그녀의 긴장한 표정을 알아챈 듯 말했다. "아름드리 펜션으로 가."유현진이 말했다. "아름드리 펜션 말고 병원으로 갈게요."송민준은 그녀를 훑어보며 물었다. "현진 씨 어디 아파요?""아니요." 유현진은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 "가족이 병원에 있어서요."송민준은 더는 묻지 않고 박해서에게 병원으로 가라고 말했다.병원에
강민서는 오늘 새벽 환경미화원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입가에는 온통 피범벅이었으며 혼미 상태로 길가에 쓰러져 있었다.사람들은 경찰서에 신고하고 그녀를 병원에 데려갔다. 그리고 그녀의 소지품에서 휴대폰과 주민등록증을 발견하고 신미정에게 연락했다.병원에 도착한 신미정은 얼굴이 삽시에 창백해지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강민서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고 입속에는 아직도 돌덩어리를 감싼 천 뭉치가 있었다. 얼굴이 부어있어 스스로 입을 벌려 뱉을 수가 없었다.의사는 수술 가위로 그녀 입안의 천을 조금씩 베어가면서 돌덩어리를 꺼냈다. 그제야 그녀의 상처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강민서의 입 속은 온통 미세한 상처들이 가득했다. 치명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도 다치지 않았지만, 촘촘한 상처들은 보기에도 끔찍할 정도였다.구강 내부는 피부와 달리 점막이라 타액이 부단히 분비되기 때문에 상처가 아무는 데 시간을 훨씬 더 소요한다. 강민서의 상처로 보았을 때 아마 그녀는 약 반 달간 말을 하기도 힘들뿐더러 음식을 먹기도 힘들 것이다.음식 섭취는 구강으로부터 시작되며 만약 구강 내부의 상처에 음식이 닿으면 통증은 더 격해질 것이 뻔하다.그녀의 주치의는 크고 작은 외상을 많이 보았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창자가 나온 환자는 많이 봐왔지만, 얼굴만 집중 공격당한 환자는 처음 본다.그렇다고 상처가 심한 것도 아니지만 가히 모욕적이고 괴로울 것이다.신미정은 강민서가 고통스럽다는 듯이 신음을 내는 소리에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왔다."대체 누구 짓이야!"강민서는 뻥진 얼굴로 입술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경찰이 노크하고 들어왔다. "환자 상태는 어때요? 상황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강민서가 머리를 끄덕이자 신미정은 눈물을 닦고 빨간 눈을 하고 말했다. "들어오세요."강민서는 입을 벌릴 수 없었다. 그래서 경찰이 묻는 말에 대답은 휴대폰으로 타자를 한 뒤에 보여주었다.경찰은 어젯밤의 일을 상세하게 물었다.강민서는 그저 화장실로 갔고 누군가 입을 막
강한서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 "잘못했으면 반성할 줄 알아야지 술 마시러 가? 엄마가 오냐오냐하니까 이런 일 생긴 거 아냐!"신미정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강한서! 너도 내가 키웠거든!"경찰은 두 사람의 싸움에 얼떨떨해서 말했다. "유현진이 누구죠?"신미정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와 머리를 돌려 경찰에게 어제 일을 말했다. "어제 일로 앙심을 품은 게 틀림없어요. 그래서 사람을 보내 민서를 이렇게 만들었을 거예요. 민서는 누구랑 원한을 살 아이가 아니에요. 그런데 하필 어제 일이 생겼으니 유현진밖에 없어요."경찰은 신미정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어디 있죠?""같이 가요."강한서는 앞을 막아서서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 "이따가 내가 직접 데리고 갈게요. 지금 병간호 중이에요."경찰은 강한서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며 말했다. "강한서 씨, 우리는 절차대로 움직이는 것뿐이에요. 혐의가 없으면 절대 오래 걸리지 않아요. 몇 가지 질문만 하는데 별거 아니지 않나요?"신미정은 한시도 지체할 수 없어 앞장서 어르신의 병실로 향했다.강한서는 얼굴을 굳힌 채로 병실에서 나와 민경하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CCTV에는 얼굴이 잡히지 않았어요. 인근 술집도 모두 10시 좌우의 CCTV는 조작된 상태예요. 경찰 측에서는 목격자들을 상대로 조사중이며 아직 다른 소식은 없어요.""누가 조작한 건지 알 수 있어요?""아니요, 책임자는 휴가 신청을 하고 고향에 갔다네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해요."강한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우리가 먼저 찾아야 해요.""알겠어요."______"조금만 더 드세요." 유현진이 나지막한 소리로 어르신을 달래고 있었다."이따가 먹을게." 어르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기 간병인도 있는데 넌 집에서 좀 쉬려무나. 왜 아침부터 왔어?"유현진은 그릇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습관 돼서 그래요. 7시만 지나면 잠이 안 오더라고요."어르신은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 "어제 강한서 그놈이랑
유현진은 몸을 일으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미정은 분노한 얼굴로 유현진의 팔을 잡으며 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했다. "네 짓이지? 네가 사람 시켜 민서 그렇게 만들었지? 너 맞지?"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아가씨가 왜요?""너 시치미 뗄래?" 신미정은 강민서의 피투성이 된 얼굴을 생각하며 유현진의 뺨을 때리려고 손을 높이 휘둘렀다.어르신은 두 눈을 부릅뜨고 침대를 두드리며 큰 소리로 호통쳤다. "감히 누구한테 손을 대!"유현진은 이미 한 대 맞을 각오를 했지만 이내 누군가 신미정의 손목을 낚아채며 옆으로 당겼다. 신미정의 손은 강한서의 턱을 가격했다.강한서의 턱은 신미정의 날카로운 손톱에 긁혀 생채기가 났다.유현진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강한서를 바라보며 주먹을 쥔 두 손에 힘을 주었다.강한서는 턱을 만져보고는 굳은 표정으로 신미정을 보며 말했다. "속 시원해? 나가서 얘기해!"신미정은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강한서가 유현진을 대신해 맞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그저 소란을 피우는 자기를 막아섰어도 이렇게까지 화나지는 않았을 것이다.경찰도 다급히 상황을 종료하려고 그들을 말렸다. "사모님, 흥분하지 마세요. 우선 조사부터 할게요." 경찰은 머리를 돌려 유현진에게 물었다. "유현진 씨, 어제 납치 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에 관해 유현진 씨에게 물을 말이 있어요. 나가서 얘기 좀 하실까요?"어르신은 '납치 폭력'이라는 말에 다급히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납치 폭행? 잘못 알고 온 거 아니세요?"경찰은 어르신이 아마도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고 또 발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강민서 사건의 경위를 말해주었다.어르신은 그 말에 즉각 입을 열었다. "우리 현진이는 절대 아니에요. 어제저녁에 날 돌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경찰은 또 다른 알리바이에 눈썹을 치켜올렸다."유현진 씨가 범인이라는 말이 아니고요. 사태 파악하는 중이에요.""그러면 여기서
경찰이 아무 소득이 없이 나가려고 하니 신미정은 다급해 났다. "취조도 안 하고 사람도 안 잡고 이렇게 그냥 가는 거예요?""사모님. 급한 마음은 알겠는데요, 사건 해결이라는 게 혐의가 있다고 해서 바로 체포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새로운 단서가 생기면 바로 연락드릴게요."신미정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막 말을 뱉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경찰은 이내 얼굴색이 확 변하며 말했다. "사모님, 말씀 가려 하시죠!"신미정은 유현진을 노려보더니 씩씩거리며 병실을 나갔다.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며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죄송해요. 우리 어머니가 성격이 급하셔서 그렇지 악의는 없어요. 제가 두 분 바래다 드릴게요."경찰은 유현진이 신미정이 말하는 그런 사람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더군다나 돌덩어리를 입에 쑤셔 넣고 뺨을 때리는 행동은 보통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기는 힘든 일이다.엘리베이터에서 한 경찰이 말했다. "나 생각났어. 아까 그 여성분 '법역' 1화에서 나오는 여주인공 아니야?"또 다른 경찰은 흠칫하더니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검색했다. 정말 여배우가 맞았다."배우니까… 연기도 잘하겠지?""내가 보기엔 피해자 엄마라는 사람이 더 연기를 잘하더구먼. 밖에서는 참하다고 소문났던데 어딜 봐서 참해? 설사 정말 그 집 며느리가 한 짓이라 해도 난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집안 어르신이 저렇게 다쳐서 누워있는데 가만히 있겠어?""야, 너 경찰관이야. 이해는 무슨."…...어르신은 처음 받아보는 꽃다발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유현진이 들어왔을 때, 어르신은 꽃다발을 품에 안고 송민준에게 꽃의 이름을 하나하나 묻고 있었다.송민준도 인내심 있게 하나하나 가르쳐주었다.강한서는 보이지 않았다. 강민서에게 간 듯했지만 유현진은 신경 쓰지 않았다."송민준이라고? 한서 놈 친구야?""저 현진 씨 친구이기도 해요. 현진 씨가 내 동생 생명의 은인이라 내가 많이 고마워하고 있어요."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