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때 장안의 불이 켜지고 유현진은 밝은 빛에 눈을 적응하며 자신이 안고있던 사람을 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멍해졌다."주 변호사님?"강한서는 안색이 어두워졌다.강한서는 유현진이 멍청하게 고개를 들고 주강운을 끌어안고있는 모습을 봤다.그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당신 지금 뭐하는거야?"유현진은 그제서야 정신이 든듯 황급히 손을 거뒀다, 하지만 강한서는 한발 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힘껏 그녀를 주강운한테서 떼어냈다.유현진은 손목이 엄청 아팠지만 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창피했기 때문이였다.그나마 잘못 안았기만 했으면 됐지 당사자앞에서 그 사람 고모의 뒷담화까지 했으니......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싶은 심정이였다."주 변호사님 죄송해요, 제가 사람을 착각했네요."그리고 낮은 소리로 강한서를 원망했다."당신 내 옆에 있지 않았었어? 어딜 간거야?"강한서는 불쾌한듯 되받아쳤다."당신이 다른 사람을 안고 안 놔준걸 내 탓을 해?"유현진은 말문이 막혔다.(개자식, 변명할 거리라도 달란 말이야!)결국엔 주강운이 입을 다시 열었다."방금 상황에 사람 착각하는건 아주 정상입니다, 그리고 저랑 한서랑 체형도 비슷하고 해서."이 한마디가 유현진의 창피를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사실 주강운이 한 말도 사실이였다.그는 확실히 강한서와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특유의 송진향도 약간 묻어있었기에 유현진이 착각할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다."방금 성우를 만났는데 걔가 너네들도 왔다고 해서 얼굴 보러 왔어."유현진은 이전 주얼리 전시회로의 주강운의 초청을 거절했었는데 결국엔 다시 오게 되었으니 상대방도 불쾌할거라 생각해 다급히 해명했다."할머니께서 와서 보신다고 해서 저희들도 마음이 안 놓여서 같이 따라왔어요.""방금 할머니를 뵈었어요."주위에 사람이 많아 자기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짐을 느낀 주강운은 이렇게 말했다."여기에 사람이 너무 많고 한서도 몸에 상처가 있으니 부딪히기 쉬워요, 제가 앞으로
강민서는 부끄러운듯 앙탈을 부렸다."어머니, 무슨 말씀하시는거예요?"주강운은 눈썹을 찌푸리며 강민서의 손을 뿌리쳤다."엄마, 이상한 농담 하지 마세요, 민서랑 저랑 나이차가 얼만데, 얘는 그냥 제 여동생일뿐이예요."강민서는 이에 급히"그래도 친동생은 아닌데......""민서야!"신미정은 이에 호통을 치며 말했다."가서 네 할머니한테 안겨."강민서는 원래 주강운을 보내주기 싫었지만 신미정의 어두운 안색을 확인하고는 이를 악물고 놓아줄수밖에 없었다.강민서가 떠난후에야 신미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직도 애야."예쁜 아주머니의 정체는 주강운의 어머니였다. 유현진은 면식이 있었다. 비록 보기엔 약간 뚱뚱했지만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가 있었다.주강운의 엄마와 신미정은 사이가 아주 좋았다. 아니면 강민서를 자신의 수양딸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둘 다 이 혼사에 대해 찬성하는 눈치였지만 정작 주강운은 그럴 마음이 없는듯했다.신미정은 이에 대해 낱낱히 알고있었기에 딸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둘을 떼어놓았던 것이였다.비록 다 자신의 자식이였지만 유현진은 신미정이 강민서에게 더 큰 관심을 쏟고있음을 느꼈다. 반대로 강한서와는 뭔가 격식을 차리는듯한 거리감이 느껴졌다."젊은애들이 그렇지 뭐, 그렇게 엄격하게 몰아붙이지 마."주강운의 어머니가 한마디 거들고는 강한서한테로 눈길을 돌렸다. "아들 딸 모두 있는게 정말 부러워."이에 신미정은"무슨 소용이야, 정작 중요할 때 어느하나 내 말 듣는 애가 없는데."주강운의 어머니도 이 말뜻을 알아챘다. 신미정은 줄곧 며느리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었다.하지만 주강운의 어머니는 이에 맞장구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다른 집의 문제였었기 때문에 그녀가 옆에서 말할 권리는 없었다. 그녀는 그냥 웃으면서 말했다."자식들은 알아서 하겠지, 언제까지나 참견할순 없는법이야."유현진은 눈을 감았다. 신미정의 웃음속에 칼을 품은 대화는 이미 여러번 들었어서 익숙해져 있었다.두사람이 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을즈음 백여사
"저도 그 구슬을 엄청 좋아하는데 현기도사님이 이 구슬은 알아서 자기 주인을 찾는다고 저랑은 맞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가지 숫자를 정해 그 숫자에 부합되는 사람이 낙찰했을 경우 그 집안은 오래도록 풍요롭고 건강하고 자신이 원하는것을 이룰수 있다고 해요."이 말을 들은 여사님들은 흥분을 금치 못했다.현기도사가 직접 점쳐준 사람이라, 오늘밤 낙찰된 사람은 행복 체면뿐만 아니라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될것이 분명했다.이 여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가격을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엄두도 못낼걸요?"주시윤은 가볍게 웃으며"잠시후에 공개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얘 좀봐, 왤케 사람을 애태우는 거야."뒤에서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다들 자리를 비켜주었다. 할머니의 굳건한 모습이 보이고 그 뒤에는 강민서가 따라오고 있었다."빨리 공개하렴, 더 기다리다간 손님들도 다 돌아가겠어."주시윤은 재빨리 할머니를 부축해드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알겠습니다, 제가 지금 바로 준비하라고 시킬게요."그리곤 고개를 돌려 옆의 남자한테 말했다."현아, 가서 전달해줘."남자는 이에 대답하고 자리를 떠났다.주시윤은 누구한테나 약간의 거리를 뒀었다, 아무리 인망이 두터운 신미정의 앞이라고 할지라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고 무덤덤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지만 유독 할머니한테는 싹싹하고 살갑게 대했다.주강운은 그녀의 의문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이 옆에서 낮은 소리로 설명했다."고모가 어릴때 잠시 강씨 가문에서 생활했던적이 있었어, 할머니는 고모를 친 딸처럼 대했고 그때 당시 백부님하고도 혼사를 맺었었고."유현진은 뜻밖의 정보에 엄청 놀랐다.주시윤이 어릴때 시아버지하고 혼사를 맺었었다고, 그럼 신미정하고는 연적이 아닌가?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어릴때 했던 약속이라 지켜지기 힘들게 분명했었다.이렇게 생각하던 와중 한 여사님의 목소리가 귀를 타고 들어왔다."어떤 팔찌예요?"(또 팔찌야?)유현진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 눈길을 돌리니 야명주의 옆엔
신미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예전엔 팔찌가 불편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옥석 하나 있는게 건강에도 도움되고 좋겠더라, 하지만 이건 내가 원해도 가질수 있는게 아니라서."전 여사는 이에"이 팔찌가 40억이나 되는데 아무리 갖고싶어도 돈 주고 살사람은 몇 안될껄? 그래도 확률 높은거 아닌가?"전 여사의 수준 높은 한마디가 장안의 있는 사람들을 일깨워주었다.여사님들도 바보가 아니였다. 이 팔찌의 색갈로 보아할때 현기도사의 명성이 없었어도 시가는 적어도 40억원은 족히 될것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현기도사의 기까지 받은 상태라 가격은 적어도 60-80억은 돼보였다, 그리하여 사기만 해도 이득이 엄청났다, 게다가 모두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건 덤이였다.하지만 지금은 신미정이 이미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기에 만약 그들이 선수친다면 필히 신미정의 노여움을 살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였다.강씨 가문이 관리하는 사업범위가 너무 넓어서 누구하나 강씨 가문 회사와 연결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같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은 몇십억짜리가 아니였다. 팔찌 하나 때문에 신미정과 척을 질 필요는 없었다.신미정은 웃기만 했다, 하지만 눈빛에서 큰 확률로 자신의 것이 되리라 확신하는 자신감이 돋보였다.주시윤은 할머니와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리고는 낮은 소리로"어떻습니까, 마음에 드세요?"강 할머니는 자비로운 목소리 입을 열었다."네가 엄청 신경많이 쓴 물건인데 안 좋을수 있겠니?"주시윤은 웃으며"저도 그냥 친구 부탁들어준거예요, 이 팔찌를 급하게 팔 곳이 필요하대서. 마침 저희가 주얼리 전시회를 열잖아요, 그래서 받은거예요. 저는 그냥 전시비만 가질려고요."유현진은 옆에서 듣고 있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 팔찌는 당시에 안하윤이 60억에 산거였었는데 이렇게 큰 무대를 만들고 40억에 판다니, 아마도 주시윤이 중간에서 가격을 낮춘듯 했다.유현진은 이 행동의 의미를 알수없었다. 그녀가 안씨 가문을 도와 팔찌를 판다면 왜서 고의로 가격을 낮춘거지?사
말하면서 방금 유상수에게서 받은 팔찌를 건네주었다.이 팔찌도 사실은 엄청 예뻤지만 2억좌우 되는 물건을 40억에 달하는 팔찌에 비하면 초라했었다.하지만 유현진은 그런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기에 어쨌든 신미정이 그 팔찌경매에 참가하는것만은 말려야했다."어머니, 한번 차 보세요, 만약 맘에 안드시면 다른걸로 바꿔드릴게요."심미정은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유현진은 언제라도 그 팔찌를 선물해줄수 있었는데 하필 경매에 참가하려는 순간에 선물했기에, 만약 그녀가 받지 않는다면 필히 시어머니와 며느리사이에 불화설이 돌것이였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강 할머니도 있었기에 만약 며느리의 마음을 받지 않는다면 할머니도 그녀가 예절을 모르는 사람일거라고 생각할것이였다.그리고 그녀가 선물을 받든지 받지 않든지 유현진이 먼저 팔찌를 넘겨준후에 그녀가 경매에 참가한다면 그 누구라도 그녀가 유현진이 선물한 팔찌가 맘에 안 들어서 경매에 참가했다고 생각할것이였다.과연 유현진이 선물하자마자 할머니가 말을 이었다."며느리가 선물까지 했는데 한번 차 보거라."신미정은 할 말이 많은듯 했지만 억지로 웃으며 팔찌를 건네받았다.우연이였지만 그 팔찌의 사이즈는 딱 맞아떨어졌기에 신미정을 위해 준비한 선물같아 보였다.할머니는 칭찬했다."현진이가 보는눈이 있네, 정말 너한테 딱이구나."신미정은 불편한 웃음을 짓고는 이에 답했다."며느리의 안목은 언제나 괜찮았죠, 이 팔찌 아주 마음에 드네요."할머니뿐만아니라 옆에 있던 여사님들까지 합세했다."강 여사님, 며느리를 정말 잘 두셨네요, 이렇게 효도까지하고, 안목까지 좋아서 이 팔찌도 아주 예쁘네요.""저희집 며느리는 시집온지 5년이나 됐는데, 맨날 친정에만 보낼줄 알지 한번도 맘에 드는 선물을 받아본적이 없어요. 강 여사님은 정말로 며느리복이 많네요."......할머니는 이런 찬미의 말들에 너무나도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신미정의 미소는 딱딱하기 그지없었다.유현진은 알고 있었다. 그의 시어머니가 지금 얼마나 그녀를 증
강한서는 밤샘을 밥 먹듯이 하다가 두통을 앓게 된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는 유현진이 밤샘이라면 질색했던 터라 강한서도 밤샘을 거의 안 했고, 그러면서 두통도 자연스레 사라졌다.현기도사에 대해 정인월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유현진은 그의 신앙을 존중해야 했다. 그래서 한참 후에야 한마디 했다. "할머니, 그건 저랑 상관없어요. 한서 씨가 워낙에 체질이 좋아서죠.""당연히 네 공로도 있어. 가서 한번 해보려무나."애가 타는 유현진은 계속해서 다른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 저 진짜 안 돼요. 저같이 덤벙대는 성격에 저렇게 비싼 팔찌는 어울리지 않아요."정인월은 유현진의 생각을 알아챈 것 같아 계속해서 설득했다. "얘 좀 봐. 혹시 당첨되면 한서가 사주기 아까워할까 봐 그러냐? 그런 건 걱정하지도 말아. 네가 만약 당첨되면 이 할미가 너한테 선물할 테니. 혹시 당첨되지 않더라도 여기에서 네가 좋아하는 거 있으면 할머니가 사줄게. 그냥 재미 삼아 해보는 거지."유현진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는 지금 당첨되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당첨될까 봐 두려운 것인데.정인월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유현진은 현장에 있는 모든 여인의 부러움을 샀다. 강민서도 질투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여태 할머니는 강민서에서 이렇게 비싼 액세서리를 사준 적이 없었다. 일개 벼락부자 집안 딸을 할머니는 어째서 자신보다 더 잘 대해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강민서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팔찌는 저도 갖고 싶어요. 새언니가 싫다고 하는데, 제가 뽑으면 안 돼요?"정인월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어린 게 뭘 한다고 그러느냐.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 나중에 네가 결혼하면 그때 가서 보자."강민서가 포기하지 않고 말을 덧붙이려 하자 신민정이 입을 열었다. “현진아, 가서 해봐. 만약 그 인연이 너라면 그 또한 우리 한씨 집안의 복이 아니겠니. 그럼, 팔찌는 당연히 이 시어머니가 선물해야지.”유현진의
유현진은 허약한 몸으로 강한서의 품에 기댄 채 답했다. "할머니, 저 괜찮아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구역질이......"그녀는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또 다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정인월은 마음이 조급해졌다."알았어. 알았어. 말하지 말아. 얼른! 얼른 의사 불러."주시윤이 정인월을 위로했다."이미 부르러 갔어요. 너무 급해 말아요."주시윤은 침착하게 사태에 대처했다. "강운아, 우선 이분들 모시고 휴게실로 가 있어. 조금 있으면 의사 선생님이 올 거야."주강운은 간단하게 응하고는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향해 말했다. "따라와."정인월은 걱정되어 같이 가려 했다."나도 같이 가자."이때 주시윤이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우선 같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구역질을 저렇게 심하게 하고 있고, 말도 못 하는 데다가 휴게실 공간이 크지 않아서 사람이 많아지면 공기 유통이 어려울 거예요. 더구나 이러시다가 몸이 불편해지기라도 하면 돌 볼 사람도 없어요."정인월은 그제야 냉정을 되찾았다."그 말이 맞아."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신미정에게 분부했다."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진씨한테 전화해서 병원 차 두 대를 대기시키라고 해.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게."강한서가 유현진을 안고 자리를 뜨자마자 유상수가 소식을 듣고 초조한 표정으로 찾아와 물었다."사돈 할머니, 사부인, 우리 현진이 어떻게 된 겁니까? 멀쩡하던 애가 왜 갑자기 구역질해요?"정인월은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그래도 유상수를 위로했다."사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의사를 불렀으니 곧 원인을 알 수 있을 거예요."사람들은 저마다 귓속말로 속삭였다."헛구역질하는 모습이 내가 입덧하던 때랑 너무 비슷한데, 혹시 임신 아닐까요?""듣고 보니 그러네요. 시집간 지 삼 년 됐으니 임신할 때도 됐죠.""임신까지 하면 큰 사모님이 아주 입이 귀에 걸리겠는데요.""아까 큰 사모님이 하는 말씀 못 들었어요? 여기에서 아무거나
전 여사가 한마디 했다."이 여사, 말수가 적으면 그만큼 실수가 줄어드는 법이에요."그러고는 이 여사의 말을 듣지도 않고 몸을 돌려 인파와 함께 멀어졌다.----휴게실에 도착한 강한서는 유현진을 소파 위에 눕혔다.힘없이 소파에 누워있는 유현진은 안색이 전보다 더 창백해져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강한서는 소파에 앉아 티슈로 유현진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이때 주강운이 따듯한 물 한 컵을 받아왔다. 그는 잠깐 멈칫하다가 강한서에게 다가가 컵을 건넸다."한서야, 우선 물 좀 마시게 해."컵을 받아 쥔 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끔 보더니 오히려 자기가 한 모금 마시고는 유현진의 입술을 향해 다가갔다.이때 유현진이 손바닥으로 강한서를 확 밀치고는 앉아서 그를 노려보았다. "뭐 하는 거야? 더럽게!"'로맨스 드라마도 아니고, 입으로 물 먹여주는 게 말이 돼?'유현진의 반응 속도와 동작을 보아서는 허약한 상태가 전혀 아니다.강한서는 입 안에 넣은 물을 삼키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연기 끝났어?"유현진은 순간 목이 메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 주강운을 힐끗 쳐다보더니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음, 완전 연기는 아니야."그녀는 궁금해서 강한서에게 물었다."내가 그렇게 감쪽같이 연기했는데, 어떻게 안 거야?"강한서가 컵을 옆에 놓고 유현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그만한 재주로 남은 속여도 난 못 속이지."유현진......강한서는 조롱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연기해도 하필 임신 연기를 해? 의사가 오면 바로 들통나게 될 텐데."유현진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대꾸했다."내가 임신인 척하고 싶어서 했어?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따로 없었으니까 그렇지. 그렇다고 쓰러지는 척해서 할머니를 놀라게 할 수는 없잖아."강한서는 유현진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그럼 임신인 척한 것에 대해서는 효심이 하늘을 찌른다고 칭찬해야겠네."유현진은 다시 대꾸했다."그럴 말 할 자격 있어? 누가 제 마음대로 나 대신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