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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전화를 끊고 난 후, 차 안은 유난히 고요해졌다.

이경이 말했다.

“지금 집에 가고 싶지 않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부 대표님, 농담이시죠? 지금 안 돌아가도, 어차피 언젠가는 가야 해요.”

남자의 차가운 시선에 맞닥뜨린 세나는 얼른 말을 바꿨다.

“제 말은, 이혼 얘기를 하더라도 만나는 건 피할 수 없다는 거죠. 안 그래요?”

“오늘 일,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겠어요?”

“부 대표님이 이미 다 설명해 주셨잖아요.”

이경은 가볍게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 말을 몇 명이나 믿을 것 같아요?”

술집에서 기획서를 건네다 넘어져 포옹한 사진이 찍힌다니, 그런 우연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그 기자들이 물러난 건 이경을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D시에서 이경의 말 한마디라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지만 세나는 그런 능력이 없었다.

“알아요.”

세나는 눈을 내리깔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차는 곧 도시 북쪽의 B동 단독주택 구역 도착했다.

“대표님.”

이진구의 목소리가 앞좌석에서 들려왔다.

차가 전씨 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전씨 별장 앞에 쪼그리고 앉아 정문을 에워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세나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기자들이 여기까지 쫓아왔다니.”

“이 비서, 차 돌려.”

“그럴 필요 없어요!”

세나는 급히 말렸다.

“이대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잠시 외부에서 머무르다 이곳 경비와 보안팀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어요.”

“괜찮아요, 저는 다른 방법으로 들어갈게요.”

“부 대표님, 오늘 저를 집까지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머지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 말을 남기고, 세나는 바로 차에서 내렸다.

뒷좌석에 앉은 이경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방금 들어 올리려던 긴 손가락은 공기를 휘저으며 천천히 가죽 시트 위로 내려갔다.

진구가 말했다.

“부 대표님, 이곳도 꽤 괜찮은 고급 주택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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