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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Author: 유애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8-23 15:10:06
결혼식의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었다.

임양운도 만종문의 후배들과 함께 축배를 올렸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심청하는 물론 다른 관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축배를 올려야 한다.

임양운은 혼인을 주최한 안만수에게 먼저 술을 따랐다.

그는 술을 들이켜고 안만수는 살짝 맛만 본 덕에 체면이 한껏 세워졌다.

한편, 송석석은 만종문 사람들의 행동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오늘의 주인공은 북명왕이 맞다.

하지만 이 자리는 영원히 송석석을 위한 자리라고 낙인 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명문가에게는 없는 규칙이지만 무술인들을 향해 비난을 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임양운은 권력층 집안 출신이 아닌가.

심청하까지 같은 소속이기 때문에 체면을 감히 구길 수 없었다.

한편, 장공주와 가의 군주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다.

잠시 표정을 바꾸어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곧이어 장공주가 기회를 틈타 혜 태비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혜 태비, 본궁은 태비의 훗날이 걱정됩니다.

저렇게 기가 센 며느리를 들이셨으니 말입니다.

자칫 말이라도 잘못하시면 같이 차도 못 마시게 되실 겁니다.

이후에는 항상 조심 하셔야 하겠습니다.”

혜 태비는 마음이 복잡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의 북명황실은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송석석의 혼수와 넓은 인맥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녀는 오늘의 복이 자신이 아니라 북명활실의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장공주의 시비 한 번에 마음이 더 복잡 해졌다.

어쩌면 훗날에 며느리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며느리였을 적에는 불효는 감히 생각한 적도 없었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시 시절대로 엄격할 수는 없다.

그저 송석석이 뒤에서 자신을 해 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혜 태비는 자신의 상황을 어느 정도 깨달은 표정이다.

그녀는 모두의 총애를 받으면서 살아왔었다.

후궁에서는 다른 공주에게 보호를 받은 탓에 고생을 한 적이 없다.

만약 송석석이 교묘한 술책을 부린다면 크게 당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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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 있던 가의 군주가 웃어 보였다.“모친, 이러시면 안됩니다.만약 송석석이 태비를 탓하면 어찌합니까.태비는 못하십니다.”두 모녀는 혜 태비를 손에 가지고 놀았다.‘단순함’ 은 자극을 제일 참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곧바로 혜 태비의 대답이 들려왔다.“그저 동주 몇 알 아닙니까. 정녕 그것 때문에 화를 내겠습니까.”그녀는 여전히 송석석의 배경을 무서워하고 있다.하지만 체면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곧바로 혜 태비는 고 씨 유모를 데리고 편청으로 향했다.편쳥 주위로 혼수를 지키는 사람은 고작 세명에 불과했다.게다가 자리에는 대부분 부유층의 사람들이다.술만 마시기 바쁠 뿐, 도둑질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혼수 옆으로는 염선생이 정해 둔 호위들이 서있다. 호위들은 혜 태비를 보고 인사를 건네었다.혜 태비는 손을 뒤로하고 방 안 혼수를 둘러보았다.하지만 발 들일 틈도 없이 가득 차있는 바람에 움직 일 수가 없었다.동주는 사각에 위치하여 있었다.매 진주마다 반짝 빛이 났다.동주의 광택은 일반 진주와 비교가 안될 정도다. “저 사각의 동주들을 다 합치면 200근이 되지 않겠나.나는 단 한 번도 이러한 동주를 본 적이 없어.”혜 태비는 다시 보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씨 유모는 장공주의 속셈을 눈치채고 그녀를 말렸다.“태비 마마.마마 같으신 분이 이러한 짓을 하시면 안 되옵니다.며느리의 혼수를 가져갔다는 사실이 퍼지면 마마의 명성에도 좋지 않습니다.”혜 태비는 고 씨 유모를 멍청하게 바라보았다.“당연하지.내가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씨 유모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그녀는 태비가 그들의 말에 속았을 까봐 근심이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유모가 하거라.내가 널 데리고 온 목적이 무엇이겠냐.”고 씨 유모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뭐가 무서운 것이냐. 진짜 큰일이 생기면 내가 유모를 챙겨 주면 되지 않은가.”그녀는 뒤를 돌아 잠시 밖을 바라보았다.

    Last Updated : 2024-08-23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37화

    하지만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오늘은 왕야의 기쁜 날이다.무슨 일이든 뒤로 미루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하지만 염구진은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혜 태비는 왜 도둑질을 했을까.왜 며느리의 혼수를 가져다 남에게 주었을까.’어떻게 단순한 태비에게서 똑똑한 왕야가 나왔는지 놀라울 정도다.한편, 송석석은 술을 딱 한 잔 마시고 사여묵과 함께 신방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사람들이 신랑을 쉽게 놔 줄리가 없었다.결국 그녀를 데려다 주고 다시 방에서 나왔다.송석석은 신방으로 가는 길 내내 잡았던 손을 떠올렸다.아직도 손에는 따뜻한 온도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그제야 떨림은 조절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아무리 통제하려고 해도 사여묵의 따뜻한 눈빛에 빠져들곤 했다.곧이어 양 마마가 방으로 들어왔다.보주와 다른 하녀들에게 밥을 먹으라고 불렀다.결혼 피로연에는 하인들도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하원에서만 식사가 가능했다.하녀들은 줄곧 송석석만 따라다니느라 배가 고픈 건 사실이다.하지만 그들은 송석석부터 걱정하기 시작했다.“마마님, 이 한 상은 아씨부터 먼저 드시라고 해도 됩니까?”양 마마가 답했다.“이미 사람을 불러 면을 만들라고 시켰네. 아가씨께서는 면으로 조금 배를 채우시고, 왕야께서 손님 대접을 끝내면 같이 식사를 올리겠습니다.왕야께서도 지금까지 술만 드시고 식사는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송석석이 고개를 들었다.“그래도 왕야에게 뭐라도 좀 먹여야 하는 게 아닌가.”양 마마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가씨, 언제부터 왕야를 챙기셨습니까?”순간, 송석석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짓궂은 장난하지 말게나.빈속에 술만 먹으면 당연히 몸에 무리 가지 않겠나.”곧이어 양 마마가 하인들을 잠시 내보내고 방 문을 닫았다.‘이제 아가씨에게 알려 주어야 할 때가 됐구나.’원래라면 하루 밤 지나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왕야에게 마음이 가는 모습을 보자 감출 필요가 없어졌다.양 마마가 의자를 가져

    Last Updated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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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마마가 송석석에게 연고를 발라 주면서 미간을 떨구었다.눈 밑으로 그녀의 슬픔이 깃들었다.“돌아오셔서 선을 본다고 하셨을 때, 얼마나 많은 도련님이 찾아왔는지 기억하십니까.””송석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네.”“네. 하지만 모르시는 게 있습니다.그때는 아가씨께서 매산에서 돌아오시기 전이었습니다.”양 마마는 연고를 바른 손을 계속 어루만졌다.그리고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그때는 후작 나리..국공대감님과 도련님들의 부고를 받았던 날입니다.장군이 사라져 결국 북명왕이 남강의 대원수가 되었지요.”송석석이 자신의 손을 어루만졌다.곧이어 속눈썹이 점점 촉촉 해졌다.“이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네.”그녀는 아직까지 부모와 형제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려왔다.“제 말 끝까지 들어 주셔야 합니다.”양 마마가 눈물을 머금었다.오늘 처럼 기쁜 날에는 무슨 일이든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다.“북명왕이 병사들과 함께 성을 나가기 하루 전날 밤.제 기억으로는 새벽이었습니다. 북명왕이 방문한다는 말에 마님께서 옷을 갈아입고 마중을 하셨습니다.”송석석은 잠시 멈칫하고는 무언가를 떠올렸다.곧이어 심장이 빠르게 뛰고, 목소리가 떨렸다.“그 늦은 시간에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오?”양 마마는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북명왕은 단검을 가져오셨습니다. 그리고 말씀 하시 길, 국공 대감과 도련님들을 죽인 군사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져오신 단검을 신물로 드리고는 아가씨와 결혼을 약조 하셨습니다.”사실 눈치를 채고 있었다. 하지만 양 마마에게 듣자 깜짝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가 나에게 혼인을 요구했단 말인가.’“모친은 반대하셨지?”물으면서도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이어서 양 마마가 대답했다.“마님께서는 허락하셨습니다.”송석석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허락했다면 왜 전북망을 받아들이신 거야?”양 마마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북명왕을 허락한 이유는 그분이 마음 놓고 전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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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마마가 말을 끝냈다.곧이어 시녀가 국수를 들고 들어왔다.송석석은 배가 고팠다.하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을 보고 식욕이 떨어졌다.양 마마가 다정하게 말했다.“드시지요. 하늘에서 마님이 보고 기뻐하실 겁니다. 제가 약조 드립니다.”송석석이 그릇을 건네받았다.곧이어 그녀의 눈물이 한 방울씩 국 안으로 떨어졌다.목이 메여와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바꾸었다.“왕관도 참 무겁네. 목이 다 아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야.”양 마마가 옆에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참 바보 같으십니다. 드시고 나시면 왕관을 빼고 옷을 갈아 입혀 드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시가 되기 전에 왕야 께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송석석은 면을 몇 입 먹었다. 훌쩍 거리는 바람에 어린 소녀와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그 단검은? 모친이 신물에 대한 답례는 주셨는 가?”“단검은 국공 대감의 군기창에 있습니다. 노비가 정리해서 가져 왔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내일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님께서는 답례를 주셨습니다.”양 마마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가씨께서 직접 자수하신 손수건입니다.”송석석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뭐, 그 손수건이 약혼 선물이었다는 것인 가.”그녀는 모친이 모두에게 나눠 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합니다.”“그 많은 물건 중에 왜 하필 손수건을 나눠 주신 건가?”송석석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모친은 왜 하필 못생긴 손수건을 사여묵에게 건네 준 것일까?’그녀는 그가 가진 손수건을 보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흉을 보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전투장에서도 손수건을 아끼고, 자신의 옆에 두었다.송석석이 전북망과 이미 혼인을 했어도 손수건을 버리지 않았다.그녀는 그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다. 한편, 양 마마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지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아가씨가 처음으로 수공예를 하셨지 않습니까. 마님께서는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셨는지 모릅니다.”송석석은 우는지 웃는지 알 수가 없다.곧이어 국

    Last Updated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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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인식 때문에 새로 만든 옷이 엄청 많다.게다가 북명황실에서 식을 올리기 때문에 비단은 필수다.그녀의 상자 안에는 사계절의 옷이 가득 들어 있다.다양한 색깔과 동시에 정교한 자수 솜씨를 볼 수 있었다.그 밖에 다른 상자 안에는 호피와 두루마기가 들어 있다.하지만 받은 예물과 혼수 덕에 평생 동안 옷감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오늘 입은 옷과 옷장에 넣어 둔 옷들은 요 며칠 동안 입을 예정이다.눈에 띄는 색깔이지만 촌스럽지는 않았다.게다가 송석석은 붉은 색 계열의 옷이 어울렸다.특히 방금 갈아입은 자홍색이 그러하다. 자홍색 안에 복숭아의 붉은기가 들어가 있는 색깔이다.그 덕에 그녀의 피부가 더욱 화사하게 보였다.고급스러운 외투는 부드럽기 그지없고, 비단 표면에서 광택이 났다. 조금 얇지만 온돌 덕에 큰 문제는 없었다.오히려 송석석은 가벼운 차림새에 홀가분했다.게다가 목욕을 하면서 울음 때문에 막혔던 코도 뚫렸다.앞마당에서 왕야가 술에 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그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신방으로 올 예정이다.아직 해시다.양 마마가 말한 것보다 더 일찍이었다.왜 남의 혼인식에서 취할 때까지 술을 먹는 것일까.소식이 들려오자 양 마마는 하인들에게 서둘러 식사를 준비하라 시켰다. 신방에는 풍족한 음식이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의미는 부족함이 없는 부부생활을 하라는 뜻이다.술과 술잔을 제외하고 모든 음식이 새롭게 바뀌었다.사실 다른 음식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뜨겁게 데워서 다시 내보낸 것이다.그들은 빠르게 식사 준비를 마쳤다. 곧이어 장대성이 왕야를 부축이며 매화원에 도착했다.송석석은 갑자기 든 생각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축하가 하나 더 있지 않은 가.’신혼부부의 방에 친척이나 친구들이 찾아오는 순서가 남았다.문득 전북망과 혼인을 치룰 때가 생각이 났다. 당시에 그는 전쟁에 나갔었지만 사람을 불렀었다.결국 민망한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만약 그때와 같은 성격이라면 결말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송석석은 걱정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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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씨와 딸 왕지아는 마당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당에는 나무와 꽃들이 많이 심어져 있었지만 그리 무성하게 자라지 못했으며 특히 올해 겨울엔 더더욱 일찍 시들었다.“지아야, 너 왜 고모부… 방시원 장군님 편을 든 거야?”최씨는 손수건으로 왕지아의 상처 주위를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물었으며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알고 싶었다.평서백부에 이런저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지 않았으며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밖에 떠도는 유언비어가 너무 많았기에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왕지아는 벌겋게 부은 얼굴을 살짝 들었다. 분명 맑고 순진한 눈망울을 하고 있었지만 나이와 맞지 않는 성숙한 눈빛이 보였다.“엄마, 예전에 고모부가 고모와 함께 우리 집안에 처음 왔을 때 나에게 뭘 선물했는지 기억하세요?”왕지아의 말에 최씨가 기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엄마 기억으론 장군을 보필하는 마마가 너와 현이에게 금덩이 하나와 금열쇠 하나씩 선물했던 것 같은데?”왕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똑 부러진 목소리로 말했다.“국태 부인의 산하지를 저에게 선물해 주셨어요. 그때 당시 고모부가 저에게 해준 말이 있었거든요. 지금 세상에 태어난 여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기 어렵다고 했어요. 다른 지역으로 시집을 가지 않는 이상, 집 밖으로 나간다는 건 쉽지 않지만 넓은 바깥 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라고 했어요. 우리 상국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보고 바깥 하늘이 얼마나 푸르고 높은지도 보아야 시야가 넓어지고 쓸데없는 일에 고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신을 힘들게 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죠.”최씨는 딸의 말에 흠칫 놀랐다. 그때 당시 방시원을 처음 봤을 때 최씨도 돈만 밝히는 사람이어서, 상대방이 무슨 선물을 들고 왔는지부터 따지기 바빴다.“고모부는 고모와 혼인을 하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 집안에 찾아와서 따지거나 고모를 힘들게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엄마, 고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3화

    제자예는 넷째 부인의 손을 뿌리치곤 최씨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절대 사과 안 할 거예요! 저를 뭐 어떡하실 건데요? 그렇게 억울하면 저도 한 대 치세요!”최씨를 향해 얼굴을 들이민 제자예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세상 서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최씨는 그런 제자예를 보며 그저 어이없다는 듯이 차갑게 피식 웃었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제 제사한테 찾아가서 물어봐야겠네. 따님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버릇이 없는 건지, 참.”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송석석에게 말했다.“훈장님, 그때 제 증인이 되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제 제사를 만난다면 전 당연히 솔직하게 얘기드릴 겁니다.”송석석의 대답에 제씨 넷째 부인은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이 일이 어르신에게 알려지면 넷째 부인은 크게 혼이 날 것이다.절대 어르신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넷째 부인은 이를 악문 채 제자예에게 말했다.“얼른 왕지아에게 사과해.”제자예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엄마, 전 사과할 수 없어요. 쟤들이 날 괴롭혔고 날 서원에서 쫓아내려고 했어요.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은 쟤들이에요.”넷째 부인은 최씨와 송석석을 힐끗 흘겨보다가 굳은 표정으로 엄숙하게 말했다.“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야.”제자예는 자신이 며칠동안 서러운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어머니마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더욱 서럽고 슬펐다.“싫어요. 절대 사과 못 해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세요! 전 절대 굴하지 않을 거예요!”말을 하던 제자예는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이내 송석석에게 잡혀 다시 최씨 곁으로 돌아왔다. 송석석이 최씨를 보며 말했다.“이번 일이 저희 아군 서원에서 벌어졌으니 서원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자예 학생이 왕지아 학생의 얼굴에 상처를 냈으니 관아로 보내는 건 어떠세요? 관아의 처리에 따라 저희 아군 서원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은 반드시 책임지겠습니다.”송석석의 말에 최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2화

    제씨 넷째 부인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사과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퇴학은 너무 과한 처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끼리 말다툼하다가 벌어진 작은 소동인데 퇴학 처리까지 하면 아군 여학에서 괜한 문제를 만든다고 소문이 나지 않겠습니까? 부인께서도 아군 여학을 위해 고려하셔야죠. 제 딸이 퇴학을 당하고 나서 이상한 소문이라도 돌면 아군 여학 명성에 오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조금 전에 최씨를 협박했던 넷째 부인은 이제 대놓고 아군 여학까지 협박했지만 듣고 있던 송석석은 그저 어이없다는 듯이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사람을 때리고도 퇴학을 당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아군 여학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거죠. 저희가 넷째 부인을 이곳으로 모신 건 다들 차분하게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겁니다. 사과할 건 하고 처벌을 받을 건 받아야죠. 당사자들끼리 직접 만나서 확실하게 얘기를 털어놓아야 두 가문에서 아이들 때문에 앙금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퇴학은 불가피합니다. 부인께서 자퇴를 거절하신다면 제가 나서서 제자예 학생을 퇴학 처리할 것입니다.”넷째 부인은 송석석과 대놓고 싸울 수는 없었기에 고개를 돌려 다른 선생님들에게 물었다.“다들 스승인데, 학생의 이런 작은 잘못조차 포용해주지 못 하시는 거예요?”안여옥의 태도도 강경했다.“전 제자예 학생을 아군 여학에서 강제로 퇴학 시켜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태 부인과 훈장님꼐서 제자예의 마지막 체면을 지켜준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퇴를 권하시는 거고요.”국태 부인도 말을 덧붙였다. “스스로 자퇴하세요. 더 얘기해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겁니다.”제씨 넷째 부인은 안여옥을 날카롭게 흘겨보았다. 학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안여옥이 제일 먼저 퇴학 얘기를 꺼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 의견에 동의했을 뿐이다.안씨 가문과 방씨 가문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당사자들만 잘 숨기고 있다고 착각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1화

    최씨도 시녀 금숙을 데리고 왔다. 자신의 딸이 맞았다는 말에 제일 먼저 그녀의 상태부터 살폈는데 얼굴이 퉁퉁 부은 데다가 어딘가에 긁힌 흔적도 남아 있었다.국태 부인이 딸에게 약을 발라줬다는 말을 전해 들은 최씨는 딸의 마음을 위로해준 뒤 바로 서아원으로 돌아가 국태 부인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두 부인이 앉자마자 송석석이 나서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이내 사람을 시켜 제자예와 왕지아 그리고 증인이 되어줄 학생 몇 명까지 불러왔다.제씨 넷째 부인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멍청한 딸이 이 일을 서원에서 얘기한 것도 화가 나는데 왕지아가 심지어 방시원이 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왕지아의 말이 소문이라도 나면 제씨 넷째 부인의 딸의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하지만 어찌됐든 제자예가 사람을 때린 건 사실이고 이는 말다툼과 성질이 다르기에 일단 최씨에게 고개를 숙여 대충 사과부터 할 수밖에 없었다.“철없는 여자애들끼리 다툼이 조금 있었던 것일 뿐이지만 그래도 제 딸이 손찌검을 한 건 잘못된 행동이니 최씨 부인께서 제 딸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최씨는 제자예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허리를 쫙 편 채 꼿꼿하게 서있는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고고하고 당당해 보였다.그러자 최씨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따님은 이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질 나이가 되었지요. 따님이 손찌검을 했으니 직접 사과하라고 하세요. 그 사과를 받고 나서 이해할지 말지는 제가 결정할 일이죠.”넷째 부인은 다시 최씨를 위 아래로 훑었다. 결국 평서백부는 제씨 가문의 체면을 고려해줘야 하고 송석석도 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사적으로 합의를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넷째 부인이 이미 고개를 숙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씨는 전혀 넷째 부인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있다.넷째 부인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장이 난처해졌고 심지어 학원 학생들까지 있는데 이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면 이 일을 부모님에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0화

    엄중히 처리한다는 말에 향회옥 일행은 두려워져, 제자예와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억울한 제자예는 왕지아가 방시원을 도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게 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재네 고모가 추악한 일을 저질렀는데 방시원의 편을 들었어요. 부끄럽지도 않나 봐요.”그 말에 뺨을 맞았을 때도 울지 않던 왕지아가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옆에 있는 여학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선생님들은 물론 송석석까지 불렀다. 함께 싸움에 가담했던 학생들은 자신도 처벌을 받을까 봐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방금 기세 높게 싸우던 학생들도 잠자코 옆에 있었다.자초지종을 이해한 안여옥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 “제자예가 여러 번이나 소란을 피웠고, 심지어 오늘은 학생을 때렸어요. 글 공부하러 온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서원의 풍기를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쫓아낼 것을 제안합니다.”제자예는 원래부터 여학에 오기 싫었다.하지만 본인이 오기 싫은 것과 쫓겨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게다가 황후가 그녀를 서원에 보냈고 해야 할 일도 완성하지 못했는데, 여기서 쫓겨날 수 없었다.마음이 초조해지자 그녀는 먼저 제안한 안여옥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날 왜 쫓아내는지 알아요. 당신이 방시원과 혼인하려 했는데 그 자식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고 날 좋아하기 때문이죠. 나를 질투하고 얄미워서 쫓아내려는 거죠?”그 말에 태국부인이 얼굴을 찌푸렸다.“제씨 가문에서 이렇게 자식을 교육했느냐? 입만 벌리면 욕이고 손을 들었다 하면 사람을 때리다니, 헛소리를 지껄이지 말고 네 잘못을 뉘우쳐라. 나도 저 여학을 쫓아내는 것에 동의한다.”그러다가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서 말을 덧붙였다. “네 발로 나가. 혹 소문이라도 나면 네 혼삿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저도 이 뜻에 동의합니다!”규율 담당인 무씨 아가씨도 그녀들이 글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란을 피우러 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난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9화

    넷째 부인이 재빨리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조용히 하거라. 감히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다니, 혹시나 네 백부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반드시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제씨 가문은 워낙 엄격해서 자손들은 말과 행동에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제자예는 머리를 흔들며 어머니의 손을 뿌리쳤다.“백부도 언행이 바르지 않는데 감히 우리를 혼내다니요? 전 두렵지 않습니다!”“됐다. 그만 닥치거라.”넷째 부인이 꾸짖었다.“정말 어린애가 따로 없구나! 밖에서 네 백부의 일에 꼬투리 잡느라 우리는 숨기기도 바쁘다. 아무리 그래도 백부는 이부상서이고 그 사위는 당대 황제이니 수많은 자들의 미래를 손에 쥐고 있단 말이다.”계속 씩씩거리던 제자예는 그제서야 입을 삐죽 내밀며 더는 망언을 퍼붓지 않았다.“어쨌든 저는 방시원이 마음에 안 들어요. 얼마나 무능하면 아내가 나가서 사람을 훔치는 추태를 저질렀는데도 한마디 하지 않을까요?”“그건 황후마마의 뜻이다. 마마의 말씀을 들어.”넷째 부인은 딸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향삼랑과 방기원의 차이를 자세히 분석해 주었다.어려서부터 제씨 황후를 숭배한 제자예였지만 이 일만은 동의하지 않았다.게다가 황후가 그날 공공연히 이 일을 언급한 것이 매우 의심스러웠다.“혹 방시원이 황후마마를 찾아가서 얘기했어요? 방씨 가문에서 감히 우리 가문과 혼사를 맺으려 하다니, 먼저 지들 신분부터 따져야 하지 않나요? 저는 군인들이 너무 싫어요. 특히 몸에서 나는 땀냄새 참을 수가 없어요.”넷째 부인은 딸이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더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혼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태후도 허락하지 않았으니 나중에 얘기해도 늦지 않았다.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제자예는 아군여학에 돌아가 향회옥 일행에게 화풀이를 했다.방시원이 자기와 혼인을 하고 싶어 한다는 둥, 파렴치 하다는 둥 아무튼 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까지 퍼부었다.향회옥은 이 일을 웃음거리로 삼아 다른 학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8화

    송석석이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자, 세 사람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안여옥은 송석석이 들어오자마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아직도 안 가고 뭣하느냐! 매를 늘릴까 아니면 여학에서 쫓아내 버릴까? 글 공부하기 싫으면 자리를 차지하지 말고 떠나거라. 여기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은 얼마든지 있으니.”송석석의 언성에 향회옥과 주창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두 사람은 재빨리 제자예의 옷자락을 잡으며 얼른 가자는 눈짓을 보냈다.본래 계척으로 20대를 치는데 지금은 30대로 늘어나고, 더 이상 가지 않으면 40대, 50대까지 늘릴 것이다.기세 높은 제자예는 가문에서도 귀하게 자란 몸이라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었다,그녀는 가까스로 독기 어린 눈빛을 거두고 송석석이 40대를 치겠다고 말하기 전에 두 사람을 데리고 물러섰다.입구를 나선 제자예는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황후가 분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거지 같은 곳에 있지도 않았다.여인은 글만 알면 될 뿐, 많은 학식을 배워도 소용없지 않은가!차라리 가문과 하인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앞으로 시집가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다.이때 안여옥이 일어서서 인사를 올렸다.“왕비, 오셨소.”손석석은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학생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지 않소?”“몇 명 뿐이니 괜찮소.”안여옥도 미소를 짓더니 송석석이 앉을 수 있게 책상 위의 교안을 정리했다.“다만, 말썽을 피우면 몰라도 누군가는 여학이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오.”그녀는 의아했다.“왕비는 누구라도 생각하시오?”송석석은 대략 알고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어서 대답 대신 그녀를 위로했다.“여학들이 큰일을 벌이는 걸 원치 않은 자들은 많소. 힘들게 추측하느니 우리의 본분만 잘 지키면 그만이오.”“맞는 말씀이시오.”안여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본래 저들의 일을 처리하려고 왕비를 청했는데 이제 잘못을 인정했으니 헛걸음을 하게 되었소.”“가끔은 나도 와서 살펴봐야 하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7화

    송석석와 시만자는 궁을 나선 후, 시만자는 공방으로, 송석석는 여학으로 각자 향했다.이미 전에 제자예에게 더는 수작을 부리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국태부인은 송석석를 보자마자 그녀가 제자예의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것을 알고 말했다.“그 아이는 학문에 뜻이 없는 듯하니, 차라리 퇴학을 권하는 게 어떻소? 스스로 떠난다면 보기 흉하지 않을 것이오. 어쨌든 곧 혼사를 준비해야 할 아가씨지 않소.”국태부인은 제자예의 집안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를 생각하며 말한 것이다. 만약 아군여학에서 쫓겨난다면 그녀의 명성에 큰 타격이 갈 것이 분명했다.국태부인은 여자아이들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깊었다. 혼사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평생 후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송석석이 말했다.“국태부인,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선 그녀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부터 알아보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국태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크게 잘못한 일은 아니오. 그 아이와 벗들이 수업마다 소란을 피우며, 특히 여옥 선생 앞에서 더욱 심했소. 이에 따라 다른 학생들의 불만도 커졌고, 여옥 선생도 꽤 곤란해하고 있소. 선생도 나이가 젊으니,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데 익숙하지 않나 보오.”송석석이 잠시 생각했다. 여옥 선생은 문제를 처리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녀 역시 단순한 학생들의 문제가 아니기에, 여학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것은 그녀가 섣불리 나설 수 없는 문제였다.송석석는 먼저 여옥을 찾으려 했지만, 마침 제자예가 그녀의 두 친구와 향회옥과 주창우와 안에 있는 모습을 보았다.놀랍게도, 그들은 사과하러 왔다.제자예가 앞장서서 고개를 숙이고 진심으로 뉘우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철이 없어서 여옥 선생께 폐를 끼쳤습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선생이 처벌을 내려도 달게 받겠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6화

    황후는 급격히 화가 치밀어 올라 잔을 내던지며 말했다.“정말 눈엣가시구나! 항상 나의 계획을 방해하기만 한다.”그러자 궁녀 란주가 옆에서 말했다.“마마. 북명왕비는 태후의 명으로 여학을 설립하고 아군여학을 도맡은 이후로, 경중의 부인들 사이에서 칭찬받고 있습니다. 지금쯤 경성의 반이 되는 명문가 부인들이 그녀를 존경하고 있으니, 정말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제황후는 순간 지난 동짓날이 떠올랐다. 그날 명부들은 하나같이 송석석을 극찬하였다. 심지어는 북명왕 부부의 금실을 감탄하거나, 그녀의 능력과 역량을 치켜세우며 여인의 모범이라 말했다.‘송석석이 여인의 모범이라면, 나는 황후로서 뭐란 말인가?’이런저런 생각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태후께서 한때 이방을 여인의 모범이라 하셨는데, 이제 그 명성을 송석석이 차지하고 있으니, 불쾌하지도 않은 것이냐?”궁녀가 말했다.“마마, 그녀는 지금 돋보이게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 한창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기에 그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사가 극에 달하면 화를 입을 테니, 언젠가 그 관심이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태후께서 그녀를 지키고 있으니, 그녀와 대립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황후가 차갑게 말했다.“태후께서 그녀를 지키는 이유는, 그저 송석석 어머니와의 사소한 옛정 때문 아니겠느냐? 여학은 태후가 하자고 하신 일이지만, 폐하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으셨다. 그저 효도를 위해 마지못해 허락한 것뿐이지. 여학을 도맡아서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송석석이 글이나 알고 있느냐? 정말 우습지 않은가? 태후는 여학을 중시하신다. 여학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도 태후께서 그녀를 계속 지킬지 두고 보자.”란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제자예 아가씨를 여학에 들여보내 선생들을 곤란하게 했던 일이 태후의 귀에 들어가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더 심한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태후를 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폐하께서도 마마를 도와주시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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