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0화

작가: 유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8-24 20:00:01
혼인식 때문에 새로 만든 옷이 엄청 많다.

게다가 북명황실에서 식을 올리기 때문에 비단은 필수다.

그녀의 상자 안에는 사계절의 옷이 가득 들어 있다.

다양한 색깔과 동시에 정교한 자수 솜씨를 볼 수 있었다.

그 밖에 다른 상자 안에는 호피와 두루마기가 들어 있다.

하지만 받은 예물과 혼수 덕에 평생 동안 옷감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

오늘 입은 옷과 옷장에 넣어 둔 옷들은 요 며칠 동안 입을 예정이다.

눈에 띄는 색깔이지만 촌스럽지는 않았다.

게다가 송석석은 붉은 색 계열의 옷이 어울렸다.

특히 방금 갈아입은 자홍색이 그러하다.

자홍색 안에 복숭아의 붉은기가 들어가 있는 색깔이다.

그 덕에 그녀의 피부가 더욱 화사하게 보였다.

고급스러운 외투는 부드럽기 그지없고, 비단 표면에서 광택이 났다.

조금 얇지만 온돌 덕에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송석석은 가벼운 차림새에 홀가분했다.

게다가 목욕을 하면서 울음 때문에 막혔던 코도 뚫렸다.

앞마당에서 왕야가 술에 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신방으로 올 예정이다.

아직 해시다.

양 마마가 말한 것보다 더 일찍이었다.

왜 남의 혼인식에서 취할 때까지 술을 먹는 것일까.

소식이 들려오자 양 마마는 하인들에게 서둘러 식사를 준비하라 시켰다.

신방에는 풍족한 음식이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의미는 부족함이 없는 부부생활을 하라는 뜻이다.

술과 술잔을 제외하고 모든 음식이 새롭게 바뀌었다.

사실 다른 음식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뜨겁게 데워서 다시 내보낸 것이다.

그들은 빠르게 식사 준비를 마쳤다.

곧이어 장대성이 왕야를 부축이며 매화원에 도착했다.

송석석은 갑자기 든 생각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축하가 하나 더 있지 않은 가.’

신혼부부의 방에 친척이나 친구들이 찾아오는 순서가 남았다.

문득 전북망과 혼인을 치룰 때가 생각이 났다.

당시에 그는 전쟁에 나갔었지만 사람을 불렀었다.

결국 민망한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만약 그때와 같은 성격이라면 결말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송석석은 걱정 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통통쫀냐미
아니~~선배님들~~~그러시면 앙대여~~~~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1화

    보주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자리에서 나와 사람을 시켜 뜨거운 물을 준비하라 시켰다.그리고 왕야의 얼굴을 한 번 더 닦으라고, 지시했다.송석석이 그를 평상에 눕혔다. 이어서 보주가 다시 방으로 들어와 말했다.“사부들이랑 사형들이 술을 많이 먹인 것 같습니다. 장 부장께서 말씀 하시 길,왕야께서는 술을 거절하는 게 두려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같이 드신 술은 ‘도화주’입니다.”송석석이 미간을 찌푸렸다.“사부들이 계속 술을 권했다니?”괴롭힘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이다.게다가 만종문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그들과 일일이 마시려면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이어서 보주가 물었다.“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월파의 도화주는 농도가 낮지 않습니까?”“아마 사부가 만든 술은 고월파의 도화주가 아닐거야.”송석석은 귀가 빨개진 사여묵을 바라보았다.‘교배례는 하지 못하겠구나. 오늘 이 한상 가득한 식사는 나 혼자만 먹게 되겠지.’그를 깨우지도 못하는 상황에 물을 수도 없었다.곧이어 명주가 뜨거운 물을 가져왔다.송석석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이제 다들 내려가 봐. 오늘 밤은 내가 보살펴 드릴게.”명주가 잠시 머뭇거렸다.“하지만 오늘 밤은...”오늘은 양 마마가 명주에게 신방의 망을 보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야의 상태는 교배례도 할 수 없는 모양새였다.“마마, 교배례가 남지 않았습니다.”명주가 뒤를 돌아 양 마마에게 물었다.곧바로 양 마마의 한숨이 들려왔다.“왜 이 꼴이 되도록 술을 먹인 거야? 왕야를 생각도 안 하고 빈속에 술을 넣으면 어쩌 자는 건지, 참.”양 마마는 임병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오늘 밤은 송석석에게 제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왕야는 좋은 사윗감이 아닌가.왜 이 모양이 될 때까지 그를 괴롭혔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왕야는 전투장에서 얻은 상처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진성으로 돌아오고 나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 적도 없다.송석석 뿐만 아니라 양 마마도

    최신 업데이트 : 2024-08-25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2화

    양 마마가 옆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그녀는 곧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이다음 순서는 부부가 직접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만약 옆에서 송석석에게 충고를 한다면 화가 점점 커질 뿐이다. 게다가 그녀는 왕야가 아닌 자신의 사부에게 화가 난 것이다.이리하여 양 마마는 두 사람만 남겨 두자는 결론을 내렸다.‘그래야 아가씨도 남편을 마음 아파하겠지.’한편, 송석석은 왕야의 얼굴을 닦아주고 손을 씻었다.그리고 탁자 위에 있는 차를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왕야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동시에 송석석이 화가 났다는 걸 알았다.그도 자신을 향한 분노가 아닌 걸 알고 있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이지만 아름다움은 변함이 없었다. 방 안에는 용과 봉황이 그러져 있는 화촉이 방을 환하게 비추었다. 곳곳에는 매듭이 걸려져 있다.그는 기침을 몇 번 하고는 물었다.“제가 거의 다 한 매듭입니다.어떻습니까?”송석석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사실 왕야가 말하지 않았다면 발견을 못 했을 수도 있다.매듭의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계속 떨렸기 때문이다.그녀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리고 그의 길고 얇은 두 손을 바라 보았다.“정녕 혼자 만드셨습니까? 이런 것도 하실 줄 아십니까?”왕야의 머리가 살짝 흐트러졌지만 잘생긴 외모는 여전하다. 곧이어 미소를 지으며 질문에 답했다.“사실 배운 겁니다.”송석석의 눈빛이 반짝 거렸다.반짝 거림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이어서 모르는 척 하면서 그에게 물었다.“왜 배우셨습니까?”“이유는 모릅니다. 하지만 직접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희 혼례식 이니, 많이 참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리고 잠시 머뭇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그리고 지금까지 말을 못 했던 것이 있습니다.”그는 손을 이마에 두었다.어지러움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은 모양이다.제일 또렷한 정신에서 말을 해야 취언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송석석은 천천히 식탁 앞으로 다가

    최신 업데이트 : 2024-08-25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3화

    사여묵이 손수건을 꺼냈다.그리고 그녀의 눈가를 살살 닦아 주었다.“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권은 과인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병권을 어떻게 당신과 비교하겠습니까. 제가 병권을 가지고 있으면 그저 시기 질투의 대상만 될 뿐입니다. 그리고 구도 명령이 없었어도 병권을 포기했을 겁니다.”심지어 당당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만약 구도 명령이 없었다면 어떻게 청혼을 했을지 모릅니다.후궁이 되는 선택과 저라는 선택지에서 분명히 저를 선택하셨지 않습니까.그분이 도와주신 것과 다름없습니다.”송석석이 그를 노려 보았다.“좋습니까? 남한테 당하기만 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그녀의 애교 섞인 불만은 그의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괜찮습니다. 이렇게 소원이 이루어졌지 않습니까.”송석석이 눈을 아래로 내렸다.사실 마음이 간질거렸다.그녀는 그제야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왕야는 각각 다른 반찬을 그녀에게 집어 주었다.“배가 많이 고프셨지요?”송석석이 답했다.“오늘 제가 먹은 건 국수가 다 입니다. 저는 양 마마께서 가져다주시기라도 했지,당신은 그저 빈속이 아닙니까.”왕야가 답했다.“하객들을 접대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없었습니다.”“제 사부가 그런 겁니까?”송석석이 연근을 집어 입으로 넣었다.부드러운 식감에 간도 잘 배었다.마치 연근처럼 부부의 마음이 연이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녀는 왕야에게도 연근을 집어 주었다.사랑하는 여인이 집어 준 반찬은 입에서 녹아내렸다.이렇게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즐겼다.당연히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하지만 혼인하고 처음 하는 식사 자리인 만큼 신중한 마음이 들었다. 차라리 말을 안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송석석은 우아하다 못해 규수처럼 밥을 먹었다.한편, 사여묵은 무언가 생각난 건지 계속 미소를 짓고 있다.그때는 이리성을 공격했을 당시였다. 송석석이 국수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던 적이 있다.심지어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8-26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4화

    목욕방에는 사여묵의 침의를 미리 준비해 있었다. 붉은 색 침의이다. 부드러운 재질이 편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구름 자수를 제외하고 다른 도안은 들어가지 않았다.송석석과 같은 색깔의 침의이다.사실 침의에는 도안 말고 수놓은 글자가 있었다.옷깃 한쪽에는 백년해로, 다른 쪽에는 다남다자라는 글자다.사여묵은 몸은 씻었지만 머리는 씻지 않았다.오늘 힘들 것을 알고 어젯밤에 미리 씻어 두었기 때문이다.곧이어 그가 목욕방에서 나왔다.붉은 색 침의가 그의 얼굴을 더욱 환하게 비춰 주었다.게다가 진성에서 관리 한 덕에 피부가 많이 깨끗 해졌다.송석석은 전투장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얼굴에는 수염이 잔뜩 나서 엉망진창을 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지금과는 현저히 다른 사람 같았다.한편, 화촉이 붉은색의 이불을 비추었다.곧이어 사여묵이 송석석의 손을 잡고 침대로 향했다.송석석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손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살면서 이렇게 긴장한 적이 있었나.’하지만 사여묵이 그녀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그는 모든 사람들의 멱살을 잡고 큰 소리로 묻고 싶다. 청혼하고 싶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절망에 빠졌을 때,자신의 곁으로 와서 아내가 된 적이 있었는 가.그의 흥분과 기쁨을 아는 자가 있는가.이어서 사여묵이 실수로 송석석의 침의 치마를 밟아 버렸다. 그 바람에 그녀가 앞으로 넘어지려고 하자 서둘러 그녀를 덥석 안았다.“미안합니다.”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에 사여묵의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곧이어 세상이 또 한 번 더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동시에 머릿속에서 천둥이 내려치는 것 같다. 순식간에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제정신을 차렸을 때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한편, 송석석이 떨리는 손으로 사여묵의 침의를 벗기고 있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상대방과 눈을 절대 마주치지 않았다.그저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 마치 사과를 연상케 했다.그의 침의는 반쯤 열러 가슴팍이 드러났다.송석석은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손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8-26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5화

    오전 7시가 다 될 무렵.양 마마가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침실은 안쪽과 밖으로 나누어져 있다.밖에는 문이 배치되어 있고, 안은 장막으로 분리되어 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두 사람이 동시에 깼다.송석석이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잠시 멈칫했다.옆에 있던 사여묵 뿐만 아니라 자신도 헐벗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서둘러 이불로 몸을 감쌌다.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뜨거웠다.사여묵은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부실한 실력 탓에 송석석을 당당히 바라볼 수 없었다.게다가 헐벗은 몸도 아직은 습관이 되지 않았다. 서둘러 이불 안으로 들어가 침의로 갈아입었다.그리고는 헛기침을 한번 내쉬었다.“제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낭자는..낭자께서는 침의를 다 입으시고, 사람을 부르시는 게 좋겠습니다.”신방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사여묵은 여전히 송석석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하지만 흘깃 보기는 했다.금방 일어난 얼굴에도 불구하고 청순하고 예뻤다.오늘은 대비에게 다례를 올리는 날이다.대비의 성격대로라면 송석석을 괴롭힐 게 분명하다.사여묵은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할 생각이었다.그가 먼저 가서 문을 열었다.양 마마가 하녀들을 데리고 문밖에 서있다.고 씨 유모도 옆에 있었다.“왕야를 뵙습니다.”사여묵은 그들의 인사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왕비의 옷을 갈아 입혀 주게나.”한편, 고 씨 유모는 다른 이유에서 그를 찾아왔다. 그녀는 태비 마마의 명을 받들어 거사를 치루 었는 지에 대한 검사를 하러 온 것이다.침실로 들어가자 송석석이 침의를 입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 씨 유모는 그녀에게 허리를 숙였다.“노비, 왕비를 뵙습니다.”“편히 하세요.”그녀의 시선이 양 마마에게 향했다. 곧이어 벌겋게 변한 목을 침의로 가리기 바빴다.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평온한 태도로 사람들을 맞이했다.“다 온 건가? 세수하고 환복을 하도록 하지.”사여묵의 시중을 드는 하인도 있다.하지만 신방에 들어 오지 말라고 지시했다.사

    최신 업데이트 : 2024-08-27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6화

    사여묵도 조복으로 갈아입어야 한다.하지만 너무 복잡한 탓에 혼자 입지는 못했다.결국 조북을 밖으로 가지고 와서 노 집사와 하인을 불렀다.머리에는 익선관을 쓰고,단령을 입었다.단령 어깨에는 용 무늬가 수놓아 있다. 그리고 허리에는 붉은색 비단으로 묶여 있다. 허리의 양쪽으로 옥, 용 무늬, 옥주, 금이 달렸다.리본은 붉은색, 흰색, 회청색, 녹색으로 엮어져 있다. 왕야의 큰 키 덕에 조복의 위엄이 한층 높아 보였다.한편, 송석석은 눈썹을 그리고 분을 칠하고 있다.외모가 뛰어난다고 해서 민낯으로 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곧이어 화장이 끝났다.송석석은 양 마마와 하녀들에게 둘러싸여 나갔다.그녀는 그들에게 송서우의 안부를 물었다.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다는 점,서주에서 보살피고 있다는 점이 그녀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주었다.밖을 나가자 조복으로 갈아입은 사여묵과 눈이 마주쳤다.어쩌면 오늘의 용모가 뛰어난 탓일까.두 사람은 어젯밤의 일을 모두 잊은 것 같았다. 그들에게서 민망함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사여묵은 아무렇지 않게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송석석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그에게 주었다.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다.이때, 양 마마는 뒤에서 눈물을 훔치기 바빴다.그녀는 울지 않기로 다짐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한편, 혜 태비는 이미 정청의 태사 의자에 앉아 있다.그 의자는 일부로 사람을 시켜 특별 제조한 의자다.정청이 외원에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적다.만약 송석석이 문안을 하려면 직접 방으로 찾으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은 어떻게든 그 위세를 눌러야만 한다. 이때, 염구진이 두 사람의 길을 막았다. 오늘은 혼수를 창고로 가져가는 날 이다.만약 진주가 몇 알 빠졌어도 무조건 보고를 올려야 한다.그는 혼수가 관청에서 준비해 준 사실을 알고 있다.심지어 예물 목록도 모두 적혀져 있다.조금 확인만 하면 금방이라도 알

    최신 업데이트 : 2024-08-27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7화

    두 사람이 들어오는 장면은 아름다웠다.준수한 외모의 아들과 송석석의 예쁜 외모가 눈에 띄었다.게다가 두 사람에게 풍기는 위엄과 합이 맞았다.방금 전,고 씨 유모가 빠르게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송석석이 처녀였던 것을 확인했던 것이다.왕야에게 그녀의 처음을 준 것이 확실했다.혜 태비는 그제야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처음을 주었다는 것 빼고, 이혼을 한 여자라는 사실은 마음에 걸렸다.그녀는 단정한 태도로 앉아 살짝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사여묵은 화를 꾹 참았다.송석석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여 혜 태비에게 문안을 올렸다.“신부는 태비에게 차를 올리셔야 합니다.”고 씨 유모가 찻잔을 들고 옆에서 말했다.송석석은 차를 받아 들고 혜 태비에게 건넸다.“태비 마마, 차를 대령하겠습니다.”혜 태비는 서둘러 받지 않았다. 사여묵이 화를 내기 일보 직전에 손을 내밀어 찻잔을 건네받았다.몇 입 마시고는 말했다.“상을 올려라.”혜 태비의 목소리에는 교만함이 잔뜩 들어 갔다.고 씨 유모는 용과 봉황이 그려져 있는 팔찌를 꺼냈다.곧이어 송석석의 손목에 채워다 주었다.“태비 마마께서 신부께 상을 주셨으니, 머리를 조아려 감사를 표하셔야 합니다.”송석석은 규칙대로 머리를 조아려 감사 인사를 표했다.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혜 태비가 자신의 목을 쓰다 듬었다.“어제 잠을 많이 못 잔 탓에 머리가 좀 아프구나. 저에게 안마를 해주지 않겠습니까?” 이때, 사여묵의 말이 들렸다.“잠시만요. 모친께 묻고 싶습니다. 어젯밤, 제 아내의 혼수에 손을 댄 게 사실입니까?동주를 몇 알 가져가서 장공주에게 준 것도 사실입니까?”혜 태비는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그의 눈빛을 피하기 바빴다.하지만 눈을 피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는가.“대체 누가 입을 함부로 놀리는가. 궁이 그놈의 혀를 잘라버릴 것이야!”사여묵이 물었다.“사실입니까? 맞으면 맞다고, 틀리면 틀리다고 말씀해주세요.”혜 태비는 아들이 화 내는 모습이 제일 무

    최신 업데이트 : 2024-08-28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348화

    송석석이 웃음을 터뜨렸다.동시에 이빨까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곧이어 다정한 말투로 답했다.“태비 마마의 말씀이 옳습니다..원래 장사라는 것이 잃을 때도 있고, 얻을 때도 있는 법입니다. 아, 맞습니다. 금경루는 반반씩 책임지고 계시는 게 맞습니까? 계약서는 쓰셨는 지요? 장부는 보신 적 있으십니까?”이어서 혜 태비가 교만한 태도를 보였다.“본궁을 무시하십니까? 계약서는 당연히 썼지요. 반반이 아니라 7은 저의 소유입니다.장부는 당연히 보고 있습니다. 매 계절마다 보낸 장부를 확인하여 득실을 확인하지요.”“네? 태비 마마께서 꽤 큰 지분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손해가 클수록 결국 마마께서 은을 쓰셨을 테지요. 몇 년 동안 얼마를 쓰셨는 지에 대한 장부는 확인 하셨습니까?”“당연한 소리.은을 쓸 때마다 항상 확인하지요.”송석석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그렇다면 지금까지 은이 얼마 정도 나가셨습니까?”혜 태비는 그녀의 질문에 기분이 상했다.“누가 그걸 기억하고 있겠습니까?장부를 확인하면 적어도 몇 만 은냥은 썼을 겁니다.”“그렇습니까!”송석석은 어두운 얼굴을 한 사여묵을 한번 바라 보았다.그녀의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태비 마마께서는 금경루에 가보셨습니까?”혜 태비는 차갑게 답했다.“본궁은 궁 안에서만 지내는 거 모르십니까? 두 사람의 혼인을 위해 잠시 나간 적은 있습니다.하지만 본궁이 가든 말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금경루는 관리자가 직접 관리합니다. 게다가 본궁과 장공주의 신분은 감히 공개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매 계절마다 받는 장부가 있으니, 저희가 두려울 건 없지 않겠습니까.”송석석은 진성의 곳곳에 권력층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그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모두 관리자를 찾는다는 점이다.그리고 관리자들이 장부를 보내온다.감시자를 보내거나 직접 한번 찾아와 검사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없다.혜 태비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저희’ 라는 말만 빼면 말이다.사여묵은 듣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8-28

최신 챕터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4화

    최씨와 딸 왕지아는 마당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당에는 나무와 꽃들이 많이 심어져 있었지만 그리 무성하게 자라지 못했으며 특히 올해 겨울엔 더더욱 일찍 시들었다.“지아야, 너 왜 고모부… 방시원 장군님 편을 든 거야?”최씨는 손수건으로 왕지아의 상처 주위를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물었으며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알고 싶었다.평서백부에 이런저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지 않았으며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밖에 떠도는 유언비어가 너무 많았기에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왕지아는 벌겋게 부은 얼굴을 살짝 들었다. 분명 맑고 순진한 눈망울을 하고 있었지만 나이와 맞지 않는 성숙한 눈빛이 보였다.“엄마, 예전에 고모부가 고모와 함께 우리 집안에 처음 왔을 때 나에게 뭘 선물했는지 기억하세요?”왕지아의 말에 최씨가 기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엄마 기억으론 장군을 보필하는 마마가 너와 현이에게 금덩이 하나와 금열쇠 하나씩 선물했던 것 같은데?”왕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똑 부러진 목소리로 말했다.“국태 부인의 산하지를 저에게 선물해 주셨어요. 그때 당시 고모부가 저에게 해준 말이 있었거든요. 지금 세상에 태어난 여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기 어렵다고 했어요. 다른 지역으로 시집을 가지 않는 이상, 집 밖으로 나간다는 건 쉽지 않지만 넓은 바깥 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라고 했어요. 우리 상국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보고 바깥 하늘이 얼마나 푸르고 높은지도 보아야 시야가 넓어지고 쓸데없는 일에 고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신을 힘들게 할 필요도 없다고 하셨죠.”최씨는 딸의 말에 흠칫 놀랐다. 그때 당시 방시원을 처음 봤을 때 최씨도 돈만 밝히는 사람이어서, 상대방이 무슨 선물을 들고 왔는지부터 따지기 바빴다.“고모부는 고모와 혼인을 하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 집안에 찾아와서 따지거나 고모를 힘들게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엄마, 고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3화

    제자예는 넷째 부인의 손을 뿌리치곤 최씨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절대 사과 안 할 거예요! 저를 뭐 어떡하실 건데요? 그렇게 억울하면 저도 한 대 치세요!”최씨를 향해 얼굴을 들이민 제자예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세상 서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최씨는 그런 제자예를 보며 그저 어이없다는 듯이 차갑게 피식 웃었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제 제사한테 찾아가서 물어봐야겠네. 따님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버릇이 없는 건지, 참.”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송석석에게 말했다.“훈장님, 그때 제 증인이 되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제 제사를 만난다면 전 당연히 솔직하게 얘기드릴 겁니다.”송석석의 대답에 제씨 넷째 부인은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이 일이 어르신에게 알려지면 넷째 부인은 크게 혼이 날 것이다.절대 어르신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넷째 부인은 이를 악문 채 제자예에게 말했다.“얼른 왕지아에게 사과해.”제자예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엄마, 전 사과할 수 없어요. 쟤들이 날 괴롭혔고 날 서원에서 쫓아내려고 했어요.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은 쟤들이에요.”넷째 부인은 최씨와 송석석을 힐끗 흘겨보다가 굳은 표정으로 엄숙하게 말했다.“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야.”제자예는 자신이 며칠동안 서러운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어머니마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더욱 서럽고 슬펐다.“싫어요. 절대 사과 못 해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세요! 전 절대 굴하지 않을 거예요!”말을 하던 제자예는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이내 송석석에게 잡혀 다시 최씨 곁으로 돌아왔다. 송석석이 최씨를 보며 말했다.“이번 일이 저희 아군 서원에서 벌어졌으니 서원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자예 학생이 왕지아 학생의 얼굴에 상처를 냈으니 관아로 보내는 건 어떠세요? 관아의 처리에 따라 저희 아군 서원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은 반드시 책임지겠습니다.”송석석의 말에 최씨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2화

    제씨 넷째 부인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사과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퇴학은 너무 과한 처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끼리 말다툼하다가 벌어진 작은 소동인데 퇴학 처리까지 하면 아군 여학에서 괜한 문제를 만든다고 소문이 나지 않겠습니까? 부인께서도 아군 여학을 위해 고려하셔야죠. 제 딸이 퇴학을 당하고 나서 이상한 소문이라도 돌면 아군 여학 명성에 오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조금 전에 최씨를 협박했던 넷째 부인은 이제 대놓고 아군 여학까지 협박했지만 듣고 있던 송석석은 그저 어이없다는 듯이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사람을 때리고도 퇴학을 당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아군 여학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거죠. 저희가 넷째 부인을 이곳으로 모신 건 다들 차분하게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겁니다. 사과할 건 하고 처벌을 받을 건 받아야죠. 당사자들끼리 직접 만나서 확실하게 얘기를 털어놓아야 두 가문에서 아이들 때문에 앙금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퇴학은 불가피합니다. 부인께서 자퇴를 거절하신다면 제가 나서서 제자예 학생을 퇴학 처리할 것입니다.”넷째 부인은 송석석과 대놓고 싸울 수는 없었기에 고개를 돌려 다른 선생님들에게 물었다.“다들 스승인데, 학생의 이런 작은 잘못조차 포용해주지 못 하시는 거예요?”안여옥의 태도도 강경했다.“전 제자예 학생을 아군 여학에서 강제로 퇴학 시켜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태 부인과 훈장님꼐서 제자예의 마지막 체면을 지켜준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퇴를 권하시는 거고요.”국태 부인도 말을 덧붙였다. “스스로 자퇴하세요. 더 얘기해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겁니다.”제씨 넷째 부인은 안여옥을 날카롭게 흘겨보았다. 학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안여옥이 제일 먼저 퇴학 얘기를 꺼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 의견에 동의했을 뿐이다.안씨 가문과 방씨 가문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당사자들만 잘 숨기고 있다고 착각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1화

    최씨도 시녀 금숙을 데리고 왔다. 자신의 딸이 맞았다는 말에 제일 먼저 그녀의 상태부터 살폈는데 얼굴이 퉁퉁 부은 데다가 어딘가에 긁힌 흔적도 남아 있었다.국태 부인이 딸에게 약을 발라줬다는 말을 전해 들은 최씨는 딸의 마음을 위로해준 뒤 바로 서아원으로 돌아가 국태 부인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두 부인이 앉자마자 송석석이 나서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이내 사람을 시켜 제자예와 왕지아 그리고 증인이 되어줄 학생 몇 명까지 불러왔다.제씨 넷째 부인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멍청한 딸이 이 일을 서원에서 얘기한 것도 화가 나는데 왕지아가 심지어 방시원이 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왕지아의 말이 소문이라도 나면 제씨 넷째 부인의 딸의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하지만 어찌됐든 제자예가 사람을 때린 건 사실이고 이는 말다툼과 성질이 다르기에 일단 최씨에게 고개를 숙여 대충 사과부터 할 수밖에 없었다.“철없는 여자애들끼리 다툼이 조금 있었던 것일 뿐이지만 그래도 제 딸이 손찌검을 한 건 잘못된 행동이니 최씨 부인께서 제 딸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최씨는 제자예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허리를 쫙 편 채 꼿꼿하게 서있는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고고하고 당당해 보였다.그러자 최씨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따님은 이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질 나이가 되었지요. 따님이 손찌검을 했으니 직접 사과하라고 하세요. 그 사과를 받고 나서 이해할지 말지는 제가 결정할 일이죠.”넷째 부인은 다시 최씨를 위 아래로 훑었다. 결국 평서백부는 제씨 가문의 체면을 고려해줘야 하고 송석석도 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사적으로 합의를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넷째 부인이 이미 고개를 숙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씨는 전혀 넷째 부인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있다.넷째 부인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장이 난처해졌고 심지어 학원 학생들까지 있는데 이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면 이 일을 부모님에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80화

    엄중히 처리한다는 말에 향회옥 일행은 두려워져, 제자예와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억울한 제자예는 왕지아가 방시원을 도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게 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재네 고모가 추악한 일을 저질렀는데 방시원의 편을 들었어요. 부끄럽지도 않나 봐요.”그 말에 뺨을 맞았을 때도 울지 않던 왕지아가 닭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옆에 있는 여학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선생님들은 물론 송석석까지 불렀다. 함께 싸움에 가담했던 학생들은 자신도 처벌을 받을까 봐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방금 기세 높게 싸우던 학생들도 잠자코 옆에 있었다.자초지종을 이해한 안여옥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 “제자예가 여러 번이나 소란을 피웠고, 심지어 오늘은 학생을 때렸어요. 글 공부하러 온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서원의 풍기를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쫓아낼 것을 제안합니다.”제자예는 원래부터 여학에 오기 싫었다.하지만 본인이 오기 싫은 것과 쫓겨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게다가 황후가 그녀를 서원에 보냈고 해야 할 일도 완성하지 못했는데, 여기서 쫓겨날 수 없었다.마음이 초조해지자 그녀는 먼저 제안한 안여옥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날 왜 쫓아내는지 알아요. 당신이 방시원과 혼인하려 했는데 그 자식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고 날 좋아하기 때문이죠. 나를 질투하고 얄미워서 쫓아내려는 거죠?”그 말에 태국부인이 얼굴을 찌푸렸다.“제씨 가문에서 이렇게 자식을 교육했느냐? 입만 벌리면 욕이고 손을 들었다 하면 사람을 때리다니, 헛소리를 지껄이지 말고 네 잘못을 뉘우쳐라. 나도 저 여학을 쫓아내는 것에 동의한다.”그러다가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서 말을 덧붙였다. “네 발로 나가. 혹 소문이라도 나면 네 혼삿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저도 이 뜻에 동의합니다!”규율 담당인 무씨 아가씨도 그녀들이 글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란을 피우러 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난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9화

    넷째 부인이 재빨리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조용히 하거라. 감히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다니, 혹시나 네 백부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반드시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제씨 가문은 워낙 엄격해서 자손들은 말과 행동에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제자예는 머리를 흔들며 어머니의 손을 뿌리쳤다.“백부도 언행이 바르지 않는데 감히 우리를 혼내다니요? 전 두렵지 않습니다!”“됐다. 그만 닥치거라.”넷째 부인이 꾸짖었다.“정말 어린애가 따로 없구나! 밖에서 네 백부의 일에 꼬투리 잡느라 우리는 숨기기도 바쁘다. 아무리 그래도 백부는 이부상서이고 그 사위는 당대 황제이니 수많은 자들의 미래를 손에 쥐고 있단 말이다.”계속 씩씩거리던 제자예는 그제서야 입을 삐죽 내밀며 더는 망언을 퍼붓지 않았다.“어쨌든 저는 방시원이 마음에 안 들어요. 얼마나 무능하면 아내가 나가서 사람을 훔치는 추태를 저질렀는데도 한마디 하지 않을까요?”“그건 황후마마의 뜻이다. 마마의 말씀을 들어.”넷째 부인은 딸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향삼랑과 방기원의 차이를 자세히 분석해 주었다.어려서부터 제씨 황후를 숭배한 제자예였지만 이 일만은 동의하지 않았다.게다가 황후가 그날 공공연히 이 일을 언급한 것이 매우 의심스러웠다.“혹 방시원이 황후마마를 찾아가서 얘기했어요? 방씨 가문에서 감히 우리 가문과 혼사를 맺으려 하다니, 먼저 지들 신분부터 따져야 하지 않나요? 저는 군인들이 너무 싫어요. 특히 몸에서 나는 땀냄새 참을 수가 없어요.”넷째 부인은 딸이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더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혼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태후도 허락하지 않았으니 나중에 얘기해도 늦지 않았다.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제자예는 아군여학에 돌아가 향회옥 일행에게 화풀이를 했다.방시원이 자기와 혼인을 하고 싶어 한다는 둥, 파렴치 하다는 둥 아무튼 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까지 퍼부었다.향회옥은 이 일을 웃음거리로 삼아 다른 학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8화

    송석석이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자, 세 사람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안여옥은 송석석이 들어오자마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아직도 안 가고 뭣하느냐! 매를 늘릴까 아니면 여학에서 쫓아내 버릴까? 글 공부하기 싫으면 자리를 차지하지 말고 떠나거라. 여기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은 얼마든지 있으니.”송석석의 언성에 향회옥과 주창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두 사람은 재빨리 제자예의 옷자락을 잡으며 얼른 가자는 눈짓을 보냈다.본래 계척으로 20대를 치는데 지금은 30대로 늘어나고, 더 이상 가지 않으면 40대, 50대까지 늘릴 것이다.기세 높은 제자예는 가문에서도 귀하게 자란 몸이라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었다,그녀는 가까스로 독기 어린 눈빛을 거두고 송석석이 40대를 치겠다고 말하기 전에 두 사람을 데리고 물러섰다.입구를 나선 제자예는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황후가 분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거지 같은 곳에 있지도 않았다.여인은 글만 알면 될 뿐, 많은 학식을 배워도 소용없지 않은가!차라리 가문과 하인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앞으로 시집가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다.이때 안여옥이 일어서서 인사를 올렸다.“왕비, 오셨소.”손석석은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학생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지 않소?”“몇 명 뿐이니 괜찮소.”안여옥도 미소를 짓더니 송석석이 앉을 수 있게 책상 위의 교안을 정리했다.“다만, 말썽을 피우면 몰라도 누군가는 여학이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오.”그녀는 의아했다.“왕비는 누구라도 생각하시오?”송석석은 대략 알고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어서 대답 대신 그녀를 위로했다.“여학들이 큰일을 벌이는 걸 원치 않은 자들은 많소. 힘들게 추측하느니 우리의 본분만 잘 지키면 그만이오.”“맞는 말씀이시오.”안여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본래 저들의 일을 처리하려고 왕비를 청했는데 이제 잘못을 인정했으니 헛걸음을 하게 되었소.”“가끔은 나도 와서 살펴봐야 하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7화

    송석석와 시만자는 궁을 나선 후, 시만자는 공방으로, 송석석는 여학으로 각자 향했다.이미 전에 제자예에게 더는 수작을 부리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국태부인은 송석석를 보자마자 그녀가 제자예의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것을 알고 말했다.“그 아이는 학문에 뜻이 없는 듯하니, 차라리 퇴학을 권하는 게 어떻소? 스스로 떠난다면 보기 흉하지 않을 것이오. 어쨌든 곧 혼사를 준비해야 할 아가씨지 않소.”국태부인은 제자예의 집안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를 생각하며 말한 것이다. 만약 아군여학에서 쫓겨난다면 그녀의 명성에 큰 타격이 갈 것이 분명했다.국태부인은 여자아이들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깊었다. 혼사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평생 후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송석석이 말했다.“국태부인,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선 그녀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부터 알아보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국태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크게 잘못한 일은 아니오. 그 아이와 벗들이 수업마다 소란을 피우며, 특히 여옥 선생 앞에서 더욱 심했소. 이에 따라 다른 학생들의 불만도 커졌고, 여옥 선생도 꽤 곤란해하고 있소. 선생도 나이가 젊으니,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데 익숙하지 않나 보오.”송석석이 잠시 생각했다. 여옥 선생은 문제를 처리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녀 역시 단순한 학생들의 문제가 아니기에, 여학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것은 그녀가 섣불리 나설 수 없는 문제였다.송석석는 먼저 여옥을 찾으려 했지만, 마침 제자예가 그녀의 두 친구와 향회옥과 주창우와 안에 있는 모습을 보았다.놀랍게도, 그들은 사과하러 왔다.제자예가 앞장서서 고개를 숙이고 진심으로 뉘우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철이 없어서 여옥 선생께 폐를 끼쳤습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선생이 처벌을 내려도 달게 받겠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6화

    황후는 급격히 화가 치밀어 올라 잔을 내던지며 말했다.“정말 눈엣가시구나! 항상 나의 계획을 방해하기만 한다.”그러자 궁녀 란주가 옆에서 말했다.“마마. 북명왕비는 태후의 명으로 여학을 설립하고 아군여학을 도맡은 이후로, 경중의 부인들 사이에서 칭찬받고 있습니다. 지금쯤 경성의 반이 되는 명문가 부인들이 그녀를 존경하고 있으니, 정말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제황후는 순간 지난 동짓날이 떠올랐다. 그날 명부들은 하나같이 송석석을 극찬하였다. 심지어는 북명왕 부부의 금실을 감탄하거나, 그녀의 능력과 역량을 치켜세우며 여인의 모범이라 말했다.‘송석석이 여인의 모범이라면, 나는 황후로서 뭐란 말인가?’이런저런 생각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태후께서 한때 이방을 여인의 모범이라 하셨는데, 이제 그 명성을 송석석이 차지하고 있으니, 불쾌하지도 않은 것이냐?”궁녀가 말했다.“마마, 그녀는 지금 돋보이게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 한창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기에 그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사가 극에 달하면 화를 입을 테니, 언젠가 그 관심이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태후께서 그녀를 지키고 있으니, 그녀와 대립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황후가 차갑게 말했다.“태후께서 그녀를 지키는 이유는, 그저 송석석 어머니와의 사소한 옛정 때문 아니겠느냐? 여학은 태후가 하자고 하신 일이지만, 폐하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으셨다. 그저 효도를 위해 마지못해 허락한 것뿐이지. 여학을 도맡아서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송석석이 글이나 알고 있느냐? 정말 우습지 않은가? 태후는 여학을 중시하신다. 여학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도 태후께서 그녀를 계속 지킬지 두고 보자.”란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제자예 아가씨를 여학에 들여보내 선생들을 곤란하게 했던 일이 태후의 귀에 들어가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더 심한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태후를 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폐하께서도 마마를 도와주시지 않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