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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목욕방에는 사여묵의 침의를 미리 준비해 있었다.

붉은 색 침의이다.

부드러운 재질이 편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구름 자수를 제외하고 다른 도안은 들어가지 않았다.

송석석과 같은 색깔의 침의이다.

사실 침의에는 도안 말고 수놓은 글자가 있었다.

옷깃 한쪽에는 백년해로, 다른 쪽에는 다남다자라는 글자다.

사여묵은 몸은 씻었지만 머리는 씻지 않았다.

오늘 힘들 것을 알고 어젯밤에 미리 씻어 두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그가 목욕방에서 나왔다.

붉은 색 침의가 그의 얼굴을 더욱 환하게 비춰 주었다.

게다가 진성에서 관리 한 덕에 피부가 많이 깨끗 해졌다.

송석석은 전투장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얼굴에는 수염이 잔뜩 나서 엉망진창을 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과는 현저히 다른 사람 같았다.

한편, 화촉이 붉은색의 이불을 비추었다.

곧이어 사여묵이 송석석의 손을 잡고 침대로 향했다.

송석석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손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살면서 이렇게 긴장한 적이 있었나.’

하지만 사여묵이 그녀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멱살을 잡고 큰 소리로 묻고 싶다.

청혼하고 싶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절망에 빠졌을 때,자신의 곁으로 와서 아내가 된 적이 있었는 가.

그의 흥분과 기쁨을 아는 자가 있는가.

이어서 사여묵이 실수로 송석석의 침의 치마를 밟아 버렸다.

그 바람에 그녀가 앞으로 넘어지려고 하자 서둘러 그녀를 덥석 안았다.

“미안합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에 사여묵의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곧이어 세상이 또 한 번 더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머릿속에서 천둥이 내려치는 것 같다.

순식간에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제정신을 차렸을 때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한편, 송석석이 떨리는 손으로 사여묵의 침의를 벗기고 있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상대방과 눈을 절대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 마치 사과를 연상케 했다.

그의 침의는 반쯤 열러 가슴팍이 드러났다.

송석석은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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