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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염구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경호원들에게 명령을 내릴 뿐이었다.

“장군을 손님들께 돌려보내거라. 그리고 내일 저녁 신부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라. 만약 그 전에 장군께서 밖에 나갔다면 모든 경호원의 석 달치 봉급을 삭감하겠다.”

염구진의 말에, 경호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사여묵의 발을 주시했다. 그들의 압박에 뒷걸음질 치던 사여묵은 인상을 쓰며 투덜거렸다.

“다들 왜 그러는 거냐? 나는 그저 취기가 올라와 술도 깰 겸 바람 좀 쐬러 나왔을 뿐이다.”

그러자 염구진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장군께 해장국 한 그릇 올리거라!”

한 그릇... 화가 난 사여묵이 매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차가운 심장을 가진 염구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때 바쁘게 뛰어다니던 노 집사가 땀을 흘리며 달려왔다.

추운 날씨에도 바삐 돌아치다 보니 이마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사여묵을 나무랐다.

“아이고, 장군, 제발 좀 가만히 계세요. 내일이 결혼식인데 그새를 참지 못해서 처가에 달려가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비웃을 겁니다.”

“알았으니 잔소리 그만하거라.”

사여묵은 짜증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내가 다시 들어가서 이덕회와 한 잔 더 마시면 되지 않느냐! 그 자식은 두 끼나 먹고도 남들이 다 물러갔는데도 계속 마시고 있구나.”

“아이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목소리를 낮추세요. 상서께서는 체면을 세워주려는 겁니다.”

노 집사는 할 수만 있다면 사여묵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평소에는 점잖은 양반이 요 며칠 새 아주 딴사람이 되어 말을 마구 내뱉고 있었다. 듣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사여묵은 눈을 찡긋거리더니 다시 손님들을 접대하러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한편, 혜 태비는 한창 여자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들의 경사스러운 일에 그녀가 더 부산을 떨었다. 하루에 다섯, 여섯 벌의 옷을 갈아입고, 머리 장식도 여러 번 바뀌었다.

궁에서는 마음먹고 차려입는다고 한들 태비들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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