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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음력 12월 24일, 아침에 눈이 내렸다. 하늘은 잔뜩 흐렸고, 차가운 바람은 칼날 같았다.

양마마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오늘 우리 아가씨께서 시집가는 날입니다. 그동안 너무 가혹하게 대하셨으니, 오늘은 맑은 날씨를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앞으로 매일 향을 피우고 하늘에 기도드리겠습니다."

송석석은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야 했다.

묘의각의 양인들이 찾아와 그녀의 얼굴을 정돈하고 피부 관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반죽 같은 것을 그녀의 얼굴에 바르고는 조용히 누워 말을 말라고 했다.

어젯밤 복잡한 마음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그녀는 오늘 침상에 눕혀져 눈을 감고 말도 하지 못하고 있으려니 자꾸만 잠이 몰려왔다.

어젯밤이 되어서야 그녀는 완전히 단념했다.

스승과 다른 이들은 오지 않을 것이고 시만자 또한 그럴 것이다.

스스로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

잠시 눈을 붙인 사이, 묘의각 소진이 그녀의 얼굴에 바른 반죽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손 까딱할 필요 없었지만, 잠에서 깨어났고 그저 그대로 누워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맡겼다.

옆에서 거들고 있는 그들은 모두 서른 살 남짓했고 눈처럼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의 피부 관리 실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시녀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유독 즐거워 보이는 서우를 데려욌다.

고모가 아름다운 신부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단다.

서우는 고모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서우의 발음이 이제 꽤 많이 유창해진 것 같다.

“서우도 친정 사람입니다. 제가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아요.”

송석석은 서우가 보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감정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다.

그녀는 서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고모에게 당연히 친정이 있어. 고모는 지금 아주 기쁘단다. 서우가 좋아하는 아저씨와 함께 우리 이제 궁에서 살게 될 거야. 새 옷으로 입어 볼까? 고모가 한번 보고 싶구나.”

"네!"

서우는 힘차게 대답했다.

보주는 미소를 지으며 서우와 함께 옷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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