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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이방은 모든 걸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억울하고 분했다.

“저에게 사랑한다고 했던 말은 그저 일시적 충동이었나요?”

전북망은 답할 수 없었다. 그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

이방에게 흔들렸던 건 사실이지만, 스치는 감정이었는지는 그도 알지 못했다.

이방과 결혼하고, 송석석이 떠난 후, 그는 조금 후회했다.

송세안에게 송석석이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한 그 순간 그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방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분명 사랑하고 있었다.

남자는 왜 두 여자를 모두 품을 수는 없단 말인가?

많은 남자들이 첩을 두었지만 송석석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가 나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송 부인은 이미 죽었고,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송가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어쩌면 그는 당시 자신이 송석석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고아에 기댈 친정이 없었기 때문이고 무공이 뛰어나 그와 이방조차도 쉽게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장을 누비며 많은 공을 세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시몬을 공격할 때, 용감하고 결단력 넘치는 그녀를 직접 목격했다.

그녀는 수많은 화살비 속에서도 침착했다. 그 침착함이 연출된 것일지라도 적들에게는 충분한 위협이 되었다.

전북망도 그 모습에 압도당했다.

여전히 대답이 없는 그를 본 이방은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

그녀는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

“이건 업보에요. 우리가 함께 송석석을 괴롭혔는데, 왜 당신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또 결혼하는 거죠? 게다가 백작부의 딸과 결혼해 왕씨 가문과 연을 맺었으니 이제 당신은 막힘이 나아갈 테죠.”

이러한 말들이 불쾌했던 전북망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남녀 사이에 업보가 웬 말이요? 나는 송석석을 버렸지만, 조금도 다치게 하지 않았소. 정말로 업보가 있다면, 당신의 업보는 어디에서 비롯됐소? 혹 논분성에서 있었던 일을 잊었소? 녹분성과 송씨 가문의 참사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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