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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사제님?”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 사여묵이 고개를 홱 돌렸다.

“사실 난 만종문의 제자라고 볼 수도 없다. 사부님께서 난 만종문과 상관없이 따로 거둔 제자라고 하셨어.”

하지만 송석석은 생글거리며 눈을 반짝였다.

“사제님, 그 말은 거짓말인 것 같네요. 사숙께서도 결국 만종문 사람입니다. 그분의 제자인 사제님 역시 만종문 사람인 것이죠. 사제께서는 언제 입문하신 겁니까?”

하지만 사여묵은 여전히 억지 미소와 함께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서우를 데리고 송태공에게 간다고 했었지? 언제쯤 가볼 생각이야?”

한편, 송석석은 여전히 턱을 괸 채 사여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일 가볼 생각입니다, 사제님.”

구체적으로 뭐라 할 수는 없었지만 사여묵이 같은 사문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송석석이었다.

“...”

사여묵은 그런 그녀를 살짝 흘겨보았다.

“내가 너보다 나이도 더 많거늘.”

“네, 맞습니다. 사제님이 저보다 나이가 더 많으시지요.”

송석석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진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던 거였어. 해마다 매산으로 갔던 것도 사숙님의 제자이기 때문이라니. 그것도 나보다 더 후배였다니. 하긴 남강에 있었을 때야 장수들 앞에서 나한테 사저라고 할 수 없었겠지. 또 전장에선 병사와 장수의 관계만 있을 뿐이니까.’

하지만 사여묵은 여전히 불만이 가득했다.

분명 그가 무예도 더 뛰어나고 나이도 더 많은데 왜 본인이 사제란 말인가?

‘게다가 사부님께서 난 만종문 출신이 아니라 개인적인 제자일 뿐이라고 하셨단 말이다.’

하지만 송석석의 환한 미소를 보고 있자니 매산에서의 그 붉은 옷을 입었던 소녀를 보는 듯해 결국 그녀의 말을 들어주기로 다짐하는 사여묵이었다.

“밖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말거라.”

하지만 체면까지 버릴 순 없었다.

지아비가 되어서 부인의 사제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했다.

뜻대로 되자 송석석의 눈이 예쁘게 휘어졌다. 눈가에 찍힌 점이 유난히 도드라졌고 그 아름다운 미소에 사여묵은 시선을 돌릴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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