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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Author: 유애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8-15 13:38:58
괜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으니 대화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고 사여묵은 먼저 자리를 떴다.

한참을 생각하던 송석석은 이 상황이 이해가 가는 듯하면서도 어리둥절했다.

고민에 잠긴 그녀를 바라보던 양 마마가 망설이다 앞으로 나서려 했지만 진복이 그녀의 앞을 막아서더니 몰래 고개를 저었다.

“도련님께 먹을 것 좀 가져다 드리십시오. 글씨 연습을 한 지 꽤 되셨으니 많이 지치셨을 겁니다.”

이에 살짝 한숨을 내쉰 양 마마가 말했다.

“네.”

주방으로 향하는 양 마마의 뒤를 진복이 따랐다.

주방에 도착한 뒤에야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아가씨께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혼례를 올리고 나서 그때 얘기하시죠.”

양 마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압니다. 그저 아가씨께서 고민에 잠긴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 그만.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양 마마는 또 한 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왕야님께서 병권을 포기하셨다는 건 저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가씨를 위해 그렇게 하신 거겠죠. 폐하께서 저희 아가씨를 미끼로 왕야님을 낚으신 겁니다.”

“그저 속으로만 알고 있으시오. 다른 사람들한테는 얘기하지 말고.”

“그럼요. 이런 말을 어떻게 함부로 한답니까. 그저 왕야님의 마음을 아가씨께서는 전혀 모르시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애초에 왕야님께서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부인께선 끝까지 알리지 않으셨으니.”

이에 진복이 미간을 찌푸렸다.

“부인께서도 두려우셨던 거죠. 북명왕이 남강 전장에 나가지 않았다면 그 혼사를 동의하셨을지도 모를 텐데... 결국 고르고 고르다 그런 사내를 골랐을 줄이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안타까워 양 마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부인께서 사대부 집안과 문관 가문의 자식을 사위 후보로 삼지 않은 건 아가씨가 보통 양반댁 규수들과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첩을 두는 건 용납하지 못한다는 아가씨의 말에 전북망만 부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영원히 첩을 들이지 않겠다 맹세했었죠. 부인께서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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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씨 가문 일원 중 대부분은 상인으로 일하고 있었기에 그 누구보다 이러한 도리를 잘 알고 있었다.송국공부는 그들에게 정신적인 지주나 마찬가지였다. 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준 적은 거의 없지만 송국공부와 친척이라는 사실만으로 사업적으로 이득을 본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게다가 송씨 가문은 워낙 단합적인 분위기고 송국공부는 얼마 전 거의 멸문을 당하는 큰 사고를 겪었으니 딱히 그들을 질투하는 분위기도 아니었으므로 송태공의 말에 다른 뜻을 품은 이는 거의 없었다.그뒤로도 송태공은 연설을 이어갔고 서우는 곁에서 그의 말을 새겨들으려 애썼다.전에 열렸던 가문 회의에 어린 그가 참석할 기회는 없었으니 태공과 직접 대면하는 것도 거의 처음이었으며 저도 모르게 가문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피어올랐다.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릇된 길로 가는 것이 가문과 아버지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뇌리에 박혔다.10월이 되니 날씨는 점차 차가워졌다.공씨 가문 쪽에서는 서우가 입을 옷가지들에 최고로 좋은 가죽 옷감을 보내주었다. 요즘엔 가문에 무슨 좋은 물건만 들어오면 전부 서우에게로 돌리는 눈치였다.또한 공씨 가문에서 먼저 송석석의 혼례 준비를 돕겠다고 나섰다.이에 양 마마는 송석석에게 이렇게 말했다.“설령 도움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그 성의가 갸륵하니 받으십시오. 그래야 저쪽에서도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송석석은 양 마마에게 알아서하라고 분부한 뒤 한 마디 덧붙였다.“작은 일에 도움을 주는 건 좋지만 은화는 쓰지 못하도록 하거라.”서우가 돌아왔다는 사실은 곧 진성 곳곳에 퍼졌고 수많은 이들이 국공부를 찾아 서우에게 선물을 건넸다. 회왕비 역시 사람을 보내 서우에게 입힐 비단 옷감을 선물로 보내왔다.한편, 보주는 여전히 영안군주가 출가할 당시 송석석이 준비한 선물을 거절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입을 삐죽거렸다.“아가씨, 왜 굳이 이 옷감을 받으시는 겁니까. 저희한테 옷감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요.”이에

    Last Updated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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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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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신의가 자리를 뜬 뒤 송석석은 일단 서우와 대화를 나누었다.결국 본인이 직접 감당해야 할 고통이니 서우와도 상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송석석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서우는 고모의 품에 안겨 피식 웃은 뒤 그녀의 손바닥 위에 한글자, 한글자 적어나갔다.“사실 홍작 의원님께서 다 말씀해 주셨습니다. 견디기 힘든 고통일 거라고요. 애초에 다리를 다쳤을 때도 정말 아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손바닥에 쓴 글씨라 몇 글자는 알아보기 힘들어 다시 쓰라고 한 송석석은 두 번째에야 그뜻을 알아차리곤 물었다.“그래서 봉혈을 하고 싶은 것이냐?”하지만 서우는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봉혈은 위험하다고 들었습니다. 다리를 치료해도 자칫 절름발이가 될 수 있다고요. 그러면 안 되죠. 전 앞으로 가문을 이끌어나가야 할 사람입니다. 국공부의 장문인이 절름발이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서우이 고개를 들어 송석석과 시선을 맞추었다.턱이 뾰족하던 얼굴에 꽤 살이 오른 모습이었다.서우는 손가락으로 글을 더 써내려갔다.“아버님도 전장에서 자주 다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저 간단한 외상부터 뼈까지 다치는 큰 부상까지... 하지만 아버님은 그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으셨겠죠.”“이 세상에 고통이 두렵지 않은 인간은 없단다. 그저 어른이니 웬만한 고통은 참고 넘어가는 것뿐이지.”송석석의 말에 서우는 바로 또 글씨를 써내려갔다.“저도 압니다. 사내대장부라면 고통을 참을 줄도 알아야 하죠.”“그렇지.”‘서우는 봉혈을 하는 게 내키지 않나 보네. 물론 그래도 공씨 가문 쪽 사람들한테는 이 사실을 알려야겠지.’그날 밤, 송석석은 직접 공부로 향했다.공씨 가문 역시 이 사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두가 모여 가족 회의를 시작했다. 몸이 안 좋은 태부인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했다.하지만 공부에서도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다.서우이 고통스러운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지만 행여나 봉혈의 시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가 더 큰 문제가 생길까 봐

    Last Updated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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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우의 방앞에 도착하자 명주가 모두를 맞이했다.침대에 누운 서우는 이미 결심을 내린 뒤였다.그 어떤 모험도 하지 않고 온전히 고통을 견디기로 말이다.외가쪽 가족들까지 국공부로 와 그를 향해 걱정과 위로의 말을 건네니 서우는 그들을 향해 최대한 씩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하지만 그 모습에 어른들은 더 마음이 욱신거렸다.이제 겨우 7살인 아이다. 아프면 아프다고 징징대고 투정부릴 나이고 가족들의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할 나이인데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단신의가 치료를 시작하려던 그때, 사여묵 역시 국공부를 방문했다.공씨 가문 사람들은 북명왕이 서우의 목숨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언제고 시간을 내 찾아뵐 생각이었는데 본인이 직접 등장하니 부랴부랴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이에 사여묵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우연히 마주쳐 도운 것뿐이니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 마시게. 그리고 오늘은 서우가 치료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러 온 것뿐이니 다른 얘기는 차후에 천천히 나누도록 하세.”한편, 서우가 송석석과 함께 왕부에서 지낸다면 사여묵의 미움을 사지 않을까 걱정하던 공부 사람들은 서우를 걱정하는 사여묵의 얼굴을 보곤 한시름 놓는 표정이었다.사여묵이 송석석과 공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서우의 곁에는 내가 있을 테니 다들 나가보시게. 사내들끼리 나눌 얘기가 많아.”사여묵이 싱긋 웃으며 서우를 바라보았다.“그렇지 않느냐, 서우야?”서우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솔직히 송석석과 외조부모가 곁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던 그였다. 아픈 와중에 괜히 걱정할까 씩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컸지만 사여묵은 달랐다.‘왕야님은 할아버님, 아버님처럼 훌륭한 무장이시니 내게 힘을 주실 수 있을 거야.’사여묵의 깊은 뜻을 깨달은 송석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서우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그녀가 말했다.“우리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서우야, 잘 버텨야 한다.”고개를 끄덕인 서

    Last Updated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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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단신의는 방금 전 고통으로 인해 저도 모르게 소리를 냈던 서우의 모습을 떠올렸다.‘고통이 성대 회복에도 도움이 되나 보군... 좋은 현상이야.’접골은 홍작이 직접 해도 충분하나 서우는 보통 환자가 아니라 단신의가 직접 나섰다.접골은 그에게 숨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익숙한 일이었고 숙련된 손길로 조심스레 뼈를 맞춰가기 시작했다.고통으로 인한 식은땀으로 온몸이 흠뻑 젖은 서우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사여묵의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손톱이 파고 들어가며 핏자국이 났지만 사여묵은 지금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서우임을 알기에 내색하지 않았다.진통 효능이 있는 탕약을 먹었음에도 효과는 미미했다.다친 것은 다리뿐이지만 몸 전체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렇게 영겁같던 치료가 끝나고 단신의는 두 나무판으로 다리를 고정했다. 뼈가 완전히 붙기 전까진 누워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단신의가 직접 만든 연고는 뼈가 다시 붙는데 도움을 주는 영험한 효능이 있었고 탕약까지 꾸준히 마셔주면 열흘 안에 다시 걸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였다.다리를 묶은 뒤 단신의는 또 탕약 한 그릇을 건넸다. 수면 작용이 있는 약초가 든 약이라 먹으면 스르륵 잠이 드는 약이었다.‘한숨 자면 많이 좋아질 테지.’한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서우의 처참한 비명에 가슴이 찢어지고 있었다.저 어린 아이가 저정도로 울부짖을 정도라면 얼마나 아플까 싶었다.송석석은 초조한 마음으로 마당을 서성대며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고 공부인은 벌벌 떨며 부처님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얼마나 흘렀을까. 문이 열리고 사여묵이 먼저 방을 나섰다.다급하게 방으로 들어간 송석석은 홍작이 침대에 누운 서우에게 고통을 완화해 주는 침을 놔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단신의가 그녀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듯 쉿하고 소리를 냈다.“나가거라. 한숨 푹 자게 내버려둬. 참 강한 아이로구나.”등 떠밀려 나간 송석석은 물론 다른 가족들도 서우를 만나는 것은 잠시 미루는 게 좋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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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저녁, 송석석은 약왕당에서 받아온 약을 사여묵에게 건넸고 약의 위험성까지 자세하게 얘기했다.사여묵은 망설이는 듯한 송석석의 모습에 환하게 웃으며 위로했다.“이 정도 상해는 충분히 견딜 수 있소. 그리고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약들도 이렇게 잔뜩 가지고 오지 않았소? 나중에 어의에게 진단만 받으면 바로 단설환을 먹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오. 남강으로 가는 길에도 단 신의의 당부를 잊지 않고 매일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겠소.”“그래도 결국 독약 아닙니까? 그러지 말고 저희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송석석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사여묵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내가 보기엔 지금으로써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소. 단 신의가 말을 무섭게 해서 그렇지 그 정도로 심각한 상해를 입히지 못할 거요. 그렇게 위험한 약이었다면 애당초 꺼내지도 않았겠지.”“그럼 일단 염 선생과 상의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소!”사여묵이 약을 내려놓은 뒤, 커다란 손으로 송석석의 허리를 감싸며 말을 이어갔다.“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유리하오. 나중에 내가 대리사에서 쓰러지면 진이가 내 옥패를 들고 어의를 찾아갈 것이고 황실로 달려온 어의가 우왕좌왕하는 염 선생을 보아야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오.”송석석은 사여묵의 가슴팍에 기대어 불안한 마음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전 장군님이 너무 걱정됩니다. 몸이 회복되기도 전에 남강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가는 내내 제대로 쉴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남강에 가서도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으면 전장에 어떻게 나가시려고 그러십니까?”송석석의 걱정에 기분이 좋아진 사여묵이 다정하게 웃으며 그녀를 위로했다.“난 왕표를 무조건 대체하겠다는 게 아니오. 일단 제린을 찾아 병사들 속에 숨어 있다가 왕표가 제대로 군을 이끈다면 난 남강 구경이나 하다 올 것이오.”사여묵의 위로에도 송석석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왕표가 군을 제대로 이끌지 못할 거라는 확신 때문에 두 사람이 지금 이런 모험을 하고 있는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8화

    화가 난 단 신의는 송석석의 말에 설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버럭 언성을 높였다.“난 멍청한 사람을 돕지 않소. 당신들은 그런 천하의 멍청이가 따로 없소!”“세상에 이런 멍청이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한번만 더 모험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약속할게요.”송석석이 환하게 웃으며 말하자 단 신의가 미간을 찌푸렸다.“모험을 하고 싶어도 이제 못할 수도 있소. 돌아오면 황제께서 그 죄를 어떻게 물으실 줄 알고 이러는 것이오. 그러다가 머리가 잘릴 수도 있소.”“정말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저에게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단 신의는 고집을 부리는 송석석을 보며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백성들에게는 두 사람과 같은 멍청이들이 필요하긴 했지만, 단 신의는 그 멍청이가 송석석과 사여묵은 아니길 바랐다.결국 단 신의는 먼지가 뽀얗게 쌓인 작은 상자를 꺼내 먼지를 툭툭 털어내곤 조심스럽게 열었다.상자 안에는 땅콩 만한 검은 알약 하나가 있었다.“똑똑히 기억하시게. 이건 독이오. 이 약을 먹고 나면 맥박이 이상해지고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키네. 그리고 짧은 시간내에 심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이건 그저 보여지는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네. 이 약을 먹고 3일 정도 버틸 수 있는데 3일 뒤에는 반드시 단설환을 복용해야 하오. 그러지 않으면 심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소.”단 신의의 말에 송석석이 흠칫 놀란 표정이었다.“정말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까?”“그럼 당연하지. 이건 독이오.”“그럼 단설환을 먹고 나면 바로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겁니까?”“그렇지 않소. 며칠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하네. 눈속임을 하고 나서 바로 출발하면 절대 안 되오.”위험할 수도 있다는 단 신의의 말에 송석석은 단 신의가 건네는 약을 받지 않았다.“그럼 혹시 다른 약은 없는지요? 폐하를 속이고 나서 장군님은 바로 출발하려고 할 겁니다. 실제로 중독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7화

    사여묵은 온몸에 힘이 쭉 빠진 채 침대에 앉아 등을 벽에 기대고 있었다.남강에서 돌아와 병권을 황제께 바친 뒤에도 황제는 여전히 사여묵을 의심하고 경계했지만 사여묵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황제가 의심과 경계를 조금은 풀 수 있도록 사여묵은 지금까지 최대한 언행에 조심했으며 서경과의 담판이 끝나고 나서도 황제 앞에서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였다.나중에 혹시라도 전쟁이 일어났을 때 더 이상 황제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황제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사국이 이번에 다시 쳐들어온 건 사국과 손잡은 내국 역적이 남강에 이미 함정을 파 놓았다는 사실을 폐하께서도 알고 계신 것이오. 그래서 사국은 저렇게 겁도 없이 남강을 계속 공격하고 있는 것이지. 하지만 폐하는 내가 폐하께 대한 위협이 사국 병사들을 물리치는 것보다 더 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소.”사여묵이 씁쓸하게 웃으며 마지막 남은 술을 벌컥벌컥 마시자, 송석석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황제께서 이런 결정을 하신 게 처음은 아니잖아요.”사여묵은 송석석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고 조금 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을 때부터 계속 이렇게 숨막히는 인고를 견뎌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난 무조건 그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오.”송석석을 놓아준 사여묵은 강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을 보탰다.“난 당신처럼 용감하게 변할 것이오.”예전에 송석석이 입궁하여 황제께 상황을 보고했을 때 황제는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그때 당시 송석석은 마냥 기다리거나 손을 놓은 것이 아니라 홀로 남강까지 찾아갔다.송석석은 그때 자신의 생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한편, 사여묵의 말을 들은 송석석은 바로 뜻을 알아챘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전 장군님을 응원합니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폐하께서 아무것도 묻지 않으신다면 전 평소와 같이 진성을 지키고 있을 것이고 만약 폐하께서 죄를 물으신다면 전 북명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6화

    사여묵이 방시원을 잘 달래어 돌려보낸 뒤, 염구진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다들 감정이 격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남강 땅을 되찾기 위해 그들은 청춘을 다 바쳤는데 이제 또 전쟁이 난다고 하니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요.”말을 하던 염구진은 고개를 돌려 사여묵을 힐끔 쳐다보았으며 방시원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사여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한편, 한참동안 말이 없던 사여묵이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잘 지켜보고 있다가 무슨 소식이 들리면 바로 나에게 보고하게.”“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사여묵은 다시 연주에 관한 일에 대해 물었다.“연주에서 성문을 봉쇄했다고 들었는데 소식은 끊기지 않은 것이오? 혹시 그쪽에서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나? 계획대로 행동하고 있는 건가?”“아직 확실한 소식은 접하지 못했지만 소인은 모성을 믿습니다. 계획한대로 잘 하고 있을 겁니다.”“그래. 나도 그자를 믿네.”염구진의 대답에 사여묵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성은 연주 좌부승이었고 연왕이 반역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여묵은 바로 사람을 시켜 모성에게 접근했다.총명하고 무술 실력까지 겸비한 모성은 선황제 때부터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성격이 너무 오만했기에 아직까지도 직급은 그저 부승이었다. 평소에 시를 즐겨 쓰는 모성은 시문의 대부분 내용이 세상을 향한 불만 표시였기에 연왕은 모성이 조정에 불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그를 곁에 두기로 했다.그렇게 모성은 오랜 세월동안 외로운 싸움을 했다. 그 중 더 높은 관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모성은 연왕의 반역죄 증좌를 수집하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연주에 남았다.하지만 연왕은 섣불리 움직이지도 않고 핵심 병력의 상황도 모성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았으며 심지어 중요한 일을 논의할 때에는 모성에게 나가 있으라고 하기도 했다.때문에 모성은 하상지의 잡일을 처리해주면서 간간이 상황을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확실한 증좌가 없는 탓에 모성은 지금까지도 연왕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5화

    ”소인도 오늘 폐하께 감히 많은 얘기를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폐하께서 오해하실까 봐 왕야를 찾아가지도 못했지요.”이덕회가 대답하자 목 승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잘하셨습니다. 병부는 최대한 사적으로 북명왕을 접촉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니면 혹시 병사 감찰대로 폐하께 한 사람을 추천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왕표 그자가 남강 전쟁 원수를 맡기엔 걱정된다면 방시원 장군을 황제께 추천해보십시오.”“하지만 방시원 장군님은 주군 총병이라 남강 전쟁에 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방 장군을 보낼 바에는 차라리 방천허와 제린에게 전사를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내란이 터지고 있는 지금 진성 주군에 대장이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이덕회의 말에 목 승상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대꾸했다.“도리는 그게 맞지요. 제 말은 폐하께 왕야 한 사람만 추천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몇 명 더 추천하라는 뜻입니다.”이덕회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소인이 솔직한 성격이라 말을 돌려서 할 줄 모르니 그냥 말하겠습니다. 소인이 보기엔 왕야가 가장 적합한 원수인데 어차피 역적은 아직 나라에 위협이 될만한 존재는 아니니까 나중에 목종욱한테 처리하라고 하면 되지요.”“그 어떤 반역자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알다시피 반역자들은 사국 사람들과도 엮여 있습니다. 사국과 손을 잡았다는 건 그만큼 충분한 준비를 해왔다는 뜻이지요.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목 상승이 손을 저으며 말하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덕회가 대답했다.“승상 말씀도 일리가 있는 것 같네요. 그럼 소인 북명왕과 함께 내일 다시 궁으로 가서 폐하를 만나 뵙고 내란에 대해서도 의논해보겠습니다.”“그렇게 합시다!”목 승상이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사청엽은 여전히 옥에 갇혀 있었다. 황제가 아직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청엽은 자신이 사형을 면치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이날 저녁, 혼인을 앞둔 방시원이 황실을 찾아왔다. 치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4화

    한편, 목종욱은 최선을 다해 산적들을 잡아들이고 있었다. 싹을 다 자르진 못했지만 크게 겁을 먹은 산적들이 산 속에 꽁꽁 숨어서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숙청제도 제린이 보낸 소식을 접했고, 사국 대군들이 변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제린은 사국 대군이 25만 명 정도 된다고 보고를 했고 여전히 빅토르가 대군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숙청제는 바로 병부 대신들을 불러 남강에서 사국의 25만 대군을 상대로 승산이 있는지 의견을 물었다.이덕회는 황제의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대한 신속하게 전쟁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폐하, 남강은 오랜 시간의 전사와 왜란으로 지칠 대로 지친 상태입니다. 남강 땅은 아직 전쟁에 버틸 수 있지만 백성들은 더 이상 전쟁을 견딜 힘이 없습니다. 만약 정말 전쟁이 난다면 확실한 한 방으로 빠르게 적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메뚜기 떼처럼 매년 한 번씩 이렇게 날뛸 것입니다. 이는 저희 남강 지역의 치안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밖에 없습니다.”“그럼 자네 생각엔 송씨 가문 병사들과 북명군이 적들을 신속하게 물리치지 못할 것 같은가?”숙청제의 물음에 이덕회가 바로 대답했다.“이제 송씨 가문 군대아 북명군을 나눌 것도 없습니다. 전부 다 남강 병사들입니다.”이덕회는 숙청제가 남강의 병사들을 모은 게 송씨 가문과 북명왕이라고 생각할까 봐 일부러 강조했지만 숙청제의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만약 남강 전쟁이 오래 전에 끝난 전쟁이고 사여묵이 병권을 상납한지 꽤 오래 됐다면 숙청제는 이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왕표가 군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지금, 남강에 있는 병사들이 송씨 가문 군대이든 북명군이든 결국 전부 사여묵의 명령에 따르고 있다.사여묵을 남강에 보낸다는 건 병권을 다시 사여묵에게 쥐여주어야 한다는 뜻이다.현재 연왕도 역모를 일으켰고 황제 자리를 대놓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3화

    숙청제가 사여묵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그건 사국이 네 위엄에 겁을 먹은 것이야. 빅토르가 너를 많이 두려워하는 것 같아.”사여묵은 숙청제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 살짝 비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황제께서 소인을 너무 높이 평가하고 계신 겁니다. 소인은 그렇게 대단한 능력도 없고 빅토르도 소인에게 겁을 먹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전쟁 때문에 너무 많은 걸 잃었기 때문입니다.”“네 말대로 전쟁으로 많은 걸 잃었다면 짧은 시간 내에는 원기를 쉽게 회복할 수 없지 않느냐?”“소인이 감히 추측을 해보자면 사국은 원기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절대 저희 남강이 순조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가끔씩 비열한 수법으로 훼방을 놓아야 정상인데 지금까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는 게 너무 수상합니다.”숙청제가 사여묵을 빤히 쳐다보다가 물었다.“그럼 네 말은 누군가가 사국과 손잡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냐?”“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사여묵은 전에도 숙청제와 이 문제를 분석하고 논의한 적이 있었으며 그때 당시 숙청제도 사여묵의 의심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주관적으로 보았을 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숙청제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사여묵은 그런 황제를 힐끗 쳐다보고는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사실 숙청제도 왕표가 무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사국을 상대하려면 사여묵을 다시 남강 전장으로 내보내는 게 가장 적합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하지만 숙청제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그때 당시 겨우 송석석을 이용하여 사여묵에게서 병권을 빼앗았는데 이렇게 쉽게 다시 내놓을 수가 없었으며 최후의 순간이 오지 않는 이상, 숙청제는 절대 사여묵을 전장에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때문에 사여묵이 며칠동안 어서방에 남아 숙청제와 이런저런 상의를 해봤지만 숙청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렇게 어서방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아무도 먼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2화

    그날 밤, 연왕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게 되었다.솔직히 지금 상황은 연왕의 오랜 계획과 차질이 조금 있었다. 지방 지역에서 역모를 일으키고 심지어 진성에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진성까지 쳐들어간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연왕과 무상의 계획은 따로 있었다.일단 병사들을 일정한 수량까지 늘이고 아무도 모르게 서서히 진성 일대로 전이하여 병사들을 안치한 뒤 적절한 시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그땐 사온이 진성에서 계략을 짜고 있을 것이고 많은 세가들의 지지도 받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예전에 고부진의 딸들을 세가에 시집 보냈기에 세가들은 지지할 수밖에 없다.그리고 나서 적절한 시기만 잘 고르면 반드시 성공한다. 진성에 전란이 일어나고 산적과 유랑민들이 판을 칠 때 연왕은 병사들을 거느리고 성내로 쳐들어가 바로 궁 전체를 포위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갑자기 대석촌에 일이 터져 버려 사청엽이 체포된 탓에 연왕은 급하게 병사들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승산이 너무 낮았기에 연왕도 망설였던 것이며 지방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난다고 해서 진성까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물론 백성들은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한동안 수군거리겠지만 대부분 백성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반란과 격문을 그저 우습게 생각할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사국에서 남강을 공격한다고 해도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사국에서 오래 전부터 호시탐탐 야망을 보였기에 황제가 나랏일에 관심이 없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그리고 아직 사국과의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전패했다는 소식도 없기에 상국 무장이 무능하다는 비판을 하기에도 애매했다.나라가 평안하고 백성들이 태평한 상황에서 연주도 꽤 부유한 땅이었기에 괜히 문제를 만들고 싶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때문에 모두 그저 연왕이 언제 잡히는지, 언제 역모죄로 목이 잘릴지를 보고 싶어할 뿐이었다. 그리고 상국에는 사국 사람들을 물리친 북명왕이 있기에 다들 역적 따위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으며 되레 연왕이 왜 역모를 일으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1화

    무상이 아니라는 말에 연왕은 회왕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화들짝 놀란 회왕이 변명하려던 그때, 연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회왕일 리는 없어.”회왕은 의심조차 하지 않는 연왕의 태도에 기분이 조금 묘했다.한편, 연왕은 당연히 회왕을 의심할 리가 없었다. 회왕은 무일푼으로 연주로 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진성에서도 아무런 성과도 따내지 못했으며 사온의 비교 대상이 될 자격조차 없었다.회왕이 연주에 온 뒤로 연주 백성들은 회왕을 만나면 겉으로는 왕야라고 부르며 인사를 올리긴 하지만 뒤에서는 다들 그를 만만하게 여기고 아니꼽게 생각했다.때문에 회왕은 절대 마총우를 명령하지 못한다.조금씩 차분해진 연왕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말했다.“다들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총우 그자가 귀순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나를 무너트리고 싶어서 일부러 꾸민 짓인가?”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무상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마총우가 귀순한 건 절대 아닐 것입니다. 왕야께서 격문을 보낸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저희 병력은 대여섯 군데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전의하는 데만 6개월 넘게 걸렸는데 조정에서 절대 쉽게 조사해낼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조정에서 마총우 그자를 찾아서 귀순 시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날 일부러 무너트리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네. 그럼 그자가 누구일 것 같은가?”연왕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연왕이 몇 년 동안 끌어 모은 사람들 중에 황제의 친인척과 세도가들도 있지만 친왕은 연왕과 회와 두 사람밖에 없었다.연왕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상대가 없었다. 연왕의 부하들 중에서 황제의 친인척들이 제일 무능하고 멍청했으며 파장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가장 의심되는 상대는 여전히 무상이었다.하지만 역모의 마음을 품은 연왕이 무상을 끌어들이고 나서 지금까지 무상은 강한 충성심을 보였고 심지어 평소에 연왕에게 쓸만한 제안도 가장 많이 하고 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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