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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사여묵은 북명군의 대장군이다. 비록 지금은 전란이 없어 진성에 머문다하나 북명군의 주둔지도 이 근처라 처리해야 할 업무도 많고 시시때때로 병사들 훈련까지 시켜야 하는데 대리사경 일까지 맡긴다니 말도 안 된다 싶었다.

‘게다가 대리사는 형옥과 중요한 사건의 사형 재심을 맡는 곳이야. 문서 작업이 주인 기관인데 왕야님께선 무인이시잖아. 그것도 모자라 현갑위 지휘사 일까지 맡기다니. 문직, 무직도 모자라 북명군 대장군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겠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사여묵은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호부의 병권은 이미 다시 회수되었어. 지금의 북명군은 왕표가 관리하고 있지.”

‘왕표?’

송석석도 그를 알고 있었다. 평서백인 그는 전에도 군에서는 나름 명성이 자자했으나 일전의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뒤로는 더는 전장에 오를 수 없는 몸이 되어 조부의 작위를 이어받아 은거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고 들었었다.

그렇게 평서백부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황제의 중용을 받으니 놀라웠다.

‘그런데 왜 하필 장애가 있는 장수를 북명군 대장군으로 임명한 것일까? 왜 하필 지금 대장군을 교체한 것일까? 왕야님은 공을 세우고 돌아오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병부를 제출했다 해도 북명군 대장군 직위는 그냥 둘 수 있는 거 아닌가?’

곰곰히 생각하던 송석석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폐하께서 왕야님을 견제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사여묵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견제가 아니라... 향후 이상한 유언비어 때문에 우리 형제 사이의 우애가 상할까 걱정이 되셔서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송석석은 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왜 저랑 혼인하시는 겁니까? 폐하께서 왕야님을 견제하신다면 저와 혼인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녀는 송국공부의 딸이자 본인 역시 군공을 세우고 군심을 얻은 장군이기도 하다. 북명군도 현갑군도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전에 통솔했던 송씨 가문 병사들까지 모두 그녀에겐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병권을 스스로 내놓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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