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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그런 그가 남강 전장에서 송석석을 만났을 때 그 감정이란 복잡미묘 그 자체였다.

넌지시 던진 전북망에 대한 질문을 애써 피하는 걸 보고 그와의 혼인이 행복하지 않음을 깨달았고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사여묵은 송석석이 이혼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송석석을 아끼지 않은 전북망의 이름을 원수처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겼다.

어찌 보면 송석석에게 치욕스러운 경험을 안겨준 것이나 마찬가지인 그자의 눈깔을 파내고 싶을 정도로 분노했다.

하지만 분노가 가시니 곧 다른 감정이 깃들었다.

어쩌면 그에게도 기회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기대감에 몰래 기뻐하기 시작했다.

그녀와 함께 싸우는 동안 애써 감정을 지우며 사여묵은 눈동자에 그 어떤 사적인 감정도 담으면 안 도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았다.

3년간 남강 전장에서 사여묵은 그렇게 수많은 감정을 감내해야 했었다.

진성으로 돌아온 뒤 황제의 견제가 느껴졌지만 상관없었다.

그가 원하는 건 애초에 병권 따위가 아니라 송석석이었으니 말이다.

황제의 견제가 섭섭하지도 않았다. 황가에서 태어난 형제들이란 무릇 그런 사이니 말이다. 그래도 황제와 적어도 겉으로는 화목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정말 견제와 의심이 더 심해진다 해도 상관없었다. 송석석과 서안과 함께 황제에게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땅에서 산다면 충분히 행복할 테니 말이다.

이런 생각과 함께 고개를 든 사여묵이 마침 송석석과 시선을 마주치고 순간 심장이 콩닥대기 시작했다.

한편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송석석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내가 왕야님을 연모하게 된 건가. 하지만 저분은 이미 마음에 다른 여인을 품고 계시는데. 왜 이런 어긋난 감정이 생기는 거지? 분명 그저 좋은 반려로서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것뿐인데.’

실패한 혼인을 끝낸 뒤 이렇게나 빨리 또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릴 거라고 생각지 못한 송석석은 이 상황이 꽤 당황스러웠다.

이때 보주가 잔뜩 빨개진 송석석의 얼굴을 살피며 의아한 듯 물었다.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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