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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은미한테 강요 안 해

임은미는 고다정이 하는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지더니, 답답해하는 어조로 고다정한테 물었다.

“그러니까 넌 날 낳으라는 거야, 낳지 말라는 거야?”

“... 네가 낳든 안 낳든, 난 널 항상 응원해.”

눈만 끔벅끔벅하다가 임은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다 자기 절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건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임은미는 무력감이 들며 짜증이 확 덮쳤다.

미친 듯이 머리를 마구 긁어대더니, 일단 놓인 현실을 기피하려고 애썼다.

“아야, 됐어. 난 이제 첫 달인데 3개월 되려면 아직 멀었어. 두 달 동안 잘 생각해 보지 뭐.”

“은미야, 너무 오래 끌면 안 돼. 14주 내엔 다 가능하다지만, 일찍 하면 할수록 몸에 덜 해로워.”

임은미가 갈팡질팡한다는 걸 잘 알지만, 고다정도 친구의 본분을 다해 그녀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임은미도 그런 도리를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몇 초 동안 생각하더니, 여전히 안 되겠는지 생각을 고집했다.

“아무래도 다시 잘 생각해 봐야겠어. 너무 오래 끌진 않을 거야.”

“네가 잘 알면 됐어.”

너무 다그치기에는 고다정도 마음이 아픈지라 얘기를 그만두고 돌아가자 하였다.

잠시 후, 차는 임은미가 사는 오피스텔 아래에 멈춰 섰고, 두 사람이 내리자 바로 쫓아온 채성휘를 보게 되었다.

“은미 씨...”

채성휘는 분명 뭔가 할말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임은미는 그쪽에 눈길도 주지 않고 고다정과 작별 인사를 한 후 돌아서서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임은미의 뒷모습을 채성휘는 그윽하게 바라봤다.

이때 고다정은 그의 앞에 다가가서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채 선생님, 얘기 좀 할까요?”

“그래요.”

채성휘도 거절하지 않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오피스텔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 와서 앉았다.

고다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채 선생님, 오늘 은미가 일을 번복하긴 했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채 선생님이 자꾸 가서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결혼 도피용 도구가 아니에요. 어쨌거나 채 선생님과 은미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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